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씽킹 -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의 사고 대전환 프로젝트
솔 펄머터 외 지음, 노승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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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노벨 물리학 상을 수상한 물리학자, 철학자, 사회심리학자의 만남은 '정보 과잉'시대에 효과적으로 판단하는 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

팀 티칭 학제 간 수업 '원대한 사상'이 개설되었고 쏟아지는 어마어마한 분량의 복잡하고 모순적인 정보들 속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한 방향성을 연구하고 전한 이야기다. 과학적 사고의 기법과 도구를 다루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넥스트 씽킹> 사고 대 전환 프로젝트의 테마다.


매일 무언가를 결정하고 판단해야 하는 우리에게 현실을 파악하고, 과신을 경계하고 불확실성을 이해해야 하는 것. 과학적 낙관주의나 경험과 현실 사이의 간극에서 현명하게 판단을 하는 방법 등을 과학적 근거와 다학제적 관점으로 소개한다.

세 번째 밀레니엄(2001년~3000년) 사고를 원서 제목으로 삼고 있는 만큼 더욱 복잡해져 갈 시대를 미래지향적인 관점으로 생각하는 방법의 필요성과 사고 전환을 목표로 삼는다.



첨단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의 콜레라 대유행은 종이와 연필로 사망 현황을 지도에 표시했던 한 사람의 기록에서 식수로 쓰는 우물과 펌프가 있던 장소를 중심으로 몰려있는 사망자 원인을 파악하게 되었고 펌프의 손잡이를 뽑는 단순한 처치로 인해 사망자가 감소되기 시작했다.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커다란 문제를 해결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고, 너무 많은 정보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오히려 판단의 고민을 안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과학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설계를 통한 실험의 결과이자 솔깃한 발상이나 타고난 편향에 맞서는 방식이라는 믿음이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도 증거를 평가할 때 자신의 심리를 결부시키지 않고 기계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와 사이비 전문가를 판단하는 가치판단의 기준이 필요하다. 복잡함의 층위가 깊어지는 시대를 사는 법은 역시 어렵다.


'새로운 생각법'의 필요성을 충분히 알겠고, 확증편향과 과학적 낙관주의에 대한 주의가 필요함에도 동의가 되는데 역시나 현실과 마주하는 순간에는 습관적으로 익숙하고 확증편향적인 결정을 종종 내리곤 할게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꾸준하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사례들이 반갑다. 하루아침에 책 한 권으로 개인의 기질이 바뀌기는 어렵지만 꾸준한 관심과 노력은 반드시 필요한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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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맺음에 서툰 당신을 위한 심리학 - 잘 끊고, 잘 잊고, 다시 시작하는 법
게리 매클레인 지음, 신동숙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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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심리치료 전문가이자 작가인 저자는 지난 20여 년간 수만 건의 상담을 진행하며 인간의 그중 인간의 '종결 욕구'가 성급한 관계의 끝맺음을 만들며 관계와 감정의 악순환의 상황을 맞는 사례들에 주목하고 올바른 감정의 의미와 치유를 위한 가이드 역할을 해 온 기록을 바탕으로

이 책을 출간했다. 불확실성에 대한 인간의 불안감은 인간 욕구의 이해와 더불어 심리적 방향성에 대한 심리적인 전략을 제안한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고 싶은 욕심이 있는 내게 이 책의 타이틀이 솔깃하게 다가온 충분한 이유가 된다. 끝맺음은 곧 종결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종결에 대한 의미에서 출발하여 우리가 삶의 여정에서 종결을 원하는 순간들에 대한 사례들, 그리고 이유로 이어지

는 현명하게 끝맺음을 하기 위한 실전에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원하는 종결을 얻지 못했을 때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한 많은 사례들을 담고 있다.


어린 시절과 같은 지나간 과거부터 다가올 미래까지 우리의 기억이나 감정들은 막연한 이상을 꿈꾼다. 그 과정에서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느끼게 되는 좌절까지 다양한 감정들은 우리가 본능적으로 느끼게 되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발견을 한다.


내담자들의 다양한 사례들에 대한 기준과 솔루션은 생각보다 섬세하게 나눠진다. 당사자는 불편한 관계들에 대한 상황의 종결을 위한 섣부른 판단으로 오히려 후회를 만들어내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고, 오히려 본능적인 심리로 인해 합리적인 판단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이해되지 않는 상황들로 인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극단적인 결론을 내는가 하면, 되돌이킬 수 없는 실수들을 연발한다. 이 책은 그래서 종결의 개념에서부터 각자의 삶에서 종결을 탐색하는 유용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무의식적으로 인간은 삶을 통제하려는 욕구를

갖게 되는데 현대의 정신건강학에서는 자신을 위한 경계 설정에도 비중을 두라고 제안한다.


