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지음, 송병선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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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빵빵한 광고에 혹하여 친구에게 사 내라고 하여 읽게 되었다.

이곳에 광고가 처음 뜰 무렵에 구입하였으나 이제야 읽게 된건,

광고가 흐지부지인 것도 있지만,

책을 읽은 사람들의 평이 그냥저냥이었던 것도 한 몫을 했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 송나라 때 판관 포청천도 잠깐 떠올랐고,

그동안 내가 읽은 무협소설과 무협 영화나 드라마 따위가 오버랩 되듯 스쳐지나갔다.

송자의 세원집록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갈무리하였는지 모르겠지만,

저런 것들을 좀 본 내가 보기엔 조악한 짜깁기란 생각밖에 안 들었다.

프랑스나 스페인에 이런 동양의 법의학서가 있다는 것을,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한데서 의의를 찾아야 할듯.

 

책이 가볍고 쉽게 읽히는 것도 사실이고,

표피적 즐거움을 주는것도 사실인데,

주인공 자에게 감정이입이나 몰입을 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책의 끝에 가면 작가의 말이 나오는데,

그가 얘기하는 소설쓰기의 지난함마저 내겐 투덜거림으로 읽혔다.

송자의 '세원집록'을 바탕으로 열정적일 뿐만 아니라, 절대적으로 현실에 충실한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등장인물이 입체감있고 열정적으로 그려졌다는게 아니라,

작가의 과한 의욕을 그리 표현한것 같다.

 

'1247년에 간행된 5권짜리 법의학 전서'인 '세원집록'이라고 표현되는데,

세원집록으로 말할 것 같으면 원서는10권이었고, 명나라이후에 4권본만 전해진다고 한다.

물론 적지않은 주석본과 증거본이 있겠지만 말이다.

 

아무리 작가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해도, 책은 열정으로만 쓰여지지 않는다.

더우기 공학을 전공했다는 약력은 장르소설에서 개연성에 계속 실패하는 과정에선, 마이너스적 요소이다.

추리 소설의 묘미를 살리고 싶었다면,

송자에서 '과학적 수사방법'을 끄집어 내지 말던지, 옛날 옛적에 식의 서술은 피했어야 하지 않을까.

 

세원집록에 나오는 피묻은 칼에 파리가 몰려드는 걸로 범인을 유추한 예화는 유명하지만,

소설에서는 개연성에 실패한 장면이 아닐까 싶다.

무더운 여름 시체에 구더기가 필 정도여서 칼에 파리가 몰려드는건 그럴듯 해보이지만,

다음 설정인 산사태를 정당화하기 위해, 폭우가 내린다는 설정을 만든다.

과연 폭우속에서 파리가 날라다닐 수 있을까?

이밖에도 소금과 화약, 수총 따위와 관련된 얘기가 산만하게 어지러져 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하여 너무 많은 얘기를 하려 한건 아닐까.

작가후기에서 순수문학과 장르소설, 좋은 소설과 나쁜 소설에 대하여 입장을 표명하려 하는데,

순수문학과 장르소설, 좋은 소설과 나쁜 소설 따위는 본인이 자기 입으로 얘기하는게 아니라,

나중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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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1-12 12:48   좋아요 0 | URL
판관 포청천,을 tv에서 보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전체적으로는 읽지 않아도 됨~~ 으로 읽히는데 제가 바로 이해한 것 맞나요?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7-01-13 16:33   좋아요 0 | URL
써놓고도 제가 의사전달을 제대로 했나 싶었는데,
님의 댓글을 보니 안심이 됩니다~^^

서니데이 2017-01-12 16:17   좋아요 0 | URL
이 책 쓴 분은 세원집록에 대한 문헌정보가 잘못 나온 책을 참고했나봅니다.
그래도 스페인에서 중국의 법의학서는 특이한 소재였을것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7-01-13 16:40   좋아요 1 | URL
암튼, 장르소설이라고 하기엔 개연성에서 많이 부족해요.
차라리 작가가 잘 아는 자기나라의 상황과 인물들을 가지고 썼더라면 설득력이 있었을 듯 해요.

