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직원들은 상사와의 대화 통로 넓이가 어느 정도인지 귀신같이안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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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의 자연 재해들이 많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얼마나 긴시간 척도로 변화를 보느냐에 따라 ‘평온과 고요의 지구‘가 ‘격동과 소란의 행성‘이 될 수도 있다. 인생 100년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건이라도 100만 년이라는 긴 세월에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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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했던 모든 말들은 지나온 나의 경험이고, 현재 살고 있는 내 삶을대변한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하나의 메시지에 응축되면 듣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가장 먼저 막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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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헤밍웨이는 《무기여 잘있거라》를 서른아홉번 고쳐 썼다고 하니. 나는 첫 번째 퇴고를 할 때에는 이야기의 앞뒤가 맞는지 먼저 검토한다. 소설이라면 회수하지 않은 복선이나 캐릭터 붕괴, 설정 오류가 없는지,
비소설이라면 논지에 맞게 글이 전개됐는지, 어색한 대목이 없는지 살핀다. 문장을 다듬기 시작하는 것은 세번째나 네 번째 퇴고할 때쯤에서다.
- P227

뾰족한 곳을더 뾰족하게 깎자. 글은 날카롭게 깎되 마음은 온유하게 먹자. 욕을 먹어야 한다면 정확한 욕을 들어먹기 위해 애쓰자. 비판에 익숙해지자.
- P233

어떤 이들은 이런 농담도 한다. 한국에서 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만이라도 한 달에 한권씩 책을 읽는다면 성인 인구 독서율이 이렇게 낮지 않을 거라고.
- P243

책을 만드는 작업이야말로 협업이며, 전업 작가의 업무 역시 협상과 타협의 연속이다. 유명 작가가 조용한 집필실에서 다른 사람 방해 없이 원고에만 매달리는 모습은 영화에나 나오는 판타지다.
- P252

그렇게 경솔하게들 자기 야심을 드러내다니……… 경쟁자가 얼마나 많은데. 실은 선장들의 은밀한 공동체는 마냥 훈훈하고 연대감이 넘치는 곳만은 아니다. 우리는거친 뱃사람들이라. 뭍에서 쉽게 맛보지 못하는 고독과 경이를 한번씩 체험하고, ‘내가 이 짓을 왜 하는 걸까, 이번에는 정말 망했다‘는 생각도 꽤 자주 해본 인종들이라.
내가 더 멀리서 죽을 테다.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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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된 지 200년도 넘은 자전거가 혁명이고, 미래는 자전거의 세상이라니, 황당하다면 황당한 소리다. 그런데 나는 이대목을 읽으며 울컥했다. 조금 과장하자면 이 책 후기를 읽다가 ‘미래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됐다.
- P11

《즐거운 자전거 생활》 후기를 읽으며, 나는 ‘책이 중심에 있는 사회‘를 상상했다.
책이 중심에 있는 사회라니, 자전거가 중심에 있는사회만큼이나 허황되게 들리긴 한다. 현대인은 머리도몸도 쓰기 귀찮아하고 점점 더 인내심이 없어진다. 
- P12

우리는 사건의 얽히고설킨 배경과 이면을 이해하는 데 에너지를 들이고 싶어 하지않는다. 짧고 명쾌한 설명과 즉각적인 즐거움을 원한다. 책 한 권은 고사하고 다소 긴 탐사보도 기사조차 읽기 버거워한다. 그래서 카드뉴스와 인공지능의 기사 요약 서비스가 나왔다. 그마저도 동영상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이제 곧 5분짜리, 아니 50초짜리 핵심 요약 동영상들이 글자를 대체할 것이다. 가만히 놔두면.
- P13

내가 상상하는 책 중심 사회는 책이 의사소통의 핵심 매체가 되는 사회다. 많은 저자들이 ‘지금, 여기‘의 문제에 대해 책을 쓰고, 사람들이 그걸 읽고, 그 책의 의견을 보완하거나 거기에 반박하기 위해 다시 책을 쓰는 사회다. 이 사회에서는 포털뉴스 댓글창, 국민청원 게시판, 트위터, 나무위키가 아니라 책을 통해 의견을 나눈다. 이 사회는 생각이 퍼지는 속도보다는 생각의 깊이와 질을 따진다.
- P14

아이슬란드에서는 책을 한 권 이상 출간한 사람이전체 인구의 10퍼센트나 된다고 한다. 이 나라의 인구는 32만 명쯤 된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정보를 TV보다 책으로 얻기를 좋아하고, 그래서 아이슬란드 경제위기에 대한 의회의 특별조사위원회 보고서가 출간 즉시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이 보고서는 2000쪽이넘는 벽돌책인데도.
우리라고 못 할 것 없지 않은가.
- P17

작가의 일에는 주변을 둘러보고 무엇을 쓸지 고민하는 것이 포함된다. 소설이든 에세이든 실용서든 마찬가지다. 이런 기획력 역시 훈련해서 길러야 한다. 반응하는 글(때로 배설하는 글)과 기획하는 글은 다르다. 그차이를 느껴봐야 한다. 에세이 열아홉 편의 글감은 있는데 추가로 써야 하는 한 편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않아 속을 썩이는 경험을 해봐야 한다.
- P23

스스로를 의심하고 격려하고 점검하면서 걷는 길은 외롭고 고단하다.
- P24

책 출간은 자동차 운전과 다르다. 시시한 책을 내도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 ‘자격 있는 사람만 책을 낼 수 있다‘는 은근한 분위기는 이미 책을 낸 기성작가들과, 작가를 선망할 뿐 글을 쓰지는 않는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허구다. 
- P48

 그는 작가의 꿈을 버렸다. 그러나 그 꿈은 버려지지않았다. 그도, 나도 안다. 앞으로도 그에게 작가의 꿈은 버린 것과 버려지지 않은 것 사이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는 그 상태로 살 것이다.
- P53

 ‘고양이도 쓸 수 있다‘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책을 읽을 때면 잠시 기운이 솟지만 뒤에 만만치않은 장애물에 부딪히면 ‘난 고양이만도 못한가‘ 하는좌절감에 빠질 수도 있다.
- P64

《책 한번 써봅시다》도독자들이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가며 읽어주시면 좋겠다.
- P71

두발자전거를 타는 데 필요한 건 물리학이나 기계공학 지식이 아니다. 그보다 필요한 것은 넘어지는 경험이다.
- P80

그리고 이런 영감을 가라앉히는 마음 한구석의 나태한 목소리를 경계하자. 그 음성은 이렇게 말한다. ‘아유, 모르겠다.‘ ‘사는 게 본디 수수께끼지, 뭐.‘ ‘세상에 원래 이상한 인간들이 있어.‘ ‘밥이나 먹자.‘ 그런 말을 들으면 영감 덩어리는 다시 수면 아래, 무의식 깊은 곳으로 가라앉는다.
- P92

솔직함을 방해하는 세 번째 요소는 교훈과 감동에 대한 집착이다. 에세이는 교훈적이거나 감동을 줘야 한다고 믿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 P109

당신의 답이 당신의 개성이다. 개성을 발전시킨다는 것은 결국 삶과 세계에 대한 관점과 견해- 인생관, 세계관―를 쌓는 일이다.
- P119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이 뭘까. 나는 ‘삶을 사랑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사랑하면그 대상을 유심히 헤아리게 된다. 그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진다. 좋은 에세이에는 그렇게 삶에 대한 남다른 관찰과 애정이 담긴다.
내게 있어서는 그것이 에세이를 읽는 이유이고, 좋은 에세이를 읽고나면 저자에게 호감을 품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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