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트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7
문지혁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당대 한국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 벌써 57번째 작품.

나는 핀 시리즈의 표지화 그림엽서가 포함되는 구성이 참 좋다. 따로 모을 만큼.


25년 전에 시작되어 9.286일 무려 25년간 계속된 여행

어느 날 이 사 준비를 하시던 아버지가 보내온 소포에서 시작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행.

"모든 여행에는 여행자가 알지 못하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 <마르틴 부터>

사물에 감정적 의미가 덧씌워지면 그건 객관적 상관물이 되고, 은반지는 더 이상 평범한 은반지가 아니게 되니까. <책 속 문장> 하지만 어디 그게 사물뿐이랴.

풍경도, 날씨도. 장소도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닌 게 되기 어렵다.


서유럽 6개국을 열흘 만에 다녀왔던 말도 안 되는 일정을 경험했던 내게 이 책 속의 여정은 다시 한번 나를 그 시간 속으로 데려다 놓았다. 여행을 계획했던 6개월 전부터 이미 시작이었던 여행은 떠나기 전 노트 한 권을 채울 만큼 시공간을 넘나들곤 했는데 여행의 순간만큼은 철저하게 현지인으로 살아보기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원칙이지만 여행은 언제나 예상외 특별한 인상들을 남기곤 한다.


우리는 종종 삶을 여행에 비유하곤 한다. 작가는 이 소설의 시작을 여행에 관한 기록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인생에 여행 아닌 것이 존재할 수 있는지 질문처럼 자문자답으로 시작했다. 어느 날 갑자기 당한?! 이별. 그렇게 시작한 애도 여행.


인생의 어느 한 시절을 통과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대체로 고단한 일이지만,

젊은 시절의 한때는 그것이 지닌 뜨거움과 미숙함으로 인해 멀어질수록 더 애틋해지는 것만 같다. 고 작가는 말한다. 다시 한번 작가의 말을 빌려.

"지구 반대편에서 세상의 비밀을 알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과, 나를 사랑하지 않는 당신의 비밀도, 하지만 이제 그럴 수 없다는 걸 안다...."

(후략)


삶을 여행처럼 사는 것도, 여행을 일상처럼 나서는 것도 결국은 온전히 내가 경험하는 것. 그 안에서 나름의 변화와 질서를 조율하는 것. 그리고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쳇바퀴 같은 여정에도 슬퍼하거나 아쉬워하지 말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을 위한 디자인 - 우리 시대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100
파이돈 편집부.켈시 키스 지음, 최다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곰브리치 서양미술사>를 비롯해 내가 너무나도 애정하는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을 펴낸
그림, 사진, 건축. 디자인, 패션을 중심으로 예술 분야 도서를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세계적인 출판사의 이번 신간은 허먼밀러 브랜드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으로 우리 시대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100인을 소개하는 <삶을 위한 디자인>이 출간되었다. 30여 명의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소개되는 100인의 디자이너 중 반가운 이름들이 보인다.

5년째 함께 하고 있는 재단의 정기 전시에서 참여 작가로 소개했던 김민재 작가와 국현의 디자인 전시에서 인상 깊었던 이광호 작가가 100인의 디자이너로 소개된다.

"꼭 알맞은 형태가 떠오르면 그 형태는 곧바로 가슴에 와닿는다. 정당화 같은 건 필요 없다."



디자인페어, 홈테이블 데코 등등 많은 정례화된 행사들에서 다양한 트렌드의 변화를 느끼며 실용과 가치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게 되는데 디자인(Design)이라는 말이 라틴어 '데시그나레(Designare)'에서 유래, 목적을 가지고 기능적·미적으로 환경과 사물을
창조하고 설계하는 모든 조형 활동을 말한다. 단순히 도안이나 장식을 넘어, 생활 향상과 혁신을 목표로 제품, 그래픽, 공간, 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용성, 조형성, 경제성, 독창성을 구현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디자인에 대한 정의와도 이어진다.



이상적인 형태가 다양화되는 만큼 소재의 확장으로까지 이어지며 오늘날에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디자인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디자인의 분야도 예술가구와 실용가구의 경계마저 불분명하다.