물론 이 책이 작가의 나라에선 물론이고,
프랑스 등 유럽에서 각광을 받았다는 걸 보면,
그들에게는 인기요소가 될만한 특이한 소재였을 듯 합니다~^^

2017-01-12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3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3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3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식가의 허기 - B급 주방장 박찬일 에세이
박찬일 지음 / 경향신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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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B급좌파'라는 말은 좀 들어봤지만 B급 주방장이란 말은 또 처음이다.

솔직히 그동안 그의 글이고 말이고, 를 자주 접했지만 정치적 색깔이나 사회적 이슈를 두드러지게 다룬다고 느껴본 일이 없었기에 더 낯설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도 'Prologue'에서 부터 '먹고살자는 문장을 쓴다'고 하며 살짝 무게감 있게 접근하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그가 정치적, 또는 사회적 이슈를 얼마나 두드러지게 다루는지,

오랜 기억을 어떻게 끄집어내어 문장을 만드는지, 실감을 하지 못했었다.

차례를 볼 것 같으면 겨울에서 가을로, 여름으로, 봄으로 맛을 거슬러 올라가며 회귀한다.

 

제목은 '미식가의 허기'이지만,

음식에 대한 찬양과 숭배라기 보다는,

'먹고사는 것'에 대한 숭고함 이랄까, 그의 경건함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택시비는 있지만, 밤을 도와 한잔 술에 얼굴이 붉어지던 그 친구들은 또 어디 갔을까.

  그 녀석들, 다 불러모아 뜨거운 국물에 차가운 소주를 한잔 사고 싶다. 너희들 덕에 그래도 이 험한 세상, 그럭저럭 살아왔노라고 떨어놓고 싶다. 얼마나 힘들었니, 늘 마음이 겨울인데 겨우살이 준비는 했는지 묻고 어깨를 감싸 주고 싶다. 그런 세상이다.ㆍㆍㆍㆍㆍㆍ얇은 주머니사정 때문에 공짜 국물만 연신 청하던 젊은이들에게 슬쩍 넉넉하게 꼬치를 주문해주던 맘씨 좋은 아저씨들도 있었. 어묵 냄비처럼 깊고 뜨거운 날들이 있었다. 어깨는 시렸지만 마음은 뜨겁던 기운이 거기 있었다.(14~15쪽)

 

그는 이런 방법으로 추억을 소환하는데, 짠하고 눈물겹던 과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반성하고 미래를 내다보고 궁리한다. 그게 좋았다.

과거는 잘 다져진 디딤돌 역할을 한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대에 의미 있는 손님들이 찾아든다. 머리가 허연 은퇴 노인들이다. 동창회도 있고, 향우회도 있을 것이다. 느긋하게 둘러앉아 탕 같은 음식에 소주를 돌린다. 점심은 요릿값도 싸고, 자리가 한적해서 일부러 찾는 듯하다. 나는 이런 시간대에 그들과 나란히 앉아 음식 먹는 일이 좋다. 묵직한 어른들과, 겸상은 아니지만, 더운 김이 솟는 음식을 한 공간에서 나눈다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한때 미워했던 아버지 세대에 대한 작은 친근감이 피어난다. 나도 이젠 나이가 들어간다는 뜻이겠다.ㆍㆍㆍㆍㆍㆍ대개 서울 강북의 노포에서 종종 그런 광경을 목도한다. 부축을 받거나 휠체어를 탄 노인이 자식들의 부축을 받아 아마도 지상 최후의 외식이 될 음식을 받는 장면이다. 외식할 근력조차 없어지면, 그들은 힘들게 살아낸 한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 내 숟가락질도 느려지고, 마음은 경건해진다. 우리는 먹기 위해서 태어났고, 곡기를 끊음으로써 숨도 놓게 된다. 한 삶의 퇴장에 바치는 한 그릇의 음식이 가진 비장함! 곁에 앉아서 시중드는 자식들의 애틋한 표정을 읽으면서 나는 삶이란 무엇인가 곱씹어보곤 한다.(42~43쪽)

이 구절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는데,

그의 음식을 대하는 태도 또한, 이렇게 경건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가 아무래도 서비스 업종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그런 것들이 다 일리가 있다.

