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로 인해 불안정한 굴곡이어도 삶을 지속하는것이 큰 혜택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언제든 내 목숨을 쥔 채 쉽게 놓아버릴 수 있다는 오만했던 자세도 사라졌습니다. 
- P5

반려견을 데려오려는 분들께는 ‘마지막까지 내가책임지고 키울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소소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글이 될 것입니다.
- P6

이해하지만 가끔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추억의 힘은 강해서 자꾸만 예전의 모습을 찾으려고 든다.
- P25

나는 달래의 이런 시원시원한, 뒤끝 없는 성격을 사랑했다. 그리고 우리 관계는 순간에 특별해지고자 노력하지 않아도 됐다. 지나고 보면 모든 순간이 전부특별했으니까.
- P37

자책과 후회의 화살을 뽑아낸다고 해도 비어 있는 구멍은 하염없이 욱신거린다.
- P45

상실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 P46

글을 적는 지금, 굉장히 후회스럽다. 면회를 아무리 오래 한다고 해도 겨우10분 내외인데, 깊이 눈 마주치며 사랑한다고 말해 줄걸. 집에 꼭 돌아올 수 있다고 안심시켜 줄 걸.
- P53

하지만 누군가 그랬다. 우울은 수용성이라고.
무너지기에는 아직 이르니 정신을 차려야만 했다. 머리를 물에 적시니 생각의 불순물도 씻기는 것 같아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 P55

그 밤, 빈자리를 잘 견뎌내는 것 또한 노견과 살아가는 보호자의 몫이라는 배움을 얻었다.
- P56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충분한 느낌. 달래가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 이 단순한 공식을 믿고 나아가자. 그렇다면 우리는 내일이 두렵지 않을 테니...
- P76

달래가 도대체 어떻게 버티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듣는 내내 심한 죄책감에 심장이 묵직해졌다. 이때부터 달래의 끝을 진중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전에는 끝을 상상하면 가슴이 시큰해져 도저히 이어 나갈수 없었는데 이제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직면해야 했다.
- P95

빈자리를 감당하는 것도 보호자의 몫이거늘..
- P102

‘행복은 지독히도 평범한 거구나‘
- P130

달래를 위해 살아가자.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 P156

지구의 많은 것이 달래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 P159

글에도 이야기했지만 죽음을 앞두고도 끝까지 용감했던 아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잘 살아가야한다고 다짐했어요. 
- P164

원체 여름을 좋아하지 않았지만요. 달래가 떠난 계절이기에 결국 사랑해 버리기로 결심했습니다. 공기가 뜨거워지면 분명 그리워질 텐데 미워하며 힘을 쓰는 대신 그냥 사랑해 버리는 것이 더 이로운 것 같아요.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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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이토록 단순할 수 있다는 게 믿기 어렵지만, 삶은 이렇게 단순하다.
- P161

아주 어릴 때는 보통 행복하고, 적어도 행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나이가 들어 세상을 더 명료하게 보기 시작하면 행복할 일이 별로 없다.
- P182

이제야 기억난다. 언니는 토착민 단체를 돕기 위한 수공예품 특별 박람회에서 이런 물건들을 구하곤 했다. 그게언니의 친절이고 언니의 양심이었으며, 물건들이 조금 이상하고 때로는 낯설었던 이유였다.
- P193

언니의 제안은 관대함이 넘쳐흘렀고 나는 그 속에 가라앉아 오래 머물고 싶었다.
- P195

대리석 계단 아래 높은 창문을 통해 떨어지는 긴 햇빛줄기를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마치 우리가 놓쳐버린 것이뭔지 일깨워주려는 것 같다. 이상한 일이다.
- P196

살았는지 살지 않았는지, 선택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살아 있지 않다는 게 반드시 죽었다는 뜻이 아니고, 제3의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 P205

때로 슬픔이 거의 억누를 길 없이 가까운 곳에서 날개다리고 있어도 잠시 슬픔을 무시할 수 있다. 그러나 또떨 때 슬픔은 계속 흘러넘치는 컵과 같다.
- P208

홀로 내려가야 했던 그 어려운 계단들은 하루하루언니가 내려갔던 삶의 단계들이었을지도 모른다. 광활하고 호화로운 홀은 그 모든 의식 가운데서도 앞에 있든 아래에 있든 죽음 자체였을지도 모른다.
- P215

제발 당신의 상상력을 맛보이지 말아요. 다른 사람은 즐길지 몰라도 나는 당신의 생생한 상상력이아주 지루하니까요. 이게 요즘 내가 느끼는 감정이고, 어쨌든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 P312

인생이 너무 심각해서 글을 계속 쓸 수 없다. - P325

솔직히 화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언뜻 이해되지 않는데, 그건 우리의 이해력이 모자라서라기보다 작가가 쉬운 이해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 P364

이게 다라고? 싶지만, 이게 다라서 즐거운 문장들이 이어질 때 우리는 리디아 데이비스를 따라간다. 정말 이게 다라고? 싶은데, 사실 이게 다가 아니라서 우리는 리디아 데이비스의 깊은 행간에서 기꺼이 길을 잃는다.
- P365

