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될수록 더 좋아지는 것들 - 라이프 스타일리스트 권은순의 집 이야기
권은순 지음 / BOOKERS(북커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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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가꾸고 삶의 향기를 더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좋다.

더불어 내 삶에도 좋은 영향을 더하고, 지혜로운 살림법이나 눈썰미를 배우는 일.

누구에게나 삶의 터전인 집이 가장 편안하고 안락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이 내가

추구하는 가장 첫 번째 순위.

그래서 궁금했고, 타인의 삶의 공간과 유용한 일상 용품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본

다. 마음 가는 물건들에는 저마다의 스토리가 더해진다. 그래서 애틋한 물건들.

사소한 물건을 아끼고 보듬는 삶을 좋아한다. 시간과 함께 낡고 바래어져가도 변함

없이 유용한 물건들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오늘도 살림에 유용한 팁을 얻는다.

 


 


편안한 침실과 거실, 따뜻하고 단정한 부엌과 다니잉, 쓸모 있고 깨끗하게 문구를 

정리하고, 즐겁고 건강한 취미와 아름답고 스타일리시한 패션을 보듬는다.

유행에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취향과 스타일을 고수하기. 삶이나 패션에서 내가 

추구하는 것.

화려함보다 미니멀한 디자인이 오래도록 싫증 나지 않는다. 기능은 더하고, 

오래 쓰려면 보관 또한 중요한 요소다. 책 속에서 소개하고 있는 탐나는 물건 중에는

오랜 시간이 지나 단종된것들이 있어서 아쉽긴 했지만 오래 쓸 물건을 고르는 

요령들에 대한 팁을 얻는다.

기능성과 디자인을 두고 저울질하게 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집안 살림은 한번 채워지면 덜어내기가 쉽지 않아 미니멀리즘을 표방하면서도 실상은

맥시멀리즘이 되기가 일쑤지만 경험으로 많은 물건보다 유용한 물건으로 좁혀가는 

삶을 지향한다.

 


요즘은 시대가 많이 좋아져서 다양한 기능성 제품들이 많아졌다. 그 속에서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제품들을 선호하게 된다. 다소 번거롭더라도 고집스럽게 삶 속에서

지켜가는 것들 중에는 피곤함 뒤에 느끼는 행복감이 더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가 어린 시절의 어머니의 살림을 떠올리며 좋은 추억을 떠올리듯, 나도 한 가정의

주부이자 엄마로서 그런 기억을 남겨주고 싶은 욕심에 동감했다.

 


 


하나의 물건을 고르더라도, 한번 쓰고 버리기보다 오랜 시간 이어갈 수 있는 유용함 

뒤에는 경제적인 이득보다 정서적인 교감이 꽤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놀랍게도 무려 30여 년이 지난 내 옷을 아이가 입게 되는 순간에 느꼈던 묘한 감동.

새로운 물건이 주는 설렘 만큼이나, 오래될수록 더 좋아지는 것들이 사람이나 물건이

나 많아지는 세상이라면 분명 행복한 세상임에 틀림없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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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 유병재 대본집
유병재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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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본집 읽기가 대세다. 감동적이었던 영화의 대사들을 소장하기 위해 근간에 

나도 영화를 이례적으로 글로 소장했다. 이번에는 시트콤이다.

유병재라는 엔터테이너 개인적으로 호감 가는 인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간간이 

던지는 한마디와 분위기를 압도하는 그의 조용하고 재미있는 카리스마는 늘 좌중들을

웃게 만든다. 그가 만든 시트콤이라면 너무 관심 가는 장르다.

사실 <유니콘>이라는 시트콤을 영상으로 보지 않아서 오히려 더 객관적으로 읽었던

것 같다. 한동안 스타트업 붐이 일었지만 성공에 대한 이슈만큼 물밑에서는 실패의 

경우가 훨씬 많았을테고, 여전히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들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

들이 많은 시대이다.

직장 생활을 하는 직장인에게도, 매 순간 '시작'이라는 희망과 걱정들 앞에 서있는 

이들에게 여운을 주는 스토리가 기획의도에서부터 충분히 느껴진다.

 

 


 


미공개 아이디어를 비롯해 초기 기획안, 그리고 작가의 친필 스케치와 대본의 구성 

방식, 혹은 방송 비하인드 컷 등을 비롯해 낯설거나, 관심 있는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다가갈 부분들이 두꺼운 두께만큼이나 가득했다. 사실 나는 유병재스러운 명언스티커

몇 마디에 홀딱 반해버렸다.

우리는 종종 최고가 되기 위해 삶의 여유를 잃어가고 성취와 실패 사이에서 감흥을 

느낄새도 없이 또 다른 목표를 향해가는 루틴에 함몰되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은은하게 돌아있는 대혼돈 K-스타트업 분투기>라는 모토 아래 현시대의 용어들이

등장하고 평소에 유병재스러웠던 가벼운 듯 여운 있는 말들이 묘하게 귓가를 맴돈다.


"실패란 넘어진 것이 아니라 넘어진 자리에 머무는 것"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 보세요."

