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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의 기술 - ‘남을 위한 삶’보다 ‘나를 위한 삶’에 몰두하기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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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읽어온 이 분의 책은 대부분 사료집에 가까운 내용이었는데 이 책은 거기에 저자의 가치관을 조금 더 섞어넣은 인문학 에세이였다. 출간시기를 보니 나온지 2년쯤 지나서 본 셈인데 중간에 보았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같은 책이나 '경계에 서다'같은 책이 생각날 정도로 재밌었다. 아니 오히려 앞서 두 책이 다소 자아에 포커스를 두고 있었던 느낌이라면 이 책은 사회와의 관계형성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 있어 저자의 특징이기도한 다양한 이론 및 자료들과 더불어 이런저런 일깨움을 던져주었는데 예를 들면.


- 많은 행동경제학 자료에서 접했지만 다시금 떠올린, 인간은 합리적 존재rational being가 아니라 합리화 하는 존재라는 것rationalizing being. 즉 우리가 비판하거나 비난해야 하는 부분은 사회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 면책을 위해 하는 합리화일 뿐, 개인 차원에서 자신의 평온을 위해 합리화를 하는 것은 당연하거니와 권장해야 할 일이라는 것.


- '책임의 개인화' 현상은 문명사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옳다거나 불가피하다는 것이 아니라... (중략)... 자기계발 붐은 능력주의 신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계발 보다는 능력주의의 허구를 비판하고 폭로하는게 나은 대안일 수 있다는 점. (약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기도.)


- 책을 많이 읽을수록 자신이 무식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며 독창성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된다는 것, 반대로 그렇지 못한 사람일 수록 누군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모른채 자신의 독창성을 믿기 쉽다는 것.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다소 지나칠 정도로 비판적으로 모든 사안에 접근하는 경우가 있어 경계하게 된다는 것.


보통 뒤로갈수록 힘이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책은 마지막 챕터 제목이 '포기하지 않는게 의지박약이다'라며 흥미를 정도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해주었던, 평온의 기술2 나와도 것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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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 김영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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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니까 이런 책도 쓸수 있구나 싶다. 완독하고 나서 원제가 혹시 다를까 싶어 확인해보니 그건 아니었고 거의 직역한 수준. 레슨lesson을 제언으로 바꾼 정도인데 테마별로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했다고 보긴 어려우니 굳이 따지고 들자면 이렇게 의역한 제목을 붙일 수 도 있을 것 같다. '21세기를 사는 내가 나누고픈 사피엔스로서의 21가지 생각'.


키워드별 나열된 글의 배치가 무작위인 것은 아니지만 사실 어느부분 부터 읽어도 상관없어 보인다. 특히 마지막 명상 파트는 21가지를 맞추기 위해 다소 억지스럽게 끼워넣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뭐 최근들어 명상 열풍이 불고 있는건 사실이긴 하다. 국내 출간된지 1년 반이 넘었고 확인은 안되지만...이라고 쓰고 혹시 몰라 아마존에서 확인해보니 영문판도 같은 시기에 출간되었다. 그간 인기에 힘입어 이 책은 한영동시 출간된 듯. 하여간 명상meditation앱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미라클 모닝이나 정신건강 관련한 테마들이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도 비슷한 듯 하니 억지스러운건 아닌듯도 하고... 키워드만 봐서는 비중이 떨어져보여서 그렇게 느꼈으려나.


아무튼 모든 챕터에서 저자의 분명한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가벼이 볼 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저자가 유대인임에도 종교파트에서 유대교를 에둘러 비판한 부분은 신선했는데 추가로 눈에 띈 문장들을 옮겨본다.


- 아마도 21세기 포퓰리즘 반란은 사람들을 착취하는 경제 엘리트가 아니라 더 이상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제 엘리트에 맞서는 구도로 전개될 것이다. 이는 지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착취에 반대하는 것보다 사회와 무관해지는 것에 맞서 투쟁하기가 훨씬 힘들기 때문이다. > 슬프지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자 저자의 통찰이 드러난 부분


- 브렉시트 투표 관련한 리처드 도킨스의 비판 '차라리 아인슈타인이 대수학을 맞게 풀었는지 결정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하거나, 조종사가 어느 활주로에 착륙해야 할지를 두고 승객에게 투표하게 하는 것이 낫겠다.' > 철인정치가 생각나는데 토론주제로 삼을만한 부분.


