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시간》 리 차일드/삶의 원칙대로 행동할 기회《하드웨이》,《사라진 내일》,《1030》,《퍼스널》에 이어 읽은 잭 리처 시리즈 다섯번째 책이다.리처가 사건에 휘말리기 시작한 61시간 전이라고 해야할지 사건이 해결된 61시간 전이라고 해야할지 헷갈리는데 아마 둘 다 맞는 말이 될듯하다. 잭 리처에 관해 가장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던 작품인데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었던 작품이었다. 《퍼스널》을 좀 지루하게 읽어서 좀 쉴까 했는데 결과적으로 잘 읽은 듯!110 특수부대의 수잔 터너와 연결되지 못한 건 좀 아쉽지만 다른 작품(네버 고 백)에서 만나게 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일단 그 작품부터 또 읽어봐야겠다.이 작품 속에서 사건을 목격한 증인이었던 재닛 솔터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증인이 되고자 나섰고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으려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아가는 그녀의 용기있는 행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길의 끝이 결코 삶의 길이 아닐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지라도 말이다. 리처가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솔터 부인은 우아하고 격조있는 말투로 대답했다. ˝나 자신이 매우 대단한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무슨 특권 말인가요?˝ ˝내가 이제껏 지켜온 삶의 원칙대로 행동할 기회를 경험하고 있잖아요. 세상을 살다보면 끔찍하고 사악한 일을 마주하기 마련이지요. 그렇지만 나는 우리의 법제도를 믿어요. 피의자들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고, 동시에 그들에게 불리한 증거를 갖고 있는 증인들을 대면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고도 믿어요. 하지만 말이야 항상쉽지. 그렇지 않나요? 그걸 행동으로 보여줄 기회를가질 수 있는 사람은 무척 드물어요. 감사하게도 내겐 그런 기회가 찾아왔지요.˝법제도 안에서 피의자들이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와 그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지도 모를 증인들을 대면해야 할 의무까지도 갖고 있다고 말하는 재닛 솔터의 삶의 원칙에 나도 기본적으로 동의하고, 내가 사는 사회도 그런 사회일거라는 믿음을 갖고 싶지만, 작품에서는 그런 믿음은 통하지 않는다. 리처도 이런 세상을 바라지만, 그래서 그런 용기를 지닌 여성이었던 재닛을 더 지키고 싶었던 것일 거다. 리처의 분노에는 언제나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래서 난 리처가 분노의 처단을 행했을 때 너무너무 통쾌했다.~~~ 근데 리처 지금 어디로 사라진거니???ㅠㅠ원칙대로 행동할 기회조차 가질 수 없는 사회... 지금 우리도 그런 사회에 살고 있는 거 아닐까. 그래서 난 계속 리처를 읽을 거다.읽는 동안만이라도 가슴이 뻥 뚫리게!
《가부장제의 정치경제학 1 : 주적》 크리스틴 델피 ˝즉각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주장은 가부장제의 생산 및 재생산 체계를 총체적으로 파괴하지 않고는 여성 해방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67쪽) ˝권력의 쟁취는 여성해방운동의 궁극적인 목적이며, 운동은 혁명을 위한 투쟁에 대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68쪽)주장의 전개과정에서 예시로 든 자료들이 1970 년무렵의 프랑스 통계였기 때문에 지금과 차이나는 부분이 있는 건 당연하겠다. 감안해서 읽긴 했지만조금 아쉽긴 했다. 여덟번째 주(註 8) 읽고 약간 놀라서 남겨두고 싶어졌다. 먼저 註 8이 쓰여진 문장을 보자.6. 결혼이라는 총체적이고도 개인적인 관계하에서의 노동 무상 제공은 예속 관계를 구성한다. 프랑스에서 25세 이상 여성의 10퍼센트 미만만이 독신이라는 점에서 미루어 보면, 모든 여성이 일생의 어떤 시점에서는 결혼할 확률이 높고, 따라서 모든 여성이 특정한 생산 관계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 생산 관계에 확실하게 영향을 받는 집단으로서 여성들은 하나의 계급을구성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이 계급에 속하도록 운명지어진 범주로서 보자면 여성들은 하나의 카스트를 이룬다.(註8)註8의 해설을 봤다. 프랑스어는 전혀 모르는데 해설 읽고 약간 놀랐다. ˝놀랍게도 프랑스에서 여성은 아내의 동의어다.이와 비슷하게 노예(Slave)는 슬라브(Slave) 민족에서 왔다. 슬라브 민족 대부분이 노예가 되면서 해당 단어는 노예의 동의어가 되었다(Littre 1958, Dictionnaire de la langue francaise, Paris, Hachette).˝˝여성=아내˝ ?????두 단어 모두 착취당하는 카스트다! ˝결혼 관계에 깃든 노동 전유와 착취는 모든 여성이경험하는 공통의 억압이다(54쪽).˝가부장제 하에서 진정한 여성해방은 있을 수 없다고 봐야하나... 그렇다면 가부장제가 존속하는 한 여성해방도 없다는 단순한 명제만이 남는다.
《가부장제의 정치경제학 0 : 서문》 크리스틴 델피책은 작고 귀엽고 예쁘다. 금방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책을 펼치기 전에 잠시 들었지만 그렇지는 않다. 서문이 원래 어려운 법이니까!이렇게 열심히 읽은 ‘서문‘도 처음이지 싶다.^^이 서문은 시리즈의 전체적인 안내를 충실히 해 주고 있다. 그 말인즉 앞으로 읽게 될 나머지 시리즈에 대해 흥미와 궁금증 유발을 잔뜩 시켜놓았단 뜻이다. 내용은 어렵지만 앞으로 볼 책에서 읽게 될 내용에 대해 개략적인 설명을 한 거라서 어려운 내용이 있었지만 두 번, 세 번 되돌아가 읽었는데도 금방 다 읽을 수 있었다. 이 시리즈 전체를 다 읽고 다시 한 번 서문을 읽는다면 쉽게 이해가 될까?아무튼 열심히 읽다보니 끝이어서 깜짝 놀람~~^^참으로 읽기 어려운 책들도 이런 식으로 기획이 된다면 어떨까 ... 이런 참신한 기획 적극 찬성일세..어서 다음 권으로 넘어가 보자!시리즈는 이 서문(0)을 포함하여 총 11개로 구성이 되는 것 같다. 1. <주적><가족이라는 위계집단>에는 2. 가사노동 혹은 가정 내 노동:정말 가사노동만이 무료 노동인가?‘, 3. 가족과 소비: 한집안 식구는 같은 것을 먹는가?‘<제도화된 수렁들>에는 4. 유산상속: 공공연한 불리의 세습 5. 결혼과 이혼: 공공연한 여성 지위 박탈이라는 로 이루어져 있다. 나머지 5개의 시리즈는 언제 나오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