 

'가능하십니다'라는 주어가 불분명한 말을 쓰는 상황이나, 무릎을 꿇고 테이블에 턱을 붙이고 주문을 받는 따위, 등을 얘기를 하며,

말은 정신을 규정한다. 어떤 말을 쓰는가에따라 그 사람의 내용이 만들어진다.(59쪽) ...면서 일침을 가하는데, 유난히 서늘하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그 음식과 관련된 추억을 소환하는 행위라는 생각도 들었다.

분홍색 소시지나 부산어묵 따위들은 더 맛나고 품질 좋은 것들이 나오는 지금 먹으면 덜 할지도 모르지만,

개개인의 추억과 어우러져 맛이 있는 음식이니까 말이다.

그러면서,

돼지는 농사짓는 지역에서 원래 자라났다. 인간과 비슷한 음식을 먹는지라, 그 부스러기가 생겨야 기를 수 있었다. 어떤 이는 돼지는 인간과 먹이 경쟁을 하기 때문에 닭처럼 더 광범위하게 퍼져나가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라고 하는데,

언젠가 우리나라 역사 책을 보면서 궁금했었던 부분과 엮여져 고개를 주억이게 된다.

 

요즘 호스피털리티라는 말이 크게 유행이다. ㆍㆍㆍㆍㆍㆍ안락한 서비스를 하겠다는 정도에서 이제는 거의 영혼까지 편안하게 만드는 완전한 평화를 제공하겠다는데까지 이른다. 호스피털리티야말로 보이지않는 비즈니스의 완전판이라고 일컫는다.

  이쪽 업계의 한 선배는 서비스 잘하기로 알아주는 유명인이다. 그는 좀 엉뚱한 데가 있어서 농담도 잘한다. "진짜 서비스는 상대방이 '야, 저 친구가 내게 개인적으로 마음이 있어서 이렇게 잘해주는가 보다'고 생각할 정도로 하는게 진짜다"라거나 "제대로 된 호스피털리티는 서글프게도 우리나라에선 룸살롱이 최고다. 그래서 엄청난 이권이 걸린 비즈니스 접대는 다수가 그런 곳에서 이루어지지 않나"고까지 농담한다. (113쪽)

 

이쪽 업계 선배의 말을 '농담'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 없는 이유는,

농담이라고 하기엔 너무 사실적이고 그럴듯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소금을 우려하는 의사나 영양학자들도 '싱겁게란 엄밀히 말해서 소금 총 섭취량을 줄이라는 뜻이지요.'(129쪽)같은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겠다.

 

가장 서글프면서도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요리사들이 뭘 먹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다...로 시작하는 글이었다.

 

간혹 잡지사에서 '요리사들의 단골집'을 취재하는 경우가 있는데, 박찬일의 단골집은 '문 연 집'이란다.

 

  한번은, <스시효>의 안효주 주방장에 대한 평을 들었다. 그곳에서 일했던 정호영 세프의 경험이었다.

  "늘 최고의 재료를 사서 직원들 식사를 하라고 하는 분이었어요. 그러기 쉽지 않거든요."

안 주방장의 인격을 느꼈다. 나도 그렇게 따라 하려고 한다. 아직 모자라다.(243쪽)

 

요즘 유행하는 셰프란 말보다 '주방장'이란 말을 더 사랑한다는 그,

내가 그의 음식을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으면서도,

그가 쓴 책들을 읽고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하는 얘기만을 듣고서도,

그를 훌륭한 요리사라고 하는 이유는,

'먹고 살자'고 하는 비루한 행위들에 숭고한 가치를 부여하고 품격있게 끌어올릴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산다는 건 조금쯤 비루한 일일지 모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조금쯤 눈물나지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겠는가?

 

책 곳곳에 오탈자가 눈에 띤다.

이런 오탈자는 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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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9 1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9 1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1-09 22:10   좋아요 0 | URL
음식을 먹는 행위와 관련된 추억이 가장 오래 남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때 그 순간이 뚜렷하게 떠올릴 수 있어요. ^^

양철나무꾼 2017-01-12 12:24   좋아요 0 | URL
그래서 일까요?
매번 맛난 음식의 순간은 행복한 추억으로 연결되니까 말예요~^^
 

오늘은 친구가 아침부터 이런 카.톡을 보내왔다.

이 내용을 처음 봤을땐 누가 풀인가 싶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김수영의 시'풀'의 한구절을 인용한 것이었다.

