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여행가방 - 박완서 기행산문집
박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잃어버린 여행가방을 읽는 내내 작가의 편안한 글에 기분이 좋아졌다. 왠지 다른삶을 살거같은 작가가 일반인들처럼 여행을 준비하고 여행가서 물건들을 잃어버리기도 하는등 일상적인 면을 선보인거 같아서 더 괜찮았던같다. 책 중간중간에 있던 사진들도 독서에 도움을 주었다. 특히 티벳이나 외국사진은 여행에 대한 욕구를 간접적으로나마 충족시켜 주었다.

조금 아쉬운것이 있다면 국내여행기인 '1장 생각하면 그리운 땅'부분이 상대적으로 많이 빈약했다는 점이다. 작가의 국내여행기도 많이 읽고싶었는데, 분량이 적은게 불만이라면 불만이다. 내 생각에는 국내여행기로 1편, 해외여행기로 2,3편정도 시리즈로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이우일 그림 / 창비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흥미로운 단편집을 읽었다. 표제작 [오빠가 돌아왔다]는 여동생(경선)의 시각에서 서술된다. 시종일관 냉소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경선은 결코 밉살스럽지 않고, 귀엽기만 하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옥희를 연상하면 얼추 비슷할 듯)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를 피해 집을 나갔던 오빠는 여자애를 데리고 들어온다. 성장한 오빠는 집안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오빠와 아버지의 밀고 밀리는 기세싸움은 계속된다. 여기에 함바집을 하는 어머니까지 가세하고 이야기는 점입가경에 다다른다.

[이사]역시 인상적이다. 포장 이사업체에 이사를 맞긴 주인공은 가야시대 토기를 애지중지한다. 하지만 결국 이사중 가야토기는 깨지고, 그로테스크한 이사업체 일꾼들은 주인공을 몰아 붙인다. 이사업체 일꾼은 50대 아저씨, 아줌마, 조선족 청년, 이들에게서는 묘한 괴기스러움이 느껴진다. 주인공에겐 어떤 일이 벌어질까?

*  내용과 어울리는 멋진 일러스트는 책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특히 표지에 보이는 저 일러스트 압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남자네 집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박완서의 사랑과 젊음, 열정을 잘 보여준 작품.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유년시절 자기모습을 진솔하게 그려냈던 작가가 이번엔 잚은 청춘기를 파격적이고 솔직하게 담아낸다. 첫사랑 남자에 대한 애틋한 사랑고백, 남편보다도 그 남자를 더 사랑했다는 걸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작가의 모습은 파격적이길 넘어 신선하다.

그 남자와 함께한 포장마차에서의 추억이 그 어떤것보다도 즐거웠다는 작가. 그녀의 들뜬마음을 곁눈질하며 나 또한 즐거웠다. 그 청춘의 열정을 내 가슴에 옮겨둔것 처럼....

표지에서 밝게 웃는 작가 박완서. 그 밝은 웃음이 좋아보인다. 625,군사독재등 험란한 한국사 틈바구니에서 웃음을 잃지않는 그녀가 멋지다. 그의 소설만큼이나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기부터 천국입니다
임영태 지음 / 문이당 / 200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스포일러 있을 수도

'만약 내가 '내'가 아니라면?' '내가 '나'의 모든 기록을 고스란히 받은 복제인간이라면?' 소설은 바로 이 물음의 답을 찿아 고뇌하는 인물의 이야기다.

평범하게 살던 남기웅에게 한 사내가 나타난다. 그는 남기웅이 복제인간이라는 말을 남기고,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죽음뒤에 숨겨진 진실…남기웅은 복제인간이었다.

한 생명공학 연구소에서 술에 취해 쓰려져 있던 남기웅을 데려다 복제했고, 북제인간은 기웅의 모든 기억과 습관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지금 존재하는 남기웅은 복제된 '그'. '원래 그'는 지하연구소에 동면상태로 보관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기웅은 자기 존재에 회의를 느끼고 자아정체성을 회복하려는 갖가지 노력을 한다. 또다른 복제인간인 '이정미' 와의 만남, 대화 / 대마초. 연인과의 헤어짐등. 남기웅은 과연 자아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파격적이고 철학적이기까지 한 주제에 빠져들었다. 지금 '나'가 내가 아닌, 복제인간인. 황당하면서도 실제 벌어질 수도 있는 사건.

그러나 이러한 도전적인 문제제기와는 달리 끝부분으로 갈수록 자가의 답안지는 초라해지는데, 먼저 남기웅의 자아정체성 확립에 대한 작가의 태도가 불분명하다. 자아를 찿아 몸불림치는 주인공의 모습은 깊이 서술되어 있으나, 그래서 도대체 월 어떻게 하자는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자아정체성 확립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들과 에피소드가 지나치게 우연적이고 비조화스럽다. 어머니와의 만남, 도박꾼 배영찬과의 만남, 도입부의 문영길과의 만남 등등.

그리고 남기웅과 이영미와의 관계도 밋밋하게 표현되어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붕
박상우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한편의 흥미진진한 영화를 본 듯한 느낌. 이인호라는 시나리오 작가를 중심으로, 친구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쳐가는 내용이 축이다.

이인호는 시나리오 작가로, '해피엔딩'이라는 정체불명의 인물로부터 모종의 시나리오를 의뢰받아 이를 구성하고 거액을 받고있다. 이 시나리오는 특정인물을 제거하는데 사용될법한(실제 사용된다)위험한 내용을 담고있다. 그러던중 인호의 친구 '석모'가 낚시를 하러 갔다 죽게 되고, 인호는 함께 낚시를 갔던 준혁을 의심한다. 그의 의심은 목격자 '황인구'의 양심고백으로 어느 정도 사실임이 밝혀지고. 인호는 계속 진실을 밝혀간다.

인호가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꽃집여자'와의 사랑. 그리고 사건의 진실....

작품의 깊이나 중후한 문학적 풍취를 원하는 독자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분명 기대이하일테니까...그냥 부담없이 한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으로 읽을 독자라면 읽어보시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인 한구절.

"인생의 과정에서 만나게되는 숱한 우연과 필연의 파노라마.....(중략).....젊은날 나의 고독은 오래오래 지붕위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풍선에서 바람빠지듯 세월이 흘러가 버리니, 이제는 고독마저 그리워 몸살을 앉는 나이가 되었구나. 그러나 아직 젊을때, 고독이 그러워지기 전에 더욱 고독해 지거라. 고독은 높고, 고독은 †? 고독은 깊을수록 빛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