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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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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엔 청개구리 한마리가 사는 것 같다.

누가 참견하거나 시키지 않으면 알아서 잘하던 일들이고 순리적으로 그렇게 되어져야 마땅한 일들인데도,

참견하거나 시킨다 싶으면 정반대로 해놓고 나몰라라 하고 싶어지니 말이다.

이런 내가 고분고분해지는 때가 있는데, 책에 관해서 추천을 받았을 때다.

책에 관해선, 귀가 얇은 정도가 아니라 팔랑귀여서...누가 좋다더라 하면 일단 들이고 보는데,

그게 아무리 믿을만한 소식통이어도 '일단 보류'하고 보는 종류가 있는데 '일본 소설'되시겠다.

 

다른 이들은 우리와 정서가 비슷해서 쉽게들 감정이입을 한다는데, 난 어쩐 일에선지 영 불편하고 마뜩잖았다.

그래서 완전 애정하는 신형철 님이 강추할때도 못들은척 꿋꿋하게 버텼는데,

요번엔 뒤늦게 듣고 있는 팟 캐스트 '빨간 책방'에서 이동진 님과 이다혜 님이 침을 튀기며 추천하는 것이다.

 

'빨간 책방'에서 이 책이 언급된 것은 좀 오래 전인듯,

이다혜 님은 한번 읽은 후 다시 읽고 싶은데 절판이라고 하고 있었고,

그러다보니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고 하셨다.

이동진 님은 가지고 있으니 빌려줄 수는 있으나 책은 누구에게도 빌려주지 않는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대목에서 그만 홀딱 넘어가고 말았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사람들이 왜 열광했는지 짐작은 하겠으나,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었다.

기대치는 희소성에 비례하는 원칙이 적용되는듯,

책이 재출간되어 손쉽게 구할 수 있으니 그렇다고 자위하는 수밖에~--;

 

 

'환상의 빛'이라는 표제작과 '밤벚꽃' '박쥐' '침대차'이렇게 모두 4편의 중단편이 소개되고 있는데, 

언뜻 보기엔 삶의 간난신고를 담담한 어조로 그리고 있는 듯도 보이고, 

나이듦과 죽음이 책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인듯 여겨지기도 한다.

감수성과 필력이 대단하다보니, 화려한 수사를 거추장스러워 하는 나도 어느순간 감정이입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아름답다 못해 애잔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런데 이 책으로부터 한발자국 떨어져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바라보려고 하니,

다시말해, 감정을 될 수 있는 대로 배제하고 이성적으로 바라보려 하니,

아름다운건 바다나 벚꽃 따위의 풍경이나 배경을 묘사하는 필력이고,

애잔한 건 그런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나이먹고 죽어가는 일들, 삶의 간난신고라는 걸 깨닫겠다.

 

<환상의 빛>은 결혼하고 첫아이를 낳은지 세달만에 남편이 자살해버린 유미코가 주인공이자 화자이다.

유미코는 재혼을 해서 해변 마을로 거처를 옮기고 새남편과 그럭저럭 평화롭게 살면서도 죽어버린 전남편에게 계속 말을 건다.

유미코의 그것이 죽은 전남편을 향한다고는 하지만 일종의 습관같은 것일뿐,

남들이 봤을땐 알아들을 수 없는 중얼거림 내지는 혼잣말에 가깝다.

 

소설은 유미코가 남편을 잃은지 칠 년, 지금의 남편을 만나 해변 마을로 시집 온지 만 삼 년이 되는 어느 봄날,

그동안 사람들에게 들었던 '환상의 빛'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어느샌가 그녀가 직접 느끼게 되는 '환상의 빛'을 얘기하며 끝을 맺는, 양괄식 구조이다.

첫 부분을 잊지말고 잘 기억해뒀다가 끝부분과 연결시키면 유미코의 심경 변화를 짐작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읽으면 서럽다 못해 섬뜩하고 오싹하기까지 하다.

 

ㆍㆍㆍㆍㆍㆍ커다란 물고기 떼가 바다 밑바닥에서 솟아올라 파도 사이로 등지느러미를 드러내고 있는 것 같지만, 그건 사실 아무것도 아닌 그저 작은 파도가 모인 것에 지나지 않답니다. 눈에는 비치지 않지만 때때로 저렇게 해면에서 빛이 날뛰는 때가 있는데, 잔물결의 일부분만을 일제히 비추는 거랍니다. 그래서 멀리 있는 사람의 마음을 속인다, 고 아버님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대체 사람의 어떤 마음을 속이는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그러고 보면 저도 어쩌다 그 빛나는 잔물결을 넋을 잃고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11쪽)

 

 

"사람은 혼이 빠져나가면 죽고 싶어지는 법이야."

"ㆍㆍㆍㆍㆍㆍ?"(79쪽)

 

대체 무슨 생각에서 다미오 씨가 그런 말을 했는지, 그 후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저는 확실히 이 세상에는 사람의 혼을 빼가는 병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체력이라든가 정신력이라든가 하는 그런 표면적인 게 아닌 좀 더 깊은 곳에 있는 중요한 혼을 빼앗아가는 병을, 사람은 자신 안에 키우고 있는 게 아닐까. 절실하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ㆍㆍㆍㆍㆍㆍ바람과 해님이 섞이며 갑자기 저렇게 바다 한쪽이 빛나기 시작하는 겁니다. 어쩌면 당신도 그날 밤 레일 저편에서 저것과 비슷한 빛을 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시선을 주고 있으니 잔물결의 빛과 함께 상쾌한 소리까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이제 그곳만은 바다가 아닌,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부드럽고 평온한 일각처럼 생각되어 흔들흔들 다가가고 싶어집니다.(81~82쪽)

 

언뜻 보기엔, '왜 죽었을까?'하고 계속 되뇌는 것으로, 예고되지 않은 죽음을 애도하고 안타까워 하는 듯 보이지만,

내가 보기엔 죽음과 삶의 폭폭함을 대비시켜서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사람은 살아야 한다며 마냥 자기자신을 방어하고 정당화하는 듯 했다.

 

"그래도 어렸을 때와 비교하면 전 결혼하고 나서 훨씬 더 행복해졌어요."(18쪽)

어렸을때부터 알고 지냈고, 죽고 못살게 사랑하는 사이라지만,

갓 결혼한 가장에게 '가난'이 중압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배려하지 않는다.

상대방은 고려치 않고 자신의 행복만을 중요시 한다.

