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독재자, 디지털 빅브라더가 온다 - 21세기 전체주의의 서막
한중섭 지음 / 웨일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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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사용자 정보를 추적하는 것을 넘어 가상화폐를 만드는 것을 넘어 VR업체를 인수하는 등 요즘 부각되기 시작한 메타버스를 구축하고자 하는 이유는 정보를 모으기 위함이며 정보가 모이는 곳에서 곧 사업기회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즈니스 이면에는 반드시 주의깊게 보아야할 점이 있다. 바로 이렇게 수집한 정보가 역으로 나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수 있다는 사실.


넷플릭스에서 보았던 다큐가 생각난다. 다루고 있는 내용이 비슷해 이 책을 관심있게 봤다면 같이 챙겨봐도 좋을 것 같은데 제목이... 잠깐 찾아보니 '소셜 딜레마'. 우리가 웹에서 입력하는 검색어들이 어떻게 IT대기업들에 의해 활용되고 또 역으로 조작되어지는지에 대해 다룬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데 가장 무서웠던 부분은 사용자의 취향이 포착되면 그 취향에 맞는 정보만을 계속 노출해서 취향을 넘어선 생각, 정치적 스탠스까지 고착화되게 만든다는 사실이었다. 이 책에서도 이를 다루고 있으며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라고 표현하고 있던데 필터링된 정보에만 같힌 모습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어보인다. 


포노 사피엔스라는 말이 생길정도로 스마트폰과 한몸이 된 우리, 그리고 요즘엔 코로나19 때문에 안면인식을 통한 체온측정 시스템까지 대중화 되고 있는데 이 책을 보니 중국에서는 아예 스마트폰을 살때 안면을 등록해야만 하며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CCTV를 통해 범죄자를 잡아내는 용도로도 쓰인다는 내용이 있어 깜짝 놀랐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체온측정 기계에 그런 장치를 심어놓는다면, 그리고 QR코드 인식정보와 더불어 매핑시킨 데이터를 누군가 빼갈수 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싶은 상상도 해본다.


더 읽을거리 또는 인용된 책들은 1984, 멋진 신세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등이 있는데 대부분 본 책들이었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저귀쿠폰 사례등 다소 신선함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가볍게 일독하기에 나쁘지 않았던 책이었다. 아, 한참 경고성 메시지만 던지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갑자기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식으로 맺은게 좀 뜬금없어 보였는데 끝까지 정신차리고 있어야 한다는 논조로 끝냈으면 더 좋지 않았을기도. 장강명씨의 책 한번 써봅시다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우리나라 작가들이 희망적으로 끝내야한다는 경향이 있다는 내용을 봐서 의식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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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술의 세계사 - 한 잔 술에 담긴 인류 역사 이야기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정세환 옮김 / 탐나는책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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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긍정할 수 밖에 없는 나는 정작 술 자체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새로운 술이 나오면 도전해보는 편이긴 하지만 소주나 맥주, 최근에는 막걸리에 한해서나 그렇지 와인이나 위스키 같은 양주는 접할일이 거의 없었으니까. 그러던 와중에 접한 이 책은 이 술들을 포함한 세계에 존재하는 별의별 술을 다 다루고 있어 내가 마시는 술의 폭을 넓햐봐야 하는거 아닐까 싶은 좋은 건지 나쁜건지 애매한 생각을 들게 해주었다. 


