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의 천재들 - 치열한 경쟁을 이기는 단 하나의 전략
윌리엄 테일러 지음, 정지현 옮김 / 토네이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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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랫동안 평범함을 유지해온 환경일수록 특별해질 수 있는 기회는 더 많이 존재한다."

 

책의 서두에서부터 저자는 이와 같은 말을 하며 독자들의 편견을 깬다. 블루오션 업종에서만 신선함과 창의성이 동반된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이란 말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전통적인 산업에서 오히려 특별해질 수 있는 기회가 더 많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이 드는데, 저자는 수많은 사례를 책에서 소개한다.

 

단순히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생존을 넘어 번영을 원하는 리더들을 위한 책이라고 저자는 스스로 밝히고 있다. 첫 번째로 소개하는 회사는 바로 은행이다. 보수적이고 혁신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전통적인 산업의 대표주자 격인 은행에서 혁신을 외치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회사가 있다. 바로 영국의 메트로 뱅크이다. 

 

메트로 뱅크는 1835년 후에 잉글랜드에 인가된 최초의 하이 스트리트 은행이다. 이것만으로도 기존 은행들이 얼마나 오래됐는지 알 수 있다. 메트로 뱅크는 일 년에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새해 첫날을 제외하고는 쉬지 않는 은행이다. 토요일은 10시간, 일요일은 6시간 동안 영업을 한다. 무엇보다 고객들과 직원들이 친해지도록 적극 장려한다. 무엇보다 무한정 기다려야했고 업무처리도 오래 걸렸던 기존 은행과 달리, 신규 고객이 15분 만에 계좌를 만들고 현금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신속함을 갖추고 있다. 그야말로 혁신에 혁신을 더한 것이다. 기존 은행의 고리타분하고 보수적이고 정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었고 이는 고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다음으로 소개하는 청소 업체인 SOL도 기존의 청소 업계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었다. 바로, 일하는 시간대를 텅 비어 있는 저녁이 아닌 기존들이 근무 중인 낮 시간으로 바꾼 것이다. 또한 청소업체 직원들에게 밝은 색의 작업복을 입혀 자부심과 프로의식을 느끼게 했다. 이제 SOL은 청소 업무뿐만 아니라 병원에서는 간호조무사 업무도 맡기고, 슈퍼마켓에서는 재고 확인과 가격 변경 업무까지 맡기고 있다. 청소로 시작하여 업무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메트로뱅크와 SOL 두 회사 모두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운영 시스템을 기꺼이 공개하고 공유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모방에 대한 두려움이 혁신의 열정을 가로막으면 안 된다. 경쟁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쉽게 모방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햄버거를 파는 팰스라는 회사를 소개한다. 이 회사는 서비스 속도가 빠르기로 유명한다. 팰스는 '음료수도 같이 주문하시겠어요?' 같은 말도 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고객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주문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시간을 돌려준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회사는 직원들을 교육하며 재교육하며 인증하고 재인증한다. 매일 랜덤으로 직원을 선정해 업무와 관련된 테스트(직원들은 한 달에 평균 2-3회의 테스트를 받음)를 받는다. 신기하게도 직원들은 이런 테스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니라 이런 철저한 교육으로 인해 더 체계적이고 안정화되며 심지어 즐겁게 일한다. 직원들의 충성심도 엄청나서 이직률이 말도 안 되게 낮다. 33년 동안 총매니저 중 회사를 그만둔 사람은 일곱 명에 불과하다.

 

혁신과 관련해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전문성이 오히려 혁신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자신이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고 주어진 환경에 너무나 익숙해졌기 때문에 창의적인 사고나 상상력이 들어갈 자리가 없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틀에 박힌 루틴을 파괴하고 변화와 새로운 시도를 꾸준히 해야 한다. 또한,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도 중요하다. 능숙함보다 미숙함이 새로운 통찰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혁신을 위해서는 창의적인 사고기 필요하다. 저자는 칙센트미하이의 말을 인용하며 창의적인 사람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은 대체로 유쾌하고 가벼운 태도를 보인다고 한다. 또한 놀랄 정도로 겸손하고 자부심이 있다. 자신이 다 알고 있지 않다는 겸손한 태도로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빈틈을 찾으며 필요할 때 기꺼이 부탁한다. 저자는 또한 창의적인 사람들은 열정적이고 호기심이 왕성하여 항상 배우려고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추가로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바로 사람(직원과 고객 모두)을 중요시하고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저자는 '창의성과 생산성의 추구가 개인의 (그리고 조직의) 공감과 관용 능력을 가로막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서 기업과 리더는 직원과 고객에게 친절해야 하며 배려해야 하며 사랑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원론적이고 이론적인 이야기로 들리는 것 같지만 이것이야말로 아이러니하게도 현대 사회에서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차별화이며 혁신이다. 그리고 책에서는 실제 이런 가치관을 기업에 적용한 사례가 무수히 나온다.

