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 마인드셋 - 감정 왜곡 없이 진실만을 선택하는 법
줄리아 갈렙 지음, 이주만 옮김 / 와이즈베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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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생소하긴 하지만 '스카우트 마인드 셋 The Scout mindset'은 '정찰병 관점'으로 승리를 위해 전투지의 실제 지형이나 적의 동향을 꼼꼼하고 정확하게 살피는 정찰병과 같이 자신이 바라는 대로 대상을 보지 않고 '사실을 그대로 직시하는 태도'를 뜻하는 말이다.

인간은 자신의 실수를 합리화하고 진실을 외면하고 때로는 직시하기도 하는 복잡미묘함을 가졌다는 전제하에 자신을 속이지 않는데 성공했던 사람들의 사례들을 조사하고 분석하여 현실을 왜곡 없이 직시하고, 정확한 상황분석을 하는 훈련을 통해 적용하는 방식으로 구성

된 이 책은 믿고 싶은 대로 보지 말고, 정찰병처럼 직시하라고 제안한다.

인생은 수없이 많은 판단과 결정으로 이뤄지고, 실재 인식이 왜곡되지 않게 주의할수록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눈앞의 보상에 집착하는 전투병 관점은 '현재 중시 편향'에 따라 지나치게 단기성과를 중시하며 장기성과를 무시한다. 참을성보다 조급함이 우세한 결과다.

타인의 시선 때문에 자기 행복을 희생하게 만들기도 하는 사람들의 내면 심리. 합리적 판단을 위한 자기 인식능력 기르기가 이 책에서 주요한 골자로 작용하는 지점이다.

우리는 종종 확신이라는 고정 잣대의 위험에 빠지고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방어하는 본능을 드러내지만 자기 기만에 해당하는 동기부여를 끊임없이 추구한다. 정찰병의 관점으로 의욕을 높이는 방법은 성공이 보장된다는 약속이 아니라 가치 있는 일에 대한 것을 기준으로 성공 여부와 별개로 자신의 선택을 신뢰하고 진실의 기반 위에서 장기적인

플랜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완성된다.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이든 거짓을 진실인 양 믿지 않고도 목표를 성취할 길이 있다는 것은 가능한 정확하게 현실을 파악하며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는 토대 위에서 이루어진다.

누구나 실패할 수 있지만 실패의 경험을 어떻게 개선해가느냐는 전혀 다른 결과를 유발한다. 실패의 경험도 자산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 시점에서 다시 소환하는 정찰병 시점은 세상을 헤쳐나가며 접하는 변칙 현상을 퍼즐 조각으로 바라보며 수집한다는 것.

이런 과정들이 모여 더 넓고 깊은 세상을 이해하는 관점이 생성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우리가 굳게 믿고 있는 신념은 정체성이라는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가능성이 높다. 신념이 정체성과 결합할 때 생기는 진짜 문제는 판단력을 떨어뜨린다. 지식과 정보의 홍수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신체 건강을 위한 운동을 하듯 편향된 신념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소통하고 유연하게 세상과 마주해야 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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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예술 - 포스터로 읽는 100여 년 저항과 투쟁의 역사
조 리폰 지음, 김경애 옮김, 국제앰네스티 기획 / 씨네21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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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끊임없는 투쟁과 저항의 이슈들을 여전히 드러내고 다양한 방식으로 연대하며 삶을 지속해가고 있다.

그런 역사의 흐름 속에서 지난 100년간의 기념비 적인 저항과 투쟁의 역사를 담은 포스터를 소개하고, 시대의 흐름과 역사의 한 장면들을 소환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강렬한 붉은색의 표지부터 뿜어 나오는 아우라는 지난 역사 속 예술 혁명가들의 캔버스와 붓으로 탄생한 140여 개의 포스터를 수록하고 그에 대한 서사를 전한다.


아니시 카푸어Anish Kapoor의 서문으로 시작하는 이 책에서 그는 예술작품은 예술가에 의해 행해지고 의미를 부여받지만, 작품이 갖는 힘은 작품을 보는 관객에 의해 완성된다고 말한다. 예술은 명령이 아닌 참여를 유도하는 다리와 같다는 말로 예술의 역할을 정의 한다.

그런 과정에서 예술이 특이성에서 벗어나 공동체 행위라는 존재가치를 부여한다고 말하는데 역사 속에서 중요한 순간들에는 수많은 포스터가 등장했고, 예술은 어쩌면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하나의 방식이 아니었나를 생각하게 된다.

