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 / 시아출판사 / 2006년 10월
구판절판


"언젠가 남편이 한 말이 생각나네요. 뱀이 왜 껍질을 벗으려는지 알고 계세요?"
"껍질을 벗는다라면……?"
"허물을 벗잖아요? 그거 생명을 걸고 하는 거래요.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나요. 그래도 허물을 벗으려고 하지요. 왜 그런지 아세요?"
혼마보다 먼저 타모츠가 대답했다.
"성장하기 위해서죠."
후미에는 웃었다.
"아니오. 열심히 몇 번이고 허물을 벗는 동안 언젠가는 다리가 나올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래요. 이번에야말로, 이번에야말로 하면서요."
"별 상관도 없는데 말이죠. 다리 같은 게 있든 없든 뱀은 뱀인데."
후미에는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뱀의 생각은 다른가 봐요. 다리가 있는 게 좋다. 다리가 있는 쪽이 행복하다고요. 여기까지가 제 남편의 말씀. 지금부터는 제 생각인데요, 이 세상에는 다리는 필요하지만 허물을 벗는데 지쳐 버렸거나, 아니면 게으름뱅이거나, 방법조차 모르는 뱀은 얼마든지 있다고 봐요. 그런 뱀한테 다리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거울을 팔아대는 똑똑한 뱀도 있는 거죠. 그리고 빚을 져서라도 그 거울을 갖고 싶어하는 뱀도 있는 거구요."-310,3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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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devil 2011-10-08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잣말, '나도 <화차> 읽어야지...'^^

쥬베이 2011-10-09 20:56   좋아요 0 | URL
읽어보세요^^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읽으니 이상하게 박력이 없더라고요.
정말 아끼는 작품인데, 스스로도 이상하네 이상하네 그랬어요.
lazydevil님한테 잘 맞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