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석의 유럽 건축사 수업 - 한 권으로 읽는 유럽 도시의 시공간
양진석 지음 / 와이즈베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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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유럽의 건축물들은 웅장하고 화려함만으로도 이미 압도되지만 그림으로 담은 작업들에서는 생생한 사진자료와는 다른 정겨움이 온기를 더한다.

​여행이 자유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이다 보니 랜드마크를 찍고, 유명한 건축물들을 마주하는 일들이 그렇게 낯설게 다가오지 않는데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 건축의 뿌리부터 시대의 건축이 왜 그런 식으로 지어졌는지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고, 건축물의 중요한 포인트들을 손그림들로 친근하게 제시하는 방식으로 저자의 오랜 준비와 섬세한 기획이 느껴진다.

저자 또한 건축사를 공부하다가 읽은 르코르뷔지에의 책에서 마주한 스케치들을 보고 답사여행의 스케치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래서 좋은 책과 마주하는 일은 우리가 또 다른 큰 세상을 마주하는 가장 쉽고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재미있게도 책을 읽다가 요즘 내가 일하고 있는 전시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마주한다. 만물이 수의 관계에 따라 질서 있는 코스모스를 만든다고 생각했던 피타고라스의 수학적인 논리인데 코스모스는 질서와 조화를 지니고 있는 우주 또는 세계를 뜻한다는 정의였다.

전혀 다른 장르의 전시에서 마주하는 그 용어에 나는 좀 더 적확한 해설을 할 수 있는 문장 하나를 보석처럼 마주한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각각의 노선으로 흘러가는 것 같지만 또 이렇게 여러 장면에서 교집합들을 만들어 낸다.

그나저나 이 책을 읽다 보니 ..... 또 여행 가고 싶....✈️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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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장의 블라우스를 만들기 위해 - ‘세계 여성의 날’의 기원에 이어진 이야기 어떤 하루의 그림책 1
세레나 발리스타 지음, 소니아 마리아 루체 포센티니 그림, 김지우 옮김 / 이온서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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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그림책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부분 2025년 수상작인 이 책은 일찌감치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인정받은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까지 더해져 한편의 영화처럼 느껴졌다.

1911년 3월 25일 뉴욕 한복판의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하루에 천 장의 블라우스를 만들기 위해서 이중으로 문을 잠그고, 부러 망가뜨린 채로 방치한 화재 대피용 비상계단

당시 유행하던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간 블라우스를 생산하던 트라이앵글 셔츠 웨이스트 공장의 화재로 인해 129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클로틸데들은 꿈과 희망의 도시 뉴욕에 부푼 꿈을 안고 왔을 테다.



더 나은 삶을 찾아 고향을 떠나왔는데 안전하지 않은 작업환경에서 이윤만을 추구하던 자본주의 논리로 인해 수 세기 동안 변하지 않는 여성의 자유와 인권은 '세계 여성의 날'마다 그간 여성들이 겪어온 성차별과 인권 침해를 극복하는 수많은 요구사항을 총합하는 상징의 날이 되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단 하루의 기념일을 상기시키는 특별한 날이 아닌 1년 365일 그 모든 날들에 그 마음을 이어가자는 제안을 남긴다.

창의적인 재능과 창의성을 위험하다고 여겼던 환경에서도 스스로를 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며
단결했던 이들의 작은 행동은 은근하지만 강한 불꽃이 되었다. 저자인 세레나 발리스타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변화°란 갑자기,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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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화 속 세계사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사물들
태지원 지음 / 아트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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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명화를 보는 다양한 시선적 접근은 같은 그림이라도 다양한 볼거리와 읽을거리들을 제공해 독자들의 흥미를 북돋는다. 이 책이 그렇다. 저자는 사회과 교사로 명화들에 담긴 역사적,문화적 이야기들을 소환한다. 익숙한 그림에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와 사연이 담겼던가. 흥미진진하게 읽은 책으로 그림이 한층 가깝게 느껴진다.


노래 제목부터 스틸 라이프(still life) 정적인 그림이지만 그림을 마주하는 우리는 각자의 감상을 소환하는 과정에서 삶의 이야기들을 그림에 대입한다. 명화가 그려진 시대 속으로 들어가는 관문이 되어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림은 어느덧 왁자지껄한 그 시대의 사연들이 차고 넘친다.

그림을 보는 재미. 그리고 시대와 경계를 넘고 그림을 통해 시대와 시대를 교차한다.



15개의 챕터에는 역사 속의 여러 사건들을 테마로 다루고 있는데 흑사병을 필두로 인쇄술, 거품경제, 대항해 시대, 노예무역, 시민혁명, 보호무역, 제국주의 등 역사 속 거대 서사를 담고 있는 그림들을 소개하며 그런 맥락들을 전달한다.