 

구체적으로 직원을 중요시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에 대한 대답으로 미국의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말을 인용한다. 

 

"기억하세요. 모두가 성공해야 성공입니다."

 

CEO와 임원 몇 명이 기업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승자독식이 아닌, 직원 모두가 잘 살고 승자가 되는 기업이 바로, 직원을 중요시하는 기업이다. 아무리 노력하고 혁신해도 자신에게 돌아올 파이가 거의 없다는 것을 안다면 그 누가 헌신적으로 노력하며 일하겠는가? 공정하게 나누는 기업과 조직에서만 모든 직원이 깊은 사명감을 가지고 의사 결정에 깊이 관여하며 진정한 혁신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실제 사례 연구에서도 '직원들이 상당한 몫을 받는 기업일수록 생산성과 혁신이 활발하고 이직률이나 해고율이 낮다'라고 책에서 언급한다. 직원이 다 오너가 되는 것이다. 이상적이지만 현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실제로 이렇게 기업을 운영하고 엄청난 성공을 거둔 회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다니는 회사가 그렇지 않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성공하는 리더를 만드는 8가지 질문'으로 책을 정리한다.

 

1. 경쟁자와 차별화되고 타인의 공감을 일으키는 성공의 정의를 내놓을 수 있는가?
2. 당신이 하는 일의 가치와 방식을 명료하고 흥미롭게 설명할 수 있는가?
3. 업계의 성공과 리더로서의 성공에 대한 기준을 다시 세울 수 있는가?
4. 흥미로워 보이는 것만큼 흥미를 유지하는 데도 열중하고 있는가?
5. 기술과 효율성만큼 심리와 감정에도 관심을 기울이는가?
6. 조직의 운영 방식에 가치 제안이 반영돼 있는가?
7. 야망뿐 아니라 겸손도 갖췄는가?
8. 성공이 주는 보상을 모든 협력자와 나눌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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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
김웅 지음 / 부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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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뿐만 아니라 법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검사내전>이다. 저자가 검사 생활을 하면서 만났던 각종 사기꾼들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어도 될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반면, 중간중간 나오는 법에 대한 저자의 철학과 가치관을 소개하는 내용은 조금은 어렵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고민해볼 문제들을 던지고 있다.

 

저자는 책을 시작하며 '사기 공화국이다'라고 말한다. 과장된 표현 아닌가 싶은데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 해에 24만 건의 사기 사건이 발생하는데 2분마다 1건씩 사기가 벌어지는 것이다. '사기는 남는 장사'라고 저자는 두 번이나 말하는데, 그 이유는 살인이나 폭력 등과 달리, 사기는 계산에 기초한 범죄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계산했을 때 남는 장사이기 때문에 사기 친다는 것이다. '사기꾼이 구속될 확률은 재벌들이 실형을 사는 것만큼 희박하다'라고 추가로 말하고 있다. 또한 사기범의 재범률은 77%에 이른다. 그 이유는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다. 

 

검사들은 2년마다 인사이동을 한다. 따라서, 사건들은 이때마다 재배당이 이루어진다. 결국, 검사들은 이동하고 나서 재배당 받은 사건을 파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어느 정도 파악이 되면 다시 인사이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는 사기꾼들의 사례가 책에 나오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사기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된다. 보험 사기에 가담한 병원을 비롯하여 차량 수리공장과 부품상의 사기 행각뿐 아니라, 심지어 목사를 상대로 사기 치는 일당 등 다양하다. 사기 치는 사람들은 대상과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돈이 되면 사기 치는 것이다. 그들은 상대방의 고통과 눈물에는 1도 관심이 없다. 책에 나오는 목사님은 7년 동안 사기꾼들에게 끌려다니고 재산을 다 잃었을 뿐 아니라 부인과 헤어지고 심지어 뇌졸증으로 현재 앉지도 걷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다는 상태라고 한다.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이들이다.