친구가 말한 풀인란 친구 자신일 수도 있고 내가 될 수도 있고,

이 세상 이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풀

                    - 김수영 -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김수영의 이 시 '풀'이 대번에 생각난 건 아니고,

아침엔 멀쩡했던 날씨가 점점 흐르고 어두워져서 생각난 것이다.

오늘 같은 날은 어디 조용한 선술집에서 마음에 맞는 사람과 함께여도 좋고,

마음에 맞는 사람이 여의치않으면 차라리 혼자서라도 좋고,

뜨거운 국물 같은 걸 놓고 말간 소주 한잔 마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책 '한잔만 더 마실게요'를 만났다.

 

 

 한 잔만 더 마실게요
 정승환 지음 / 나무연필 /

 2016년 10월

 

이 책은 종로 2가 선술집에서 LP와 CD를 틀고 디제잉을 하면서 술을 파는 주인장의 얘기인데,

내가 받은 느낌은 '심야 식당'의 '마스터'스탈이 아닐까 싶었다.

 

얼마전의 '프루스트의 서재' '되찾은 시간'때도  느낀 거지만,

 

 

 

 되찾은 : 시간
 박성민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16년 11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은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기에 마음은 여유로울 수 있겠지만,

금전적인 것까지 생각한다면 마냥 여유롭지만은 않을텐데...

그럴 줄 알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더디더라도 한계단, 한 걸음씩 밟아나가는 이들이 멋있어 보인다.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라요하네의 우산
 김살로메 지음 / 문학의문학 /

 2016년 12월

 

 

내가 좋아하는 알라딘 서재 이웃 한분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소설 단편집을 내셨단다.

그니의 글들을 봤을 때의 포스로 미루어 당연한 수순일줄 미루어 짐작했었기에 놀랍거나 하지는 않았다.

작가소개를 가만히 들여다보다보니, 완전 맘에 든다.

유일하게 꾸준한 취미였던 글쓰기가 밥벌이가 되는 날들을 꿈꿨으나 쉽지 않았다. 2004년 영남일보 신춘문예에 「폭설」이 당선된 걸 계기로 소설을 쓰고 있다. 바닷가 소도시에서 좋은 사람들과 책 읽기의 즐거움과 글쓰기의 괴로움을 나누며 살아간다.

그리고 나이가 먹었고,

이룰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허황된 꿈이지만,

가슴 속에 꿈 하나 간직하고 있는 내가 참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오늘은 1일1그림은 '빠마를 말고 있는 내 조카'이다.

이 조카의 엄마인 사촌동생은 어릴때부터 내가 롤모델이었단다.

말투도 나를 흉내내고 글씨도 나를 닮았다.

그런 엄마에게 세뇌를 당해서 그렇겠지만,

조카를 보고 있으면 가끔 내 어릴때랑 판박이란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은 이렇게 물러터졌지만,

그리고 이렇게 물러터진게 괜찮지만,

소싯적엔 좀 야무지고 똘똘했으니 말이다.

이룰 수 있든 없든 꿈을 가진 당신들을 응원한다.

아직도 꿈을 꿀 수 있는 내 자신이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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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7-01-06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견해요 언니.

양철나무꾼 2017-01-09 18:48   좋아요 1 | URL
하하, 님께 대견하다는 소릴 다 듣고 기분 좋네요.
저도 님을 아주 대견하게 생각하는데, 잘 또는 자주 표현하게는 안 되네요~--;

우리 그렇게 서로 응원하면서,
하늘바람 님은 더 쌩쌩한 풀로,
저는 더 낮게 엎드리는 풀로 만나요~^^

하늘바람 2017-01-06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더 쌩쌩한 풀로 만나요

2017-01-06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9 1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7-01-07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년에는 꿈이라도 열심히 꿈꾸다보면,
스스로에게 나도 이거 한가지는 만들어갈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과 자존감이 더 많이 생기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7-01-09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7-01-08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따뜻한 날씨의 일요일 오후예요. 한주동안 많이 바쁘셨으니 휴일은 편안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양철나무꾼 2017-01-09 18:59   좋아요 1 | URL
오늘 아침까지는 따뜻했는데,
점심 먹으러 나갔더니 왕 쌩한 바람이 불더라구요.
님은 감기 어떠세요?
목에 이쁜 스카프라도 두르시고, 입에 이쁜 마스크도 해주시고...외출하세요~^^
 
흥, 손철주의 음악이 있는 옛 그림 강의
손철주 지음 / 김영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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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저녁 퇴근길이었다.