 

전 남편은 자살하기 열흘쯤 전 자전거를 도둑맞자 '나도 훔치지' 하며 자전거를 훔친 일이 있었는데,

자살한 그날, 출퇴근용으로 쓰던 자전거를 어찌하고 선로를 따라 걸었는지 궁금해 하지 않았을 뿐더러,

그 후로도 자전거의 행방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모두 고만고만하게 가난한 상황이었고,

그래서 가난이 두드러지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지고는 있지만,

유미코의 전남편은 다소 무리해서 산 자전거를 도둑맞고 훔친 자전거를 또 도둑 맞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 또 다시 훔치러 나섰지만 허탕을 치고 터벅터벅 돌아오는 길이었을 수도 있다.

커피 한잔 값이 없어 외상을 한 사람이라면,

집으로 돌아올 차비가 없어 선로를 되짚어 걷다가 만난 사고일 수도는 있을 것이고,

 

집에서 자기만을 바라보는 아내와 아이가 있고, 그들을 향하여 계속 크게 작게 돈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가난한 가장이 중압감으로 택한 자살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극단적이긴 해도) 죽음은 선택이 아니라 당면이었을 수도 있을텐데,

유미코는 '왜 죽었을까?'하고 계속 되뇌는 것으로 자신의 짐작을 부정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환상의 빛'의 앞부분을 읽을때만 해도 나이듦과 죽음을 삶과 대비시키는 것이, 삶의 간난신고를 두드러지게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사람을 속이기도 하고 사람의 혼을 빼가기도 하는 '환상의 빛'이란,

(소설의 처음에서 유미코는 사람의 어떤 마음을 속이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현실을 부정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일상의 희망이나 행복 따위는 자기가 맘 먹는 것과는 아무 상관 없다고 생각하고,

과거 속에 퍼질러 안주하려고 하는, 그런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허상의 빛이 아닐까 싶었었다. 

 

<밤벚꽃>에서는 젊어서 남편과 이혼하고 분신 같은 아들이 죽어도,

아들의 1주기보다 자신의 나이듦을 서러워하는 아야코라는 화자가 나오는데,

자신을 아껴주시던 시아버지에게도 '제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참을 수 있을거예요'라고 말하던,

젊은 시절부터 자기 자신의 감정을 제일 앞이 두는 철부지같은 여자였다.

 

<박쥐>에서는 학창시절 가깝게 지냈던 친구가 죽었다는데도,

왜 죽었는지 궁금했지만 쫒아가 묻는 적극성은 발휘하지 못하고,

자기식대로 자기마음 편할대로 생각한다.

둘이 같이 있었던 순간에 각인되었던 박쥐들과 지금의 애인을 그 당시의 여학생에게 오버랩시키는 방식으로 조의를 표할 뿐이다.

 

<침대차>는 또 어떠한가?

 

네 편의 소설들이 나이듦과 죽음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산 사람은 살아지게 된다는 삶의 비루함과 구차함에 대해서 담담하게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이야기와 삶은, 산 사람 위주로 쓰여지는 역사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선악이나 잘ㆍ잘못 따위의 가치 판단을 하지도,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선악이나 인과응보의 고루한 가치관에 길들여진 나의 관점에서 봤을땐,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도 없었고, 그러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암튼,

삶과 죽음이나 부와 가난은 경계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의 완충지대가 존재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반면,

행복이나 불행은 경계를 중심으로 한 상반되는 개념이 아니라,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놓고 바라봐야 하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얘기하고 있다.

현실이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음을, 타인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맘 먹기 나름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이걸 잘못 해석하면,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으로,

누구는 코끼리의 코만을, 누구는 코끼리의 이빨을, 또 누군 코끼리의 다리를, 또 누군 코끼리의 꼬리를 만지면서...

코끼리라고 할 수도 있고, 개구리라고 우길 수도 있으니,

눈 감고 손의 감각만을 이용하여 자기 입맛에 맞게 각색하고 재단한뒤 '코끼리'라고 우기는건 아닌지, 돌이키고 되뇌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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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7 22: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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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1 09: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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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7 22: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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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1 09: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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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0 15: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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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1 09: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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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0 16: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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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1 10: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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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1 13: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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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1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일상에서는 감정표현에 서툴고 많이 자제하는 편인데, 넷 상에서는 호ㆍ불호가 명확하다.

그러다 보니 나의 팬심을 자극하고 감정표현의 대상이 되는건 유명인이나 연예인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것들도 한살이라도 어렸을때 거쳐 갔어야지,

나이들어서 좋고 싫음을 가지고 설레발을 치려니 낯 간지럽긴 하다.

 

오늘은 도올에 관해서인데,

내가 이렇게 설레발을 칠 수 있는건...

안 좋은 쪽으로의 변화가 아니라 예전엔 아주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아졌기 때문이다.

요즘 그는 JTBC에서 일요일 저녁  8시 30분이면 '차이나는 도올'이라는 제목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별로'라고 생각했던 그 요인은 아직도 해결된 것 같지 않으니 차치해 두기로 하고,

도올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의 후레시한 발상을 좋아한다는데,

난 그 후레쉬한 발상을 접하기 전에,

하이톤의 쉰 목소리와 고함 지르고 침튀기는 강의를 여러번 목격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발상이 후레쉬한지 어떤지는 모르겠고 파격적이기는 했다.

 

그동안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맞닥뜨려도 그냥 지나쳤었는데,

요번엔 칠판을 가득 매운 도올의 필체가 날 끌어당겼다.

율곡과 고승의 대화를 담은 '자경록'을 칠판 한가득 적어놓고 해석하고 있었는데,

글씨가 참 좋고 멋졌다.

그동안 도올이 몇 개 국어에 능통하다더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그런가보다 했을뿐 귀담아 듣지 않았었는데,

글씨를 그것도 판서를 이렇게 멋지게 하는 사람이라면 나머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다고 강의 내용도 맘에 들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았다.

도올 정도의 내공이 있는 사람이라면,

강의의 수준은 청강생들의 피드백에 의해서 좌우되기 마련일텐데,

예전의 강의들은 일반인이 청강생이어서 그런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 끼리 모여, 강의 수준이 어느 단계에 이르렀다면,

요번 강의는 다양한 연령과 국적을 아우르려다보니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강의 수준을 하향 평준화시켜 버린게 아닌가 싶다.

책으로 한번 훑어보면 될, 부연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일반론을 목이 터져라 외쳐대고 있으니,

시간의 효율성 면에서나,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점에서나, 안습이었다.