 

물론, 사기를 당하는 피해자들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건강하지 못한 욕심이 대부분이다.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방법으로는 10년 넘게 걸려 모을 수 있는 돈을 사기꾼이 나타나서 단 1년 만에 모을 수 있다고 하니 솔깃하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듯이 사기꾼의 말이 사실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해 더 쉽게 판단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 오류에 빠지면 어떤 증거와 사실을 들이대도 그들은 자신들의 오류를 수정하거나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 사기꾼들의 접근이 없었다면 당연히 피해자들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기꾼들이 무조건 나쁜 놈들이다. 그러나 사기꾼 천지인 사회에 사는 우리에게도 조심성과 신중, 절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책에 나오는 사례 중, 카페나 프랜차이즈 매장을 매매할 때 발생하는 사기도 흥미롭다.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매출을 조작하는 것이다. 저자는 매출을 조작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혹시나, 상가를 매수하려는 이들은 자세히 읽어봐야 하는 내용들이다. 근본적으로 매달 300만 원 넘게 수익이 나는 가게가 매물로 나올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 기본 전제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왜 팔겠는가? 

 

사기 범죄뿐만 아니라, 학교 폭력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저자는 왜 피해자였던 학생들이 자살을 선택하게 되는지 그 상황을 설명하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린다. 아이들이 폭력을 당하지만 말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파헤친다. 그 이유는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냈음에도 상황은 더 악화되고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해자는 아무런 불이익도 받지 않고 자신은 더 큰 보복과 따돌림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반드시 피해자의 '피해 회복'과 가해자의 '속죄'가 사법적 절차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굳이 가해자와 화해하거나 용서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저자는 피해자들에게 조언하며 피해자인 학생들에게 화해를 강요해서도 안된다고 부언한다.

 

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우리나라의 법이 고소인을 엄청나게 보호하고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고소를 당하게 되면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도 침해받는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먼저 고소하는 사람이 승기를 잡게 된다.

 

회복적 사법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회복적 사법은 합의와 대화를 중요시하고 최종 목적은 지역공동체와 피해자의 평화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피해자와 지역공동체가 중심이 되는 것이다. 이 회복적 사법이 우리나라에 필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결국, 대한민국의 주인은 정부나 검찰이 아니고 바로 국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이 권력을 가져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저자는 이어서 말한다. 

 

"전통적인 형사 사법이 국가로부터 범죄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적법절차와 증거법 원칙을 중시한다면, 회복적 사법 이론은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화해와 조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 쉬운 것은 아니다. 동료들이 내부 고발자로 지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집단 내에서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왜 너만 정의롭고 선량한 척하냐고 손가락질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쉽지 않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감내하고 저항하며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우리는 가끔 만날 수 있다.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 검사도 그중 한 명이다. 그로 인해 우리는 검사의 세계를 좀 더 자세히 진실되게 알 수 있고 그들의 고민도 들으며 함께 고민하는 자리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진실됨과 용기, 고민들이 함께 모일 때 우리 사회는 조금씩 '살 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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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감옥 - 생각을 통제하는 거대한 힘
니콜라스 카 지음,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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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은 매일 출근을 하면서 언제쯤 일을 그만둘 수 있을까를 한 번쯤은 생각한다. 최근, 퇴사 일기가 유행하는 것처럼 당당히 사표를 쓰고 회사를 박차고 나오는 것이 직장인의 로망 중 하나이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회사원은 직장과 일에 얽매여 있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에 여유롭게 하고 싶은 것 하며 충분히 쉬면서 살고 싶다는 희망이 담겨 있다. 다르게 표현하면 책에서 이야기하듯이 '여가생활을 즐기는 게 일을 하는 것보다 더 바람직하며, 더 높은 지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이는 고정관념이며 진심으로 느끼는 감정과는 다르다고 명확하기 말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일하지 않고 계속해서 쉬고 유흥을 즐기며 여기저기 자유롭게 여행 다니는 것이 더 좋고 건강한 삶일까? 

 

많은 연구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힘들고 어렵고 스트레스가 있지만 목표가 있고 우리의 재능을 사용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 바로 몰입의 즐거움이다. 몰입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목표를 제시하는 환경이 바로 '일'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여가시간에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인터넷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분명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인터넷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기계의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은 시간이 지나며 찬사로 변하게 된다. 인간이 직접 많은 시간에 투입되어야 생산되던 것들이 기계로 대체되면서 인간에게는 잉여로운 시간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자동화까지 도입되면서 인간은 완전히 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다. 더 많은 시간을 다른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일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인간에게 득이 될지 해가 될지는 지켜보아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많은 이들이 이 자동화로 인한 잉여로움을 생산성을 높이기보다는 더 나태해지고 게을러지며 고민과 생각을 더 안 하게 되는 방향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일보다 휴식이 더 좋은 것이다'라는 편향의 작용으로 인해서이다.

