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라, 츄비박과 하늘을 나는 기차 튼튼한 나무 11
파트리시아 슈뢰더 지음, 에다 스키베 그림, 김희상 옮김 / 씨드북(주)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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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나고 유쾌하며 신나는 모험 동화를 만났습니다. 파트리시아 슈뢰더라는 작가의 『틸라, 츄비박과 하늘을 나는 기차』란 동화입니다. 씨드북 출판사의 <씨드 매직 시리즈> 두 번째 책입니다. 『발명가의 딸 틸라』1권이기도 하고요(2권이 곧 나온다는 말이죠^^).

 

틸라는 항상 싸우기만 하는 부모님 때문에 가출을 결심합니다. 이제 10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참 맹랑하죠? 틸라 아빠는 발명가입니다. 정말 멋진 발명품들이 많습니다. 이런 발명품들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답니다. 한번 같이 살펴볼까요?

 

- 저절로 채워지는 레모네이드 : 따라 마신만큼 다시 채워집니다. 게다가 맛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답니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이것 하나 있으면 행복하겠네요^^

- 원하는 만큼 액수가 늘어나는 동전 : 동전인데, 마음속으로 원하는 액수를 생각하면 실제 그 액수로 변하게 됩니다. 이런 동전 있음 금세 부자 되겠죠?

- 커지는 키만큼 힘이 세지는 비스킷 : 비스킷을 먹으면 키가 커집니다. 이 때, 이 커지는 키를 힘 에너지로 변환시켜주는 기계에 들어가면 엄청나게 힘이 세지죠. 키는 원래대로 돌아오고요.

- 먹으면 진실만을 말하는 사탕도 있고, 반대로 먹으면 엉터리말만 하게 되는 사탕도 발명했답니다. 나중에 이 사탕이 결정적으로 효능을 발휘합니다.

- 하늘을 나는 기차도 있어요. 이 기차는 생활하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동식 집인 셈이죠.

- 투명인간이 되는 모자 : 사람뿐 아니라 사물도 투명하게 만든답니다.

참 놀라운 발명을 많이 했죠? 이렇게 엄청난 발명가인데, 엄마랑 항상 다퉈요. 왜냐하면 엄마가 바라는 것은 아빠가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벌어오길 바라기 때문이죠. 게다가 아빠의 발명품은 위대한 발명품이고 틸라가 모험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지만, 어른인 엄마에게는 별로 달갑지 않거든요. 그럼에도 이처럼 신기한 발명품들이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기차를 끌고 다른 곳으로 간 틸라는 그곳에서 친구들(펠릭스와 메를레 남매)을 사귀게 되고 신나는 모험을 하게 됩니다. 참, 이런 모험에는 츄비박이란 박쥐도 함께 합니다. 이 츄비박은 틸라 아빠가 발명한 비스킷을 먹고 엄청 커진 박쥐랍니다. 틸라가 타고 하늘을 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이런 내용들이 한없이 신나는 동심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합니다.

 

틸라의 가출 이유가 부모님의 다툼이라고 했죠? 하지만, 그 다툼이 그리 심각한 것만은 아니에요. 오히려 이런 다툼을 피한다는 명목으로 틸라의 신나는 모험이 시작됩니다. 물론, 가출은 권장할 행동은 아니죠. 그럼에도, 틸라의 가출이 전혀 걱정 되지 않으니 참 이상하죠? 틸라의 가출이 오히려 귀엽게 느껴지고 심정적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빠가 틸라의 가출을 알고 있기도 하며, 뿐 아니라 자신의 거취가 정해진 후 곧장 부모님께 편지를 보내 알리고 여전히 부모님을 걱정하고 생각하는 그 마음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오히려 틸라의 가출은 부모님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촉진제가 되고 있답니다.

동화속 틸라의 모험이 너무나도 신납니다. 어른의 못된 욕심에 희생당하고 있는 보육원에 맡겨진 아이들을 구출해 내는 틸라의 모험은 멋지고요. 보육원에 맡겨진 아이들은 마치 죄수처럼 살아가요. 자유를 빼앗긴 아이 가운데 도움의 요청을 보내고, 마침 틸라가 보게 되죠. 그럼으로 틸라는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들 구출작전을 펼치고요.

 

그런데, 못된 보육원의 방침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언제나 tv만 보고, 컴퓨터게임을 하고, 과자를 마음껏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단 다른 친구들과 함께 놀진 못해요. 못된 보육원에서 아이들을 통제하는 방법이죠. 혹, 오늘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통제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되네요.