 

이게 도올의 강의 방향인지, JTBC의 기획의도는 알 수 없고,

어떻게 축출된 출연자들인지 알 수 없으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출연자의 눈높이에 맞추었다고 해서, 그게 '차이나는 도올'을 보는 시청자의 눈높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양한 연령과 국적의 텔레비젼 출연자들의 호응을 얻느라 더 많은 시청자들을 놓친 듯 하다.

 

그동안 참 밥맛이라고 생각했었던 사람인데,

그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바꾸니 얼마든지 달라 보이고 멋져 보일 수도 있다는걸 깨달았달까?

예전엔 깨닫지 못했던,

그 나이에도 꾸준히 연구하고 공부하는 그 자세도 멋져 보이더라.

내가 같이 나이를 먹게 되니,

그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여도 나는 그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어 보잘 것 없는, 겉으로 보이는 외양이나 현상만 보고 홀리지도 않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나 또한 나이를 먹을수록 변화를 원하지 않고 생각이 고착되고 타성에 젖게 될까봐 걱정이었다.

나의 이런 안달루시아를 눈치챈 친구가 이런 말을 해줬다.

 

나이들면 어차피 고루해진다.

나이들면 누구도 내 이야기 들어주지 않는다.

그걸 알아 나가야지,

ㆍㆍㆍㆍㆍㆍ

나이들면 호호아줌마처럼

웃어주고 공감해주고 자기를 녹여내는 사람이 필요하지,

뭐 얼마나 잘난 것도 다 필요없지 싶다.

 

 

 



 

 

그런 의미에서 예전엔 몰랐거나 비호감이었는데 요즘 들어 좋아진사람이 또 한명 있는데,

팟캐스트 '빨간 책방'의 패널로 나오는 김중혁이다.

김중혁이 좋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나처럼 '~같아요'라는 단어를 잘 쓰기 때문이다.

세상에 무엇 하나 단언하거나 확정 지을 수 있는 건 없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지만,

세상도 그렇게 변하는 건,

세상이란 것이 살아움직이는, 하나의 거대한 생물이 아닐까?

 

 

 바디무빙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5월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미리보기로 몇 장 보았는데, 완전 내 취향이다.

출간일만 손꼽아 기다린다, ㅋ~.

그런데...책을 세권 버리고 한권 들이겠다고 대내ㆍ외적으로 선전포고를 한지라,

이 책에 눈독 들이고 있는 것을 들키면 큰 일인데 말이다.

제목도 '바디 무빙'이니 전공관련 참고서적이라고 우겨야 겠다, 앗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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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5-04 16:45   좋아요 0 | URL
바람이 많이 불어요 . 오늘은 ...
도올의 말은 어느땐 들어오고 어느땐 안 들어오고 그래요.
^^ 김중혁 ㅡ무겁지 않아 좋아요 .

양철나무꾼 2016-05-07 20:35   좋아요 1 | URL
오늘은 어버이날 이브이고,
날은 엄청 따뜻했고,
도로 위로 차는 다 쏟아져 나왔는지 길은 엄청 막혔을뿐이고요.

전 오늘 아빠 보러 다녀왔는데,
아빠가 갑자기 많이 늙으신 것 같아서 속상했어요~^^

[그장소] 2016-05-07 21:13   좋아요 0 | URL
어느날 부쩍 더 늙어보이실때가 있죠.
저도 올 해 그렇게 느꼈어요.
이번 어버이 날 연휴는 모두 각자들
계획이 있어 부모님도 여행중 동생들도 그러네요.^^
주말까지 좋은시간 보내세요. 밤 산책 중예요.^^

2016-05-04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7 2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6-05-04 17:49   좋아요 0 | URL
저는 외롭고 쓸쓸했던 시절 ㅎㅎ 김중혁의 에세이 `뭐라도 되겠지`를 읽고 하하하 웃으며 힘을 냈던 기억이 있어 그의 신작은 거의 다 삽니다. 김중혁, 좋아요^^

양철나무꾼 2016-05-07 20:40   좋아요 0 | URL
전 우리나라 작가들 잘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빨간책방을 들으며, 이동진과 김중혁...닮은 듯 다른 것이,
묘하게 비교가 되고 위로가 되어 좋아요.

솔직히 이동진은 책 콜렉션 하는 것 부터 저랑 닮아서 좀 숨막혀요~^^(속닥)

2016-05-04 18:42   좋아요 0 | URL
전 똑똑한? 사람들 좋아해요. 두 분 다 똑똑하신 분들인듯요 ^^

양철나무꾼 2016-05-07 20:41   좋아요 0 | URL
전 제가 배울게 있는 사람이 좋아요.
똑똑한 사람도 좋겠지만,
의사표현이 분명한 똑부러지는 사람이 `더` 좋아요, ㅋ~.

2016-05-04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5-07 20:44   좋아요 0 | URL
잘 생기고, 못 생기고, 는 개인적인 취향이라서 모르겠고...ㅋ~.

전 범생이 같은 스탈은 쫌 싫어요.
일탈과 파격을 꿈꾼달까...ㅋ~.

하지만, 제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지구는 둥글고, 내일 아침 해는 뜰거예요.

개인적으로, 전 양동근을 최고의 미남 배우로 칩니다~!!!

북극곰 2016-05-04 21:44   좋아요 0 | URL
김중혁 소설은 저랑 잘 안 맞지만 빨간 책방에서하는 이야기들엔 공감이 많이 돼서 좋아해요. 차이나에 대해서 무지한 저는 요즘 도울의 강의도 열심히 듣고 있어요. 예전엔 저도 별루였는데 요즘엔 꼬박꼬박 듣네요. ^^

양철나무꾼 2016-05-07 20:48   좋아요 0 | URL
전 김중혁은 이제 막 시작이어서...뭐라고 말씀드릴 깜냥이 아니고,
`차이나는 도올`은 열심히 듣지는 않아요.
가다오다 한번씩 보는데, 전 목소리와 퍼포먼스가 버거워서,
도올의 강의의 특징은 책과 일치한다는 것이지요, ㅋ~.
전 책으로 대신하려구요~ㅅ!

2016-05-04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5-07 20:51   좋아요 0 | URL
그쵸~, 그걸 퍼포먼스로 치부해야 하는 건지, 아님 아트로 봐줘야 하는 건지...
전 예술을 보는 눈이 없어서리~--;

그런데, 도올이 처음엔 반대했다가, 나중엔 인정했다죠.
범인은 아닌 듯~--;
전 딸도 없지만,
만약 딸이 있어서 그런 퍼포먼스를 한다면...그렇게 인정할 정도로
쿨한 마인드가 안될 것 같아요, 솔직히~!