봉밀주, 와인, 마유주, 야자술, 황주, 일본술(청주겠지), 치차(옥수수술), 보드카, 위스키, 리큐어, 아라길주, 셰리주, 데킬라, 럼, 코냑, 샴페인, 진, 버번, 압생트, 그리고 종류도 다양한 맥주들 중 안마셔본 술이 얼마나 많았고 또 마셔보고 싶어지던지. 얼마전에 우연히 둘러본 와인앤모어에서는 별의별 와인, 그리고 맥주를 팔고 있던게 기억나 뭐라도 새로운 술을 사러 다녀와볼까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졌다. 이 책은 서두에 마시기만 하는 술에 대해 책한권 써보는게 어떻겠느냐는 지인의 권유에 의해 쓰여졌다고는 하지만 이 책의 실질적인 기능은 이러한 지식의 공유보다는 새로운 술에 대한 도전의식 함양에 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안그래도 오늘 중고서점에 책을 십수어권 팔고 왔는데 그 돈으로 위스키까진 아니더라도 안마셔본 맥주에 도전해봐야겠다. 책에 대한 감상? 위에 쓰여있듯이 술생각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다. 영국에서는 1700년대 중반에 들어와서도 식수 공급문제 때문에 술, 정확히는 진을 물처럼 마셔서 아이들이고 성인들이고 큰 문제를 일으켰다는 부정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압생트 같은 술은 고흐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끼치기도 했으며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제사장의 신내림을 증명하는 도구로도 쓰였다는 등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실려있었던 술에 관한 꼬마역사, 꼬마상식을 담은 책이었다. 아, 1톤은 배에 와인을 싣는 단위인 한 통에서 왔다는 설과 그 통을 두드렸을때나는 통소리에서 왔다는 설이 있다고. 오늘이 토요일이면 좋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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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미래 - 코로나가 가속화시킨 공간 변화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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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통해 알게된 이후 꾸준히 이 분이 낸 책을 읽어보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라는 공간에 대해 조금은 넓은 시야를 갖게 해주기 때문. 이번에는 그 공간이라는 것 자체를 주제로 삼아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떤 영향을 받고 받을 것인지에 대해 다룬 책이 나와 읽어보기 시작했다. 제목처럼 여러분야에서의 공간의 미래를 주제로 하고 있는데 특히 비대면 교육환경이 학교라는 공간, 선생님이라는 지위, 학생들의 태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방송을 통해 말씀하신 부분과 더불어 미래의 공간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차이나는 클라스에서인가 방송에서도 같은 말씀을 하신걸 접했었지만 날카로운 지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 여러 제안, 예측중 지하 물류터널 같은 경우는 이게 정말 가능할까 싶으면서도 우리나라의 지하철 기술을 생각하면 못할것도 없겠다 싶은 생각과 더불어 이게 가능해지면 환경오염 절감과 더불어 물류혁신으로 인해 정말 획기적인 삶의 변화가 오겠구나 싶었는데 서울처럼 인구밀집도시에서는 드론이 아닌 이걸 목표로 삼아야 하는게 맞을것 같더라는. 


이밖에 종교가 종교 그 자체, 혹은 종교지도자의 지위를 잃지 않기 위해 정부의 방역지침과 벌이는 갈등또한 생각해볼 꺼리가 있었고 거점 위성오피스, 인구구조와 세대원수 변화로 이어지는 주거공간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 등 짧은 기간내에 또 출간한 신간임에도 전작들과 겹치는 내용이 거의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의 공간의 미래에 대해, 그것도 자신이 그 안에서 어떤 시도를 하고 있는지 본인이 설계한 결과물을 제시하면서 충실히 보여주고 있었던 책이었다. 공간을 고려하여 설계, 카페 뒷편에서도, 심지어 손님이 아니더라도 오픈공간을 조성하여 바다가 보이게 만든 카페는 어디있는건지 한번 가보고 싶어지더라는. 최근 방송을 통해 가슴아픈 현대사를 접하며 고문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설계된 안기부 건물을 통해 공간 디자인의 암울한 면을 보았다면 이 책을 통해선 아직 대부분 미래이긴 하지만 같은 기술을 가지고 정서적으로, 사회적으로 건강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줄수 있겠구나라는 가능성을 품어볼 수 있게 되었다. 건축사무소 대표이자 교수로서 이렇게 활발하게 책을 쓰시고 방송에 출연하시는게 자신의 브랜딩과 더불어 사업에도 도움이 되고 있고 있지 않을까 싶긴한데 오너리스크 없이 꾸준하게 책이나 강연등으로 건강한 목소리를 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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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스마트 시니어에 주목하라
이수원 지음 / 끌리는책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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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라는 말은 50세 이상이라는 말이고 시니어는 말그대로 중장년층 또는 노년층을 말하며 앞에 붙은 스마트는 저자가 이들의 특성을 몇가지 도출하여 그 이니셜을 따서 붙인 수식어이다. 약간 억지스런 느낌이 없지않아 있는데 일단 옮겨보자면, 센스(Sense), 머니(Money), 아트(Art), 리크리에이션(Re-Creation), 테크놀로지(Technology)까지 다섯가지. 이 책의 구성은 단순하다. 서두에서는 우리나라 인구분포에서 이들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은 물론 구매력까지 갖춘 사람도 많아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들의 특징을 앞서 말한 다섯가지 특성에 맞추어 설명한 후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마무리 하는 것으로 마치고 있다.


