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복판의 맨해튼에서는 적어도 두 사람 몫의 용기가 필요했다.
- P41

"사야 돼, 제이미. 그 조각상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 궁금하지도 않니? 왜 다들 그 조각상을 보려고 줄을 서 있을까?"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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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인 씨, ‘하루살이‘는 말하자면, 제 블로그를 계기로 모이게 된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오프라인 모임이라고 해야 할까요."
"네에."
"그러니까."
자야마는 마른기침을 한 번 하고는 말했다.
"회원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람들뿐입니다."
- P29

그래서 어려운 겁니다. 무엇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환자와 가족이 남은 인생에 뭘 바라고 있는지, 뭘 기대하고 있는지, 그걸 아는 거니까요. 즉, 왜 목숨이 남은 기간을 알고 싶어 하는지를 알아야 하는 거지요. 
- P44

"삶에 대한 집착이 강한, 살아 있는 망령 같은 사람들이 남아 있는 시간을 너무나 알고 싶어서 대충이라도 좋으니 알려달라고 끈질기게물어본 게 바로 우리 두 사람이라네. 나도 자야마 씨도 폐암은 전공이아니었으니까."
- P45

모두가 미스터리 애호가인 것은 아닐 테고, 그녀도 미어캣에 손을 들긴 했지만 흥미는 없는지도 모른다. 일단 한 가지 알게 된 것이 있다. 그것은 최고 연기자와 초보 연기자가 역전되었다는 사실이다.

- P62

그렇다. 셰익스피어 랭보에게서까지 배울 것도 없이, 인생은늘 장대한 연극 같은 거라는 걸 나는 그 사건을 통해 새삼 깨달았다.
- P64

"피해자는 이미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태였습니다. 다시 말하면, 가만히 두어도 어차피 곧 죽을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을 굳이 죽일 필요가 있었을까요?"
- P111

"내버려둬도 어차피 곧 죽는 건 범인도 마찬가지니까, 범인은 ‘어차피나도 죽는다면 하고 생각한 게 아닐까요?"
곧 죽을 운명을 지닌 사람의 배수진이라는 범행설. 가설이라곤 해도 꽤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 P124

"임종하셨습니다."
습기를 머금은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였다.
- P181

나나쿠마 스바루 선생님은 제 할머니입니다. 혈연으로 이어진 틀림없는 친족입니다. 저희 할머니는 일흔 살이십니다.
- P195

벚꽃색 입술 안에서 하얀 치아가 언뜻 빛났다. 야쿠인이 처음으로 보는 하루나의 표정이었다. 그것은 불온하게도 미소처럼 보이는 요사스러운 웃음 같았다.
- P209

입을 열지 않을지도 모른다.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
어차피 곧 죽을 텐데, 뭐.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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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로 인해 불안정한 굴곡이어도 삶을 지속하는것이 큰 혜택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언제든 내 목숨을 쥔 채 쉽게 놓아버릴 수 있다는 오만했던 자세도 사라졌습니다. 
- P5

반려견을 데려오려는 분들께는 ‘마지막까지 내가책임지고 키울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소소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글이 될 것입니다.
- P6

이해하지만 가끔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추억의 힘은 강해서 자꾸만 예전의 모습을 찾으려고 든다.
- P25

나는 달래의 이런 시원시원한, 뒤끝 없는 성격을 사랑했다. 그리고 우리 관계는 순간에 특별해지고자 노력하지 않아도 됐다. 지나고 보면 모든 순간이 전부특별했으니까.
- P37

자책과 후회의 화살을 뽑아낸다고 해도 비어 있는 구멍은 하염없이 욱신거린다.
- P45

상실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 P46

글을 적는 지금, 굉장히 후회스럽다. 면회를 아무리 오래 한다고 해도 겨우10분 내외인데, 깊이 눈 마주치며 사랑한다고 말해 줄걸. 집에 꼭 돌아올 수 있다고 안심시켜 줄 걸.
- P53

하지만 누군가 그랬다. 우울은 수용성이라고.
무너지기에는 아직 이르니 정신을 차려야만 했다. 머리를 물에 적시니 생각의 불순물도 씻기는 것 같아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 P55

그 밤, 빈자리를 잘 견뎌내는 것 또한 노견과 살아가는 보호자의 몫이라는 배움을 얻었다.
- P56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충분한 느낌. 달래가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 이 단순한 공식을 믿고 나아가자. 그렇다면 우리는 내일이 두렵지 않을 테니...
- P76