2016-05-05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5-07 20:54   좋아요 1 | URL
고루해진다는 건 타성에 젖는다는 걸텐데,
살아온 날만큼 습관과 버릇이 고착되어,
익숙한게 편하고 일탈을 두려워하니...더더욱 그럴것 같습니다.

내 자신을 완전히 녹여낼 수 없더라도,
조금은 부드럽고 유해졌으면 좋겠습니다~^^

cyrus 2016-05-05 17:57   좋아요 0 | URL
도올 강의는 TV로 보는 것보다는 직접 보면서 들어야 공부하는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양철나무꾼 2016-05-07 20:56   좋아요 0 | URL
그동안 저의 경험으로 미루어 책의 내용과 강의가 거의 일치합니다.
별로 다른 점이 없는 듯~!
현장에서 타액 파편 맞지 마시고, 걍 책으로 공부하셔도...ㅋ~.

푸른희망 2016-05-07 17:07   좋아요 0 | URL
저도 빨책에서 일타강사같이 매끈한 이동진보다 김중혁이 좋아요 밀리는듯 어눌한듯 하면서 할말 다하는~~그의 작품도 좋아하는데 신간 나오는군요

양철나무꾼 2016-05-07 20:58   좋아요 1 | URL
님, 말씀듣고보니 그렇네요.
일타강사~, ㅋㅋㅋ~.

전 요번 게 시작인데, 대형포털에서 미리보기로 좀 봤거든요.
넘 좋았어요.
딱 제 취향이었답니다~^^
 
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 - 가고 싶은 카페에는 좋은 커피가 있다
구대회 지음 / 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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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고 관계 맺으며 어울려 사는 존재이고,

나도 사람인지라 이웃 알라디너의 서재를 기웃거리고 마실 다니다보면 어느새 장바구니가 불룩해진다.

그렇게 구입하는 책들은 취향이 나랑 비슷하면 익숙해서 좋고,

나와 다르거나 비껴가면 그런대로 새롭고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어서 좋다.

 

혼자 읽는 책과 관계 맺으며 책을 읽는 행위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까닭은,

책 속에 아무리 많은 정보와 지식이 담겨있더라도 혼자 읽어서는 오독이나 오류를 범할 우려가 있는고로, 독선이나 편견, 아집으로 흘러갈 수 있는 반면,

관계 속에서 읽게 되는 책은 설사 오독이나 오류가 있더라도 어울리는 동안 닳고 둥글어지고 말랑해지고 유연해지는 과정을 통해서 얼마든지 바로잡을 수 있고, 그렇게 우리 삶 속에 녹아드는 것일테고,

우린 관계 속에서의 그걸 '삶의 지혜' 또는 '혜안'이라고 부르는 것이니까 말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미루어 짐작한다'고 이웃 알라디너의 페이퍼에서,

'머리를 맞대고 앉아서, 원두를 로스팅하기 전에 한 번, 로스팅하고 나서 한 번 결점두를 골라내었다'는 대목을 읽다가,

이 책과 이 책의 저자 구대회가 궁금해졌다.

번거롭기도 하지만 미미하기도 해서, 결점두를 골라내는 일은 보통 생략되거나 시늉이기가 쉬운데,

결점두를 골라내는 일을 한번으로 끝내지도 않고 고르고 또 고르는 것이나,

단골이긴 하지만 고객까지 머리를 맞대고 앉아서 결점두를 골라낸다는 건,

웬만한 소신을 갖고서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겠어서 였다.

 

보통 이런 책들을 보면,

커피집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구미에 맞춰  정보 수집과 전달에 치중하다 보니,

다른 것들은 소홀하거나 무시되곤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은 이 사람의 가치관과 성품, 말빨과 글빨이라고 할 수 있는 문장력, 일을 하는 추진력에 이르기까지 이 사람의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어서 좋았고,

거기다가 책으로 만들어낸 상품성까지 훌륭했다.(이병률시인의 달 출판사이다.)

 

그렇다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셋집 보증금으로 약18개월동안 40여개국을 다닌 커피 여행기 부분에 비중을 두었어도 좋았을것 같은데,

너무 과감하게 뭉텅이로 생략했지 싶다.

 

암튼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것은,

커피집은 하기가 힘들다 내지는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따위가 아니라,

하고싶은 일을 하고 사는 사람은 행복하겠다는 기본 줄기와 이 사람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라는 곁가지 정도였다.

 

커피집을 하고 싶어서 잘 다니던 대기업(증권회사였던듯)을 그만둔 것은 흔치 않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털어 커피여행을 다닌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커피집을 하다가 중간에 가배무사수행을 떠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러나, 이 모두를 순조롭게 기꺼이 행할 수 있도록 필요조건은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는 한가지였고 가장 잘 하는 일이라는 충분조건으로 나타난다.

 

이 책에는 언급되지 않았는데,

난 여기에 이 사람이 미각이 뛰어나고 감각적인 사람이다, 에 한표를 걸겠다.

그러나 어깨를 타고 허리까지 매끈하게 흐르는 군더더기 없는 이탈리아 남성 정장 같은 깔끔한 쓴맛과 각선미 좋은 여성의 검은색 긴치마 아래로 보이는 가늘고 하얀 발목 같은 신맛 그리고 커피를 다 마시고 난 다음에도 위胃에서부터 코까지 치고 올라오는 기품 있는 노년의 잔향까지. 바로 이맛을 찾았었다.(26쪽)

그냥 수더분하고 두리뭉실한 사람이 이런 문장을 구사하기는 힘들다.

 

쿠바를 여행하며 모히토를 들이키고 살사실력을 뽐내는가 하면,

최고급시가 담배를 피우고 싶어 담배를 처음 피우는 그가 누리는 호사도 그렇다.

에스프레소-럼-에스프레소를 넘나드는 향연을 줄기면서,

입안에 남은 럼의 잔향과 커피 향이 섞이면서 오묘한 맛을 냈다. 설탕의 단맛으로 마무리. 10여 분 만에 각성과 몽환의 두 세계를 경험했다. 뭐든지 지나친 것보다는 조금 서운한 듯해야 다시 찾게 된다.(31쪽)

며 소회를 밝히는 부분도 그렇다.

그들은 왜 서로 마주보지 않고 카페 밖을 향해 앉아 있을까.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을까 싶어 물어보니 그저 지나가는 사람을 보기 위해서라는 조금 허탈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게 무슨 큰 재미가 있을까 의심 반 기대 반으로 따라해보니 처음엔 지루하고 무미건조했지만, 시간이 흐르다보니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과 옷맵시 그리고 걸음걸이를 관찰하는 재미가 꽤 쏠쏠했다.

