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의 뜰이었거나 혹은 누추한 시장어귀였다 하더라도, 그때 우리가 보았던 해... 앙상한 가지에 걸려 있던, 그 작은 오렌지 같던 태양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설사 눈부시지 않았다 해도, 그것이 내 삶에 주어진 사랑의 전부였 다는 생각이다. - P192

인생이 힘든 것은 예습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나는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결국길고 긴 이 이야기도 복습에 불과할 뿐이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지금의 나도 중얼거린다. 있는 힘을 다해 복습을 하는 이 순간에도 인생은 흐른다. 흘러, 간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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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결국 단파 라디오와 같은 것임을,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모든 연애의 90%는 이해가 아닌 오해란 사실을... 무렵의 우리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어쨌거나 우리는 스무 살이었고, 좋든 싫든 연애의 대부분을 운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나이였다. - P14

삶은 보다 복잡하고, 드러나지 않은 비밀로 가득한 것이겠지만... 나란히 선 부부의 모습을 떠올리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연민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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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화는 낯설지만 동양화는 더 낯설어서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 2월 말에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려고 하는데 미리 예습하는 마음으로 2월에 희망도서 대출로 읽었다. 서양미술사의 원근법만 알았는데 우리 그림에도 다양함이 있었다. 사물을 보는 시점, 속도감의 파격과 세련미도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역시 조금이라도 알면, 아는 만큼 딱 그 정도까지는 재미가 있다. 아주 재미있진 않았지만(죄송합니다 ㅠㅠ), 새로운 걸 배우는 흥미가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책으로 본 작품을 발견하면 더 흥미가 생길거라 믿는다. 아마도. 살포시 만족.

🌱
<변상벽, 어미닭과 병아리>
죽으면 새가 된다고 생각했다니, 뭔가 조선시대 유교적이지 않은 느낌이다. 만약 그러했다면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린 병아리나 새 그림이 이해가 된다. 그런데 비단에 어떻게 채색을 하는지 상상이 잘 안되었다.

<조속, 달밤 고목 위의 새>
나의 글에도 삶에도 여백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꽉 채워 숨쉴 틈이 없는 걸 지양해야겠다.

예전 국사 시간에 배운 선종을 떠올렸다. 선종이 이렇게 낭만인 줄 몰랐다. 선종화라고 하는구나.

<홍세섭, 영모도>
서양미술사의 원근법만 알았는데 우리 그림에도 다양함이 있고, 사물을 보는 시점, 속도감의 파격과 세련미
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

<김두량, 삽살개>
정말 털이 율동적이다.

<작자미상, 백수도>
동물을 하나하나 보는 재미! 정말 작가말처럼 화려하고 지루하지 않다.

울주 대곡리 < 반구대 암각화>
우리나라에 암각화가 있는 줄 몰랐다! 그것도 신석기, 초기철기시대로 보인다니.

<박병수, 낙화화조도>
인두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니!

<작자미상 일월오봉도>
느낌이 기존 조선시대 작품과는 너무 다른 일월오봉도. 작자미상인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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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의로는 절대 읽을 것 같지 않은 책 제목이었으나, 역시 읽고 보니 역시 배우는 게 많았다. 아쉽게도 이 책은 주식에 관한 기초지식을 알려주지 않는다. 어떤 종목이 좋다거나, 직접적인 투자방식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대신 주식 시장을 바라볼 때 현명함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말한다. 그래서 책을 읽는 의도에 따라 실망할 수도 있으니, 주의를 요망하는 책이다.

🌱 기억해야 할 키워드.
기본적, 기술적, 시장 분석

미시적 환경
(재무제표 분석. 내재가치. 회사를 둘러싼 환경. 기업에 대해서. 동종업계 상황)
거시적 환경
(이자율, 정부의 세수, 환율, 경제주기, 정치환경)

기술적. 차트분석

🌱 이 책을 읽으며 나에 대해 알게 된 것. 거래량을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리고 나의 장점이자 단점. 주식 앱 로그인을 안 한다 😂 그리고... 나는 과연 마이너스 40%가 넘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손절 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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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입해서 달리며 읽었다. 청소년 SF소설같이 쉽게 읽히지만, 내용은 은근히 스릴러이고 결론은 비극으로 치달았다. 주하, 상민, 건우 모두 예전에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가지고 때때로 들여다본다. 그러나 정작 현실의 서로를 보질 못했다. 그리고 자신을 놓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그래도 결말은 어떻게든 좋게 나올지 알았다. 마지막이 이런 비극일 줄은 몰랐다.