아쉬운 점은 구성 자체는 괜찮은데 책의 깊이가 생각보다 너무 얇았다는 것이다. 분량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200페이지 정도의 분량에 어떤 세대의 특징 뿐만 아니라 시장성을 다루는 것은 너무 무리한 시도가 아니었을까. 5가지 특성 중 시니어만의 특징을 콕 찝어냈다고 할만한 요소도 사실 하나도 없어보이는데(심지어 MZ세대의 특징이라고 하고 기술해도 비슷한 분량은 뽑아낼 수 있을 듯) 시니어만을 대상으로한 최신 사례가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결론 부분에서의 인사이트가 딱히 인상적이지도 않았고. 조심스럽지만 저자는 TBWA코리아의 대표라고 하는데 다소 무리해서 낸 책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만 광고회사 대표의 관점에서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는 기본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부분은 괜찮아 보였는데 콜레스테롤 관련 약을 판매할때 위협적인 문구를 쓰기 보다는 긍정적인 내용을 담아야 한다라던지 같은 표현이라도 조금 더 멋스럽게 말하는게 좋다라던지(노부부의 여행 대신 어른 두사람의 여행 같은). 고령자용, 노인용 같은 표현도 가급적 피하는게 좋다고 하는데 적당한 용어가 있으려나. 저자가 예로 든 돋보기 안경이라는 말 대신 리딩글래스라고 하면 세련되어보인다는 예시만큼은 십분 공감했다. 유튜브 이용 시니어들의 특징 중 하나가 적극적인 공유활동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가짜뉴스 같은 안좋은 예시들이 생각나 씁쓸해지기도.


미국에서 encore.org라는 사회 혁신기관을 설립한 마크 프리드먼은 중년과 노년사이의 인생을 새로운 절정기인 '앙코르 커리어'라고 정의했다고 한다. 왜 사는지, 어떤 삶이 의미 있는 삶인지, 꼭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에 대한 성철을 통해 자존감과 정신적 충만감을 높일 수 있다고 하는데 내가 모르고 있을 뿐이지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산업이 서서히 부상하지 않을까, 어떤 비즈니스 기회가 발견되었고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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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가지 질병으로 읽는 세계사 - 소크라테스부터 덩샤오핑까지, 세계사를 움직인 인물과 사건 속에 숨은 질병과 약 이야기
정승규 지음 / 반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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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인 애거사 크리스티는 1차세계대전 때 약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유독 독약을 통한 살인이 많이 등장한다고. 작품명은 책에는 적혀있지만 여기 옮겨적으면 그것만으로도 추리소설로서는 스포일 수 있으니 적진 않는게 좋겠다. 아무튼 작품은 그 작가의 경험에 기반한다는 것이다. 청산가리는 물론 기억하기도 힘든, 물에타야 반응하는 등의 독약이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셜록 홈즈로 유명한 코난 도일만큼이나 유명한 작가가 되고 싶다는 그의 꿈은 포와르 경감과 더불어 이루어졌다. 재밌는 부분이긴 했는데 그러고보니 이건 제목의 세계사라고 말할만한 부분은 아니네. 