모로코의 커피 맛은 기대할 게 못 된다. 이 역시 눈으로 마시는 커피라고 해야 정확한 것 같다. ㆍㆍㆍㆍㆍㆍ머리 희끗희끗한 카페 주인이 포터 필터에 커피 가루를 담고 그룹에 장작한 후 손으로 레버를 내려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은 맛을 떠나 그 행위만으로 멋스럽다.(42쪽)

 

아래 문단을 보면,

그의 뛰어난 미각과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면 뿐만 아니라,

세계의 역사와 지리를 넘나드는 그의 방대한 지식과 내공도 알 수 있다.

칠레를 떠올리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체 게바라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인류애를 느꼈다는 아타카마 사막도 아니고, 기가 막힌 비경을 간직한 토레스델파이네 산도 아니다. 그저 도심에서 만난 평범한 카페다. 그리고 환한 웃음과 활기찬 서비스로 카페를 가득 채우는 직원들이다.(42쪽)

 

하지만, 아무리 미각을 비롯한 다른 감각이 뛰어나고,

다방면에 넘나드는 방대한 지식과 깊은 내공을 자랑한다고 해도,

그의 이런 가치관과 소신을 보지 않았더라면, 난 이 책이 좋다고 설레발을 치지 않았을 것이다.

 

커피가 좋고 그래서 커피집을 하고 싶다고 해도,

커피가 자라나는 지리적 조건과 커피농장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그 주변환경과의 연대나 유대관계 따위는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익히려 하지, 직접 보고 느끼겠다고 찾아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산타페데보고타에 있을 때 같은 숙소에 머물던 여행객들은 내가 커피농장에 가려고 한다니까 왜 가냐고 되물었다. 커피 농장에 커피밖에 더 있냐면서. 틀린 말은 아니나 커피 농장에 가는 이유는 커피를 보려는 이유도 있지만 농장의 지리적 조건, 농장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주변 환경 등을 직접 보고 느끼기 위해서였다. 이 모든 것을 만족시켜주는 곳이 콜롬비아였다.(58쪽)

 

그는 스스로 맛을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고, 그 결과 지금의 구대회커피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내 생각에는 그동안 그를 이룬 모든 것들이 그가 좋아하는 커피를 하기 위한 밑걸음이었고 여정이었던 것 같다.

그가 카페를 창업하기까지의 과정,

카페를 창업하고나서 영업과 소비 계층을 분석 하고 이익을 창출하기 모든 과정이,

그의 입장에선 일반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었겠지만 일반인의 시선으론 쉽지 않은,

그의 전직장이 증권회사에서 가능한 수완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그렇다.

커피를 향하여 미각과 온갖 감각들을 예민하고 섬세하게 발휘하는 만큼,

사람을 상대하면서도 그 이유때문에 쉽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었을텐데도,

모두 고객으로 아우르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이러구 저러구 해도 내가 이 책을 향하여 좋다고 설레발을 치는 것은,

'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라는 이 책이 커피집을 하려는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의 일반적인 '관계'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으며,

그것을 적용시키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이라고 예외를 두지않고 엄격하며,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쿨하게 인정하기 때문이다.

  대개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일수록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 싫어한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자신의 논리로 상대방에게 자신이 맞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나 역시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 커피가 팔리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내 커피의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카페의 근본인 커피를 소비하지 않고, 공간과 위치를 소비하기 때문에 내 커피가 소수에게만 소비된다고 여겼다. 고객들의 커피에 대한 식견이 높아지면 내 커피는 지금보다 더 인정을 받을 것이라고 스스로 믿었다. (141쪽)

 

 

커피 공부는 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이다. 다양한 커피를 많이 마시고, 눈으로 보며, 코로 느끼고, 그것을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본인이 바라고 원하는 커피를 볶거나 추출할 수 있어야 한다.(178쪽)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인 삶이라는 것도 우리가 머리라고 하는 이성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건 아닐 것이다.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더불어 자꾸 관계를 맺고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맡고 숨쉬고 입으로 먹고 음미하게된 공감각을 말과 분위기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궁극적으로 내가 원하는 바를 자각할 수 있어야 하고, 그걸 상대방에게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를 유지하고 그 간극을 줄이는 비결이 아닐까?

 

여지껏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사람은 행복하겠다, 그런 그가 부럽다고만 했지,

자신이 좋아하는 그 한가지를 위하여 올인할 수 있었던 열정,자기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의 이면인, 다른 것들을 포기할 수 있었던 용기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았었다.

 

선택한 것을 앞에 두느라고, 그것을 위하여 포기한 수많은 것들은 배경이나 여백으로 지워버리는 경향이 있지만,

양손에 쥐고 꾸물거리다가 넘어지면 코가 깨진다는 걸 명심하고,

포기한 것의 용기에도 박수를 보내야 한다.

 

'나'라는 존재는 그런 모든 경험과 실수가 모여서,

존재 뿐만이 아니라 배경과 여백이 어우러져서, 이루어진걸 잊지말아야 하겠다.

 

요즘의 내 상태를 반영해서 그렇게 읽힌 것일 수도 있겠지만,

단지 커피책이 아니라,

사람들과 어울려 살지만 삶이 버겁거나, 관계 속에 머물지만 관계가 힘든 사람에게는 위로나 치유의 대용으로 읽혀도 좋겠다.

책 속의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다.

세상은 빠르게 돌아가지만, 이 카페 안은 느리게 움직여요. 세상에서 상처받고 지친 사람들이 이곳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내 커피로 치유를 받았으면 좋겠어요.(87쪽)

오래간만에 책을 읽으면서 위로받고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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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7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8 1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4-27 22:36   좋아요 0 | URL
소소한 경험을 자주 하면서 얻는 즐거움이 행복하게 만드는 비결인 것 같습니다. ^^

양철나무꾼 2016-04-28 10:27   좋아요 1 | URL
`소소하건` `광대하건` 경험을 통해서 얻는 것들은 그것이 설혹 즐거움의 형태를 띠지 않는다고 하여도 삶을 행복하게 만들겠죠?
님도 소소한 경험들을 일궈가는 행복한 하루되시길~^^

2016-04-28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8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4-28 16:12   좋아요 1 | URL
보통 이런 책들 예의상 주례사 서평을 하게 마련인데,
전 성격 상 빈말 못하는 편이고...그래서 전 웬만하면 책을 다 사 읽습니다.
(제가 별점에 후하지 않다는게 아니라~--;)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좋았습니다.