지역국회의원이 수행원들을 데리고 나와, 의정활동보고서를 돌리고 있었다.

난 그를 지역의 젊은 양심 일꾼 정도로 생각했었던터라,

의정활동 보고서 한가득 차지하는 설정된 사진들에도 분개했지만,

제대로 보지도 않고 던져 버리는 의정활동보고서를,

그렇게 좋은 종이를 써서 컬러풀하게 만들어야 했나 싶어서 더 화가 났다.

그게 다 국민들의 세금인데,

사거리 교차로 한편에는 후원금 모집 현수막을 크게 걸어놓고서는,

의정활동보고서를 그렇게 럭셔리하게 만들어 내는 저의가 궁금했지만,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면 할말이 없을 뿐이다.

 

이 책을 야금야금 아껴 읽었다.

끝까지 다 읽은 후 '감사하는 말'에 이르러 완전 빈정이 상하고 말았다.

 

2015년 여름 두달 동안 재계CEO와 함께 옛 그림과 옛 음악을 공부하고 감상하는 자리가 마련됐는데,

국악과 그림이 어울려 강의를 하며 연주를 곁들였다고 한다.

그 강의를 책으로 묶은 게 이 책이다.

 

저자는  음악이 그림 속에 들어와 앉은 양식을 소개하면서,

은일(숨어사는것)과 아집(우아한 모임)과 풍류라고 하는데,

다른건 차치하고라도, 재계 CEO에게 은일이라니 가당키나 하냔 말이다.

 

그래도 마냥 툴툴거릴 수 없음은,

재계 CEO들이 아니었다면 손철주가 하는 강의를 성사시킬 수 없었을 뿐더러,

그런 강의에서 그냥 음악 감상도 아니고 국악 연주를 곁들이는 럭셔리함이 가당키나 했겠나 말이다.

나 같은 소시민이 봤을땐 눈꼴셔도 국악을 활성화시켜서 국악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감수할 수밖에~--;

 

그런데 백번 양보해도,

재계 CEO들인데, 최순실 정유라 모녀도 아니고 '숨어살기', '은일'을 얘기하는 것은 좀 심하지 않을까?

암튼 이 책의 1장은 '숨어 산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어떤 즐거움도 마다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여기서 '줄 없는 거문고를 타고 소리없는 음악에 취하다'를 얘기하게 된다.

그러면서 <주역>과 비교할 만한 대목이 나오는 <악학궤범>의 한구절을 인용한다.

 

악(樂)이란 하늘에서 나와 사람에게 붙인 것이요, 허(虛)에서 발(發)히여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니, 사람의 마음으로 느끼게 하여 혈맥을 뛰게 하고 정신을 유통케 한다. 느낀 바가 같지 않음에 따라 소리도 같지 않게 되니, 기쁜 마음을 느끼면 그 소리가 날아 흩어지고 노한 마음을 느끼면 그 소리가 거세고 슬픈 마음에는 그 소리가 애처롭고 즐거운 마음에는 그 소리가 느긋하게 되는 것이니ㆍㆍㆍ(21쪽)

 

아집(우아한 모임)은 또 어떠한가 말이다.

다음 글은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이 친구들과 피서 풍류를 즐기고 싶은 마음에 '여인'이라는 호를 쓰는 이재영에게 보낸 편지이다.

처마 끝에 빗물은 졸졸 떨어지고, 방 안의 향로에서 향내음이 솔솔 풍기는데, 친구 서넛이 소매를 걷고 서안(書案)에 기대어 하얀 연꽃을 바라보며, 참외를 깎아 먹으며, 여름날의 번뇌를 씻어보려 하네. 이러한 때에 여인 그대가 없어서야 되겠는가? 자네 집안의 암사자가 으르렁대며 자네 얼굴을 고양이 상판으로 만들겠지만, 늙을수록 두려움에 떨거나 위협을 받아 위축되어서는 안 될 걸세. 빨리 오시게. 자네 집 문 앞에 하인이 우산을 들고 기다리고 있으니 가랑비를 피하는 데는 족할걸세. 만나는 일이 늘 있는 일은 아니라네. 또한 이러한 모임인들 어찌 자주 있을까. 헤어지고 나면 뒤늦게 후회해도 아무 소용 없을 걸세.(121쪽)

하얀암사자의 대처법까지 알려주는 허균의 취지는 아름답다.