-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퍼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작동하는 과정을 자세히 묘사해보라고 하면 대부분 답하지 못한다. 이를 두고 스티븐 슬로먼과 필립 페른백은 '지식의 착각'이라고 불렀다. > 지식의 저주, 지식의 착각... 사람은 참 연약하고 간사한 생물인듯.


- 좋든 나쁘든 허구는 인류가 가진 도구들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에 속한다. 종교적 신념을 통해 사람들을 한데 뭉치고 대규모 협력을 이끌어낼 있다. 결과 사람들은 군대와 감옥은 물론 병원과 학교, 다리도 지을 있다. > 신천지, JMS같은게 먼저 떠오르는걸 보면 사람들은 종교와 점점 멀어지고 있고 국교가 있는 나라가 아닌다음에야 사회적인 대규모 협력을 이끌어내기는 힘들어지는 세상인듯. 특히나 정치를 종교화하는 사람들이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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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만든 공간 -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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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지 않아도 되는 분야에 대해 지적인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게 교양서의 목적이라면 이 책은 백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덧 이분의 책을 서너권째 보는것 같은데 가장 최근에 접한 정보가 기억에 남는다는 최신효과 때문인지 잠시 고민해보았으나 찬찬히 생각해봐도 적어도 내겐 그러했다. 마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의 건축사버전을 본 듯한 느낌이랄까. 저자의 전공인 건축학에 인류학을 섞어 만든듯한 이 책은 건축학 개론에서 이런 내용을 다루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융합학문적인 내용에 끌리는 내게는 많은 부분을 곱씹어보게 만들었다. 생각해보면 별거 아닌것처럼 보이는 문장, '구름은 태양 에너지를 운반하는 택배상자다'같은 표현까지도.


저자의 생각 뿐만 아니라 관련한 인용한 다른 자료들도 참신한게 많았는데 차원에 대한 인지라던지(2차원 나라에 사는 도형들은 원이든 삼각형이든 별모양이든 상관없이 서로에게는 단지 길이가 다른 직선으로만 보일 것이다!), 기독교 사상과 그리스 철학을 결합하여 예수를 통해서 천국에 간다와 이성을 통해서 이데아에 이른다라는 본질적으로 같은 내용의 다른 표현이라는 부분 같은 것들. (로고스의 개념안에는 예수, 하나님의 말씀, 모든 것을 지배, 규제하는 우주이성 등을 말한다고.) 심지어 체스와 장기가 유목사회의 특징을 바둑은 농경사회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만든 게임이라는 해석은 놀라웠다.


얼마전에도 다른 책에서 중용을 발견했다고 쓴것 같은데 여기도 등장한다. 중용의 또 다른 면을 간접적으로 깨칠수 있었는데 단순히 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좌와 우의 관계속에서 선을 찾는 것이 중용이라는 것. 절대적 선의 개념이 아니라 주변의 상황과 관계에 따라 변화하는 선의 개념이라나. 


뒷부분에는 서양의 유명한 건축가들의 작품들을 바탕으로 동양건축과 어떤 공통점이 보이는지를 비교사진을 제시하며 설명하고 있는데 미스 데어 로에라는 사람은 생소했지만 여기저기서 들어본 코르뷔지에와 더불어 유명한 사람이었다. 많은 비교 건축물들이 등장하는데 동양 건축의 우수성을 말한다기 보다는 제목마냥 구조물의 외형만을 중시하는 서양건축사에서 조화, 어우러짐을, 그러니까 제목마냥 공간이 만드는 공간을 만지는 동양의 건축술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시너지를 내고 있는지를 비주얼하게 확인 있었던 기회가 눈과 머리가 즐거웠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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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심리학 -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공간의 비밀
발터 슈미트 지음, 문항심 옮김 / 반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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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심플하면서도 알듯 모를듯 궁금증이 들게 만든다. 공간과 심리학과의 관계는 엘리베이터에서의 거리라던지 버스나 지하철 좌석 착석순서, 협상에서의 공간의 중요성 등 단편적인 정보들로는 종종 접했으나 이렇게 단행본으로 보는건 처음이기 때문. 마침 같이 읽는 책도 건축과 공간을 다루고 있었다. (공간이 만든 공간 / 유현준) 어쨌건 읽어보니 앞서 말한 내용이 다 있고 그밖에 표지에도 적혀있듯이 진화심리학과 행동과학과 연관한 사람의 심리를 다양한 환경과 실험을 통해 다루고 있었다.