 

자동화의 대표적인 예는 바로 비행기 조종이다. 자동화로 인해 비행기 관련 사고와 사망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것만 이야기하면 자동화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문제는 자동화로 인해 조종사들은 수동 조종을 할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고 이는 실수할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자동화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거나 위기 상황일 때 조종사는 수동 조종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더 중요하고 더 위급한 상황에서 숙련되지 못한 상태로 수동 조종을 하게 되니 당황하게 되고 실수를 하게 된다. 이는 큰 사고로 이어지게 되고 인명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저자는 실제로 조종사의 판단 미스나 미숙한 조종으로 인해 많은 인명 피해를 입힌 사고를 책에서 소개한다.

 

컴퓨터의 발달로 인간이 분석하고 판단하는 영역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었다. 그저 사람은 데이터를 입력하는 일차적인 역할을 맡을 뿐이다. 컴퓨터와 기계에 대한 인간의 사랑과 무한 신뢰는 대단하다. 이는 인간의 사고를 축소시킨다. 생각하지 않게 만들고 판단하거나 분석하지 않게 만든다. 자신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컴퓨터의 해석이 더 맞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좀 더 편리하고 여유로운 삶을 위해 추구하고 계발한 기계와 컴퓨터와 자동화가 이제는 오히려 인간을 잡아먹고 인간이 그 안에 갇히게 되는 형국이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자동화는 우리를 행위자에서 관찰자로 전락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이것을 거부하려면 산속에 들어가서 살아야 한다. 결국, 자동화된 세상 안에서도 우리의 뇌가 녹슬거나 게을러지지 않도록 갈고닦아야 하는 것이다. 먼저 우리는 편안하게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라도 '힘든 수고'를 해야 한다. 조금 불편하고 조금 귀찮고 힘들더라도 직접 손을 움직이고 머리를 쓰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일'을 통해 우리는 뇌를 단련시킬 뿐 아니라 처음에 이야기한 '몰입의 즐거움'을 느끼며 역설적이게도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고 계발해야 한다. 그 능력은 바로 단순히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물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유연하게 사고하는 능력으로 인간은 예측이 안되는 다양하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대처할 수 있다.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길찾기 어플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다. 길찾기 어플만 있으면 세계 어디를 가나 공간에 대한 지각과 감각이 없어도 길을 잃지 않고 쉽고 편리하게 찾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이 편리함 이면에는 뇌에서 공간을 담당하는 부분을 사용하지 않게 되는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사용하지 않는 것은 곧 퇴화를 의미한다. 치매 환자들이 자신의 위치를 잊어버리는 것처럼 치매 위험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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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ETF로 시작하라 - 실전 ETF 투자 매뉴얼
systrader79.이성규 지음 / 이레미디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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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바로 워렌 버핏이다. 워런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중 한 주주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재산을 관리하게 될 아내에게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하실 것인가요 아니면 버크셔 주식을 계속 보유하라고 유언을 남기실 건가요?"

 

“유서에 내가 죽은 뒤 아내에게 남겨진 돈은 국채 매입에 10%를 투자하고, 나머지 90%는 전부 S&P500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썼습니다.”

 

주식투자를 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나눌 수 있지만 워런 버핏의 답변과 관련하여,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패시브 투자(passive investing)와 개별 종목에 직접 주식투자하는 액티브 투자(active investing)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패시브 투자의 장점이 이미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동시에 패시브 투자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한국에서는 여전히 패시브 투자보다는 액티브 투자가 더 인기 있다.

 

<주식투자 ETF로 시작하라>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패시브투자 방법에 관한 귀한 책이다. 또한 저자의 노력으로,  패시브 투자의 최신 논문들을 바탕으로 쓰였기 때문에 믿고 읽을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바로 투자에 적용할 수 있는 좋은 지침서이다.

 

책을 시작하며 저자는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바로 앞서 설명한 주가의 복리적인 속성에 기인한 손익 비대칭과 변동성 손실의 원리를 종합해보면 됩니다. 주식투자에서 실패하지 않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손실'을 최소화할 것이냐에 집중하는 것이 실제적으로 가장 중요합니다."

 

따라서, 투자에 있어서 손실과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손실과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분산투자, 서로 다른 자산군과의 혼합이 필수적이고 이에 더하여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장세에 따라 비중을 조정(추세추종) 해야 한다. 