#2. 아무튼 이 청산가리는 2차세계대전 말미에 히틀러는 물론 괴벨스와 그의 아내, 공군총사령관 괴링과 유대한 학살을 주도한 힘러 모두의 죽음과 함께한 자살용 약이었다고 한다. 히틀러 같은 경우 청산가리 앰플을 먹고 권총으로 스스로 마무리를 하긴 했지만 청산가리가 정말 효과가 있는지를 알기 위해 본인이 먹기 전에 애완견에게 먼저 먹여서 죽는걸 확인했다고 한다. 애꿎은 애완견만 불쌍.  또 르네상스 시대 토파나라는 여인은 아무도 모르게 남편을 죽여 재산을 상속받고 싶은 귀부인들에게 비소가 섞인 화장품을 팔아서 남편이 접근할때마다 이를 뺨에 발라서 뺨에 입술로 키스하곤 하던 남편을 서서히 독살시켰다고 한다. 다행인지 나중에 걸려서 감옥에서 고문을 받아 죽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죽은 남편이 600명이 넘었다고.그러고보면 자살이나 독살용 약이 질병은 아니니 이것도 제목이랑이랑은 안어울리네.


#3. 낭만주의 작곡가의 거장 슈베르트는 매독에 걸려 당시 치료제로 믿었던 수은을 많이 섭취해 죽었다고 알려져있다. 당시는 '금성(venus:미녀)과는 하룻밤이지만, 수성(mercury:수은)과는 평생'이라는 속담까지 있을 정도로 매독치료는 어렵고 오래걸렸다고 한다. 아마도 당시 재력있는 사람들은 그만큼 자유로운 생활을 즐겼을테고 그만큼 성병에 더 많이 노출되었을텐데 이부분을 보며 분명 비슷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 있을것 같아 찾아보았다. 와우. 매독으로 죽은 유명인. 폴 고갱, 모파상, 알퐁스 도데, 보들레르, 슈만 등. 화가, 작가, 음악가를 막론하고 내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만 이정도였다. 수은이 아닌 진짜 치료제가 더 빨리 개발되었더라면 이들이 작품을 더 많이 남길 수 있었을까. 베토벤도 청력을 잃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들의 대표작이 바뀌어 우리가 배워야할 이들관련한 세계사적 지식에 영향을 미쳤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4.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조나스 소크라는 의사는 특허를 내지않고 인류를 위해 제조법을 무료로 공개했다고 한다. 오늘날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중인 제약사들에게 기대하는 어려운 일이겠지. 몇년 후에는 코로나19가 바꾼 세계사라는 책이 등장하려나. 아니다. 벌써 코로나로 바뀐 세계니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라느니, 위드 코로나 세상에 적응해야 한다느니 하는 책들이 나오는 세상이군.


#5.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산모들이 출산할때 진통을 느껴야 모성애가 자라고 신앙이 강해진다고 믿어서 마취제로 등장했던 클로로폼을 흡입하는 것을 꺼려했다고 한다. 그런데 영국을 상징하는 여왕이 이 마취제를 사용해 분만함으로써 논쟁이 사라졌다고. 코로나 백신에 대한 부작용을 강조하며 정부 비판적인 여론을 조장했던 언론이 대통령을 비롯해 순차적으로 코로나 취약계층인 노인들부터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지금도 이러한 행태를 그치지 않고 있는 현실이 오버랩된다. 어떻게 이런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유발요소들을 제거할 수 있으려나.


책 말미에 보면 각 챕터마다가 주로 참고한 책들이 친절하게 나와있어 저자가 책의 개요를 잡고 각 챕터를 채우기 위한 여러 자료를 탐독하며 정리했구나 싶었던, 에디톨로지라는 예전 김정운님 통해 접했던 개념이 생각나기도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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