달래가 도대체 어떻게 버티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듣는 내내 심한 죄책감에 심장이 묵직해졌다. 이때부터 달래의 끝을 진중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전에는 끝을 상상하면 가슴이 시큰해져 도저히 이어 나갈수 없었는데 이제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직면해야 했다.
- P95

빈자리를 감당하는 것도 보호자의 몫이거늘..
- P102

‘행복은 지독히도 평범한 거구나‘
- P130

달래를 위해 살아가자.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 P156

지구의 많은 것이 달래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 P159

글에도 이야기했지만 죽음을 앞두고도 끝까지 용감했던 아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잘 살아가야한다고 다짐했어요. 
- P164

원체 여름을 좋아하지 않았지만요. 달래가 떠난 계절이기에 결국 사랑해 버리기로 결심했습니다. 공기가 뜨거워지면 분명 그리워질 텐데 미워하며 힘을 쓰는 대신 그냥 사랑해 버리는 것이 더 이로운 것 같아요.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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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이토록 단순할 수 있다는 게 믿기 어렵지만, 삶은 이렇게 단순하다.
- P161

아주 어릴 때는 보통 행복하고, 적어도 행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나이가 들어 세상을 더 명료하게 보기 시작하면 행복할 일이 별로 없다.
- P182

이제야 기억난다. 언니는 토착민 단체를 돕기 위한 수공예품 특별 박람회에서 이런 물건들을 구하곤 했다. 그게언니의 친절이고 언니의 양심이었으며, 물건들이 조금 이상하고 때로는 낯설었던 이유였다.
- P193

언니의 제안은 관대함이 넘쳐흘렀고 나는 그 속에 가라앉아 오래 머물고 싶었다.
- P195

대리석 계단 아래 높은 창문을 통해 떨어지는 긴 햇빛줄기를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마치 우리가 놓쳐버린 것이뭔지 일깨워주려는 것 같다. 이상한 일이다.
- P196

살았는지 살지 않았는지, 선택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살아 있지 않다는 게 반드시 죽었다는 뜻이 아니고, 제3의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 P205

때로 슬픔이 거의 억누를 길 없이 가까운 곳에서 날개다리고 있어도 잠시 슬픔을 무시할 수 있다. 그러나 또떨 때 슬픔은 계속 흘러넘치는 컵과 같다.
- P208

홀로 내려가야 했던 그 어려운 계단들은 하루하루언니가 내려갔던 삶의 단계들이었을지도 모른다. 광활하고 호화로운 홀은 그 모든 의식 가운데서도 앞에 있든 아래에 있든 죽음 자체였을지도 모른다.
- P215

제발 당신의 상상력을 맛보이지 말아요. 다른 사람은 즐길지 몰라도 나는 당신의 생생한 상상력이아주 지루하니까요. 이게 요즘 내가 느끼는 감정이고, 어쨌든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 P312

인생이 너무 심각해서 글을 계속 쓸 수 없다. - P325

솔직히 화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언뜻 이해되지 않는데, 그건 우리의 이해력이 모자라서라기보다 작가가 쉬운 이해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 P364

이게 다라고? 싶지만, 이게 다라서 즐거운 문장들이 이어질 때 우리는 리디아 데이비스를 따라간다. 정말 이게 다라고? 싶은데, 사실 이게 다가 아니라서 우리는 리디아 데이비스의 깊은 행간에서 기꺼이 길을 잃는다.
- P365

 "과연 이런 게 ‘소설‘ 혹은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그의 문장은 태어난다.
- P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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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는 어느 문학상을 받지 못했는데, 내가 게을러서 그렇다는 말을 들었다. 여기서 게으르다는 것은 내가 축약형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는 말이었다. 예를 들어, 나는 할수 없어 그리고 하지 않을 거야(cannot and will not)라고 온전히 쓰지 않고 못해 그리고 안 할 거야(can‘t and won‘t)로줄여 쓴다는 것이다.
- P66

나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세계와 화해를 시도하고 삶에 관해 새로운 성찰을 얻으려고 한다.
- P98

이 지상에서, 이 삶에서 나는 마지막으로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가? 이는 위안이 아니라 인정을 찾는 문제였고, 당장 죽어도 괜찮다고 믿는 방식의 문제였다.
- P100

놀라울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아마도 몇 주 동안, 이 모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언제나 그녀에게 도움이 되었던 현 남편은 대체 어디에 있으며, 왜 그는 이 거북하기 짝이 없는 상황에서 그녀를 꺼내주지 않는가?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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