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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 짐 로저스의 어떤 예견
짐 로저스 지음, 전경아.오노 가즈모토 옮김 / 살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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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로저스는 향후 10~20년 사이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나라로 변모할 것으로 예측한다. 더불어 수년 안에 최악의 베어마켓(하락장)이 지구촌을 덮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투자가이기에 앞서 역사가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하며 역사를 배우고 역사의 큰 흐름을 보는 눈을 기르라고 당부한다. 그는 예일대에서 미국사와 유럽사를, 옥스퍼드대에서 영국사를 전공했다.
"나는 늘 역사의 흐름에 입각해서 몇 년 앞을 보려고 한다.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앞날을 읽는 힘이 생기고, 특히 돈의 흐름이 보인다."
해 아래 새것이 없듯이 역사는 유사한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월가의 투자업계도 마찬가지다. 그는 역사에서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배운 덕분에 리먼 사태, 중국의 대두, 트럼프 대통령 당선, 북한의 개방 문제 등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밝힌다.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대부분 그전에도 일어났던 일이다. 완전히 똑같지는 않아도 비슷한 사건이 몇 번이나 반복되어 일어났다. 전쟁, 기아, 불황, 외국인 박해, 무역전쟁, 이민 문제. 이러한 문제가 모습을 바꾼 채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짐 로저스는 리먼 사태를 1년 전에 예상하여 적지 않은 수익을 올렸다. 주택융자업무를 담당하는 페니메이를 공매도하고 시티은행과 그 외 투자은행도 공매도한 것이다. 재밌는 점은 주변 투자가들과 금융위원회 소속 상원의원에게 페니메이가 사기 치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조언했는데 돌아온 반응이 "넌 참 이상해" "로저스는 결국 머리가 이상해졌어"라고 수군거렸다는 점이다.
이런 짐 로저스가 이제 아시아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일단 미국이 빚을 늘리는 사이 아시아 각국은 착실히 자신을 늘리며 채권국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특히 일본은 세계 최대 채권국이고 중국은 3위다. 외환보유고는 중국이 1위, 일본이 2위, 한국은 9위에 랭크되어 있다. 그러나 일본 재정은 놀랄 만큼 적자 상태로 이를 메꾸기 위하여 계속 공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채무가 많은 나라는 언제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라는 것을 역사가 증명한다고 이야기한다. 심지어 자신이 열 살짜리 일본인이라면 일본을 떠나 다른 나라라에 가서 사는 것을 고려해볼 것이라고 말한다.
"저출산, 고령화, 인구감소에 이민자도 받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령자는 꾸준히 늘어서 사회보장비 등을 조달하기 위해 다시 국채를 발행한다."
앞으로 10~20년간 한국·북한 통일 국가가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물론 통일이 된다는 전제가 있다. 통일이 되면 한국의 저출산 문제도 조금은 해소될 것으로 본다.
미국의 주식시장은 2009년 3월 바닥을 찍고 10년 가까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하며 언젠가 이 상승세가 멈추리라는 것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한국 재벌이 좋든 싫든 핵심 역할(key player)을 한다고 지적한다. 5대 재벌(삼성, SK, 현대, LG, 롯데)이 한국 주가지수의 절반을 독점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김정은은 청소년기를 스위스에서 보낸 인물로 보통의 북한 사람과는 다르다고 말하며 현재 장관들도 외부 세계를 잘 아는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북한에 조금씩 개방의 물결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한반도 통일의 수혜를 받을 산업을 이야기하는데 먼저 대한항공이다. 짐 로저스는 현재 보유 중인 한국 주식에서 대한항공 주식이 중심이라고 밝힌다. 한국인의 북한에 대한 관심사가 매우 높기 때문에 통일이 되면 일단 관광업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북한 청년들이 남한으로 유입되며 한국의 농업도 부흥을 맞이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북한의 광상이 많기 때문에 광산업도 활발해질 것이다. 북한 인건비가 낮아서 의류산업도 괜찮을 것이다.
