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치는 엄마, 안아주는 엄마 - 초보 엄마의 야단치지 않는 육아법
스가 요시카즈 지음, 오현숙 옮김 / 길벗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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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육아 서적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책이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았고 실질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주어서 좋았다. 저자의 육아법은 제목 그대로다. 저자는 책의 서두에 다음과 같이 밝힌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은 야단치며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육아를 해왔다. 정확히 말하면 자녀를 부모의 생각대로 키우려는 방식, 즉 자녀를 지배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육아법이었다. 그러나 보육교사로서 많은 아이들을 돌봐온 경험에 비추어보면 지배하는 방식은 오히려 육아를 어렵게 만들 뿐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야단치는 게 당연한 육아'가 아닌 '야단치지 않아도 되는 육아'를 소개하고자 한다."

 

재미있는 것은 저자가 남자라는 점이다. 남자 보육교사라는 흔치 않은 직업을 바탕으로 수많은 아이들을 경험했고 이를 바탕으로 책을 쓰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읽은 다른 육아서적은 육아 전문가이거나 교수, 혹은 자녀를 키운 엄마가 대부분이었는데, 보육 교사가 쓴 책이라는 점에서도 특이했고 이 말은 이론보다 현장에서 생생하게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책을 썼다는 말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그 현장에서 이론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즉, 귀납법인데, 저자는 이 귀납적 사고를 통해 원리를 발견하는데 탁월하다.

 

부모라면 한 번씩 경험해보았겠지만, 처음에는 조용히 타이르는데 아이가 같은 행동을 고의적으로 반복한다는 생각이 들면 점점 언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다음으로 아이의 행동에 반응을 하지 않게 되고 나중에는 감당 못 할 상황을 피하기 위해 방치하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이 바로 야단치는 것이다.

 

저자는 먼저 아이들은 어리더라도 부모의 감정을 예민하게 읽어내는 감각이 있다고 알려준다. 따라서, 아이를 야단치기보다는 "엄마 힘들다", '엄마 슬프다" 등의 말과 표정, 태도로 감정을 나타내라고 조언한다. 그러면 아이는 이 표현을 알아듣고 더 이상 같은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도 그래서 책을 읽고 4살(실제로는 만 27개월)인 아이에게 이같이 표현해보았다. "그렇게 하면 아빠 마음이 힘들어."라고 이야기했더니 아이도 같이 슬픈 표정을 짓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 신기했고 지금 까지 한 번도 내 감정을 아이한테 드러내지 않고 마냥 "안돼", "하지 마", "혼난다" 등의 부정적인 표현만 썼던 것이 생각이 났다.

 

물론 저자도 위험한 순간이나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야단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다만 '육아=야단치기'라는 등식에서 벗어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가 말하는 육아는 '야단치는 일을 빈번하게 사용하지 않는 육아 태도'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어릴수록 그 행동에 악의가 아닌 다른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는 것이다. 이것이 매우 중요한데, 아이랑 지내다 보면 얘가 일부러 열받게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야단'이라는 것이 본래 부모의 스트레스나 조바심을 해소하기 위한 심리가 혼재되어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야단이 반복되면 이성적으로 조절하지 못하고 계속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은 야단을 쳐도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물건마다 주인이 있다는 소유의 개념을 모르는데 남의 물건을 뺏었다고 야단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야단은 아무 효과가 없다.

 

내가 자주 쓰는 단어 중 하나가 "위험해"인데, 이에 대해서도 저자는 "위험해"라는 말이 아이에게는 그저 위험하지도 않은 상황인데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만드는 신호라고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정말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안전한지를 지켜보는 정도로만 움직이라고 조언한다. "위험해"라는 말은 차도로 뛰어간다든지, 돌을 던진다든지 등의 진짜 위험한 상황에서만 사용해야 아이가 제대로 위험하다는 것을 인식한다는 점이다.