많은 관계들 속에서의 종결 이외에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지막 순간에 겪게 될 종결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그 이면에는 불완전한 인간 개인의 삶의 여정에서 많은 상황들에 우리는 또 종결 욕구를 직면하게 될 테고 그런 상황에서 자신과 타인 모두 존중하는 마음으로 나아가

자고 제안한다. 이론과 실제는 많은 차이들이 있자만 결국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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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오딧세이 - 한 끼에 담아낸 지속 가능성의 여정
김태윤.장민영.황종욱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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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오딧세이"는 호메로스의 오딧세우스라는 그리스의 장군이 트로이 전쟁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기까지 20년에 걸친 여정을 담은 서사시로 이 책의 제목도 결국 '회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이야기를 뜻한다.
<로컬 오딧세이>는 그런 의미를 차용하여 잃어버린 맛을 찾아 로컬의 맛을 찾는 여정과 함께 지속가능성의 미래를 구축하는 큰 그림을 그린다.


요리사, 음식탐험가, 음식 문헌 전문 번역가로 구성된 필자들을 따라 의외의 로컬 식재료가 음식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흥미진진해서 책장을 덮지 못하고 있다. 말미잘이 요리가 되고 대竹게를 그렇게 많이 먹었으면서 대나무처럼 길고 속이 비었다는 의미가 담겼다는걸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알게됐다.



부산의 기장, 속초, 태안, 제주, 울릉도와 거문도까지 우리나라 곳곳의 지역에서 나는 자연 식재료들의 향연은 식재료 본연의 호기심부터 지역 특색의 음식들까지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전통이 사라지고 의식주와 관련된 기본적인 일상에서도 우리는 공산품에 의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곤 하는데 편리함 이면의 부작용들도 속속들이 드러나곤 한다. 옛것이 귀해지고 그 가치를 드러내는 분야 중 식재료는 그 대표적인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이 책을 따라가는 내내 하게 됐다.

이 책의 두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플래닛랩이라고 하는 연구실 프로그램에 대한 사례가 희망적으로 느껴졌다. 각 지역의 로컬 식재료를 발굴하는 일과 더불어 현지
레시피를 전수하고 또 현대의 주방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여러 레시피들을 실험하고 발굴하는 과정과 출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누고 있는 활동들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한 가정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는 나도 작은 실천을 일상에서 이어가려고 노력한다.
수확이 끝난 고춧대를 다듬고 삶아 나물로 무치고, 밑반찬을 만들어 먹는데 고춧잎의 비타민 함량은 이미 공식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식재료인데다가 맛도 좋다.

이 책은 건강한 활력을 가득 담고 지속가능성 있는 실천들에 동행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지구환경과 건강한 삶을 위한 작은 실천의 한 걸음은 일상의 작은 습관들로부터 시작된다.

식탁 위 다양성이 곧 생태적 다양성 회복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많은 이들이 함께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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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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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공중그네>와 <남쪽으로 튀어>로 잘 알려진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

우와.... 너무 속 시원하고 쫄깃했던 스토리로 단숨에 읽어 내려간 오랜만의 소설책.

곧(11월 7일) 오픈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원작 소설이다.


"차라리 둘이서 죽여버릴까? 네 남편"

이 책의 소개 글에 등장한

이 한 문장을 실행하기 위한 그녀들의 철저한 시나리오가 시작된다.

출간된 지 무려 10년이 지난 책인데 결론마저도 속 시원한 개운함을 남겨줬다.

작가마저도 결말에 대한 고민을 마지막까지 이어갔다고 한다. 근무 중 여유시간에도, 출퇴근지하철에서도 스토리의 여정을 숨죽이며 따라갔던 단 이틀 만의 완독!

어느 날 우연히 친구의 가정폭력을 알게 된 친구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같은 피해를 받던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고, 그래서 눈앞에 마주한 친구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았다.


