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서툴기에 더 아름다운 것

첫사랑 ㅣ 미래의 고전 1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4월

첫사랑은 이루지 못한 처음의 사랑이다. 이루지 못한 사랑이기에 아쉬움이 더 많은 아릿한 사랑이다.  

동재는 부모의 이혼과 재혼으로 많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아이다.

자식인 동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부모님은 이혼을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는 동재보다 한 살 어린 여자 아이 은재의 엄마와 재혼을 했다. 아빠와 둘이 사는 것에 익숙해 질 무렵 행해진 아빠의 재혼은 동재에게 새엄마와 한 살 어린 여자동생을 가족으로 맞이하게 했다. 동재를 제외한 세 명은 행복해보였다. 그러나 동재는 새로운 가족을 아직 받아들일 만큼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했다. 아니, 세 사람이 행복해 보이면 보일수록 동재의 외로움은 더 커졌다.

6학년 2학기 개학을 하면서 동재는 전학 온 연아를 보고 한눈에 반해 버렸지만 우물쭈물하는 사이 연나는 아역스타인 찬혁과 공식 커플이 되어버렸다. 찬혁과 연아가 커플로서 각종 기념일을 챙길 때 동재는 한쪽에서 쓰린 속을 부여잡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찬혁과 연아가 삐꺽대는 것을 알게 된 동생 은재의 도움으로 동재는 연아에게 고백을 하고 비밀커플이 되었다. 동재는 학교에서 연아가 보내는 눈길. 반응에 가슴 설레지만 동재의 반응은 서툴기만하다. 연아와 근사하게 데이트를 하고 싶었고 연아가 좋아하는 선물을 하고 싶었던 동재는 많은 데이트 비용이 필요했고 혼자 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하여 언제나 동동거려야 해야 했다. 그러나 동재의 마음과 데이트 비용을 위한 동재의 동동거림과 상관없이 연아의 관계는 연아와 찬혁이 관계를 회복하면서 끝이 났다. 실연으로 인하여 힘들어 하는 동재를 아빠는 울게 놔두었고 자신의 이혼과 결혼에 대하여 이야기 하였다.

‘움직이고 변하는 게  사랑이며 동재는 이제 그걸 배우기 시작한 거’라는 아빠의 말을 들면서 동재는 생각한다. 엄마와 아빠, 아빠와 은재 엄마, 엄마와 엄마의 남자친구, 앞집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을 생각했다. 자전거는 페달을 계속 저어주지 않으면 멈추어 서거나 쓰러지고 말듯 사랑이 제대로 유지 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는 아빠의 말을 동재는 어렴풋이 이해할 것 같았다. 엄마 아빠도 사랑을 했고 그래서 결혼을 했지만 그 사랑이 변하여 이혼을 했고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자 잡았을 뿐이라고. 새로 시작한 사랑에서는 실패하고 싶지 않다는 아빠, 실패하지 않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 중이라고 아빠는 실패했다고 후회만 남는  게 아니라는 말을 한다. 실연은 아픔이기도 하겠지만 그 기억 반대편에 행복한 기억도 있을 것이고 그 기억으로 힘든 시기를 견디게 되더라는 이야기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아빠는 동재를 위로하려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먼저 사랑의 아픔을 겪어 본 사람으로서 자신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할뿐이라는 생각을 했다.

동재는 중학생이 되었고 연아를 보게 되면 가슴은 여전히 뛴다. 실연의 상처는 차츰 엷어졌다. 그러나 나중에 알게 된 자신이 차인 이유에는 수긍이 안 가는 동재에게 앞집 할머니는

잠꼬대처럼 한마디 하신다.

‘그게 누구의 잘못이라고 꼬집어서 이야기 할 수 있겠니. 그저 사람 대하는 일에, 사랑에 서툴러서 그런 것이지.’

그래 바로 그거야. 서툴기에 아쉬움이 남는 것이고 그렇기에 더 아름다운 거 그게 첫사랑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