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 글 그대로 복붙한 글입니다
🥭 올 해 처음 완독한 책! (기록은 하도 밀려서 순서 관계없이 주먹구구 남기는 중...) 무려 장강명 작가의 책쓰기라 도서관서 빌렸는데, 읽어보니 글이나 책을 쓰려는 사람이 아니라도 흥미롭고 따뜻하게 완독할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림도 큰 몫을 함.
🥭 개인적으로도 책 읽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이 책은 책쓰기 만이 아닌 책을 통해 의견이 소통되고 반박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해서 반가웠다. 책을 쓰면서도 주위의 것을 관찰하고 고민하니 책을 읽고 쓰는 사회에 대한 기대를 작가가 가지고 있어 보여 괜히 응원 받는 느낌이었다.
🥭 최근에 읽는 사람은 줄고 출판은 많아지기에, 수준 낮은 출판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해가 안되는 바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독자의 소중한 돈을 쓰게한다면 자신의 글에 대한 기본적인 수준을 갖춰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그런 우려의 목소리에 괜히 찔려서 움추려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장강명 작가는 책을 써야하는 이유를 따뜻하게 말 하는데, 나 완전 반할뻔. 읽은 책은 오래전 한 권 밖에 없는데.
🥭 다만 책을 잘 쓰기 위한 지름길이나 요령을 알려주지 않으니 누군가는 실망할 수 있다. 대신 느리지만 바른 내용은 참고할 수 있다.
🥭 더 마음에 남은 구절
🌱《즐거운 자전거 생활》 후기를 읽으며, 나는 ‘책이 중심에 있는 사회‘를 상상했다.
책이 중심에 있는 사회라니, 자전거가 중심에 있는사회만큼이나 허황되게 들리긴 한다. 현대인은 머리도몸도 쓰기 귀찮아하고 점점 더 인내심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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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건의 얽히고설킨 배경과 이면을 이해하는 데 에너지를 들이고 싶어 하지않는다. 짧고 명쾌한 설명과 즉각적인 즐거움을 원한다. 책 한 권은 고사하고 다소 긴 탐사보도 기사조차 읽기 버거워한다. 그래서 카드뉴스와 인공지능의 기사 요약 서비스가 나왔다. 그마저도 동영상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이제 곧 5분짜리, 아니 50초짜리 핵심 요약 동영상들이 글자를 대체할 것이다. 가만히 놔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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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상상하는 책 중심 사회는 책이 의사소통의 핵심 매체가 되는 사회다. 많은 저자들이 ‘지금, 여기‘의 문제에 대해 책을 쓰고, 사람들이 그걸 읽고, 그 책의 의견을 보완하거나 거기에 반박하기 위해 다시 책을 쓰는 사회다.
이 사회에서는 포털뉴스 댓글창, 국민청원 게시판, 트위터, 나무위키가 아니라 책을 통해 의견을 나눈다. 이 사회는 생각이 퍼지는 속도보다는 생각의 깊이와 질을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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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정보는 《금강경》이나
《순수이성비판》에 담긴 심오한 지혜에 비하면
유통기간이 짧고 반론의 여지가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들은 저자의 경험과 해법을 둘러싼 고민을 가장 직접적으로, 정확하고 생생하게 내게 전달해줬다. 사실 책은 한 사람이 공들여 가다듬은 생각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매체다.
말은 글처럼 고쳐가며 제련할 수 없고,
시간의 제약을 받으며, 표정이나 목소리 같은 비언어적 요소들과 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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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에서는 책을 한 권 이상 출간한 사람이전체 인구의 10퍼센트나 된다고 한다. 이 나라의 인구는 32만 명쯤 된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정보를 TV보다 책으로 얻기를 좋아하고, 그래서 아이슬란드 경제위기에 대한 의회의 특별조사위원회 보고서가 출간 즉시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이 보고서는 2000쪽이넘는 벽돌책인데도.
