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밤 열 시 반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은이), 김석희 (옮긴이) 문학과지성사 2020-07-31, 184쪽, 프랑스 소설
☔️ 7월 바빴다 (그런데 6월도 바쁘지 않았나? 8월도 이미 바쁠 예정인데). 7월에 바빴다고 확실히 느낀 게 읽은 책이 세 권이다. 백수 된 이후 처음. 바빠도 나를 위해 읽고, 이참에 엄청나게 밀린 읽은 후 기록도 모두 하나씩 남기기로 8월 첫날 결심. 그래서 가장 최근 완독한 이 책부터 차례로 올리기로.
☔️ 문낭사 2025년, 7월 모임 책. 낭독으로 완독 후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멍해진 책. 같이 낭독한 두 분이 아니었다면 기록도 남기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내게는 어려운 소설이었다. 등장인물이나 줄거리 자체는 사실 단순하다. 마리아는 남편 피에르, 딸 쥐디트, 친구 클레르와 자동차를 끌고 스페인 여행을 하던 중에 남편과 친구의 불륜 기류를 감지한다. 마침, 폭우로 머물게 된 마을에는 치정살인 사건으로 아내와 아내의 내연남을 권총으로 죽인 로드리고란 인물이 수배 중이었다.‘ 마리아는 로드리고와 같은 입장이라며 수배자에게 연민을 느낀다.
☔️ 이런 간단한 줄거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지루하기도 하면서도 막상 완독하고 나니 여운이 많았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이 어려운 건지 이런 분위기의 프랑스 문화가 어려운 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읽고 나서 프랑스 영화 두 편이 생각났는데 하나는 이 책만큼 어려웠던 에바 그린 주연의 <몽상가들>이었고, 또 하나는 이해될 것 같았던 안톤 옐친 주연의 <5 to 7>이었다. 프랑스의 문화가 궁금하다.
☔️ 마리아가 로드리고를 탈출시키려는 마음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거의 마지막까지도 나는 로드리고가 실제로 존재하는 게 아닌 마리아의 환상이라고 생각했다. 마리아는 알코올중독 기운도 있으니. 마리아는 로드리고에 자신을 투영했지만, 실제 로드리고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백 명이 비슷한 상황이라도 다 같은 상황은 아니며 삶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그러니 마리아가 로드리고처럼 치정살인이 아닌 공허한 삶을 인정하는 결말도 당연히 그럴 수 있다. 오히려 내게는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