 

특히, ETF는 이미 많은 개별 주식 종목을 담고 있기 때문에 ETF 하나에 투자해도 이미 분산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ETF가 추종하는 지표는 주식, 채권, 원자재, 환율, 현금 등 다양하기 때문에 다양한 자산군 ETF에 투자하면 또 다시 분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현금은 특히 모든 자산군과의 상관계수가 낮기 때문에 변동성을 낮추고 손실을 줄여주는 마법과 같은 투자자산이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짤 때 현금 비중을 반드시 넣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 원리는 이렇고 이에 따른 구체적 전략을 책에서 제시한다. 이 전략을 통해 큰 기복 없이 안정적으로 우상향하는 자산을 만들어 내고 장기적으로 큰 복리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 전략은 바로 추세추종에 기반을 둔 '모멘텀' 전략(MPAA)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저자의 블로그나 카페, 책을 참고하길 바란다.

 

이 전략과 더불어 저자의 철저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은 바로 시스템 손절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시스템 손절이 필요한 이유는 시장이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1년 혹은 2년 동안 우연의 일치로 모든 자산이 하락하게 되면 손실이 누적된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시스템 손절이 필요하게 된다. 잠시 시장을 떠나 있는 것이다. 시스템 손절의 예로 수익 곡선이 20일 이평선을 이탈하면 투자를 중지했다가 회복할 때 다시 전략을 재개하는 방식이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당부하는데 모든 투자자들이 새겨들을만한 조언이다.

 

"여러분께 최종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처럼 전쟁에서 이기는 법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유지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제 책의 모든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는 분들은 아주 많아도 이를 10~20년 동안 끝까지 유지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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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바꾸니 면접에 합격했다 - 최고의 보이스 전문가 임유정의 면접 보이스 트레이닝
임유정 지음 / 원앤원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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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스터디를 했던 기억을 되살려보면, 주로 면접 질문과 답변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를 집중적으로 준비했었던 것 같다. 당황하게 만드는 질문에 대한 대비를 비롯하여, 얼마나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답변을 했는지가 피드백의 주요 내용이었다. 간혹,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자세나 몸짓, 표정에 대한 피드백도 오고 갔지만 목소리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쓰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목소리가 중요한지 조차 인지하지 못했고 '목소리는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는 고정관념이 나를 지배했기 때문인 듯하다.

 

<목소리를 바꾸니 면접에 합격했다>는 나의 이런 고정관념을 깰 뿐 아니라 나에게 맞는 목소리 톤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따라서, 목소리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던 취준생들은 꼭 한 번은 읽고 넘어가야할 책이다. 동시에, 취준생뿐만 아니라 회사원들도 읽어보면 좋은데 그 이유는 사회생활은 발표와 보고의 연속이며, 관계 맺는 것이 9할이기 때문이다. 관계에 있어서도 목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도 그랬지만 많은 취준생들이 논리적인 답변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연습을 기울이는데, 책에 따르면 면접관에게 논리는 세 번째 중요한 요소이다.

 

"미국 UCLA 심리학과 교수인 앨버트 메라비언 교수에 따르면 메시지를 전달할 때 논리는 7%, 목소리는 38%, 보디랭귀지는 55%를 차지한다고 해요. 면접관들은 절대 논리를 먼저 보지 않아요. 시각적으로 이 사람에게 자신감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청각적으로 목소리가 호감인지 듣고, 그다음에 논리로 들어간다는 거예요."

 

나의 목소리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저자는 녹음을 해서 들어볼 것을 권면한다. 다들 한 번은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며 이질감을 느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오글거리기도 하고 내가 이렇게 어눌하고 자신감 없고 단조롭게 말했나라는 생각도 들게 된다.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발음을 어떻게 할지 자세히 알려주는데 얇은 책이지만 책 내용만 잘 따라서 연습해도 충분히 셀프 발음교정이 될 것 같다. 특히, 구강구조를 설명하며 각 발음이 어떻게 소리나는지를 풀어서 알려주고 있다. 모든 공부도 그렇고 기계도 마찬가지지만 작동 원리를 알고 응용을 하고 연습을 하는 것이 배우고 익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신기한 것은 각자 맞는 목소리 톤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 몸의 공명점을 찾아야 한다. 찾기만 하면 고음이나 저음도 무리 없이 낼 수 있고 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고 부연한다.

 

목소리는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고 면접 뿐만 아니라 관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모든 사람이, 내가 어떤 목소리와 발음을 가지고 있고 말할 때 어떤 습관이 있는지를 인지하고 부족한 부분을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그를 위한 첫걸음으로 전혀 부족함이 없는 <목소리를 바꾸니 면접에 합격했다>이다.

 

'컬쳐300 으로 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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