그렇다고 절대 딱딱한 내용도 아니었다. 직장에서 뿐만 아니라 이성관계, 비즈니스적인 관계 및 일반적인 관계에 이르기까지 있을법한 케이스를 바탕으로(물론 우리나라에서 직장 상사가 여성 신체부위를 함부로 터치했다간 큰일난다. 책에서는 그럴경우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밝히라고 나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 독일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표사무실 또한 대부분 꼭대기층에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는데 짐작할 수 있겠지만 영역, 권위를 나타내기 위함이었다. 그러고보니 이 같은 관점에서라면 초중고에서의 교무실, 교장실 또한 제일 윗층으로 보내고 교실을 저층에 위치시켜서 학생들의 운동장과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과도 통하는게 있다고 생각이 든다. 모든 학교에 엘리베이터가 들어서지 않는이상 요원한 일이려나. 


오래전 인터넷을 통해 퍼진 남자와 여자가 원하는 물건을 구입하는데 있어 이동하는 동선을 표현한 이미지가 생각나는 파트도 있었는데 동서남북을 생각해본적이 언제였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실생활에서 방위와는 참 멀어졌구나하는 생각도 오랜만에 해보았다. 당장 지금 내가 있는곳에서도 해가 어디서 뜨고 어디서 지는지 방향을 가르키지 못하기 때문. 심지어 방향을 알려줄일이 있어도 방위가 아닌 지형지물을 이용하기에(그것도 스마트폰 지도를 쓰지 않는다면).


카페나 음식점에서는 전망이 좋은 곳, 그러니까 시야가 트인 공간이 선호도가 높다. 숙박업소 같은 경우에는 가격이 차이나는 경우도 있다고 들은것 같고. 실제로 고위급 사무실일수록 바깥풍경이 많이 보인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환경을 갖지 못한다면 화분을 가져다 두거나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는 것을 권하고 있었다. 걷기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물론. 이밖에 남자들이 소변볼때 혼자이고 싶은 이유, 출발하기전에 뭔가 하기로 해놓고 나가서 까먹는 이유 등을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재미있는 교양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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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보다 더 재미있는 최진기의 전쟁사 2 - 근세부터 현대까지 세계사보다 더 재미있는 최진기의 전쟁사 2
최진기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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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전에 1권을 보았던터라 내친김에 2권까지 읽기 시작했는데 잠자기 전에 조금씩 읽어도 금방 이었다. 이번 2권에서 다루는 전쟁은 임진왜란, 30년전쟁, 아편전쟁, 청일전쟁, 1~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쟁까지 7개 사건. 1권은 나름 재밌게 봤던것 같은데 2권은 약간 심심하게 느껴졌다. 상대적으로 아는 내용이 많아서였을까, 다루는 깊이가 아무래도 주마간산식일 수 밖에 없어서 그랬는지도. 


기억하기로 1권을 재밌게 본 이유가 주요 전쟁의 승패를 가리게 된 요인을 부대 특성을 고려한 병력배치도 같은 자료들을 통해 단순한 결과만이 아닌 분석을 보여주어서였는데 그런 부분이 2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것 같다. 있긴있는데 어디서 가져온 이미지인지 시각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보이는 부분도 좀 있었던것 같고. 또 간간히 오타나 문맥상 이상하게 느껴진 부분이 있었는데 이런 부분도 좀 거슬렸다. 


서너군데 있었는데 오타중에 하나는 공중전을 궁중전으로 쓴거, 그리고 특히 일본식 선전포고를 다루는 문단에서는 그래서 진주만 공습전에 선전포고를 했다는건지 안했다는건지 알수가 없어서 따로 찾아보기도 했다는.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선전포고 관련해서 꽤 흥미로운 내용이 있던데 이런 부분을 넣어줬으면 더 재밌었을텐데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각 전쟁의 개요나 의미같은건 대충 알고 있었고 폴란드 카틴 학살 사건 같은 경우는 다시봐도 끔찍하더라는. 심지어 나중에 있었던 대통령내외 비행기 사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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