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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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에서 새로 시작한 책을 읽어준다는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글을 보고 눈길을 끄는 제목이라 방송도 보기전에 구입했는데 방송은 이미 끝났고 아직 챙겨보기 전에 책부터 최근 며칠에 걸쳐 읽은 관계로 먼저 감상부터 남기고 방송을 보려한다. 이분이 노벨상을 받은 분인지도 모르고 오랜만에 일본 소설 한편 보겠구나 하고 조금 두껍네 하는 느낌을 시작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450페이지 가까운 장편소설이었고 또 생각지도 못했던 SF소설이었다.


중반을 넘어가며 어느정도 틀이 잡히며 줄거리에 몰입되기 시작하니 생각난 게임, 전에 재밌게 즐겼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라는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과의 관계를 다룬 비디오 게임이다. 이게 주인공의 선택을 통해 조금씩 다른 이야기, 심지어 엔딩도 다르게 전개되는 영화같은 게임인데 실제로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니 누군가 거의 3시간 동안 이 게임의 큰 줄거리 기반으로 시네마틱 영상만 녹화해 올린 것도 있었다. 엔딩을 본지는 오래되었지만 한번 봐볼까 싶어 재생해봤는데 어제 거의 한번도 안쉬고 끝까지 시청해버렸다.


초반 설정만 잠깐 언급하자면 이 책의 주인공인 클라라도 안드로이드. 2세대인가 그렇고 지금은 조금 더 뛰어난 3세대가 나와서 잘 안팔리는 신세였다. 그런데 우연히 몸이 아픈 한 소녀의 눈에 띄어 그녀와 함께 지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뒤로가면 스포라 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 대부분 2/3쯤 지나면 어느정도 눈치챌 듯. 인공지능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차이는 무엇인지, 유전자 조작을 통한 인간개조의 당위성, 태양을 통한 종교의 탄생기원 등을 어렴풋이 생각해보게 만들어주는 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자세히 언급하긴 그렇지만 그 소녀의 아버지의 행동으로 인한 사건전개가 확실히 마무리되지 않은 듯한 느낌도 있었고 뒤에서 자꾸 등장인물의 이름을 잘못 부르는 부분이 거슬리기도 했지만(둘이 대화하는 장면인데 자꾸 그자리에 없는 다른 사람이름으로 부른다. 처음에는 번역오류인가 싶었는데 연달에 서너번이 틀려서 의도가 있나 싶어 유심히 다시봤지만 아무리봐도 그냥 번역오류인듯) 예전에 보았던 식스 어웨이크인가 하는 소설이 생각날 정도로 나름 인간이라는 존재의 정체성이라는 생각거리와 더불어 일본작가다보니 본적도 없는 공각기동대 시리즈가 생각나기도 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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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안에 AI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는 법 (심화편) - 비전공자를 위한 최고의 로드맵 1년 안에 AI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는 법
서대호 지음 / 반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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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어떤 분야에 있어 전문가가 되는 법이라는 타이틀을 자신있게 내걸고 있는 책이기도 하고 AI니 빅데이터니 같은 IT트렌드에 대해서도 관심이 가던 참이라 한번 읽어보았다. 저자는 관련 공부를 하다가 관련기업에서 일도 하다가 관련 프리랜서로도 일하다가 지금은 관련 기업을 창업해서 일하며 관련 전공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분이었다. 그렇기에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이렇게 담아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이 책이 첫번째 주는 뭘하고 개월단위로는 뭘하고를 알려주는 책은 아니었다. 이쪽분야에 관심있다면 어떤식으로 접근하는게 좋고 어떤 지식이 필요한데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접할 수 있으며 관련 기술 분야에는 어떠어떠한 지식들이 쓰여지고 언어나 알고리즘별로 어떤 특징이 있으며 꾸준하게, 효율적으로 공부하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은지 등을 자신의 경험, 그리고 실제 저자의 학습법을 소개해가며 알려주고 있는 책이었다. 써놓고 보니 타임테이블 잡아주는 것보다 더 실용적인 팁일수도.


파이썬과 자바의 장단점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딥러닝과 머신러닝의 차이도 제대로 설명할수 없지만 저자가 알려주는 핵심메시지를 중심으로 읽어나가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지금은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이 분야와 관련있는 수학적지식으로서 수리통계학과 선형대수가 중요하다는 부분을 보면서 행렬이라 쉬워보였지만 좌절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저자는 핵심개념만 이해하면 되며 이를 학습하기 위해서는 어떤 책이 좋으니 추천해주는 것을 넘어 이건 절판이니 도서관에서 빌려보라고도 말한다. 심지어 책읽기 싫으면 네이버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강의 플랫폼인 에드워드에서 카이스트 주재걸 교수의 인공지능을 위한 선형대수 11시간짜리를 하루에 한시간씩만 들어도 된다고 너무나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었는데 너무 친절하게 느껴져 나도 한번 들어볼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는.