이야기의 큰 흐름은 이 계획을 주도하는 나오미의 관점과 망설임으로 시작했지만 막상 계획이 실행되는 순간 적극적인 동조자가 되는 피해자 가나코의 관점으로 나뉜다. 연민과 절망과 분노 등 복잡한 고민에 쌓인 피해 당사자인 가나코의 감정의 변화와 대비되는 실천력 만렙의 나오미




이 책의 큰 테마는 가정폭력을 당하는 친구를 구출해 내고자 극단적인 실행을 계획하는 단순한 스토리를 담고 있지만 이들이 마주하는 상황들과, 그 관계 속에서 필연적 우연적 만남이 이 책의 스토리를 더욱 극적이고 흥미진진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우리 삶은 논픽션이지만 우리는 종종 픽션 같은 순간들을 마주하고, 최악의 상황에서 최상의 상황들을 이끌어내기도 하는 복잡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우연히 내리는 빗줄기마저 극의 전개를 조력하고, 허무맹랑하게 느껴졌던 계획들이 실제로 실현될 때마다 주인공들만큼이나 숨죽이며 다음 전개들에 대한 기대와 상상으로 동조자가 되는 장면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세상이 상식적인 질서들로 채워지길 바라지만 그렇게 삶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보니 때로는 판타지 소설 같은 기적들을 바라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끔 그런 장면들을 또 실제로 마주하기도 하니까.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이들의 이야기는 삶의 모든 순간들을 마주하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우리는 끊임없이 많은 상황들을 선택하고 그 선택의 무게들은 선택한 책임으로 뒤따른다. 사소함이 버거움으로 변하는 선택을 하기도 하고, 고민 끝의 선택이 선물 같은 순간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작가가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그 결말은 우리가 그렇게 평생 마주하게 되는 선택의 순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폭풍 같은 이 스토리의 카타르시스를 충만하게 느꼈던 작품이 영상으로는 또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또 하나의 교훈. 친구 따라 강남뿐만 아니라 더 멀리 가기도 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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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들의 도시 - 독서 여행자 곽아람의 문학 기행
곽아람 지음 / 아트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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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 한편에 박제되어 있는 이야기들.

초등 2학년 때 알프스의 하이디를 읽으며 나중에 딸을 낳으면 꼭 같이 다시 읽고 싶었던 책은 시간이 지나 진짜 현실이 되었고, 빨란 머리 앤이 DVD12장으로 나왔을 때 초등학생이 된 아이와 열광하며 공유했었다. 그 외에 많은 책들로 세대가 다른 우린 또 하나의 기억들을 보관했고 종종 꺼내어 보는 행복한 추억들이 보석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런 잠자고 있던 기억들을 꺼내고 그때의 나로 되돌려 놓는다. 좋은 문장들은 원문이 궁금해서 읽지도 않을 원서들을 종종 사기도 하는데 그래서 수록된 원문도 반가웠다.

어린 시절 책으로 상상하며 읽는 그런 도시들에 발을 딛고 있는 순간의 감동들을 경험하는 그 기분을 너무 공감한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생경하고 설레며 마주했을 그 느낌을 어른이 된 나도 느끼며 뭉클했었다. 문학이란 바로 그런 것. 상상하며, 동경하며 읽었던 책 속 장면들이 현실이 되어 펼쳐지는 순간들에 온전히 감동만 있는 것은 아니기도 하다. 때로는 환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의 실망감에 보석처럼 간직했던 동심이 와장창 깨어지기도 하지만 그 괴리감마저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경험들이 싫지 않다.




어린 시절 문학을 온전히 작품으로만 마주했던 시간에서 그 작품을 쓴 작가의 생을 반영한 작품으로 다가가는 관점도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였다. 작가 또한 작품을 쓰는 동안 자신이 꿈꾸는 또 하나의 삶을 상상하며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여정. 문학은 그렇게 작가의 삶을 직. 간접으로 반영한다.


벼르던 해외여행을 나섰을 때 기대만큼 온통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 되더라도 여행이라는 여유로움에 그마저도 너그럽게 감당하게 되던 순간들을 기억한다. 시간이 꽤 흐른 지금도 그런 예상 밖의 경험들이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종종 떠오른다. 어쩌면 우리는 평생 꿈꾸는 삶을 하나의 로망처럼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에는 책 속 이야기들을 따라 막연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왔다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은 그렇게 저장해 둔 기억들을 현실에서 마주하는 순간 잊고 있던 그 상상의 나래가 다시 한번 펼쳐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문학은 그래서 시 공간을 넘어 우리의 삶과 동행하며 휴식의 장소가 되어준다. 어쩌면 그 자체가 보이지 않는 장소로서의 기능을 이미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책 속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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