 "과연 이런 게 ‘소설‘ 혹은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그의 문장은 태어난다.
- P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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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는 어느 문학상을 받지 못했는데, 내가 게을러서 그렇다는 말을 들었다. 여기서 게으르다는 것은 내가 축약형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는 말이었다. 예를 들어, 나는 할수 없어 그리고 하지 않을 거야(cannot and will not)라고 온전히 쓰지 않고 못해 그리고 안 할 거야(can‘t and won‘t)로줄여 쓴다는 것이다.
- P66

나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세계와 화해를 시도하고 삶에 관해 새로운 성찰을 얻으려고 한다.
- P98

이 지상에서, 이 삶에서 나는 마지막으로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가? 이는 위안이 아니라 인정을 찾는 문제였고, 당장 죽어도 괜찮다고 믿는 방식의 문제였다.
- P100

놀라울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아마도 몇 주 동안, 이 모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언제나 그녀에게 도움이 되었던 현 남편은 대체 어디에 있으며, 왜 그는 이 거북하기 짝이 없는 상황에서 그녀를 꺼내주지 않는가?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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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 털을 줍는다. 버려야 한다. 하지만 그털은 우리에게 남은 녀석의 전부다. 우리는 털을 버리지않는다. 우리에겐 엉뚱한 소원이 있다. 개털을 충분히 모으기만 하면 녀석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 거라는.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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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 P7

고마코가 아들의 약혼자, 요코가 아들의 새 애인, 그러나 아들이 얼마 못 가 죽는다면, 시마무라의 머리에는 또다시 헛수고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고마코가 약혼자로서의 약속을 끝까지 지킨 것도, 몸을 팔아서까지 요양시킨 것도 모두 헛수고가 아니고 무엇이랴.
- P55

그러나 고마코가 역시 요코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않는 것은 어째서일까?
또 요코만 하더라도, 기차 안에서까지 마치 어린 어머니처럼 그토록 정성껏 돌보면서 데려온 남자와 관계가 있는 고마코한테 아침에 갈아입을 옷을 가져온다는 건 도대체 무슨 심사일까?
- P61

힘들다는 건 여행자에게 깊이 빠져 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때문일까? 아니면 이럴 때 꾹 참고 견뎌야 하는 안타까움 때문일까? 여자의 마음이 여기까지 깊어졌나 보다 하고 시마무라는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 P70

"싫어요. 사람이 죽는 걸 보는 건"
이 말이 차가운 박정함으로도, 너무나 뜨거운 애정으로도 들리기에 시마무라는 망설였다.
- P75

"그럼 인연이 있으면 다시 봄세." 처녀에게 말을 남기고 기차에서 내렸다.
시마무라는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자신도 깜짝 놀랐다. 그래서 더욱 여자와 헤어지고 가는 길임을 실감했다.
- P78

눈부신 빛깔이긴 해도 마치 가을 하늘을 떠도는 투명한 허무처럼 보였다.
"저기로 가 볼까? 당신 약혼자의 무덤이 보이네."
고마코는 대뜸 몸을 일으켜 시마무라를 똑바로 쳐다보더니, 손에 쥔 밤을 다짜고짜 그의 얼굴에 내던졌다.

- P100

고마코의 애정은 그를 향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아름다운 헛수고인 양 생각하는그 자신이 지닌 허무가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고마코의 살아 가려는 생명력이 벌거벗은 맨살로 직접 와닿았다.
그는 고마코가 가여웠고 동시에 자신도 애처로워졌다. 이러한모습을 무심히 꿰뚫어 보는, 빛을 닮은 눈이 요코에게 있을것 같아, 시마무라는 이 여자에게도 마음이 끌렸다.
- P110

계절이 바뀌듯 자연도 스러지고 마는 조용한 죽음이었으나, 다가가 보면 다리나 촉각을 떨며 몸부림치고 있었다. 이들의 조촐한 죽음의 장소로서 다다미 여덟장 크기의 방은 지나치게 넓었다.
- P113

고마코의 전부가 시마무라에게 전해져 오는데도 불구하고, 고마코에게는 시마무라의 그 무엇도 전해지는 것이없어 보였다. 
- P134

뺨이 달아오르는데 눈만은 차갑다. 시마무라도 눈꺼풀이 젖었다. 깜박거리자 은하수가 눈에 가득 찼다. 시마무라는 흘러내릴 듯한 눈물을 참으며,
"매일 밤 이런 은하수인가?"
"은하수? 예뻐요. 매일 밤은 아니겠죠. 아주 맑네요."
은하수는 두 사람이 달려온 뒤에서 앞으로 흘러내려, 고마코의 얼굴이 은하수에 비추어지는 듯했다. - P145

고요하고 차가운 쓸쓸함과 동시에 뭔가 요염한 경이로움을 띠고도 있었다.
"당신이 가고 나면 전 성실하게 살 거예요."라고 말하며 걸음을 옮긴 고마코는 흐트러진 머리에 손을 가져갔다.

- P146

떨어진 여자가 요코라고 시마무라가 안 것은 언제였을까?
- P150

고마코는 자신의 희생인지 형벌인지를 안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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