학창 시절에도 이렇게 역사 이야기를 배웠다면 훨씬 재미있고 유익하게 세계사를 이해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마저 들었다. 역시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공부도 때로는 놀이가 된다. 예술이 단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담고 더 나아가 미래지향적인 서사들을 예측하는 과정이 얼마나 흥미진진한지 알게 되었을 때의 희열이란.



각 챕터별로 연표가 수록되어 있어서 세계사적 맥락을 통찰적으로 바라보기에도 좋았다.모든 서사는 하나의 사건으로서가 아니라 연대와 시대를 반영한다.

우리 일상의 익숙한 소재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도 반가웠다. 설탕과 커피, 감자와 튤립, 초콜릿과 청어, 오렌지와 비타민,

대항해 시대를 도왔던 비타민의 중요성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일상과 예술의 발견을확인한다. 그런 의미에서 환절기 건강을 위해 비타민 가득한 과일도 챙겨 먹고 명화 감상을 이어가야겠다. 삶의 가장 밀접한 장르. 예술을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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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화 속 세계사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사물들
태지원 지음 / 아트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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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속 역사와 문화이야기가 더해져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어요.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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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시간의 알레고리 - 빛으로 그려진 영원의 시퀀스, 사랑으로 읽는 50개의 명화
원형준 지음 / 날리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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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오래된 그림일수록 배경지식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그림 감상에 대한 방법은 상황에 따라 개인에 따라 어떤 방식이 좋다고 규정된 바는 없지만 그 내용을 알고 본다면 더 많은 이야기가 보이고, 더 재미있게 다가온다는 것을 종종 경험한다.

요즘은 해외 유수의 작품들이 해마다 국내에서 소개돼 곤 하는데 매번 인파에 묻혀 제대로 된 감상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원작을 보고, 혹은 감상하기 전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들이 반가운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잘 알려진 50여 점의 작품에 관한 재미있는 스토리를 들려준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언어와 운전이라는 말을 종종 한다. 거기에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나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장르의 예술에는 그 시대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과 더불어 예술가 개인의 서사가 담기다 보니 작품의 표면적인 미감을 넘어 파고들어갈수록 많은 것들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미술관에서 전시해설을 하는 나는 작품 하나를 설명하기 위해 간혹 역사적, 시대적 배경을 탐구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곤 한다. 그 과정에서 그림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원래 사전트의< 마담 X, 1884>는 한쪽 어깨끈이 내려간 형태로 그려졌다가 외설적인 논란에 휩싸였고, 그 사건 이후 영국으로 간 사전트의 명예를 회복시킨 작품이 바로 꽃과 소녀가 등장해서 많은 이들의 최애 작품으로 꼽히는 <카네이션, 백합, 백합, 장미 1885-6>
일본 판화 우키요에의 내려다보는 각도를 사용해 해 질 녘 순간을 스냅사진처럼 포착해 낸 이 그림은 아름답기만 하고 그 속에 역사와 신화를 담지 않았다는 점에서 또 당대 인상주의 화가들의 비난을 받았다고 하니 화가도 참 쉽지 않다.

행복한 그림의 대명사 르누아르는 가난한 삶을 살았다. 아무리 현실이 암울해도 행복한 도시를 묘사해 인간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던 낙천주의자였던 그의 그림은 스냅사진의 한 장면처럼 생생한 모습을 화폭에 담아냈다. 그의 대표작 <물랭 드라 갈레트, 1876>은
물레방앗간과 갈레트라는 의미의 물레방앗간과 팬케이크를 합쳐 상호로 삼았다.



자유와 여신이라는 키워드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대표적인 외젠틀라크루아의 작품. 여인 옆의 소년이 <레미제라블> 속 가브로슈라는 구두닦이 소년이 된다는 사실도 재밌다. 신성한 신의 몸에는 털이 없다고 믿었던 고대인들 이후, 체모는 유혹의 상징으로 여기게 된 배경과 맞물려 르네상스 시대 초상화의 여인들이 대머리처럼 보이는 작품들이 등장한다. 깔끔함과 단아함으로 느껴졌던 장면에서 서구인의 또 다른 고정관념과 이상을 작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베네치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화가 카날 레토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치 사진을 보는 듯 하다. 눈으로 확인하고 왔던 베네치아이기에 더욱 그림이 사진처럼 보이는 현상.

명화 감상법에 관한 많은 방법론들이 알려져 있지만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은 결국 본인의 속도와 시선을 따라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린다고 하던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익숙했던 명화의 원화들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 그림도 아는 만큼 보인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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