📖
- 필요한 것을 얻게 되면, 우리는 과연 행복해질까? 171p

작가는 등장인물 건우를 통해 말한다. 이 질문은 책 전체를 관통하고 완독하고 난 뒤에도 여운을 남긴다. 인류라고 할 것까지도 없다. 나는, 내 가족은, 우리는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달렸다. 특히 우리 사회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 달렸고 그 과정 중에 많은 것들을 무시하고 버려야 했다. 필요한 것들을 얻었을 때 만족하기보다는 더 필요한 것들이 보이고, 또다시 달려야 했고, 또다시 그 과정에서 놓은 것들이 있었다. 때로는 잃어버리고 잊힌 것들이 있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이 책은 나에게, 그리고 다른 독자에게 묻는다. 필요한 것을 얻게 되면, 우리는 과연 행복해질까?


📖
- 하지만 인간관계라는 건 보이지 않는 실로 얽히고 설킨 것과 같기에 작은 흔들림이나 불균형이 불러오는 파장이 생각보다 컸다. 잔뜩 날 선 태영이는 화를 자주 냈고, 우리의 벌어진 거리는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았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196p

그렇다면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들이 있겠으나, 책은 역시 건우를 통해, 전체 서사를 통해 ‘관계‘라는 방법을 은근히 제시하며, 가족 관계가 단단하지 못할 때 불행함을 은근히 보여준다.책은 가까운 이들과의 단단한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세심하면서도 무서운 말이다. 보이지 않는 실로 얽히고설킨 것과 같은 인간관계라니.
그랬다. 맞벌이 가정의 아내 주하는 항상 바쁘고 피곤하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동기의 앓는 소리에 속으로는 동의하지 않지만, 겉으로 위로해 줘야 한다. 그 와중에 집안일은 오롯이 주하의 몫이다. 주하는 남편과 아들에게 소통을 시도하지만, 자신조차도 궁금하지 않은 메시지를 가족 단톡방에 보낸다. 남편 상민이라고 다르지 않다. 회사에서 잘리고 중국집을 운영하며 아내인 주하와 아들 건우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삶을 산다. 일에 바쁘게 살아가지만, 집에서는 외로워한다. 건우는 부모님들이 용돈은 주지만 자신을 부모님 중 누구도 직접 챙기지 않는다.


📖
- 환생 같은 건 관심 없지만, 굳이 다음 세상에 또 태어나야 한다면 내 남편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그럼 나도 퇴근과 동시에 집이 쉼이 될 수 있겠지. 30p

- ˝그때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 무슨 뜻인지도 모를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150p

- 내 삶을 대신 살아준다면 어디부터 어디까지일까? 어쩌면 처음부터 품어야 했던 질문이었다. 아무도 몰아세운 적 없지만 벼랑 끝에 몰린 지금, 머릿속에 근본적인 물음표가 떠올랐다. 209p

책은 행복을 찾는 방법이 결국은 자신이 주체가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하게 말한다. 사실 주하의 불만이 이해되었다. 주하는 그래서 아내를 임대한다. 그러나 주하는 점점 더 자신의 역할 중 아내와 엄마라는 역할을 버리고 회사에서 자아를 실현하는데 몰방하게 되었다. 주하가 이해되지만, 나중은 주하의 잘못이었다. 사람은 여러 역할을 맡게 되는데 그 균형을 잘 잡아야 하지 않을까.
상민 역시 그렇다. 상민은 배달원 김 군을 고용하며 사업장을 운영하는데, 도움받는 걸 넘어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게 된다. 거기까지 가게 된 건 오로지 상민의 잘못이다. 중국집 운영에 손을 놓았다고 해서 집안에 잘한 것도 아니었다. 결국 주하의 렌탈인간과 넘지 못할 선을 넘기고, 그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 건우가 집을 떠나게 되는 원인까지 만든다. 그리고 가장 비극적인 결말을 만든다. 안쓰러우면서도 책임을 묻고 싶은 캐릭터였다. 부모님이 자신도 모르게 주체적인 삶을 서서히 포기하게 되었지만, 아들 건우는 심사숙고한 뒤 자신의 역할을 놓게 된다. 건우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건우와 태영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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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건우의 가족은 평범해 보인다. 평범한 우리처럼. 경제적으로 빠듯하나 못 살지도 않는다. 불행하다고 하기에도 잔잔한 불행이다. 그런 가정이 비극으로 달린 데에는 책의 가장 큰 소재인 ‘렌탈인간‘으로 자신을 대신하려 했던 선택 때문이다. 건우의 가족뿐 아니라 친구 태영, 중국집 직원 유미, 주하의 동료들은 모두 나의 모습이고 내가 아는 지인들의 모습이었다. 결핍이 쉽게 채워지는 시대에서 어디까지 나는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지 계속 주시해야겠다. 그리고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의 시대에서 나는 무엇을 무시하고 버리고 잃고 있는 것인지를 잊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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