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하나를 하게 되면 또 다른 기회가 생기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 P16

집사는 여전히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눈빛과 아픔을 알아채지 못하는 아둔한 사람이다. 아프다는 말을 들을 수 있고 네 편이라고 전할 수만 있으면 되는데, 그게 쉽지 않다. - P18

내 귀한 존재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름 아닌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다. 진부할 정도로 당연한 말이 이제야 살아서 내 마음에 박힌다. - P19

힘들었던 시간조차 열심히 버티던 오랜 시간이 있었기에, 그만두고 나면 상실감에 무너질까 두려웠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동안 당연하다고 했던 삶을 그만두어도, 삶은 흥미로운 방향으로 계속되었다. - P20

이제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시간에 매뉴얼은필요하지 않다. 헤매며 발견하는 오묘한 기쁨이있다. 다가올 미지의 시간이 설렌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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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짧게 자른 걸로만 알았다. 생각해 보면 가발이란, 나를 다른 사람에게 그리고 나자신에게숨기는 도구였다. 아프다는 이유로 할 바를 다하지 않는 책임감 없는 사람으로 보이는 게 싫었다. 자신에게도 말이다. 문제는 결국 나 자신에게 있었다. 그렇게 사직서를 냈다.
- P10

그러나 막상 쓰다보니 오롯이 진솔한 글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무언가를 숨기면, 가려 놓은 불편함이 글 속에 그대로 드러났다. 서둘러 쓴 글은 다음날 읽으면 앞뒤가 맞지 않았다. 마음이 지쳐서 쓴 글은 무섭게도 그마음 그대로 녹아 있었다.
- P11

글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매일 나의 과거로들어가 가치를 부여할 것을 찾는다. 인내심이필요하다. 쓰기 위해 글을 읽고, 마음을 돌아보고, 시간을 바친다. 나자신을 들여다본다는 건 생각보다 정성이 필요하다는 걸 미처 몰랐다.
배움과 체화의 과정이 있어야 하는 걸 외면했었다. 심란하고 분주한 것을 내려놓기 위해 긴 호흡을 해야 한다. 
- P12

책을 만드는 건 내게 같은마음이다. 알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고자 하는노력이고, 세상과 사람에 시선을 두려는 움직임이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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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처럼 쉬지 못했다. 그러다 문득, 버티는 삶이 아닌 누리는 삶을 바랐다. 쉬어감으로 오히려 더 나아지는 것이 많았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나를 응원하기로 했다. 잠깐 쉬어가도 괜찮다고, 종점의 다른 이름은 시작점이라고 스스로 휴식을 주기로했다.
- P4

이 책을 펼친 당신도 혹시 어떤 계절 속에 서툰감정을 거닐고 있다면, 우리 이야기 속에서 당신과 닮은 감정과 다정한 피어오름을 발견하길 바란다. 당신의 계절도 어느새 새롭게 피어날 것이다. 우리는 계절을 한 바퀴 돌아 새로 출발한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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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지오의 ‘신체 표지 가설somatic maker hypothesis‘에 따르면 신경계에서 감지된 정보는 느낌으로 인지되며 감정은 그다음에 온다. 화가나서 숨을 거칠게 내쉬는 것이 아니라 숨을 거칠게 내쉬는 행동을 뇌에서 ‘화‘라고 해석한다는 뜻이다. 
- P372

문자가 만들어지자 상상은 한 단계 도약한다. 문자는 단순히 말을기록하는 기호가 아니다. 문자로 된 글은 생각의 지도다. 글은 생각을시각화하여 그 구조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 P377

지구 표면의 70퍼센트가 물, 즉 바다지만, 바다는 지구 표면, 즉 지각위에 있다. 지구가 사과라면 지각은 사과 껍질이다. 지구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바다는 없는 거나 다름없다.
- P386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은 종류도 많고 복잡하기 이를데 없지만 본질은 같다. 원자들을 재배치하는 것이다. 원자는 사라지거나 만들어지지 않는다. 원자는 보존된다. 일군의 레고 블록으로 자동차를 만들었다가 분해해서 다시 비행기를 만들 듯이 원자들은 탄수화물에서 이산화탄소로 그냥 새롭게 재배열될 뿐이다. 이것이 화학의핵심이다.
- P390

이렇게 서로가 다른 분야로한 발짝씩 내딛다 보면 언젠가 모두가 모든 것을 이해하는 날이 오지않을까.
- P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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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유지하려는 목적을 지속적으로 완수하기는 힘들다. 세상은 위험으로 가득하고 예기치 못한 일들이 언제나 일어나기 때문이다.
한 번의 실수로 죽을 수 있다면 자신을 
유지하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기막힌 답이 있다. 자신의 복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형이상학적인 문제가 있다. 복제된 내가 나인가?

- P266

좌우대칭 동물은 운동의 결과로 나타났다. 운동은 이동을 자유롭게 해준다. 자유롭게 움직여 ‘먹이‘를 찾는다는 것인데, 여기서 먹이란정확히 무엇일까? 생명을 이루는 물질은 비슷하다. 단백질, 지질, 탄수화물 등이다. 따라서 다른 생물을 그냥 삼키는 것이 최고의 먹이다. 주변을 탐색하고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능력은 다른 생물을 잡아먹는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 P296

어떻게 포유류가알을 낳느냐고 물으실 분도 계실 거다. 진화에는 방향이 없다. 그때그때 필요하면 변화가 오는 것이다. 그 결과로 얻어진 여러 생물을 인간이 만든 기준에 따라 엄밀하게 칼로 자르듯 말끔하게 종류를 나누기는 힘들다.
- P301

사실 멸종은 끊임없이 일어났으며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화석으로 남은 생물의 대부분이 지금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아도 그 많던 생명체가 모두 사라져버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멸종은 진화를 이루는 중요한 축이다. 환경 변화에 적응하여 진화한다는 것은 적응하지못하는 생물이 멸종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들이 죽어 생긴 빈틈을조금이라도 적응을 더 잘한 다른 생명체가 메꾼다. 백악기 대멸종이있을 때 공룡이 진화하여 포유류가 된 것이 아니다. 공룡은 모두 죽었고, 이미 존재하고 있던 포유류가 그 빈자리를 메웠다.
- P303

더욱더 나쁜 것은 인간의 활동으로 지구의 평균 온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기후 변화는 생태계를 훨씬 극적으로 교란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생물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것이다. 하지만 대멸종이 일어날 때, 최상위포식자는 언제나 멸종했다. 참고로 지금 최상위 포식자는 인간이다.
- P304

인문학이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면, 인문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문학‘을 하는 사람이 인간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할지 모를 거라는 생각이 든다. 
- P306

사랑은 우연을 먹고 자라나지만, 결혼은 우연을 제거하고 예측가능성을 선물하는 일이다.
- P312

그들은 얼룩말이나 들소같이 한데 뭉쳐 집단을 이루고 힘을 합쳐 대응해야 했을 거다. 힘없는 자는 뭉쳐야 사는 법이다. 무리를 이루게 되자 다른 이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 P325

 물리학자가 보기에 인간이 만든 허구의 체계를 연구하는 학문이 인문학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문학에서는 이유를 알수 없지만 ‘인간‘이 가장 중요하다. 인간과 돼지 가운데 하나를 죽여야 한다면 망설임 없이 돼지를죽여야 한다. 인간은 돼지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인간이돼지보다 중요한지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객관적인 이유가없다면, 돼지도 비슷한 논리로 인간보다 돼지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할수 있을 거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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