우리라고 못 할 것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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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의심하고 격려하고 점검하면서 걷는 길은 외롭고 고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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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쓴 글을 시간이 지나 다시 살피면서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점검하는 것, 그러다 때로 창피해서 얼굴이 화끈해지는 것, 가끔은 ‘나 글 진짜 못 쓰는구나‘라고 자학하는 것도 작가의 일이다. 수치심을 무릅쓰고자기 글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 뒤 피드백을 받아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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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격 있는 사람만 책을 낼 수 있다‘는 은근한 분위기는 이미 책을 낸 기성작가들과, 작가를 선망할 뿐 글을 쓰지는 않는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허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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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작가의 꿈을 버렸다. 그러나 그 꿈은 버려지지않았다. 그도, 나도 안다.
앞으로도 그에게 작가의 꿈은 버린 것과 버려지지 않은 것 사이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는 그 상태로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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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도 비슷한 시기심으로 고생하는 분이 있다면, 당장 책을 쓰는 편이 낫다. 최악의 경우에도 전과 다른 차원의 독서가로 거듭날 수 있다. 한권의 책을 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어떤 부분이 어떻게 힘든지 알게 된다. 그러면서 작품의 방법론과 기교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피아노를 칠 줄 알면 라흐마니노프가 다르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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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지난주에 생긴 것이 아니라면,
몇 년 된 것이라면,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써야 하는 사람이다. ‘의미의 우주‘에 한 발을들였고, 그 우주에 자신의 의미를 보태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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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좀 더 자신을 믿어보라고, 자기 생각을 보다 주의 깊게 살펴보라고 덧붙이고 싶다.
좋아하는 책이 있는가. 그 책이 왜 좋은지, 어느 대목이좋은지 설명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원고를 판단하는기준과 가야 할 목표를 이미 갖춘 것이다. 남이 아닌 나의 기준을 엄격하게 자기 글에 적용해보자. 칭찬을 구하지 말고 부족한 점을 직시하자. 그걸 믿고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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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번 써봅시다》도
독자들이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가며 읽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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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자전거를 타는 데 필요한 건 물리학이나 기계공학 지식이 아니다. 그보다 필요한 것은 넘어지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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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함을 방해하는 세 번째 요소는 교훈과 감동에 대한 집착이다.
에세이는 교훈적이거나 감동을 줘야 한다고 믿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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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답이 당신의 개성이다. 개성을 발전시킨다는 것은 결국 삶과 세계에 대한 관점과 견해- 인생관, 세계관―를 쌓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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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알수록 다른 일들에 대해서도 ˝그냥요˝ 같은 대답을 점점 안 하게 된다. 좋아하는 영화 다섯 편의 순위를 매기는 데 사용한 가치판단의 기준이 좋아하는 책 다섯 권을 고르는 데에도 적용된다. 방금 보고 나온 신작 영화에 대해 흡족하거나 언짢은 까닭에 대해서도 당신만의 의견을 보다 자세하고정연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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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잘 쓰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이 뭘까. 나는 ‘삶을 사랑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사랑하면그 대상을 유심히 헤아리게 된다. 그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진다. 좋은 에세이에는 그렇게 삶에 대한 남다른 관찰과 애정이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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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곳을더 뾰족하게 깎자. 글은 날카롭게 깎되 마음은 온유하게 먹자. 욕을 먹어야 한다면 정확한 욕을 들어먹기 위해 애쓰자. 비판에 익숙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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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이런 농담도 한다. 한국에서 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만이라도 한 달에 한권씩 책을 읽는다면 성인 인구 독서율이 이렇게 낮지 않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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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경솔하게들 자기 야심을 드러내다니……… 경쟁자가 얼마나 많은데.
실은 선장들의 은밀한 공동체는 마냥 훈훈하고 연대감이 넘치는 곳만은 아니다. 우리는거친 뱃사람들이라.
뭍에서 쉽게 맛보지 못하는 고독과 경이를 한번씩 체험하고, ‘내가 이 짓을 왜 하는 걸까, 이번에는 정말 망했다‘는 생각도 꽤 자주 해본 인종들이라.
내가 더 멀리서 죽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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