커피집 창업하실분들이 아니라도,
마음이 폭폭하거나 꿀꿀할때 읽으시면,
한번쯤 위로 받으실 수 있을실 듯~!^^

2016-04-28 16: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8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nomadology 2016-04-29 06:43   좋아요 1 | URL
읽어보려고 생각하지 못했던 책인데 나무꾼님 서평덕에 땡기네요. 요즘 책을(사모으고 읽지않는 걸) 좀 줄여볼까 생각중인데 가능할까요?

양철나무꾼 2016-05-02 10:49   좋아요 1 | URL
제가 님의 독서 취향을 몰라서리~,
그리고 저도 요즘 사놓고 읽지 못한 책들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어서,
뭐라고 훈수를 둘 형편은 못 되고~,
저는 참 좋았습니다~^^

2016-05-01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2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세계 책의 날 기념 10가지 질문 이벤트' 라는 이 행사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왜냐하면 내가 알라딘서재 아곳에 처음 글을 쓴게 2010년 5월 10일, 지금으로부터 약 6년전, 마찬가지로 '책의 날 기념 10문10답 이벤트'(링크) 였기 때문이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무궁한 발전과 아울러 나도 한뼘 성숙한 독서생활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나이가 들면서부터였던거 같다.

언제부턴가 그 좋아하는 책이 가끔 날 비껴간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그럴때는 우두커니 앉아서 책이 다시 나를 받아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가 '언제 어디서'고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무조건 종이책이다.

언제던가 절판된 책이 전자책으로는 있어 구입했는데, 아직까지도 앞 몇쪽에서 진도를 못나가고 있다.

책은 깨끗이 본다. 도그지어, 밑줄 긋지 않고 포스트잇을 글자너비만큼 잘라 붙인다.



Q3. 지금 침대 머리 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사진에 빠졌는데, 오늘밤 내 애인은 이 책이다, ㅋ~.

 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
 구대회 지음 / 달 /

 2016년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특별한 방식이랄게 없고 들이는 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쌓아둔다.

예전엔 책을 모두 끌어앉고 있었는데,

이제 한번 읽은 책을 다시 읽을 일은 거의 없는 걸 아는지라 나눠주거나 버릴려고 애쓴다.

 

덩치로 쌓아놓은 책이 무너지거나 책으로 테트리스 꿈 따위에 가위눌려본 적이 있는지라,

이젠 버리고 줄이고 비워 홀죽하게 하려 얘쓰는데,

 

그래도 새로운 책 얘기를 들으면 맘이 동하여 일단 지르고 보는데,

가진 책의 1/10정도는 읽게 되니, 당장 안 읽더라도 책을 들이는 것아 낫다는 이 권우의 말이 위로가 된다.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좀 조숙했던 탓인지 초등학생때 삼국지와 세익스피어 따위 하드커버로 된 보이기위한 장서를 야금야금 아껴 읽었던 것 같다.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내 성향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몸을 움직여서 뭔가를 한다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는것을 아는지라, 저런 집짓기 관련 서적에 '뭥미?@@'할 것이다.

근데 집짓기, 특히 저런 한옥 집짓기 관련 책들을 읽다보면,

사람이 먹는 음식도 그렇지만,

인간의 삶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온 우주를 아우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저절로 겸허해진다.

 

또 한권은 생선도 잘 안 먹는 녀석이 스시라니?하며 놀라워할, 저 책이다.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읽는 책이 다양한 만큼, 그때그때 읽는 책에 따라 만나고 싶은 작가도 바뀌는데,

'유령이 쓴 책'을 쓴 '데이비드 미첼'은 꾸준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작가들은 내가 관심을 가질 때쯤이면 어느 정도의 정보는 얻을 수 있는데,

데이비드 미첼에 대해선 별로 알려진게 없다.

개안적안 시시콜콜함이 아니라,

이렇게 대단한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의 정신세게랄까, 저력 같은게 궁금하다.

 

 유령이 쓴 책
 데이비드 미첼 지음, 최용준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학창시절 삼중당 문고로 읽었던 그것들,

고전의 반열에 오른 그것들을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늘 읽었다고 착각하는 하지만 아직 제대로 못 읽은 것들이 더 많은 고전들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책보다는 사람을 데리고 가고 싶다.

나보다 세상을 좀더 살아서 지헤와 혜안이 있는 사람 한명만 있으면 심심하지 않을 것 같은데,

꼭 책을 가져가야 한다면 주역, 중용, 옥편으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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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3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4-28 09:22   좋아요 0 | URL
옥편은 어찌보면 그림책이잖아요~^^

페크pek0501 2016-04-24 00:56   좋아요 0 | URL
머리맡에 있는 책들, 탐스럽습니다.(이런 표현이 이상하지만...)

관심 가지고 잘 읽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04-28 09:27   좋아요 0 | URL
이동진도 그러더군요.
장서는 많고 적고를 떠나서 어찌보면 `욕심`의 산물이라고...ㅋ~.

사진으로 보이는건 `설정용`이어서 많이 정리가 된 것이고,
실상은 탐스럽지 않고, 탐욕으로 차고 넘쳐...
매일밤 제 얼굴로 무너져 덮치는 꿈에 시달립니다~ㅠ.ㅠ

단발머리 2016-04-24 07:15   좋아요 0 | URL
감회가 남다르시다는게 완전 이해돼요.
정말 특별한 인연이세요. 처음 글이 `책의 날` 이벤트셨군요. ^^
무인도에 주역, 중용, 옥편~~ 멋져요!

양철나무꾼 2016-04-28 09:31   좋아요 1 | URL
네, 그래서인지 초창기부터 여지껏 꾸준하신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습니다.

무인도에 주역, 중용, 옥편이라 함은,
주역과 중용을 원전으로 가져가고 싶은데,
그냥은 읽을 깜냥이 안 될것 같으니 옥편이 필요할테고,
그리고 옥편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림책 같은 것이, 온 우주가 들어있기도 한 것이,
완전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구요~^^

초딩 2016-04-24 10:22   좋아요 1 | URL
보슬비님의 보리국어사전, 저 초딩의 옥스퍼드 사전에 이어 양철나무꾼님의 옥편 :-)기본 사전이 다 모였네요~
저도 책을 나누고 싶은 날이 오겠죠?
좋은 하루 되세요~

양철나무꾼 2016-04-28 09:33   좋아요 2 | URL
초딩님, 질문 있습니다.
진짜 초딩은 아니시죠?