좋은 디자인은 아름다움보다 먼저 삶을 생각한다는 책의 타이틀에 공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요일의 여행 - 개정판 모든 요일
김민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10여 년 전에 작가의 <모든 요일의 기록>이라는 책을 읽었고, 그 사이에 공저의

<마감일기>라는 마감 분투기를 너무나도 공감하며 읽었고, 사실 이 책도 초판본으로 읽은 반가운 책인데 벌써 10년이 넘은 책이라니..... 아 세월이 이렇게 빠르다.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 바로 여행이라는. 삶은 그렇게 여행인 거지.

이렇게 무심하게 흐르는 시간들이 아쉬워 기록에 기록을 더해가는 일상이지만 모든 순간을 기록할 수는 없는 현실. 나를 위한 충실한 서기관이라는 작가의 표현에 너무 공감!

모든 것이 너무 별일이라서 쓰고 덮었으므로 불행은 수첩 속에 갇히고, 쓰고 덮으면 그 행복은 내 것이 되어 오래오래 박제할 수 있다.(이것도 작가의 탁월한 세계)


운이 좋았다,라고 겸손하게 쓰고 싶지만 절박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순간.

명랑한 염세주의자 줄리언 반스가 떠올랐다. 삶은 엄청난 결단을 내리지 않아도 그냥 살아지는 것이었다. 가야 할 곳, 봐야 할 것. 먹어야 할 것,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로 채워가다 보면 뭔가에 쫓기는 듯한 기분이 든다.




완벽한 여행은 현실 속에서는 거의 가능하지 않았다. 매 순간 조금이라도 좋은 부분을 찾아내서 거기에 기대버리는 것. 여행이 던지는 질문을 품고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오는 것.

닿을 수 없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환상을 먹고 점점 더 큰 이상향으로 변해가는 것.

언젠가는..이라는 막연한 미래. 떠나고 나서야 그곳이 얼마나 좋았는지 깨닫는 순간들.

하지만 결국은 일상.


사소함의 사소하지 않은 순간들에 마음이 따뜻했다.

내게는 특별했던 만남이 누군가에게는 흘러가는 한낱 사소한 순간이었을 때도 슬퍼하거나 서운해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도, 그리고 멀리 떠나지 않아도 여행일 수 있는 순간들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여행은 납득할 수 없는 순간들에도 사람을 너그럽게 하기도 한다.

일상이 여행일 수는 없지만 여행의 마음으로 일상을 너그럽게 마주해 보기로 한다.

아무것도 아닌 순간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그대의 책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1997년에 출간되어 개정판에 개정판을 거듭하다 새롭게 옷을 입고 출간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는 그대의 책이다. 원제 Le Livre du Voyage>

원제로는 '여행의 책'


지구를 이루는 4가지 원소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엠페토 클레스가 제안하고 아리스토텔레스가 체계화한 철학적 개념 [ 공기 / 흙 /불 / 물]의 순서대로 마치 여행하듯 명상으로 안내한다.


호기심 가득 안고 첫 장을 여는 순간 마치 나를 마주하고 있는 듯 생생한 문장들에 놀라고 묘한 몰입감이 느껴진다. 마치 최면술에 빠지듯 몰입하게 되는 매직.


너무나도 가느다란 폰트의 글씨들에 살짝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집중하게 되는 장치가 되기도 했다. 좋은 책은 자신을 다시 만나게 해 주는 거울이라고 한다.

신천옹 _ 하늘의 뜻을 믿는 노익장이라는 뜻의 새. 앨버트로스.

한 마리 새가 되어 오직 나만의 책이 되어 준다는 책 속 네 가지 세계 속으로 유영하며 꿈을 꾸는듯한 착각마저 든다.


환경과 조화하지 못하는데서 생기는 부족과 개인들의 문제들.

고된 수련이 필요한 순간들, 자연력을 상대로 인간을 변호하기 위한 샤먼의 변장술.

어딘지 종교적이고, 어딘지 비현실적이지만 또 뭔가 이해되고 든든한 느낌.


바보를 뜻하는 프랑스어 [앵베실 imbecile]

라틴어 임베킬루스 imbecillus]에서 유래했다. 목발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자라는 뜻.

바보는 목발도, 지팡이도, 보호자도 없이 홀로 서서 걸어야 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상상력과 재능으로 나만의 집을 짓고, 육체적 오감이 아닌 정신적인 오감을 일깨운다.


감정/상상력/직관/의식/영감

직관은 섬광처럼 번뜩이고, 지구를 둘러싼 대기권처럼 관념의 대기 정신권은 가장 좋은 때 홀연히 나타난단다.


