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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와 푸코,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아브람 노엄 촘스키.미셸 푸코 지음, 이종인 옮김 / 시대의창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에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한 권이 국내의 서점가를 강타하였다. ' 정의 ' 라는 단어를 필두로 하는 학자들의 다양한 관점을 담은 인문사회과학 도서들이 줄줄이 출간되었다. 그 영향을 힘입어 현존하는 시대의 진보적인 지성 노엄 촘스키와 68세대 철학자로 상징되는 미셸 푸코가 만나 인간의 본성, 정의, 정치 등에 대해서 열띤 대담을 정리한 책이 나오게 되었다.  

노엄 촘스키, 미셸 푸코.  서로가 지향하고 걷고 있는 학문의 길은 다르지만 시대를 대표하는 두 지성인의 만남은 지적 독자들에게는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1928년 출생인데 우리나라 나이로는 83세이다) 현재도 활발히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 때 최고의 지성인으로 몇 년 전에 그의 저작들이 무수히 쏟아져나와 서점가를 주릅 잡았던 촘스키였는데 , , , 

상전벽해(桑田碧海) 라는 말이 떠올리는 순간이다.  

이 책, , ,  생각보다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한거 같다.  국내에 자리잡은 마이클 샌델 신드롬이 강력한 것도 있었지만 대다수 독자들에게는 ' 미셸 푸코 ' 의  전체적인 사상 체계를 접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선뜻 이 책을 고르기가 어렵게 만드는 선입견으로 비췄을 것이다.  사실, 나도 미셸 푸코의 그 유명한 저작들 <광기의 역사><감시와 처벌> 과 같은 책들을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고, 푸코의 사상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잡혀있지도 않은 백지 상태라서 처음에 읽기가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두 지성인의 대담은 베트남 내전으로 인한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극심했던 1971년에 이루어진, 오래된 대담이기도 하다. (만약에 촘스키 신드롬이 불었던 시기에 이 책이 일찍 소개되었다면 반응이 어떠했을까?) 무려 30년이 지난 것이다.  30년이 지난 두 지성인의 대화가 책으로 나온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뜬금없기도 하다.  

스타버스트(Starbust)라는 천문학적 용어가 있다. 2개의 은하가 충돌하면 가스가 압축 생성되어 새로운 별들이 탄생되는 과정을 일컫는다. 두 사람의 대화를 진행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폰스 엘더르스의 말처럼 인문학의 산맥을 반대 방향으로 오른 지성인의 만남이라고 표현하였다.  서로 다른 루트로 인문학 산맥을 등정하고 있는 촘스키와 푸코가 산맥 정상에서 만나 이루는 지적 충돌의 논쟁은 대담을 지켜보는 이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관점들을 제공하는 흥미로운 지적 활동이라는 점에서 읽어볼 가치가 있다.   

첫 대담 주제인 ' 인간의 본성 ' 에서부터 촘스키와 푸코는 서로 다른 의견을 내세운다. 

촘스키는 어린아이의 언어 습득 능력을 들어 '인간의 본성' 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반면 푸코는 그건 역사적, 사회적 제약을 받는 인식론적 지표일 뿐 과학적 개념이 아니라고 말한다.  ' 본성 ' 에 대한 대화의 출발점이 시작하자마자 다른 만큼 정치, 권력, 진리에 대한 그들의 견해도 서로 다르다.    

그리고 ' 정의 ' 에 대해서는 촘스키는 인간성의 바탕에 깔려있는 것이야말로 ' 정의 ' 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대중이 이룩하려는 사회 혁명은 바로 정의를 달성하려는 것이고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를 실현하려는 것이며, 혁명이 단지 어떤 집단에 권력을 넘겨주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푸코는 정의라는 개념은 특정 정치경제 권력의 지배 수단으로서 혹은 그러한 권력에 대항하는 무기로서, 여러 다른 유형의 사회에서 발명, 유통된 개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사실, 대중들을 위한 지성인의 대담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촘스키와 푸코의 사상 체계의 틀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접했다간 낭패 볼 수 있다.  다행히도, 나 같은 무지한 독자들을 위해서 이들이 말하고 강조하고 있는 주요 특정 내용을 책 중간중간에 말머리로 표시되어 있다.  말머리 편집 덕분에 이들이 나눈 대화들을 간략히 정리할 수 있었다. (비록 인용한거나 다름 없지만)    

 

사족으로 부족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번 신간평가단 도서중에서 읽기 어려웠던 책인거 같다.   

읽었던 책을 소개하고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 이 글 한 편 쓰기 위해서 이 책의 1장은 틈만 나면 여러번 읽었다. 김득신은 <사기열전>의 '백이편' 을 수만번 읽고나서야 그마나 내용을 이해했다던데 , , ,    

김득신 정도의 득도까지는 안 되었지만, 이 책을 통해 촘스키와 푸코라는 지성의 양대 산맥에서 헤맨 것은 보다 나은 성숙을 위한 정신의 성장통이라고 위안을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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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1-23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촘스키나 푸코는 어렵긴 어렵죠?
그래도 이 책은 좀 쉬울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ㅠ

cyrus 2011-01-23 20:14   좋아요 0 | URL
촘스키나 푸코의 사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서 저에게는
읽는데 좀 어려웠어요. 그렇다고, 제 리뷰만으로
벌써부터 기 죽지 마세요^^;;

마녀고양이 2011-01-24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이책 어렵지 않아요 하고 물어보려니까...
페이퍼 맨 뒤에 써놓으셨네요. 크크.

저는 노엄 촘스키와 미셸 푸코의 글을 보면,
천재란 이런 것이야 하고 생각하게 되염. 너어어어무 어려워서,,, 흐흐.

cyrus 2011-01-24 14:28   좋아요 0 | URL
정말,,, 이 책 억지로 완독하고 난 뒤에도 할 말 없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ㅠ_ㅠ

비의딸 2011-01-24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한테는 정말 힘든 책이었어요. 서평을 올리기도 벅차서 저한테만 힘든 책인것 같아 많이 고민했어요. 득도... 무엇을 위해 득도까지 해야 하는 회의까지 들지 뭡니까.. ^^;

cyrus 2011-01-24 14:29   좋아요 0 | URL
ㅎㅎ 저두요. 그나마 정치에 대한 논쟁은 그나마 이해하고
공감이 갔었는데 처음에 본성에 대한 논쟁은 확 와닿지 않더라구요^^;;

꽃도둑 2011-01-24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기가 어려운 건 비단 사이러스님 만이 아닌가보네요...저조하게 달린 리뷰만 봐도 그렇고... 비의 딸님은 득도까지 생각하는 걸로 봐서는....ㅎㅎㅎ
아마도 지금 자기 목을 조르고 있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ㅋㅋ
이제 얼마남지 않았는데 다들 완주하는 일만 남았네요.
다들 힘내자구요~~

cyrus 2011-01-24 14:30   좋아요 0 | URL
지난 달 <왜 도덕인가?>의 안 좋은 추억(?)이 떠올려서 급히 읽고
후다닥 썼어요..^^;;

아이리시스 2011-01-25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읽으셨잖아요, 그죠? 흡;
저야말로 촘스키는 손도 못대고 푸코는 사놓고 3년째 묵히는 중이고,ㅋㅋ

cyrus 2011-01-25 19:20   좋아요 0 | URL
저 그래서 마음 먹고 푸코의 <광기의 역사>를 구입하고
정독하려고 했는데,, 방대한 분량에다 이에 맞먹는 가격 때문에
좌절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