 

장난감을 두고 서로 싸우는 경우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 무조건 양보가 옳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지적하고 있는데, 무조건 양보는 두 명의 아이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일이다. 양보는 소유욕을 아이가 연습하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내 것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하면 그다음 단계로 빌려주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나서 정리하는 것도 지시가 아니라 정리한 부분에 대해서 인정해주어야 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렇게 인정을 해주면 아이는 정리에 대해서 힘들지만 하고 나면 좋은 것'이라고 느낀다.

 

육아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무조건적으로 아이를 사랑하고 예뻐하는 일이다. 어릴 때 받은 사랑으로 아이는 자존감을 가지게 되고 도전의식도 강해지고 타인을 다정하게 대하게 되는 초석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육아 책에서도 여러 번 강조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부모도 사랑하고 예뻐하는 순간이 많아질수록 육아를 더 즐길 수 있게 된다. 아이와 함께하면서 인생이 더 행복해지고 더 풍성해지는 것이다. 이는 정말 백번 공감되는 말이다. 이 안에서 아이와 부모는 신뢰 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아이는 정서적으로도 안정되며 충족감이 높으며 아이다워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안 돼"라는 말 대신에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을 이야기한다. 이 말에 대해 저자는 행동은 부정하지만 존재는 부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엄마는 너를 좋아하지만 네가 OO 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아."

 

이 문장은 외워야 할 것 같다. 외워서 아이에게 매일 써먹어야 할 말이다. 하루에 "안 돼"라는 말을 안 하고 넘어간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안 돼라는 말 대신 위문장에 나의 마음을 담아 아이에게 전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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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사회과학 - 사회과학자의 시선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5월 광주의 삶과 진실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6
최정운 지음 / 오월의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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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자의 시선으로 5·18광주 민주화 항쟁을 재조명한 책 <오월의 사회과학>이다. 저자인 최정운 교수는 현재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는 책을 시작하며 5·18의 특수성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5·18이라는 사건은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는 피해의 규모 문제 외에 특이한 차원이 있다. 필자도 서두에서 되풀이해지만 5·18은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처음부터 되돌아보게 한다. 5·18은 우리 역사에서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를 다시 시작하게 만든 사건이며, 아울러 우리 모두에게 각자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게 만드는 사건이다. 단적으로 5·18은 구조주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 구조를 만든 사건이었고 모든 인간적 사회적 요인들을 다시 배열시킨 사건이었다. 5·18은 우리의 몸에서 출발하여 영혼을 일깨운 사건이었다."

 

5·18은 인구 80만 명의 도시에 무려 3개 여단 3,000명의 최정예 공수특전단이 투입된 사건이다. 또한 놀랍게도 시민들에 의해 일시적으로 공수부대가 후퇴하기도 했다. 5·18을 통해 광주 시민들은 민족공동체를 경험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반면, 다른 지방의 사람들은 민족을 이질적으로 보게 되었다고 덧붙인다.

 

공수부대의 잔인한 진압에 광주 시민들은 경악했고 분노했다. 그리고 누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인간됨'으로 인해 그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자발적으로 자신의 물질, 시간, 심지어 목숨까지 내어 놓으며 민족공동체를 이루게 된다. 저자에 따르면 "광주 시민들이 투쟁한 것은 인간의 존엄성, '인간임'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민족공동체는 지속되지 못했다. 

 