이곳에 출몰시간도 그렇거니와, 깊이와 방대함도 그렇고 말이죠~^^
초딩같은 초심과 순수함을 유지하고 싶다, 정도로 해석하면 되려나요?
반갑습니다, 귀하게 아껴뵙도록 하죠~^^

초딩 2016-04-28 14:21   좋아요 1 | URL
우앗 ~ 양철나무꾼님의 댓글에 감격합니다~
피지컬이 초딩이면 참 좋겠습니다 ㅜㅜ
정신연령에 영향을 주는 몇 부분들이 초딩 이하 또는 초딩 수준이고, 또 말씀하신 것처럼 초딩스러움으로 회귀하고 싶어서 그리 닉네임을 정했습니다 :-)
잘 부탁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ICE-9 2016-04-25 00:29   좋아요 1 | URL
와, 시작한 날이 겹친다면 정말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데이비드 미첼을 만나면 전 꼭 그의 유년 시절을 물어보고 싶어요. 그냥 개인적이 느낌인데 그의 유년 경험이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거든요. 저는 생선회를 너무 좋아하는지라 `스시의 기술`이라는 책에 눈이 번쩍 뜨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4-28 09:47   좋아요 1 | URL
프레드 바르가스도 그렇지만, 데이비드 미첼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은지라...
(제 맘대로 좋아한다고 미루어 짐작하고는, ㅋ~.)
헤르메스 님이 무한 반갑습니다.

넓이와 깊이를 두루 갖추신데다가,
거기다가 완급조절을 자유자재로 하시는 님도 제게는 미스테리이긴 하지만요~^^

감은빛 2016-04-25 14:43   좋아요 1 | URL
예전에 양철님과 제가 관심갖고 읽는 책들이 자꾸 겹쳐서 신기하다 생각했었죠.
오늘은 겹치는 책이 하나도 없는 걸요.(양철님께서 선물하신 『유령이 쓴 책』은 빼고)

집짓기 책을 저리 많이 갖고 계시다니 진짜 놀라운걸요.
혹시 나중에 시골에서 직접 집 짓고 살 생각이신가요?

양철나무꾼 2016-04-28 10:14   좋아요 1 | URL
그때나 지금이나 제 관심분야가 다양한건 여전하지만,
궁금한게 많아서 여전히 먹고싶은 것도 많지만,
님과 겹치는 쪽은 남편의 일이랑 연관되어 책이 그쪽으로 다 가 있다보니, ㅋ~.
그리고 제가 이젠 책을 많이 줄이기는 하죠~--;

집짓기 책이나 건축 책들이 말예요.
은근 재밌다니까요, 온 우주를 담고 있는 것 같이 여겨져서 말예요.
시골에 집짓고 살지는,
제가 달팽이와 동거동락 할 수 있는지, 의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겠죠?
아직은 상추에 붙은 달팽이를 보면 기겁을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라고 했다는데,

이 말을 내 직업에 맞게 적용시키면 귀는 열고 입은 닫으라 쯤이 될 것 같다.

하루종일을 어르신들과 보대껴 지낸다.

일일이 참견을 하다가는 진이 빠져 버리고,

말을 안하면 힘은 남아 돌겠지만,

관계는 무미건조하다 못해 마른 낙엽처럼 바스러질 것을 아는 지라,

간간히 '그래서?' 내지는 '그렇구나' 하는 추임새를 넣어서 열심히 듣고 있음을 표현한다.

 

이 곳에 몸 담은지도 여러해째다.

이젠 지역 특성과 지역 주민 특성도 대충 파악이 되었고,

그리하여 웬만한 이들과는  라포가 형성되어 기왕력뿐만 아니라 가족력도 읊어 낼 수 있다.

 

말 한마디 안 하고도 다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했었지만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상대방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수단이 말 뿐은 아니다.

말을 안 한다고 하여 공감과 소통을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워지거나 왜곡될 수는 있는 것이다.

흔히 말 외에 보조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던,

온 몸과 마음, 얼굴 표정이나 눈빛, 손짓과 걸음걸이, 그를 둘러싸고 있는 분위기, 영어로 atmosphere라고 하는 것까지도 한데 어우러져 공감과 소통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요인들이기 때문이다.

 

"어젯밤에 속이 아파서 암것도 못 먹고 한잠도 못잤다. 한방에 낫게 좀 해주시오."

할머니의 핏발 선 눈이 지난 밤에 잠을 못 주무셔서인가, 아니면 속의 열 때문인가 눈을 꿈벅거리며 고민하는데,

이젠 앞섶을 풀어헤치며 손바닥으로 부채질을 하는 시늉을 하신다.

"근데 말이오, 내 묏자리 떼어먹고 도망간 놈들은 어디가서 잡아야 하오?"
"ㆍㆍㆍㆍㆍㆍ엄마, 내가 그걸 어찌 알어. 경찰서 가서 물어봐야지!"

라고 하자, 커튼 너머에 있던 다른 분들이 한마디씩 거드신다.

"그 할매ㆍㆍㆍㆍㆍㆍ포교원이란데 가서 장례토탈인가 뭔가에 돈 냈는데, 돈만 받아먹고 날랐다더라."

"그래, 왜 약장사 안 있나?"

"그래? 그런 걸로 날 찾아오면 모하나?

 엄마 손주사위가 변호산가 뭐 그런거라며?

 거기다가 전화하면 되겠네~!"

  

세상 사람들과 좀더 가깝게 어울리는 공감과 소통의 수단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오히려 소외시키고 단절을 불러오는 것이 인터넷 발달이 가져오는 폰과 컴이 아닌가 싶다.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 톡도 그렇고,

대형포털에 글을 남기고 댓글과 덧글을 남기는 행위들도 인터넷 발달이 가져온 스마트한 변화이지만,

빠른 전달 속도만큼이나 전달하려는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는지는 모르겠다.

 

더구나 넷상에서 귀는 열고 입은 닫는 행위라는게,

내 글을 줄이고 다른 이들의 글의 이면과 여백을 읽으려고 애쓰는 것인데,

내 경우 글을 줄일수록 응축의 묘를 살리게 되는게 아니라,

짧으면 짧을수록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더라는~ㅠ.ㅠ

 

말과 글은 상대와 공감과 소통을 하기 위하여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이라는 점은 같지만,

말은 말 뿐 아니라 말을 둘러싸고 있는 분위기라고 할 수 있는 공감각이 같이 작용하는 반면,

글은 시각적 자극만이 평면적이고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서 그런 것 같다.