어떤 분야든 어느정도 기초가 잡히면 그 이후부터는 자신과의 싸움이 아닐까 싶다. 뒷부분에서는 저자도 한층 깊은 공부를 위해서는 관련분야의 논문을 읽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책은 적어도 1년정도의 텀을 필요로 하기에 논문보다는 덜 새로운 지식이 담기기 때문이다. 이는 분야를 막론하고 맞는 말이긴 한데 이쪽분야는 워낙 기술발전이 빠르니 더 그럴듯. 열심히 관련 논문을 읽고 이해했으면 해당 논문의 핵심 아이디어를 논문 맨 앞장에 요약한 후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접목하려 시도해야 한다라는 부분은 논문이든 책이든 어디에도 적용할 수 있는 공부팁이었다.


이 저자가 책에서 AI 빅데이터 관련 기업으로 언급한 솔트룩스, 엔텔스, 모비젠, 바이브컴퍼티(컴퍼니 오타인듯), 퍼즐데이터, 이씨마이너, 아임클라우드 등이 각각 어떤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는지 소개해주었으면 하는 작은 아쉬움과 더불어 KPI측정 관련한 프로세스 마이닝에 대해서도 조금더 알고싶은 욕심도 들었지만 그래도 나름 유익하게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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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번 써봅시다 - 예비작가를 위한 책 쓰기의 모든 것
장강명 지음, 이내 그림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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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실무적인 지식을 알려주는 책이라기 보다는 책을 쓰려고 마음먹었을때 무엇을 알고 있으면 좋은지에 대한 배경지식을 담고 있는 책이다. 


책이라는 것, 글쓰기라는 것에 대한 일종의 에세이랄까. 시중에 나와있는 글씨기 관련한 책들을 믿을 필요없으며 반드시 짧게 끊어쓰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다라는 조언들은 내가 바로 그렇게 하지 못하기에 와닿았던 부분이며 소설을 쓸때와 논픽션을 쓸때로 나누어 담은 조언들 또한 당장 글써야 하는 입장이 아님에도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혔다. 저자는 전업작가이기에 적어도 남들이 일하는 시간 만큼은 몸상태에 관계없이 꾸준히, 아이디어가 있건 없건 쓰기에 정신을 바치는 시간으로 삼고 있다고 언제가 밝혀서 회자된적이 있다고 하던데 나는 처음들어봐서 그런지 이또한 저자의 글쓰기를 대하는, 말그대로 직업인으로서의 자세가 느껴져 인상적이기도.


우리나라의 출판 환경이 나이 많은 저자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부분도 눈에 들어왔다. 이들의 다양한 경험을 녹여낸 다양한 장르의 책이 출간될 수 있을때 자연스럽게 여기에 공감하는 독자들이 많아지고 출판시장 자체가 커질 수 있지 않을까. 대중교통에서 스마트폰이 아닌 책을 보는 승객을 볼 확률도 더 높아질 것 같고. 개인적으로 대중교통에서 이러한 분을 아주 간혹 마주칠 때가 있는데 그럴때마다 한번더 눈길이 갈 정도로 반가움을 느끼곤 한다.


저자가 언급한 책이 몇권있는데 그중 한시대를 포위하고 있는 언어의 기록을 찾는다는, 학교의 교훈, 회사의 사훈, 아파트 브랜드 의미 등을 다룬 것으로 보이는 '훈의 시대'와 조지 오웰의 에세이집 '나는 왜 쓰는가' 두권은 꼭 챙겨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특히 두번째 도서는 다른 책에서도 추천받은 기억이 있는데 게을러서 아직도 못보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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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최소한의 말공부
강원국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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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답게 말한다는 것, 어린이답게 말한다는 것.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 것은 아닐 것이다. 어린이가 어른답게 말하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닐테니까. 하지만 어른이 어른답게 말한다는 것은 일대일 인간관계를 넘어 사회적 갈등비용을 줄이고 우리나라를 더욱 성숙하게 만드는데 있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이는 하루가 멀다하고 미디어를 통해 들려오는 정치권 이야기만 보아도 쉽게 알수 있다.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상대는 물론 지지하는 쪽 인사의 어른답지 못한 언행에 혀를 차거나 한숨을 내쉰 기억은 대부분 있을테니까. 아니 어쩌면 혹자가 말하듯 이들은 이러한 반응까지 예상하고 정무적 판단에 의해 일부러 분란을 일으킬 용도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을 때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게 더 어른스럽게 말하는 것일까. 어른답게라는 부사어에 내포된 의미를 어디까지 보아야 하는걸까.