 

이 책, 『틸라, 츄비박과 하늘을 나는 기차』는 재미와 감동이 있는 멋진 동화입니다. 틸라의 다음 모험도 기대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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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볼 높은 학년 동화 34
이현 지음, 최민호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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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는 야구가 운명이다. 엄마와 아빠가 야구장에서 만났고, 프로야구 개막전 날 결혼식을 올렸고, 엄마 뱃속에서부터 야구장을 들락거렸다. 사직구장은 동구에겐 태교의 장소였다. 그런 동구는 이제 야구선수다. 구천초 5학년 야구부원. 이제 곧 6학년이 되어, 야구부 주장을 맡는다. 투수에 4번 타자 한동구. 구천초 야구부에 없어서는 안 될 인재다. 그럼 장래가 촉망받는 야구선수냐고? 아니다. 구천초 야구부는 사실 별 볼일 없는 야구부다. 항상 지기만 하는 야구부. 그런 야구부에 새로운 감독님이 부임하시고, 야구가 운명인 한동구가 주장을 맡았으니, 구천초 야구부가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꼴찌 탈출에 성공하고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이현 작가의 『플레이 볼』은 야구동화다. 그렇다고 단지 야구 경기 중계나, 경기 승패를 이야기하는 것만은 아니다. 물론, 꼴찌인 구천초 야구부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경기 중계도, 경기의 승패 결과도 이야기하게 된다(경기 중계 내용 가운데 작가의 실수가 발견되기도 하여 아쉬움을 남긴다. 6회말 5대 5 상황에서 볼넷으로 나간 주자가 도루에 성공하여 무사 2루가 되었다. 이 때 주인공이 타석에 들어서 안타를 때렸는데, 중견수에게 향한다. 아마도 중견수를 넘긴 것 같다. 이 상황에서 주자는 주루 코치의 사인에 의해 2루로 달리지만 아깝게 아웃이 된다. 이런 상황이라면, 2루 주자는 당연히 홈에 들어 올 수 있다. 게다가 도루에 성공할 빠른 선수라면 홈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주자는 3루에 있다. 이 상황은 작가의 실수로 보인다. 1루 주자가 도루에 성공한 내용을 뺀다면 맞을 것 같다.). 이러한 야구 경기가 주는 스릴과 재미가 있다.

 

동화는 이런 재미를 넘어, 야구를 통해 우리가 어떤 자세로 삶 앞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야구에 쏟는 관심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상처를 안고 성장하는 동생 민구의 일탈과 그로 인한 갈등과 상처, 치유의 과정 역시 그려내고 있다.

 

새로 부임하신 감독님은 거듭 반복한다.

“최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고가 되어야 한다.”

 

이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보여준다. 최선을 다했다면 그에 합당한 결과도 끌어내야 한다. 어쩌면 결과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이는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겠다.

 

한편 그런 접근과는 상반된 접근도 있다. 승리하는 법을 아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패배하는 법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야구는 패배에 익숙한 경기이기 때문이다. 타자의 경우, 3할이 넘으면 우수한 선수라고 말한다. 하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3할이라고 한다면 10번 중 3번 안타를 친 것이다. 그러니 7번은 실패했다는 말이다. 실패가 압도적으로 많다. 패배에 잘 대처하는 선수가 훌륭한 선수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

 

우리의 삶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언제나 성공하는 인생이 되면 좋겠지만, 어찌 삶이 그리 녹녹하겠는가. 성공보다는 실패하고 좌절하고 넘어질 때가 더 많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런 실패 뒤에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동화 속 주인공 동구는 자신이 뛰어난 야구선수 재목이라 자신했다. 하지만, 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를 보게 되고, 그 앞에서 상대적 박탈감에 좌절한다. 자신에게는 천재적 재능이 없음을 알게 된다. 뿐 더러, 날고 기는 선수들이라 할지라도 중학교, 고등학교, 프로 선수가 될 확률은 점차 줄어든다. 프로 선수가 되어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갈 확률. 그러니, 어쩌면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다.

 

하지만, 동구는 지레 겁먹고 포기하지 않는다. 미래를 미리 예단하기보다는 오늘의 삶 속에서 최선을 다하기를 다짐한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야구를 계속한 것을 후회하게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야구를 그만둔다면, 그건 틀림없이 후회하게 될 것이다.(182쪽)

엄마는 나더러 틀림없이 프로야구 선수가 될 거라고 한다. 아빠는 공연한 시간 낭비라며 지금이라도 야구부를 그만두라고 한다. 누가 맞는지 모르겠다. 나는 미래를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알 수 없는 미래가 두려워 지금을 잃고 싶지는 않다.

메이저리그 구단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투수였던 호아킨 안두하르는 야구에 대해 딱 한마디를 남겼다.

“알 길이 없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내게도, 야구에게도. 그러므로 나는 오늘도 야구를 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야구를.(183-5쪽)

 

야구 동화를 통해, 작가는 인생을 이야기한다. 최선을 다할뿐더러 최선을 넘어 최고가 되려 애써야 한다. 인생엔 결국 결과를 무시할 수 없기에. 한편으로는 승리만이 아닌 실패에 대처하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 인생은 승리만 약속되어 있지 않기에. 뿐만 아니라, 우리네 인생이란 ‘알 길이 없다.’ 무슨 일을 만나게 될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그렇기에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지금’의 시간을 내가 사랑하는 일, 내가 보람을 느끼는 일을 하길 촉구한다.