시민들의 손에 무기가 쥐어지면서 그들의 공동체는 균열이 발생한다. 일단 총은 아무나 쉽게 죽일 수 있는 도구였다. 즉, 공동체로 인식하고 정신없이 총을 나눠주다보니 그 총을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 돌아보게 된 것이다. 또한 이어서 무기를 반납하자는 입장과 끝까지 도청을 중심으로 싸우자는 시민들이 생겨난 것이다. 총을 반납하는 것은 굴복하는 것이고 이는 먼저 희생된 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저자에 이들의 입장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국민들에 대한 그 같은 행위는 윤리적 열등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륜에 대한 범죄였기 때문이다. 광주 시민들은 '피의 값'을 받지 않고서는 무기를 놓고 국가의 지배 하로 돌아갈 수 없었고 그 이유는 무엇보다 공수부대에 의해 짐승 이하의 취급을 받고 영원히 '폭도'로 남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신군부는 광주를 외부와 단절시키고 미디어를 조종했으며 자신들을 정당화하기 위해, 광주 시민들을 '폭도', '고정간첩', '남파 간첩' 등으로 매도했기에 광주 시민들의 분노와 억울함을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외딴섬에 고립된 이들이었다. 누구를 믿을 수도 의지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스스로를 지키지 않으면 죽음을 당할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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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 유전자 조작 식품은 안전할까? 함께 생각하자 2
김훈기 지음, 서영 그림 / 풀빛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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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인 GMO에 관한 책이다. 먼저 GMO란 무엇인가? GMO는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의 약자로 유전자 변형 또는 조작된 생명체이다. 대표적으로 옥수수, 콩, 캐놀라(유채) 등이 있다.

 

그러나 전통 육종에 의한 방식, 즉 가은 종 안에서 교배를 통한 유전자 변형은 GMO라고 부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연에서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GMO라고 하면 서로 다른 종의 유전자를 결합하여 변형시키는 것을 일컫는다. 즉, 자연 상태에서는 절대로 발생할 수 없는 것이다.

 

GMO는 다국적 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데 대표적 기업으로 몬산토, 신젠타, 듀폰, 바이엘 등이 있다. 이 기업들은 자신들이 식량문제를 해결한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이 제공하는 종자와 제초제를 함께 쓰면 생산량이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식물뿐 아니라 연어에도 GMO가 등장했다. 이 슈퍼 연어는 보통 3년은 자라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데 1년 반이면 충분하다.

 

여기까지만 보면 GMO가 무슨 문제가 있나 싶다. GMO는 일단 건강에 무해하다는 것이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위에 언급한 기업들의 돈을 받은 연구자들은 당연히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다른 연구자들은 인체에 유해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실제로 생산량을 비교해봤더니 GMO나 기존 식물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 특히, GMO 종자는 매년 기업으로부터 종자를 구매해야 한다. 즉, 사용이 1회로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제초제에 대한 면역성이 생기기 때문에 더 강력한 제초제를 계속 사용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제초제가 가득한 농산물이 고스란히 인간의 몸에 들어가고 그 사료를 먹은 소고기를 인간이 먹게 된다. 먹이 사슬의 제일 꼭대기에 있는 인간에게 모든 제초제가 농축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GMO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콩, 옥수수 식량 자급률이 콩은 35.9%, 옥수수는 4.2%로 매우 낮다고 이야기한다. 이들은 가공식품으로도 들어오는데, 두유, 육류 가공품, 옥수수차, 팝콘, 과자, 빵, 음료, 소스, 유제품, 식용유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되기 때문에 GMO 식품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도 GMO 표시제가 있긴 한데, 가공식품에 GMO를 만들 때 쓴 외래 유전자나 외래 단백질이 없으면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콩기름에 쓰인 GMO 콩이 대표적이다. 다음으로 가공식품 전체 재료에서  GMO 재료가 차지하는 순위가 5순위보다 낮으면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즉, GMO 재료가 6번째로 많이 들어간 재료이면 표시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책에 따르면 2017년부터 두 번째 면제는 없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첫 번째에 해당하면 표시가 안되기 때문에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유럽연합, 중국, 대만 등은 이런 면제조항이 없다. 

 

GMO는 이미 우리의 식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따라서, 주의 깊게 성분을 살피거나 추적하지 않으면 고스란히 내 몸에 GMO 음식 혹은 제초제가 쌓이게 된다. 유기농 무농약 농산품을 많이 구매하고 유기농 무농약 사료를 먹은 축산물을 많이 구매해서 이런 유통업자와 생산자들이 계속해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소비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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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웨이 - 세계에서 가장 파괴적인 기업 아마존의 모든 것
존 로스만 지음, 김정혜 옮김 / 와이즈맵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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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을 모르는 사람은 이제 없다. 처음 아마존은 인터넷 서점 정도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제 아마존에는 없는 물건이 없다. 특히, 쿠팡, 티몬 등등 우리나라에서 많이 도입하고 있는 제삼자 판매를 처음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던 사람이 바로 <아마존 웨이>의 저자 존 로스만이다.

