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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 전란을 극복한 불후의 기록
유성룡 지음, 이민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11월
평점 :
<징비록>은 유성룡 이 임진왜란(1592-1598) 이후 쓰라린 경험을 거울삼아 다시는 그러한 수난을 겪지 않도록 후세를 경계한다는 민족적 숙원에서 비롯되었다.
임진왜란은 1592년 전국 시대가 끝난 도요토미 정권 치하의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면서 1598년까지 이어진 전쟁이다.
유성룡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병조판서를 겸하고, 도체찰사로 군무(軍務)를 총괄했다. 전란 기간 내내 군대 양성과 더불어 훈련도감 설치, 화포를 비롯한 각종 무기의 제조, 성곽의 수축을 건의하여 군비 확충에 노력했으며, 굶주리는 백성을 구제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초간본 징비록을 원전으로 삼은 이 책은 한자 원문과 독음, 역자의 공을 들인 해제까지 첨부 되었고 무엇보다 시각적인 그림 자료를 적절하게 배치하여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 임진왜란을 다룬 이순신의 <난중일기>와 더불어 임진왜란의 역사를 기록한 중요한 자료로 국보로도 지정이 되어있는 기록물이다.
징비록의 기록은 당시의 상황을 최대한 자세히 기록하려는 노력들이 느껴진다. 당시 명과 일본의 외교관계를 비롯해 전투와 보급 등에 대한 논쟁들과 역사적인 인물들에 대한 일화들이 당시의 상황과 갈등을 짐작하게 하고, 수군통제사 이순신이 옥에 갇힌 상황과
원균이 처음에는 자신을 구해준 이순신에게 고맙게 여기고 사이가 좋았으나 본래의 성품이 음험하고 간사하여 이순신이 쓰던 전법과 부하들을 모두 바꾸는 등 지휘관 답지 못했던 통솔이 승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유성룡은 기록하기도 했다.
아까운 인재들의 불운을 안타까워하는가 하면,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 여러 사실들을 가감 없이 기록하고자 했던 흔적들 속에는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다짐과 충언들이 역사적인 사례들을 인용하거나 빗대어 세심하게 담겼다.
"어찌하여 먼저 사람이 잘못한 것을 위의 사람도 이것을 고칠 줄 모르고 지금까지 계속 그것을 답습해서 마침내 일을 그르치는가? 이러고도 일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은 요행을 바랄 뿐이고 위험한 일이다."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한다. 기록문화가 시작된 시점부터 인류의 문화는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변화되어왔다. 그런 의미에서 유성룡의 징비록은 작게는 개인의 기록으로 시작하지만 거시적인 관점의 역사적인 상황과 진실들을 드러내고 있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그와 더불어 다양한 역사적 인물들의 흔적을 통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전해지는 메시지와 의미는 그 가치를 더하게 되는 이유다.
<징비록> 은 단순한 개인의 기록이 아니라, 선대를 살았던 이의 당부이자 후대의 안위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선조의 애정 어린 기록이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