 

『플레이 볼』, 야구를 통해 배우는 인생, 그리고 감동이 있는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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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들어 주는 큰입이 읽기의 즐거움 24
임지형 지음, 지우 그림 / 개암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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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형 작가의 동화 『고민 들어 주는 큰입이』는 대화함에 있어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다. 작가의 말을 빌려 본다.

 

사람과 삶이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니 그것은 내 생각을 잘 표현하기보다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었어요. 귀 기울여 듣는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한다는 의미이니까요.

- <작가의 말> 중에서

 

그렇다. 우린 대화하며 얼마나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며 반성하게 되는 동화다.

 

동화 속 주인공 재희는 말을 더듬는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더듬이’라 놀림을 받고, 이런 놀림으로 인해 점점 재희는 더욱 자신감을 잃게 된다. 그러던 재희가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등산을 갔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이상한 마을에 가게 된다.

 

그곳은 바로 ‘내 말만이’ 마을이다. 마을 이름만으로도 이곳이 어떤 마을일지 상상이 갈게다. 이 마을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 않는다. 오직 자신들의 말만 할 뿐이다. 그러니, 서로 대화가 되지 않을뿐더러 자신들의 고민이나 걱정을 아무리 서로 말해도 해소되지 않는다. 이런 마을에서 더듬이 재희는 상대의 말을 들어준다. 재희는 말을 더듬는 습관으로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겠다.

 

그런데, 이렇게 상대의 말을 들을 줌으로 재희는 상대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게 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뿐 아니라, 재희가 마을 사람들의 고민을 직접적으로 해결하지 않아도, 그저 듣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재희에게 자신들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가운데, 스스로 문제의 답을 찾아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마을에는 ‘전설의 현자’가 나타나 지혜를 준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상대의 말을 들어줌으로 상대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재희가 ‘내 말만이’ 마을에서 전설의 현자로 등극하는 것이 어쩜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상대의 말을 들어줌이 얼마나 커다란 힘인지를 동화는 우리에게 보여준다. 대화는 주고받는 것이다. 요즘 우린 참 말을 잘 한다. 아는 것도 많으니 얼마나 말을 잘 하겠나? 하지만, 과연 얼마나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나? 가끔 어린이들이 tv 프로그램에 나와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 말들을 참 잘한다. 그런데, 참 안타까운 것은 아무도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주장만을 이야기하고 상대를 설득하려고만 한다. 이런 토론훈련이 과연 유익한 건지 항상 의문이 들게 된다.

 

말을 잘하는 것도 좋겠지만, 상대의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또 하나 이 동화는 어린이가 어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어른들이 어린이에게 기대며 의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어린이도 어른을 돌볼 수 있음을 말이다. 물론, 어린이들이 어른에게 기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반대도 가능함을 동화는 보여준다. 때론 부모도 어린 자식들에게 기댈 수 있고, 의지할 수도 있음. 아이들의 조언이 힘이 될 수도 있음을 말이다.

 

이 동화는 교훈동화라 할 수 있겠다. 대화에서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한다. 하지만, 교훈동화라고 해서 딱딱하진 않다. 재미있다. 스토리도 재미나지만(물론 예상 가능한 스토리이긴 하지만), 언어 유희도 재미나다. 재희가 마을의 고민을 들어주던 큰입이를 만나러 계곡을 오르던 장면에서 그 계곡의 이름이 나온다. 바로 ‘올가다지치’계곡이다. 이 계곡이 어떨지 상상이 간다. 얼마나 가파르면 올라가다 지치게 마련일까. ‘올가다지치’^^ 괜스레 따라해 보며 웃게 된다. 우리의 삶은 ‘올가다지치’지 않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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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탐정의 사건노트 4 - 마녀가 사라진 마을 오랑우탄 클럽 4
하야미네 카오루 지음, 오유리 옮김, 정진희 그림 / 비룡소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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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탐정의 사건노트≫ 시리즈 4번째 책은 『마녀가 사라진 마을』이란 제목이다. 이번 책에서는 두 가지 사건을 다루고 있다.

 

첫 번째 사건은 A고원에서 벌어지는 실종사건이고, 두 번째 사건은 시골 마을 쇼노 마을에서 벌인 추리게임 대회를 앞두고 벌어진 자칭 마녀와의 대결이다. 두 사건 모두 기본적으로 밀실 사건이다. 한 가지 만이 아닌, 여러 가지 밀실 사건들이 나오기에 이런 밀실 사건을 좋아하는 추리소설 마니아라면 금세 푹 빠져들 그런 내용들이다.