2015년 CNN과의 인터뷰에서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일부 중국인과 러시아인만이 북한에 투자할 수 있고 미국인은 북한에 투자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는 대신에 한국의 대한항공과 상장지수펀드(ETF)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괜찮은 ETF가 없는지 늘 기웃거린다고 이야기한다. ETF의 장점을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ETF는 하강 국면에서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ETF에 속해 있지 않은 기업을 찾고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이 기업들은 일단 가격이 낮게 조성되어 있다. 또한 하락시에 ETF에 속한 종목은 폭락하지만 속하지 않은 종목은 이들에 비하여 하락폭이 훨씬 적다.
놀랍게도 통일이 실패할 유일한 요인으로 미국을 꼽는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에 가장 가까운 한국에 있는 군사 기지를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가나 공화국, 버마, 에티오피아 등의 사례를 들며 외국인을 배제하고 문호를 닫은 나라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나라에 인구가 감소하고 이민자를 받지 않으면 장차 큰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도 상기시킨다. 일본도 이러한 국가들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역사는 인플레이션, 특히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난 나라는 대부분 붕괴되었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특히 청년과 고령자들이 큰 피해를 본다고 설명한다. 인플레이션이 빚을 줄이는 효과도 있지만 대부분이 고통을 겪는 것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인플레이션으로 갑자기 경기가 살아나는 나라는 없다. 국민이 열심히 일하고 저축률과 투자율을 높여서 돈을 벌어들여야 경제가 발전하는 것이다. 경제가 활발한 나라에서는 그곳이 어디든 간에 인플레이션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는 위기야말로 투자의 기회라고 말하며 지금 주목하는 나라는 베네수엘라와 짐바브웨라고 이야기한다. 일본 주식을 대량으로 산 것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전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투자한다면 관광과 농업, 그리고 교육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일본의 강점을 세 가지 꼽는데 바로 품질에 대한 탐구심, 믿음직한 국민성, 그리고 높은 저축률이다. 자신이 일본 총리가 된다면 세출의 대폭 삭감, 무역의 활발화, (신중한) 이민자 수용 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중국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고 있는데 중국에 투자하려면 환경 비즈니스, 인프라, 헬스 산업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위안화는 앞으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의 약점도 계속 낮아지고 있는 출산율이다. 또한 지방과 도시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급격하게 늘어나는 채무도 위험신호다. 폐쇄된 경제도 중국의 과제라고 말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표현하며 잘못하면 전 세계에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진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무역전쟁을 벌이려고 할지도 모른다고 예상한다. 그럼 상황은 더 악화되는 것이다.
짐 로저스는 러시아 주식 중 비료업계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다. 식량을 자유롭게 수입하지 못하니 농업이 번창한 것이다. 러시아는 채무도 적고 지금 국채를 사기에 가장 적합한 나라라고 덧붙인다. 러시아는 수입원이 대부분 석유에서 나오기 때문에 러시아 주가는 원유 가격에 크게 좌우된다고 설명한다. 석유가격이 떨어지면 러시아는 고통에 빠진다고 표현한다.
"성공하는 투자자가 되려면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늘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투자의 어려움이자 재미다."
그는 딱 한 가지 성공하는 방법을 꼽는다면 "당장에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종목을 사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쉽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고 성공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더불어 '기다림'이 중요한 재능 중 하나라고 말한다.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주식을 해 본 사람은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돈을 번 직후에 실패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지적한다. 남이 하는 말을 귀담아듣지 말고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종목에만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이 청년이라면 이주하고 싶은 나라로 네 나라를 꼽는다. 바로 한국, 중국, 콜롬비아, 베트남이다. 콜롬비아는 이제는 위험한 나라가 아니라고 설명하며 기후상 마리화나가 잘 자라서 의료용과 산업용 마리화나가 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투자로 성공하려면 역사를 잘 알아야 하고 일본이나 중국 등 아시아가 중요하다는 사실도. 전 세계를 여행하며 투자업계와 교육업계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덕분이다. 역사서를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지식을 실제 경험과 연결시키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