정치적 구호와 포스터의 상징은 개인과 다수의 목소리를 담고, 국경과 세대를 넘어 전달되는 과정에서 이제 세상은 하나의 연대를 더욱 실감하는 글로벌한 시대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포스터는 언어를 초월하여 하나의 강력한 이미지들을 통한 공감을 유도하고 시대를 아우른다. 훌륭하고 적절한 이미지가 주는 힘은 때론 언어보다 강하고 오랫동안 뇌리에 남는다.


어려웠던 시대에 화가들은 그림을 통해 강력한 메시지와 의견을 전달했고, 많은 이들에게 참여를 종용하기도 했다. 그림 한 점은 시대를 넘어 시대의 상징으로 각인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스페인 화가 고야의 판화 연작과 피카소의 <게르니카>는 무고한 시민의 아픔을 새로운 언어인 그림으로 더욱 강렬하게 담아낸 대표작이다.

여전히 세계 곳곳에는 수많은 예술가들이 대중을 억압하는 힘에 대항하는 데 예술을 통해 담아내고 연대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예술은 작품들을 통해 가장 일선에서 목소리를 내는 현실 발언대 역할을 한다.


세련된 여성이 들고 있는 모피코트의 이미지를 담은 이 강렬한 사진 한 장은 데이비드 베일리가 무료 배포한 사진 한 장을 바탕으로 그린피스에서 1980년대 포스터로 제작하여 가장 상징적인 캠페인으로 자리 잡은 작품이다. 이 운동으로 1990년 명품 백화점에서 모피매장을 폐장하고 대중들의 호응을 얻어낸 것은 수많은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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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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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에서는 먹기만 하면 사랑에 빠지고, 미워하는 누군가를 고통에 빠지게 하는 빵을 만드는 마법의 힘을 담을 수 있는 제빵사가 존재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사소한 기적을 기대하며 상상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현실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들지만, 문학이 주는 힘은 이마저도 가능하게 하는 힘을 가졌다.

어쩌면 문학은 우리 일상에서 가장 쉽게 일탈의 통로로 향하는 관문인지도 모르겠다.

아픈 가족사를 가진 소년이 위태로운 가정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궁지에 몰리는 사건으로 위저드 베이커리에 잠깐 머물게 되면서 타인을 통해 여러 경험들을 마주하고, 통쾌한 복수가 온전히 자신에게 달콤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다.


우리의 삶은 늘 선택의 연속이고, 그 과정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관계와 관계 사이에 또 다른 길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정답이 있을 리 없고, 선택에 따라 경우의 수가 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도 후회도 좀 줄어들지 않을까?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파는 여러 제품들에 담긴 마법의 힘은 온전히 미워하는 한 사람만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도 그 효력의 여파를 남긴다.

누군가를 미워하면 그 과정에서 나도 덩달아 편안하지 않은 순간들이 바로 그런 경우다.

세상 어딘가에 여전히 존재할 것만 같은 <위저드 베이커리>

언젠가 동네 빵집에 들렀더니 피곤해 보인다며 커피 한 잔을 건네주시던 빵집 이모님이 주신 커피 한 잔은 피로와 함께 마음마저 따뜻하게 했던 기억이 있다. 온기와 냉기가 같은 방식으로 퍼져나가는 것이라면 이왕이면 온기를 나누는 삶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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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시선 - 여성의 눈으로 파헤치는 그림 속 불편한 진실
이윤희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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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몇 년간 출간되는 예술 도서들에서는 미술사에서 간과되었던 여성 예술가들과 익히 봐왔던 명화들에서 발견되는 여성 누드에 대해 새롭게 보기를 제안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단순히 여성차별과 혐오 혹은 폄하에 대한 반발이 아니라 열 가지의 키워드를 통해 왜 위대한 여성미술가가 존재하지 못했는지 시대적인 배경부터 고정관념 속 여성에 대한 편파적인 시선들을 드러내고 있는 작품과 예술가들을 소개한다.

여류"라는 한계를 안고 당시 프랑스에서는 여성이 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는 것이 경범죄에 해당했던 까닭에 바지를 입기 위해서는 경찰의 허가를 받기까지해야 했던 시대 상황에서 양성평등이라는 사상은 유토피아적인 환상일 뿐이었고 이를 감수해야 했던 여성들은 자신의 화업을 펼쳐나갈 환경을 마련하기 어려운 시대였다.19세기 파리에서는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채 돌아다니는 여성은 노동을 해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낮은 신분의 여성이거나 남성을 유혹하려는 매춘부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남성 누드가 훨씬 더 많았음에도 여성과 남성의 누드는 다른 시각으로 해석되기 일쑤였고, 폄하되어 제작되거나 해석되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다.