"우리는 다 수평이에요."

"퇴근하세요."

 


 


유쾌한 시트콤으로 가장 첨단의 시대를 담아내고, 완벽한데 어딘지 부족한 너무나도

인간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팍팍한 삶의 유쾌한 코드를 찾아낸 천재 작가 유병재의 

이 작품은 "시작"이라는 단어가 주는 가장 적절한 에너지를 주는 책이었다.

책으로 읽었지만 충분히 영상으로 감상하는 느낌을 오버랩시켜주었던 한 권의 책.

'작가의 말'에서부터 감동할 수 있는 책도 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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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3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23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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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새해를 준비하는 캘린더보다, 다이어리보다 가장 먼저 다가올 

한 해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첫 번째 루틴은 트렌드 코리아 키워드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시대 읽기!

2007년부터 꾸준히 발행되어 온 트렌드를 읽는 재미는 좀 더 시대에 함께하는 재미와

전문가들의 오랜 분석 자료를 통해 관점이 넓어지는 계기가 된다는 점도 반갑다.

코로나 이후 처음 오프라인으로 트렌드 강연이 열렸다. 코로나 이전에 처음 참여했던

현장 분위기가 마치 다가올 새로운 한 해를 기대하는 축제의 현장 같았던 열기가 

너무 좋았던 기억에 그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던 시간이 참 아쉬웠던 터라 더욱 

반가웠던 현장.

 


 

이미 트렌드 뉴스를 통해 키워드를 미리 접했고, 책에서도 꼼꼼한 자료와 함께 내용

들을 수록하고 있지만 대표저자인 김난도 교수님의 강연을 현장감 있게 들었다.

미리 참석하기 전 책으로 트렌드를 읽고 갔더니 더 와닿았던 강연.

2023년의 키워드는 RABBIT JUMP

 


 

토끼의 해를 맞아 멋진 도약을 준비하는 느낌을 제대로 담은 각각의 이니셜에는 

웅크렸던 토끼가 높이 점프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느껴진다. '교토삼굴狡兎三窟'

이라는 단어로 위기가 닥쳤을 때 다층적 플랜을 짜듯 현명한 태도를 제안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깨달았던 시간이었다. 역시 책으로만 읽는 것보다 폭넓은 강연의 

시간. 트렌드 코리아는 어느새 가장 시대를 읽는 최일선의 키워드가 되었다.

재미와 유용한 상식과 정보를 통한 복잡한 시대에서 노선을 잃지 않기.

 


 


책 속에 수록된 문장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고, 이날 강연에서도 결론적으로 

교수님이 강조 하셨던 이야기는 바로 이거!

 

격변의 시대에 가장 위험한 것은 격변 자체가 아니다.

지난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의 말 中

기대감과 두려움에 들뜨거나 걱정보다,

이렇게 차근차근 다가오는 한 해를 준비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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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감각 - 내 영혼에 새겨진 한없이 따뜻한 여행의 순간들
정연숙 지음 / 미래의창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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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소식이 있던날  작가 아니 에르노의 나라 프랑스.

그리고, 내가 다시 가고 싶은 곳 파리

비 오는 연휴인 오늘 하루는 그래서 파리의 감각을 일깨우는 책 속 여행을 떠나기 딱

좋은 날이었다. 진짜 좋은 여행은 여행이 끝난 후에도 온몸 구석구석에 각인되어 

문득 다시 그곳으로 나를 데려간다. 《파리의 감각》은 오감과 영혼에 각인된 저자의 

단상을 따라 파리의 곳곳을, 드러나지 않는 평범함 속 비범한 장면들로 초대한다.

 


 

고독과 사색, 침잠과 민감 그리고 몽상과 같은 단어에 끌리는 것을 '아멜리아 감성'

이라고 부른단다.

파리의 감성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카유보트의

 <파리의 거리, 비 오는 날, 1877>

그림 속 내밀한 고독과 이면의 모습을 발견하는 등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며 나 또한

어느새 파리에서 즐거운 고독을 즐기는 솔리튜드(Solitude)가 된다.

여행을 통해 생활 반경을 벗어나는 일은 타인의 모습과 낯선 공간에서 그동안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혹은 그간 보지 못했던 광경들을 마주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찰나의

경험과 낯선 자극은 일상의 에너지가 되어 삶의 활기를 불어넣는다. 그래서 여행은 

사람을 너그럽게 하는 것인지도.

헤밍웨이의 책 제목이기도 한 <파리는 날마다 축제>라는 말처럼 파리는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에게 설렘과 호기심을 갖게 하는 도시였다. 일생에 한 번은 파리...라고 할 

만큼 나도 한때는 파리지엔느처럼 몽마르트르를 거닐었던 추억의 힘으로 여전히 

또 한 번의 그날을 꿈꾼다.



 


책을 읽으며 유난히 저자와 나의 공통점이 많았고, 여섯 가지 감각에 따라 파리를 

다시 거니는 순간들이 즐거웠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불어를 배웠던 덕분에 

창 감성이 넘치는 사춘기 시절 불어 선생님이 들려주시던 샹송을 따라 부르며 

막연히 꿈꿨던 파리.

