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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의 경제학, 돈은 이렇게 버는 거야 ㅣ 1218 보물창고 2
게리 폴슨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자전거 타이어 튜브를 갈고 싶지만 돈이 없어 선뜻 바꾸지 못할 정도의 가난한 소년이 열세 살 생일 즈음에 할머니에게서 할아버지가 쓰던 낡은 잔디 깎는 기계를 선물 받으면서 이야기는 시작 되고 있다. 처음 만져보는 낡은 잔디 깎기 기계를 처음 만져보는 소년에게 이웃집에서 잔디를 깎아 줄 수 없느냐는 제안을 받는다. 그 이웃집도 그 이웃의 이웃집도 잔디를 깎아 달라고 한다. 소년의 경제 활동은 시작 된 것이다. 주식 중계인인 아널드 아저씨가 주인공에게 잔디를 깎아 달라고 하면서 모든 일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현금이 부족한 아널드는 자신의 장기인 주식을 통하여 소년에게 잔디 깎는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한다. 아널드가 하는 말을 소년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소년과 아널드와의 계약은 성립 된다. 이 장면에서 서툰 솜씨로 낡은 잔디 깎는 기계를 돌리는 소년을 보고 이웃은 대뜸 자기네 집 잔디를 손질 해 줄 수 없느냐고 한다. 가능할까? 이웃집 잔디를 깎는 소년을 보고 너도나도 잔디를 깎아 달라고 요청을 한다. 가능할까? 아널드 아저씨의 말을 이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계약의 성립(물론 구두 계약이긴 하지만)이 가능할까? 유감스럽게도 난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주식에 대하여 아는 것이 전혀 없는 소년에게 아널드가 하는 말은 뜬 구름 잡는 말이었다. 그럼 독자는 매우 전문적인 용어를 남발하는 아널드의 말을 이해할까? 주인공 소년이 이해 하지 못하면 독자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잔디를 깎아 달라는 수요는 많지만 그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는 문제에 직면하여 아널드와의 대화를 통하여 수요와 공급, 노동력의 활용, 부의 분배 등을 설명하는 부분은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이룬 부를 어떻게 운용할까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설득력이 상당히 떨어지고 있다. 우선, 부의 운용방법에 있어 주식을 들고 있는데 주인공에게 주식이 무엇이며 어떤 형태로 운영되는가 하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지 않다. 투자 종목과 방법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있지도 않다. 주인공이 주식에 관심을 갖게 할 요소가 많이 부족하다. 투자방법, 투자 종목의 선택은 오로지 아널드에게 맡기고 주인공은 잔디만 깎고 있다. 대리투자를 하고 있는 아놀드는 천만 다행으로 선택한 종목에서 모두 성공을 했다. 모든 종목에 성공? 그것은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책을 보고 있노라면 주식이 그것 아주 쉬운 것이며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결국 주식에 대한 환상을 심어 줄 우려가 있다.
주인공은 잔디 깎는 사업을 하고 있다. 15명이나 고용한 엄연한 CEO다. 사업을 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정당한 경쟁관계에서 사업의 어려움을 이야기 할 수도 있는데 많고 많은 어려움 중에 하필이면 다른 사람을 협박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려하는 사람을 등장 시켰는지 모르겠다. 자기의 뜻을 관철하기 어려우니까 사람을 감금하여 자기의 뜻을 관철 시키려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도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정당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어야하는데 조이를 통한 물리적 해결을 하고 있어 과연 청소년들에게 권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또 인터넷 서점에 출판사가 제공한 소개 글에는 ‘게리 폴슨의 『13살의 경제학, 돈은 이렇게 버는 거야』에선 잔디 깎기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청소년들에게 바람직한 부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제시하는 책입니다.’라고 되어 있다. 과연 출판의도와 맞는지 궁금하다.
덧붙임.
1. <13살의 경제학, 돈은 이렇게 버는 거야>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하여 책 표지를 보는데 ‘13살의 경제학’이란 부분에서부터 의문이 들었다.
내가 알고 있기에는
나이를 말할 때는 순 우리말 단위인 ‘살’에는 순 우리말 수사인 ‘하나(한)’, ‘둘(두)’을 쓰고, 한자어인 ‘세(歲)’에는 한자어 수사인 ‘일(一)’, ‘이(二)’를 쓰는 것이 맞으며 아라비아 숫자 다음에는 ‘세(歲)’를 쓴다고 알고 있다. 그렇게 보았을 때 13살의 경제학이란 표현은 ‘열세 살의 경제학’이라고 해야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 34쪽 11번째 줄에 쓰여 있는 ‘장해(障害)’라는 말은 ‘장애’의 오타인줄 알고 사전을 찾았다. 물론 낱말의 뜻 설명해주고 있기 하지만 독자 대상을 고려했을 때 보다 쉬운 낱말을 사용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