허균은 엄청 미식가여서 귀향가서도 '도문대작'이라는 글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집(우아한 모임)의 전제조건이 되는 우정이나 소통에 대해서는 지난번 페이퍼-'고맙다, 친구야~^^'(=>링크)에서 정리했었고,

13명의 중인이 모여서 만든 '옥계시사'라는 모임의 규약을 일부분만 인용해 보겠다.

 

"장기와 바둑으로 사귀는 모임은 하루를 가기가 어렵고, 술과 야색으로 사귀는 모임은 한 달을 가기 어렵고, 잇속을 따져서 모이는 모임은 1년 가기 어려우니, 살아서 평생 갈 수 있는 모임은 문장을 남기는 모임이다."(151쪽)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요로 하는 인간다움과 고격의 삶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인문적 향기와 예술적 풍아가 물씬한 그런 모임, 그것이라야만 평생을 끌고 갈 수 있다, 고 얘기하는데,

 

내가 이곳에 부족하나마 리뷰와 페이퍼를 올리는 이유와도 상통하겠다.

 

정치도 그렇고 경제도 마찬가지다.

주제파악을 못하고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보면 가랑이가 찢어진다.

정치가들도 그렇고 경제인들도 그렇고 주제파악을 하는 지름길은,

우정이나 소통을 회복하는 일,

낮게 아래에서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눈높이를 맞추는게 아닐까.

재계 CEO들 덕에 우리는 이런 책을 접하는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니,

이것으로 족하다 싶지만,

그들만의 리그이고,

강 건너 불구경이다 싶은 생각이 문득문득 드는 것을 어쩔 수 없다~ㅠ.ㅠ

 

아주 좋은 책이지만,

전에 다른 책이랑 겹치는 내용들이 있어서, 그들만의 리그이지 싶어서, 별 하나는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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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5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5 1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1-05 18:38   좋아요 0 | URL
조선 시대의 풍류를 CEO들의 호화스러운 유희와 동일시하는 논리가 억지스러워요. 저자가 강연에 참석한 CEO들 비워 맞춰주려고 그럴싸하게 말한 것 같습니다.

양철나무꾼 2017-01-06 18:47   좋아요 0 | URL
그란것 같죠~?^^

2017-01-05 2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6 1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6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6 1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은 알라딘 서재 마실과 박찬일에 홀딱 빠져서,

1일1그림도 '까이거, 뭐 대충~' 그려주시고 페이퍼도 '후다닥~'이다.

 

 

 

 

 

 

 

 

 

 소설의 첫 문장
 김정선 지음 / 유유 /

 2017년 1월

 

 

내가 완전 애정하는 '김정선'님의 '소설의 첫문장'이 나와주셨다.

반가운 마음에 미리보기로 몇쪽을 봤다.

소설의 첫문장들로 엮였지만,

오래 전 그의 서재에서 보던 류의 코멘트가 실려있어서 정겨웠다.

오떻게 보면 소설 속 첫문장들로 엮여진 첫문장 배틀 같기도 했지만,

천천히 꼭꼭 씹어먹듯 읽으면 문장의 조화랄까, 어울림 같다.

'따로 또 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를 반복하다가 결심했다.

이 얼마만에 느껴보는 정겨움을 책에 치인다는 핑계로 포기할 뻔 했다.

오늘의 1일1그림은,

손은 한참 덜 갔는데, 오히려 표정이 살아난다.

뭉개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이 영화가 보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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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1-04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오늘 그림은 진짜 누군지 모르겠어요.
2. 오늘은 결심하셨군요.^^

양철나무꾼님,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양철나무꾼 2017-01-05 16:4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1. 모르는게 당연, 제 귀요미 조카니까요.
2.네, 어제도 결심을 했고, 오늘은 또 다른 결심을 새롭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