1985년에 결성된 게릴라 걸스는 여성미술인 모임으로 여성작가와, 미술 평론가, 미술사가 등 페미니즘 의식을 가진 미술계 여성들이 전방위적으로 모인 단체다. 이들은 문제가 되는 미술관이나 전시행사에 고릴라 가면을 쓰고 나타나 미술관이나 전시 제도 등에 문제를 제기하는 포스터와 문건으로 자신들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미술관의 현대미술 분야에서 여성미술가들의 작품은 5퍼센트 미만이지만 미술관에서 소장하는 누드화의 85퍼센트가 여성을 그린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포스터로 여성은 미술관에 옷을 벗어야 들어갈 수 있느냐는 항의성 문구를 담았다.

게릴라걸스guerilla 철자가 고릴라gorilla로 잘못 표기되는 바람에 고릴라 가면을 쓰게 되었다고 전해지는 이들은 여전히 활동 중이고 이들이 발간한 저서도 여러 권이 있다.

회화의 지존으로 꼽히는 벨라스케스의 비너스가 영국 내셔널길러리에서 한 여성의 테러로 무자비한 공격을 받은 이유는 당시 영국에서 여성이 투표 참정권이 없었다는 정치적인 상황이 반영되었던 사건이다.(1914 ) 이렇듯 그림 속 여성은 실제의 삶이 배제된 남성 시선

의 산물이라는 관점에 대한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난다.



"Mirror Mirror on the wall , who's fairest of them all?"

거울과 여성이라는 프레임에 씐 왜곡된 많은 허영과 성차별적 고정관념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일반화된 여성 폄하의 한 장면이 아닐까.

많은 여성들은 화가로서 자신의 입지를 자화상으로 당당히 드러냈다.

이들의 삶과 그림은 도덕적 장벽과 미술 전통의 문법을 과감히 탈피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이어갔고 자신의 모습을 똑바로 바라보고 정직하게 그려 낸 누드, 자화상 등에서 느껴지는 아우라는 그 의지를 분명히 느끼게 한다.

불합리하고 불편한 여성미술사를 드러낸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페이지를 넘길수록 마음이 뜨거워졌다. 시간이 흐르는 속도에 비해 우리의 삶과 생각은 그리 크게 변하지 않는다.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합리적인 삶의 방향을 찾는 일 또한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가 기존의 고정관념에 예속되지 않고 세상을 보는 시선을 종종 점검해 봐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졌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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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플레저
클레어 챔버스 지음, 허진 옮김 / 다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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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으로 받아본 묵직한 책 한 권. 제목과 예고된 책 표지에서 뭔가 기분 좋은 기대감을 갖게 만든 책이다.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주머니에 채우듯 반복되는 작은 행복은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하기에. 어떤 즐거운 일들이 가득할까 기대하며 펼쳐든 첫 장.

담당 기자로 배정된 주인공 진은 차분하고 이성적인 판단과 성향을 가진 사람이고, 제보자 또한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의 주부다. 작품의 시대적인 배경이 50년대 후반으로 설정이 되어 있다 보니 휴대전화나 이메일의 빠른 소통과는 대조적인 아날로그적인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삶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제보자의 미스터리 같은 처녀생식에 대한 자료들을 추적하고, 관련인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이들의 복잡한 관계는 묘한 설렘과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복합적으로 느끼게 한다.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살 수 없고, 마음 가는 대로 하면 안 되는 상황들이 희망고문이 되고, 사람은 결핍에서 오히려 더 큰 욕심이 생겨나기도 한다. 복잡한 가족 간의 관계부터, 친구나 사회 전반의 많은 관계들 속에서 의학적인 실험들이 행해지고, 그런 과정들 속에서 사건은 뜻밖의 상황과 결과들을 만들어 낸다. 다소 파격적인 주제가 고요하고 잔잔하게 전개가 되지만 반전의 결과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과정에서는 마지막 장을 넘겨보고 싶는 생각이 여러 번 났다.


실타래처럼 얽힌 이야기의 구조를 따라가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작은 기쁨들은 뭇엇일까 생각했다. 상식에서 벗어나지만 우리는 종종 그런 상황들에서 다른 판단과 결정을 하게 되는 상황들에 비난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테고, 온전히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이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나니 마음이 먹먹해진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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