 

A라는 친구가 있다.

그로 말할 것 같으면 모든 의학 상담과 자문을 나에게 구하는데,

그 범위가 사돈의 팔촌은 물론,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 이미 죽어 땅에 묻힌 조상 신까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제 분야에선 나름 잘 나가고 나름 천재이지 싶은 이 친구가,

그때는 알아듣는 척 하다가도 그 다음에 가면 리셋된 컴퓨터마냥 하나도 기억을 못하고 처음부터 '다시'이다.

 

어젠 친구의 친구가 많이 아파 지방 대학병원에서 서울의 대학병원으로 옮겨와 문병을 간다며 문자를 넣었길래,

'그렇구나'하고 짧게 답장을 하고 말았더니 손끝으로 떨어내는 듯한 인상을 받았나 보다.

 

그래도 그렇지,

자기가 먹여살릴 것도 아니면서 직업 의식 운운해가며 그만두라고 하는데,

내 감정이 다른 사람에 의해 휘둘리면 프로가 아니지 싶어 말아 버렸지만,

'그렇구나'라는 넉자가 나의 직업 의식을 얼마나 제대로 전달했는지 아직도 궁금하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개별성이 더 강조되고,

그러다보니 관계 속에서의 역할이나 본분을 착각하거나 망각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경우, 관계는 상호적인 거라고 하면서 상대방  뿐만 아니라 나의 처신을 문제시 하는데...

이건 공감과 소통이 가능한 경우로 국한시켜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이상의 시 '거울'처럼 자의식이 성립되는 관계로 제한하여 적용해야 되지 않을까?

 

많이 아픈 친구로 인해 마음 아파할 친구에게 전문적인 의학 지식이 필요한게 아니라,

그저 '그렇구나, 그랬구나'정도의 말로 된 빨간약 정도가 고작이라고 생각했던게 잘못된 처방이었을까?

 

잘못된 처방이라도 난 앞으로도 내 소신껏 그렇게,

귀는 열고 입은 닫으며 그렇게 살 것이다.

 

 

 

 

 

 

 

 

 디스크 권하는 사회
 황윤권 지음 / 에이미팩토리 /

 2015년 12월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은 여러 가지 전문 분야의 전문 용어들을 이해하기 힘듭니다. 의학 관련 전문 용어들의 경우는 의사인 저도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많습니다. 의사들만 알아듣고 의사들끼리 쓰는 전문 용어를 TV,라디오, 신문 등에서 대중들을 향해 마치 누구나 알고 이해해야 하는 용어인 양 남발하는 의사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디스크나 협착증 치료에 쓰인다는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 레이저 수술, 풍선확장술, 현미경 수술, fims. 고주파 감암술ㆍㆍㆍㆍㆍㆍ저도 몇가지 외에는 뭐가 어떻게 다른 것이며 정확히 어떤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인지 알 수조차 없습니다.

  그러니 치료와 관련되어 처음 듣는 낯선 용어들을 써대며, 아무도 몰랐던 획기적인 치료방법을 자기만 알고 있으니 나에게 치료를 맡기라고 선전하는 의사들도 조심하고 피해가야 합니다.(227쪽)

 

황윤권 님이 이런 책을 내셨다.

황윤권 님은 전에 '내몸 아프지 않은 습관'이라는 책을 내셔서 큰 반향을 일으키셨던 분이다.

 

난 이 분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쓰셨다는데, 일반인들이 이 책을 읽고 얼마나 알아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위에서 내가 말과 글의 차이점으로 언급하였던 것처럼,

이 분을 직접 보고 이 분의 팟캐스트 방송을 들었던 사람들과 달리,

이 책만을 읽게 되는 사람들은 저자의 뜻을 오해하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시럽기도 하다.

 

이 분만 양쪽에 심장을 갖고 특별한 진료를 하고 계시는 것은 아니다.

이 땅의 많은 분들이 (양심을 갖고, ㅋ~.) 그렇게 진료를 하고 계시고,

요즘은 환자들도 안 해도 되는 몸을 수술을 맡길 정도로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책의 내용만 하더라도 이분만의 어떤 특별한 것은 아니고,

이분이 경희대병원에 계셨다는 걸로 미루어,

그 당시에 아시혈요법이라고 원서를 번역하여 제본한 책이 한의대에 떠돌았었다...정도로 정리하고 싶다.

 

암튼 누군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낸 그 누군가가 이 분인 것이다.

누군가 할 수 있는 일이라 하여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 분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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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4-21 15:54   좋아요 0 | URL
요즘 새 책을 사서 펼치고 싶은데 지갑을 자꾸 닫으려고 합니다. ^^

양철나무꾼 2016-04-28 09:09   좋아요 0 | URL
저는 그동안 구입하기만 하고 읽지 못한 책들을 읽으려고, 한동안 책 구입을 자제했더니 올들어 4백만원가량 통장에 잔고가 늘었더라구여, 후덜덜~!!!

yureka01 2016-04-21 16:40   좋아요 0 | URL
저는 말을 많이 하면 숨이 차요..ㅎㅎㅎㅎ숨쉬기 어려워져서 말하기 싫을 때가 너무 많아서 말입니다..말 잘하는 것도 기술인가 싶었습니다.ㄷㄷㄷㄷ

양철나무꾼 2016-04-28 09:11   좋아요 1 | URL
청산유수신가보네요, 숨쉬기가 어려워 숨이 차시다는걸 보니...ㅋ~.
전 말 잘하는 남자가 좋습니다,
저희집 남자들이 너어무 말을 아껴서 집에서 저혼자 묻고 대답하는 1인극을 펼치거덩여, ㅋ~.

감은빛 2016-04-22 16:45   좋아요 0 | URL
저도 귀는 열고 입은 닫아야 하는데,
나이 들어가면서 왜 자꾸 말이 많아지는지 모르겠어요.

알고보면 디스크라는 병 자체가 없다는 얘길
어느 글에선가 읽었던 것 같은데,
이 책도 그런 내용일 것 같네요.(아닌가요?)

양철나무꾼 2016-04-28 09:21   좋아요 0 | URL
웬만한건 자세불량으로 인한 습관성 근육통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인거죠.
여기서 `웬만한`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 가 일반인들에게는 관건일 수가 있겠습니다.

감은빛 님처럼 의료생협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궁합이 잘 맞는 의료행위일 것 같습니다.
먼저 팟 캐스트 방송으로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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