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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미술관 - 명화로 읽는 나의 인생
김지영 지음 / 지식여행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한 사람이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긴 시간 동안 예술 이야기를 이어왔던 저자의 큐레이션으로 지紙상의 미술관이 열렸다. 이 공간에는 작품마다 의자가 놓였고, 각자의 속도로 저자가 들려주는 화가의 이야기를 듣는다.
12개의 주제로 이루어진 섹션에는 두 명의 화가를 만나고, 화가들의 내밀한 이야기도 만난다.
메리카사트의 <찻상앞의 여인, 1883-1885>은 티타임이 여성들에게 의무였던 시절, 티 세트를 선물받은 답례로 보내졌던 그림인데 부드럽고 우아한 초상화가 일반적이던 시절 강인함과 고독한 품격이 담긴 그림 속 여인의 코가 너무 크게 그려졌다는 평가까지 더해져 거절당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수십 년간 카사트의 집에 묻혀있다가 30여 년이 흐른 뒤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에 기증되었다고 한다. 시대에 따라 호불호가 달라지는 것은 비단 그림뿐인가.

법학을 전공하고 법률 관련 일을 하던 마티스는 맹장염으로 요양 중 어머니가 건넨 물감 상자가 계기가 되어 평생 그림에 매진했던 화가다.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마티스는 노년에 붓을 드는 일조차 버거웠던 시기에는 종이를 오려 붙여 그만의 작품세계를 이어갔다.
색채의 마술사 마티스의 <붉은 방>은 이런 일상의 장면들을 섬세하게 담아왔던 꾸준함의 결실이었고 여전히 시대와 세대를 거스르며 사랑받고 회자되는 작품이 되었다. 쳇바퀴 같은 일상이 무기력하게 느껴질 때 이 마티스의 이야기는 또 다른 위로가 될 것 같다.
찰나의 순간! 드가의 그림은 마치 느낌 좋은 한편의 스냅사진 같다.
밀리너리라는 모자 가게를 뜻하는 단어는 도시 밀라노에서 시작되어 르네상스 시대 유행을 선도해 오던 밀라노 사람이 그 원천이 되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상식처럼 접한다.

많은 서양화가들과 견주어도 위풍당당 멋진 우리 화가도 빼놓을 수 없다.
23년간 금강산에 심취하여 환갑이 다 된 나이에 진경 산수화로 정수를 보여주었던 화가 정선.
그런 화가의 눈에 비친 금강산은 마치 현대의 드론이라도 띄운 듯 저 높은 하늘에서 바라본 웅장함의 절정을 담아 그 아우라를 펼쳐낸다. 자연의 위대함을 그림에 담은 화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를 꼽는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화가, 반 고흐
"내 마음에는 커다란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 불을 쬐러 오지 않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저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만 볼 뿐이야. "
일생 동안 불꽃같은 예술혼을 태웠던 고흐의 그림에 대한 열정은 세상에 대한 구애이자, 원망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아버지의 성경 옆에 자신이 즐겨읽던 손때묻은 에밀 졸라의 <삶의 기쁨>이 놓였다. 고통과 허무주의 속에서도 묵묵히 사랑과 희생을 베푸는 진정한 삶의 의미를 다룬 책, 고흐의 일생과 닮아있다.
호쿠사이의 <가나가와 앞바다의 큰 파도, 1831>를 마주한 순간 거장의 화가들도,
한 사람의 삶도 이렇게 큰 파도가 지나는 여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마음에 와닿는 그림과, 큼직한 폰트의 글자와 담백한 화가와 그림의 이야기들이 질문과 더해져 오랜만에 참 편안하고 마음에 와닿는 책이었다.

책의 말미에는 인류 미술의 첫 흔적부터 미술사의 사조가 편안하게 정리되어 있고, 책 속 화가 이야기가 어느 파트인지 연계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 간략한 한 페이지가 저자의 통찰적인 감각의 대미 같아서 마음에 쏙 들었다. 세상의 수많은 화가를 계속해서 소개해 주길 기대하게 한 책이었다. 그림 이야기가 그리운 날들엔 어른의 미술관 지紙상의 미술관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