 

또한 추리소설의 전설적 캐릭터인 아르센 뤼팽이 강조하던 ‘필연적 요소와 우연의 결합’이 두 사건 모두에서 언급되어진다. 자꾸 사건이 복잡해지는 이유는 두 가지 전혀 관계없는 사건이 결합되기 때문이다. 이런 필연적 요소 안에 감춰진 우연의 결합을 발견하는 눈이야말로 명탐정의 조건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괴짜탐정 유메미즈 기요시로을 명탐정이라 말할 수 있겠다. 자신의 입으로 명탐정 유메미즈 기요시로를 강조하더라도 믿지 않은 이유이고.

 

사실 이 괴짜탐정이 더 멋진 이유는 사건을 무조건 해결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사건 안에 감춰진 비밀을 밝혀냄으로 자신의 명철함을 드러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두가 행복할 수 있게 하는 것.

 

“세상에는 말이야. 해결해서는 안 되는 수수께끼도 있는 법이야.”(249쪽)

 

게으름 마왕에다 건망증 대장이고 식탐의 노예인 꺽다리 말라깽이 탐정. 언제나 검은 양복 단벌 신사에다 밤에도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사는 패션 테러리스트 탐정이지만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하나 이번 책에서 사건 이외에 발견할 수 있는 메시지는 환경에 대한 메시지다. 두 이야기 모두 이런 내용들이 줄곧 등장하고, 괴짜탐정의 말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인간에게 해롭다고 무조건 잘라버리고, 갈아엎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말이다. 아울러 마을의 활성화를 위해 개발하는 것만이 옳은 것인지 질문하고 있다. 재미난 추리 이야기와 함께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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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탐정의 사건노트 3 - 사라진 섬의 비밀 오랑우탄 클럽 3
하야미네 카오루 지음, 이영미 옮김, 정진희 그림 / 비룡소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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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탐정의 사건노트》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인 『사라진 섬의 비밀』. 이번 이야기는 세 쌍둥이가 반노 그룹의 사장인 반노 모토키 씨가 만드는 영화의 예고편을 찍는 일에 ‘이미지 걸’에 발탁되고 이에 예고편을 찍기 위해 반노 그룹이 사들인 섬 소세이지마 섬으로 향하면서 시작된다(물론, 그 이전에 다른 내용도 나오지만, 사건의 시작이 그렇다.).

 

소세이지마 섬에 도착하자, 유일한 운송수단인 유람선이 폭파되고, 전화선까지 끊겨 버리면서 13명은 섬에 고립된다. ‘닫힌 공간’이 만들어 진 것. 이런 닫힌 공간에서 귀신이란 존재가 등장하고,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사람, 숙소, 산, 심지어 섬까지 사라지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 그러다 다시 원상태로 회복되고. 이게 과연 무슨 조화일까?

 

역시 이번 이야기에서도 괴짜탐정, 자타가 공인하는, 아니 자칭 명탐정 유메미즈 기요시로, 즉 교수님이 있기에 사건은 해결된다. 아니, 사건이 해결된다기보다는 모든 사건 앞에 감춰진 수수께끼가 드러나게 된다.

 

이번 사건은 왠지 추리소설의 대가 모리스 르블랑의 뤼팽 시리즈 가운데 『비밀의 저택』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어쩌면 작가는 이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 이 모든 사건의 힌트는 뤼팽 시리즈 가운데 한 권인 『비밀의 저택』에 있다.

 

《괴짜탐정의 사건노트》 시리즈는 사건의 진행, 그 추리와 해결 뿐 아니라, 한 가지씩 주제에 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전쟁에 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전쟁시대를 경험한 자들의 아픔이 이야기 바탕에 깔려 있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전쟁을 치른 군인들이 전쟁 이후, 우리가 과연 무엇을 위해 싸웠던가? 자신들이 싸운 전쟁이 정당한가? 와 같은 질문들, 그들이 겪은 가치관의 혼동들도 담겨 있고.

 

지금 생각하면 왜 그런 시대를 보내야 했는지 의아한 생각이 듭니다. 나쁜 꿈을 꾸는 것 같은 시대였어요.

정말 이상한 일이죠. 앞으로 꼬마 아가씨들 같은 젊은 세대들이 ‘왜 전쟁 같은 걸 할까?’하는 의구심을 늘 마음에 담고 살아 주길 바랄 뿐입니다.(181-6쪽)

 

어쩌면 전쟁의 아픔을 전혀 모르고 살아가는 세대이기에 더욱 이런 전쟁에 대한 반성, 고민, 질문 들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독특한 캐릭터 탐정과 세쌍둥이의 활약, 그리고 그 안에 담겨진 메시지까지. 《괴짜탐정의 사건노트》 시리즈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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