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의 천재들 - 치열한 경쟁을 이기는 단 하나의 전략
윌리엄 테일러 지음, 정지현 옮김 / 토네이도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오랫동안 평범함을 유지해온 환경일수록 특별해질 수 있는 기회는 더 많이 존재한다."

 

책의 서두에서부터 저자는 이와 같은 말을 하며 독자들의 편견을 깬다. 블루오션 업종에서만 신선함과 창의성이 동반된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이란 말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전통적인 산업에서 오히려 특별해질 수 있는 기회가 더 많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이 드는데, 저자는 수많은 사례를 책에서 소개한다.

 

단순히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생존을 넘어 번영을 원하는 리더들을 위한 책이라고 저자는 스스로 밝히고 있다. 첫 번째로 소개하는 회사는 바로 은행이다. 보수적이고 혁신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전통적인 산업의 대표주자 격인 은행에서 혁신을 외치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회사가 있다. 바로 영국의 메트로 뱅크이다. 

 

메트로 뱅크는 1835년 후에 잉글랜드에 인가된 최초의 하이 스트리트 은행이다. 이것만으로도 기존 은행들이 얼마나 오래됐는지 알 수 있다. 메트로 뱅크는 일 년에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새해 첫날을 제외하고는 쉬지 않는 은행이다. 토요일은 10시간, 일요일은 6시간 동안 영업을 한다. 무엇보다 고객들과 직원들이 친해지도록 적극 장려한다. 무엇보다 무한정 기다려야했고 업무처리도 오래 걸렸던 기존 은행과 달리, 신규 고객이 15분 만에 계좌를 만들고 현금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신속함을 갖추고 있다. 그야말로 혁신에 혁신을 더한 것이다. 기존 은행의 고리타분하고 보수적이고 정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었고 이는 고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다음으로 소개하는 청소 업체인 SOL도 기존의 청소 업계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었다. 바로, 일하는 시간대를 텅 비어 있는 저녁이 아닌 기존들이 근무 중인 낮 시간으로 바꾼 것이다. 또한 청소업체 직원들에게 밝은 색의 작업복을 입혀 자부심과 프로의식을 느끼게 했다. 이제 SOL은 청소 업무뿐만 아니라 병원에서는 간호조무사 업무도 맡기고, 슈퍼마켓에서는 재고 확인과 가격 변경 업무까지 맡기고 있다. 청소로 시작하여 업무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메트로뱅크와 SOL 두 회사 모두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운영 시스템을 기꺼이 공개하고 공유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모방에 대한 두려움이 혁신의 열정을 가로막으면 안 된다. 경쟁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쉽게 모방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햄버거를 파는 팰스라는 회사를 소개한다. 이 회사는 서비스 속도가 빠르기로 유명한다. 팰스는 '음료수도 같이 주문하시겠어요?' 같은 말도 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고객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주문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시간을 돌려준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회사는 직원들을 교육하며 재교육하며 인증하고 재인증한다. 매일 랜덤으로 직원을 선정해 업무와 관련된 테스트(직원들은 한 달에 평균 2-3회의 테스트를 받음)를 받는다. 신기하게도 직원들은 이런 테스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니라 이런 철저한 교육으로 인해 더 체계적이고 안정화되며 심지어 즐겁게 일한다. 직원들의 충성심도 엄청나서 이직률이 말도 안 되게 낮다. 33년 동안 총매니저 중 회사를 그만둔 사람은 일곱 명에 불과하다.

 

혁신과 관련해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전문성이 오히려 혁신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자신이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고 주어진 환경에 너무나 익숙해졌기 때문에 창의적인 사고나 상상력이 들어갈 자리가 없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틀에 박힌 루틴을 파괴하고 변화와 새로운 시도를 꾸준히 해야 한다. 또한,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도 중요하다. 능숙함보다 미숙함이 새로운 통찰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혁신을 위해서는 창의적인 사고기 필요하다. 저자는 칙센트미하이의 말을 인용하며 창의적인 사람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은 대체로 유쾌하고 가벼운 태도를 보인다고 한다. 또한 놀랄 정도로 겸손하고 자부심이 있다. 자신이 다 알고 있지 않다는 겸손한 태도로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빈틈을 찾으며 필요할 때 기꺼이 부탁한다. 저자는 또한 창의적인 사람들은 열정적이고 호기심이 왕성하여 항상 배우려고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추가로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바로 사람(직원과 고객 모두)을 중요시하고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저자는 '창의성과 생산성의 추구가 개인의 (그리고 조직의) 공감과 관용 능력을 가로막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서 기업과 리더는 직원과 고객에게 친절해야 하며 배려해야 하며 사랑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원론적이고 이론적인 이야기로 들리는 것 같지만 이것이야말로 아이러니하게도 현대 사회에서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차별화이며 혁신이다. 그리고 책에서는 실제 이런 가치관을 기업에 적용한 사례가 무수히 나온다.

 

구체적으로 직원을 중요시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에 대한 대답으로 미국의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말을 인용한다. 

 

"기억하세요. 모두가 성공해야 성공입니다."

 

CEO와 임원 몇 명이 기업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승자독식이 아닌, 직원 모두가 잘 살고 승자가 되는 기업이 바로, 직원을 중요시하는 기업이다. 아무리 노력하고 혁신해도 자신에게 돌아올 파이가 거의 없다는 것을 안다면 그 누가 헌신적으로 노력하며 일하겠는가? 공정하게 나누는 기업과 조직에서만 모든 직원이 깊은 사명감을 가지고 의사 결정에 깊이 관여하며 진정한 혁신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실제 사례 연구에서도 '직원들이 상당한 몫을 받는 기업일수록 생산성과 혁신이 활발하고 이직률이나 해고율이 낮다'라고 책에서 언급한다. 직원이 다 오너가 되는 것이다. 이상적이지만 현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실제로 이렇게 기업을 운영하고 엄청난 성공을 거둔 회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다니는 회사가 그렇지 않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성공하는 리더를 만드는 8가지 질문'으로 책을 정리한다.

 

1. 경쟁자와 차별화되고 타인의 공감을 일으키는 성공의 정의를 내놓을 수 있는가?
2. 당신이 하는 일의 가치와 방식을 명료하고 흥미롭게 설명할 수 있는가?
3. 업계의 성공과 리더로서의 성공에 대한 기준을 다시 세울 수 있는가?
4. 흥미로워 보이는 것만큼 흥미를 유지하는 데도 열중하고 있는가?
5. 기술과 효율성만큼 심리와 감정에도 관심을 기울이는가?
6. 조직의 운영 방식에 가치 제안이 반영돼 있는가?
7. 야망뿐 아니라 겸손도 갖췄는가?
8. 성공이 주는 보상을 모든 협력자와 나눌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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