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Messy - 혼돈에서 탄생하는 극적인 결과
팀 하포드 지음, 윤영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읽는데 꽤 오래걸렸다. 정리가 되지 않은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를 알려주는 책인데 책상 정리가 귀찮은 사람들의 핑계가 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엄청난 명언을 남긴 그 유명한 프랭클린도 중요한 서류들이 책상과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어 만나러온 사람들마다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만 말해주면 될테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심적으로 동의했던 부분을 옮겨본다. 어떤 과업이 떨어졌을때 일단 경험과 직관에 따라 시작하는 것과 체계적으로, 분석을 바탕으로 누가보아도 이해할 수 있도록 매뉴얼적으로 접근하는 것과의 딜레마 상황이 종종 있기 때문.


'... 이 이야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할 일을 조직화하는데에도 시간이 든다는 것이다. 일을 조직화하는 시간에 일을 해치우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며, 그 일에 집중하는 동안에는 조직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도서관처럼 정교한 색인시스템이 필요한 곳도 있고 건설현장이나 수술실처럼 세심한 체크리스트가 필요한 곳도 있다. 하지만 도서관이나 수술실이 아닌 곳에서 조직화는 대개 쓸데없는 맹신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이것도 재밌는 문장이었다. 저자의 표현은 아니지만 참 기발하다고 생각되었다. 얼마나 논리라는 것이 우리를 압박하고 있는지. 이 문장에 이어 나오는 사례가 소위 말하는 '픽업 아티스트'인데 이게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조어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한번 더 놀라기도 했다.


'컴퓨터가 인간을 흉내 낼 수 있게 된 것은, 컴퓨터의 대화하는 능력이 발전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인간들이 갈수록 로봇처럼 말하기 때문이다.'


놀이기구의 획일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는데 사다리의 간격이 일정하다는 걸 알기에 오르내릴때 어느순간부터 발을 쳐다보지 않는다고 한다. 듣고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거 말고도 구름다리나 정글짐 같은 기구의 간격이나 칸별 사이즈를 전부다 달리해야하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조금더 확장해보면 야외 작업시 사용하는 어른용 사다리 같은 물건에도 이러한 원리를 적용한다면 생각없이 반복적으로 하는 업무 때문에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이밖에도 규정을 강요하거나 다양성이 아닌 균일성을 추구하거나 일하는 공간을 통제하는 것 등은 모두 창의성의 적이라고 말하며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데 많은 부분을 표시해가며 읽어나갔을 정도로 재밌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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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eeee 2018-01-13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러게요. 간간히 그게 왜? 이라는 부분도 많았어요. 반박 불가는 아니고. 그냥 본인의 의견을 개진하게 위해서 논리적으로 잘 말하는 사람이구나. 이런생각했어요.

steveeeee 2018-01-13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규칙을 정하는거 그 “찾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인데. 왜 그걸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정리하는 시간이 많이 든다고 하는데 실제로 규칙을 정한후에 정리를 하면 시간이 갈수록 정리하는 시간이 덜 들기도라는데 말이죠. 오히로 규칙성이 없기 때문에 정리가 안되는거 아닌가요. 불규칙성 자체가 합리적인 방법이다라고 말하는게. 심리적인 해소는 있어도 다른의미로는 변명처럼 들리는 책이에요

미스터빈 2018-02-17 04:27   좋아요 0 | URL
댓글을 너무 늦게 봤네요. 공동으로 쓰는 공간이라면 색인화, 정리정돈이 찾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주겠지만 개인차원이라면 그 효과는 미미할터이고 오히려 찾으려던걸 찾다가 우연히 오래전에 적은 메모나 다른 자료를 들춰보게되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것에 더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