 

존 로스만이 말하는 제프 베조스는 철저히 고객 중심이다. 이는 책의 서두에 존 로스만이 인용한 제프 베조스의 말에 잘 나타나 있다. 

 

"경쟁자만 바라보며 기다린다면, 경쟁자가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고객에만 집중한다면 당신은 분야의 리더가 될 것이다. 제프 베조스"

 

그의 고객에 대한 이런 생각은 아마존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전 직원은 반드시 고객센터에서 1년에 2일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 제프 베조스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책에 따르면 타이밍이 맞으면 제프 베조스가 나의 문의에 답변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안돈 코드라는 것이 있는데 고객 관리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상품 판매 중지를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제프 베조스는 이것을 강경하게 지지했다. 또한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 초창기에 회의실에 항상 빈 의자를 가져다 놓고 그 의자는 고객을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만큼, 모든 회의와 모든 결정에 있어서 고객이 중심이라는 철학이 확고하다.

 

아마존의 특징 중 하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패가 지속되면 그는 아마존에서 더 이상 일할 수 없을 만큼 아마존은 실패를 가장 잘하는 기업이지만 그만큼 성공에 대한 열망이 높은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제프 베조스는 숫자를 좋아한다. 그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반드시 숫자로 시작해야 한다. 숫자는 어떠한 감정이나 주관이 들어가지 않은 객관적인 자료이기 때문이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모든 판단과 해석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은 기업가 뿐 아니라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새겨들어야 하는 부분이다. 숫자를 기초로 할 때 합리적인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제프 베조스는 이윤 마진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는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FCF)에 초점을 맞춘다. 기업이 이윤 마진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지만 이는 <글로벌 성장 기업의 법칙>에서도 똑같이 언급되어 있다. <글로벌 성장 기업의 법칙>에서처럼 저렴한 가격을 통한 고객 확보와 판매자 확보, 그리고 이것의 선순환이 아마존의 기본 비즈니스 모델인 것이다. 그리고 아마존의 삼위일체가 있는데 바로 낮은 가격, 다양한 상품군, 가용성이다. 이 세 가지를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고객을 사로잡는 것이다.

 

아마존은 주인의식을 강조하는데, 책에서 저자는 '그건 내 일이 아닙니다'라는 말이 퇴사 면담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주인의식이 강조되기 때문에 자신이 맡은 업무가 아니더라도 전문가 정도의 식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고 자신의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회사의 일에 매진한다면 잘 안되려고 해도 안될 수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주인의식을 장려하기 위한 보상 시스템도 구축되어 있는데 주로 스톡옵션을 선호한다. 즉 진짜 주인이 되는 것이다. 

 

아마존은 파워포인트를 싫어한다. 보고서는 산문 형식의 긴 에세이로 작성하도록 요구받는다. 6페이지이기도 하고 간혹 2페이지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그리고 보고서를 다들 조용히 읽으며 회의는 시작되는 것이다. 파워포인트는 시각화 과정에서 삭제되거나 빠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쓸데없는 디자인에 많은 시간을 뺏기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는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이 현대카드에서 파워포인트를 아예 없앤 것이 떠오르는 맥락이다.

 

아마존은 비용에 짠 회사이다. 출장이 있어도 일등석을 타지 않고 저가 호텔을 이용한다. 휴대전화 요금도 보조해주지 않는다. 심지어 사내 자판기에 있는 전구도 다 뺄 정도이다. 즉, 여전히 근검절약 정신이 회사 문화에 녹아 있는 것이다. 이것 또한 고객 중심, 즉 고객에게 최대한 저렴하게 상품을 공급하려는 기업의 경영 철학과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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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목 - 100년 가는 목 만드는 단 하나의 방법
정선근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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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재활학과 교수인 정선근 교수님의 두 번째 책이다. 작년 <백년허리>를 읽고 많은 도움과 깨달음을 얻었기에 <백년목>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빠른 시일 내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마침내 조금 늦긴 했지만 지난주에 완독하였다.