책을 읽는 동안 파리의 감성과 추억을 소환하는 여정이 떠들썩한 랜드마크가 아니라

고요한 파리 감성을 충만하게 느낄 수 있는 여정인 것도 좋았다.

파리에서의 추억이 있든, 어느 날의 파리를 꿈꾸든 모두에게 파리는 여전히 낭만이고 파리를 상상하는 과정마저도 여행 같았던 책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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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질문들 - 마거릿 애트우드 선집 2004~2021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재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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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어느 날 책벌레로 유명한 배우 엠마 왓슨이 프랑스 파리 시내 공공장소에 

캐나다 여성주의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The Handmaid's Tale) 100권

을 숨기고 이를 트위터를 통해 알려 화제가 되었었다. '책장 공유'(Our Shared Shelf)라

는 페미니스트 북클럽을 운영했던 왓슨이 누구나 가져가 읽을 수 있게 하는 

'북 페어리즈'(The Book Fairies) 라는 자원봉사 단체와 손잡고 책 숨기기에 나선 

것이었다.

 


 

<시녀 이야기>는 애트우드가 1985년 출간한 소설로, 여성이 출산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반(反) 이상향적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마거릿 애트우드 (b.1939)의 신간

《타오르는 질문들 Burning Questions 》은 그녀의 에세이 선집으로 글쓰기를 비롯해

문학, 환경, 인권, 페미니즘 등 애트우드가 평생 헌신해온 주제들이 다양한 형식의 

글로 62편의 글이 수록돼 있다. (2004-2021)

 


 

한때 재미 삼아 아무 페이지를 펼쳐 그날의 운세를 점쳐보는 책들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간혹 책꽂이에 꽂힌 책들 중 잊고 있던 책을 무심히 펼쳐들고, 마음에 다가

오는 문장들을 만나는 순간의 기쁨. 다양한 주제의 질문들에 대한 그녀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고 노련함과 유연함이 느껴진다. 이야기 백과처럼 많은 이야기들이 빼곡

하게 담긴 모음집을 좋아한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타오르는 질문들 2004-2821>은 그렇게 펼쳐들기 좋은 책이

기도 하다.

 

오늘 내게 너무나도 와닿았던 글은 바로 섣부르게, 혹은 나이 탓 다른 말로 호르몬의

탓 (에트 우드가 치즈가게에서 낯선 이에게 참견을 하려다 딸에게 범인 잡는 형사에게

끌려나가듯 이동하는 상황이 나와 우리 딸의 일상에서도 종종 나타나는지라 _세계 

공통)에 생면부지 남에게, 혹은 젊은이들에게 묻지도 않은 조언을 하는 것에 대한 

단상.

 

역시 이 언니는 이렇게 뻔한 이야기에도 [햄릿]을 들고 나오신다.

"너의 인격을 지켜라. 생각에 혀를 달아주지 말고, 부적절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말고, 친절하되 절대 경박하게 굴지 마라. 귀는 모두에게 열어주되, 입은 소수에게만

열어라.

모두의 비판을 받아들이되 너의 판단은 유보해라. 무엇보다 너 자신에게 진실해라."

 

때로 젊은 사람들은 연장자의 조언을 원하지 않는다. 일장연설을 생략해도, 지시 

사항을 줄줄이 읊어주지 않아도 그들은 무사할 수 있다. 젊은이들은 항해에 나서며 

당신의 배웅을 바란다. 그 항해는 그들 스스로 해내야 하는 항해다.

그들은 다만 축복을 원한다.

넘쳐나는 내 지식이 유용하게 쓰이겠다 싶은 상황에도 부디 참으시라!는 애트우드

언니의 말씀.

 


 

과거에 전쟁, 지진, 대량 학살 같은 재앙에 대응했던 예술가들처럼 자신도 병에 쓰러

질 때까지 흑사병을 기록했던 사람들처럼, 건물 다락의 은신처에서 나치에 발각되는

순간까지 일기를 썼던 안네 프랑크처럼 .. (중략) 옌롄커는 중국 대약진운동 시기의 

대기근과 집단 아사, 지식인들의 탄압을 그의 소설 [사서]에 담았다. 민주주의가 

붕괴하고 표현의 자유가 억압당할 때 누군가는 반드시 그 전개 과정을 기록할 것으로

믿는다. (중략)

역사를 통틀어 예술°에 거는 기대는, 주어진 시간과 장소에서 최대한 강력하고 

웅변적으로 인간 됨의 의미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트럼프 치하의 예술 中>

에트 우드는 그런 기록들을 '증인 예술 witness art'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이렇듯 다양한 주제의 스펙트럼을 넘나들지만, 가장 애트우드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묵직하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유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책이다.

짧은 기간동안 휘리릭 읽고 넘기기엔 적절하지 않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지구촌의 

우리가 함께 질문하고 생각을 나누는 장으로서의 매개체가 되기에 충분한 책이다.

모두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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