중요한 것과 사소한 것을 분간하여 사소한 것을 버릴 줄 알게 되면 사고는 빨라진다는 문장. 지각의 먼지 낀 창문을 닦아 내야 하는 이유.


공격적인 태도는 두려움의 반증이란다.

불운을 적으로 여기기보다 맑은 날씨를 더욱 잘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비와 같은 것으로 생각하라. 불운은 그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그대를 발전시킨다.

발명하라. 창조하라. 뭔가 다른 것을 제안하라.




돌고래 뇌의 반쪽이 활동하는 동안 나머지 반쪽은 잠을 잔다.

물속에 있다가도 숨을 쉬기 위해 서는 수면으로 올라와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그들이 잠을 자느라고 꼼짝 않고 있다가는 숨이 막혀 줄고 말 것이다.

이 외에도 고대 인도인들의 숫자에서 유래한 숫자에 담긴 생명의 의미를 비롯해 사람들이

저마다 잃어버린 자신의 반쪽을 찾아다니게 된 유래까지.

그리고, 그 소중한 반쪽을 사랑하는 법. 애면글면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들까지.

실수하나 없는 맥빠진 삶을 살 것인가. 남이 제시하는 좋은 길보다 험한 길마저 기꺼이 가능성을 시험해 볼 용기를 충전하게 하는 나조차도 인지하지 못했던 동굴 속의 나를 소환하게 해 주는 놀라운 여행으로 안내하는 책이다.

마치 그 옛날의 만화영화 '이상한 나라의 폴 ' 4차원 공간으로의 여행 같았던 책.

나는 종종 이 여행을 떠나보게 될 것 같다.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 본성의 역습 - 인간 본성은 우리의 세상을 어떻게 형성했고, 구원할 수 있는가
하비 화이트하우스 지음, 강주헌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듣고 제목에서 개별 존재가 타고난 성질이나 성품인 본성과 그에 반하는 역습이 뭘까 궁금했다.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묵직한 책은 인간의 세 가지 본성을 시작으로 본성이 만들어낸 현상, 그리고 본성에서 찾는 새로운 해법으로 솔루션을 제안한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저자는 옥스퍼드대 인류학과 교수로 사회적 유대에 대해 연구하는 연구센터 소장으로 세계 최대의 인류 역사 데이터베이스 중 하나인 세샤트의 공동 설립자 중 한 명으로 종교의 기원에 대한 그의 이론인 '종교성의 양식'은 현대 인류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생각만큼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지 않았지만 납득되는 이야기들.



기술문명이 발달하고 가장 많이 푸념처럼 늘어놓게 되는 것이 기술 위기의 시대라는 말이다.지구상에서 유일무이한 존재로 빠른 변화를 주도하는 인간은 스스로 인류를 위기에 빠뜨리는 어리석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인류세라는 말이 등장하고 이제는 탈인류세라는 단계로
다시 반복되는 과정에서 기술이 아닌 인간 본성에 대한 고찰이라는 대목이 솔깃해질 수밖에 없다.

저자는 현대 문명이 태초부터 인간이 지닌 세 가지 본성인 집단을 따라가는 성향인 순응주의, 초월적 존재를 믿고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종교성, 집단에 충성하는 성향인 부족주의를 토대로 진화하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생존 자체가 핵심이었던 시대에서 발전해 거대 문명의 시대가 된 지금은 세 가지 본성, 즉 순응주의, 종교성, 부족주의가 독이 되는
상황들이 많아졌다. 서로를 모방하다 획일화되고, 반대로 알지만 행동하지 않는 태만의 상황이 조성되기도 한다. 현대가 진화의 선물이라고 한다면 그 과정에서 혁신은 살아남고 나머지는 도태된다.

인간은 명확한 목적이 없어도 타인의 행동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천성적인 성향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가설에 모순되는 상황을 매력적으로 여기기도 하고, 집단 이데올로기는 극심한 편견을 조장하기도 한다.

결국 인류의 역사는 점차 확장되고 모든 생명체로 이루어진 부족은 인간만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포괄하는 개념이 되어간다. 그 방대한 지구촌에서 지금 우리에서 나아가 지구를 보살피고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확장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고 진화론적 관점의 이론에서 실천에 대한 중요성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