 

읽으면서 교수님의 깔끔한 설명과 해법에 감탄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해법이 간단하다는 사실에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책에는 특히 사례를 많이 넣어주셔서 이해하기도 빠르고 더 쉽게 내용이 와닿았던 것 같다. 책은 목 디스크의 구조, 목 디스크의 원인, 목에 좋은 자세와 안 좋은 자세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책 읽을 시간이 없는 분들은 다음에 나오는 '목 디스크 살리기 10계명'만이라도 꼭 읽기를 바란다.

 

책에는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목에 얼마나 많은 무리를 가져다주는지 이야기한다. 머리의 무게를 5kg라고 했을 때 고개를 60도 숙이면 최대 27kg의 무게가 목에 전달된다. 무려 5배가 넘는 무게가 전달되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고개가 많이 숙여지는데 이는 목에 상당한 무리를 주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교수님은 휴대폰을 사용하더라도 팔을 뻗어 높이 올린 상태로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그럼 자연스럽게 목이 뒤로 젖혀지기 때문이다. 자세와 관련해서 소파에 누워 자는 것도 목 디스크에 해롭다. 또한 머리와 목을 꽉 붙잡는 베개의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 자동차 운전석의 머리 받침도 과하게 앞으로 나온 경우 목 디스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와 우울함도 목 디스크를 손상시키는 원인이다. 스트레로 인해 목덜미와 어깻죽지 근육이 강하게 수축되고 그 힘에 눌려 목 디스크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추전만 자세를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따라서, 허리에 있어서 요추 전만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목도 경추전만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목을 천천히 뒤로 젖히는 신전 자세를 취해주어야 한다.  요추 전만과 경추전만을 이야기하며 교수님은 다음과 같이 덧붙이신다.

 

"요추 전만, 경추 전만이라는 전만 형제야말로 허리와 목을 지키는 수호천사입니다."

 

허리와 목은 또한 상당히 연결되어 있다. 책에서 연구 자료를 인용하며 구부정한 허리로 앉아 있을 때 꼿꼿하게 앉을 때보다 목을 수그리게 되고 이는 목 디스크를 괴롭히는 주범이 된다. 따라서 백년허리와 백년 목은 함께 간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허리와 목 둘 다 신경을 써야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중 먼저 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요추 전만이다. 저자는 이를 "백년 허리를 만드는 비법이 바로 백년 목을 만드는 비법이다."라고 요약한다.

 

허리 디스크와 마찬가지로 목 디스크도 자연 치유 능력이 있다. 그래서 자세를 교정하고 좋은 자세를 유지하면 손상된 목 디스크도 저절로 아물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치료 방법이 효과가 있는지 분별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실제로 치료 효과가 없는 방법도 자연 치유력 때문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말이다.

 

교수님은 일관되게 가능하면 수술을 하지 말고 좋은 자세를 통해 목 디스크를 예방하고 또 자연 치유를 할 것을 권한다. 물론, 너무 심한 경우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신다. 다만, 잘못된 수술이라든지 잘못된 치료법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비판하시는데, 이에 대해 사람들은 어떤 방법이 옳은지 정확히 모른다면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교수님은 다시 대답하시는데, 잘못된 방법으로 인해 더 손상되는 경우도 흔하고 터무니없는 비용과 노력을 들이는 것이 안타까워서라고 말씀하신다.

 

결론적으로 교수님의 책 기저에는 사람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깔려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본인도 목 디스크로 고생했고 또 고생하고 있는 수많은 이들을 위해 책을 쓰신 것이다. 아무쪼록 이런 책이 널리 전파되어 많은 사람이 읽고 효과를 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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