저자가 그간의 저서를 통해 이야기한 여러 메시지들 중 말하기에 초점을 맞춰 다시 엮어낸 이 책은 느낌상 전작들보다 더 호흡이 짧은 글들이 많게 느껴졌다. 그만큼 쉽게 읽을 수 있다는 뜻도 되지만 조금은 가볍다는 느낌도 지울수 없었는데 진정성을 담기 위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써야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곧 자신의 경험의 한계에 비례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분의 전작에서 본건지 방송을 통해 접한건지 모를 익숙한 이야기도 종종 보였던것 같아 더욱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러고보니 저자가 진행한 라디오에서 다룬 내용을 바탕으로 엮은 책이었다는게 생각났다. 왜 그렇게 느꼈는지가 조금은 이해되었다.


아무튼 좋은 말들이 많으니 꾸준히 찾는 독자들이 많은 것일테고 나도 그중의 한명이다. 몇가지 기억나는 키워드만 남겨보자면 '때문에 대신 덕분에', '어휘의 한계가 내 세상의 한계',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고 하지 않던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두가지 일은 남의 주머니의 돈을 내주머니로 옮겨놓는 것과 내 머릿속 생각을 남의 머리속으로 옮겨놓는 일', '말하기에 있어서 객관성을 가진 수치의 중요성' 정도. 라디오는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었는데 팟캐스트에는 없으려나. 팟캐스트든 라디오 다시듣든 한편쯤은 찾아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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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5구의 여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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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빅픽처에 이어 두번째로 본 더글러스 케네디의 소설. 초반 어느정도 골격이 잡힐 때까지는 주인공의 가족이야기가 아니라 미스테리한 파리 5구의 여인과 주인공간의 심리를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고 그게 맞는 것처럼 흘러갔는데 중후반에 상상도 못할 반전이 있었다. 아니 이게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 주인공은 미국 오하이오주였나 지방의 한 대학교에서 영화를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중으로 아내와 딸이 있었는데 하필 제자 중의 한명이 주인공을 너무나 사랑하게 되어 어쩌다보니 실수를 하게 되고 그게 학교에 알려지면서 순식간에 인생이 나락에 빠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설상가상으로 아내는 자신의 학교 학장과 가까워지고 제자는 소문을 견디다 못해 자살, 주인공은 미국을 떠나 프랑스로 도망치듯 도착하게 되는데 방황하던 그가 겨우 구한 숙소에서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또 흔치않은 직업을 구하게 되면서 사건이 하나둘씩 벌어지기 시작한다.


사람이 죽어나가고 새로운 모임에 나가게 되고 거기서 파리 5구의 여인을 만나게 되고 둘이 가까워지면서 주변사람들 하나둘씩 일이 생기게 되는데 더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듯. 더그였나 주인공의 대학 동료 한명을 통해서만 미국 소식을 전해듣고 또 그 친구를 통해 모임을 소개받는걸 보고 이 친구에게 뭔가 있겠구나 싶었지만 그렇지 않았던 것이 내겐 다른의미에서의 반전이었고, 나쁘게 등장한 인물은 끝까지 나쁘게, 좋게 등장한 인물은 끝까지 좋게 나왔던 것이 어찌보면 너무 평범한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다못해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자주 등장하는 형사조차도 주인공과 전혀 교감하지 못하고 끝까지 이해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게 왜 형사를 두명이나 등장시킨건지 의아하기도 했다는. 


헝가리의 비밀경찰 이야기에서부터 불법 비디오 촬영, 청부살인, 뺑소니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한 사건이 등장하는 와중에 주인공이 수많은 밤을 지새가며 쓴 소설은 스스로의 목숨까지 위협에 빠뜨렸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했고 어떻게든 벗어나고자 했던 그녀와의 운명에서 또한 끝까지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을 보며 어쩌면 저자는 인생 맘대로 안되는거라는 체념을 안겨주고 싶었나보다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초반부터 알고보면 사랑하는 아내의 배신에서부터 그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던거니까. 여제자, 아내, 파리 5구의 여인... 역시 여자를 멀리해야 하는 것일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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