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들 사리오키스
에드워드 본 지음 / 투영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에스테리아 전기(傳記).
고대 이집트 신화 속에 나오는 사막의 매를 중심으로 한 웅장한 전쟁 스펙타클과 아름다운 사랑의 서사시이다. 역시나 대부분의 이집트 관련 서적들이 영국인의 손에 쓰여진 것처럼 이 책 역시 영국의 이집트 고고학자인 에드워드 본이라는 사람이 쓴 책을 번역한 것이다. 실제 역사적인 내용에 근거한 이 이야기는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알고 있는 단군신화나 주몽신화같은 몇몇 유명한 건국신화처럼 유명한 것인데 그 내용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친숙하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중왕국시대(B.C 2133~1785)라고 부르는 때, 오랜 분열을 종식시키고 테베의 왕자 멘투호텝 2세가 상-하 이집트를 다시 통일하면서 제 11왕조가 개창되었고 이후 재상 아메네메트에 의해 제 12왕조가 개창되면서 이집트 역사상 가장 찬란한 번영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제 12왕조 말부터 점차 국가의 통제권이 약화되면서 이집트가 분열되는데 이후 제 16~17왕조가 들어서면서 소위 힉소스라고 불리는 아시아 이민족에 의한 이집트 지배가 시작되며 이를 제 2중간기(B.C 1785~1575)라고 부른다. 이야기는 힉소스의 지배가 이뤄지기 이전, 제 12왕조 말의 혼란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집트가 분열되면서 이집트는 수많은 소국들로 분열되는데 그 중에는 강국 아도비스와 우루지나, 소국 에스테리아가 등장한다. 우루지나의 왕 스테필은 아스테리아를 침공하고 그 나라의 왕자인 사리오키스와 공주 나일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한다. 이후 사리오키스는 무라 부족의 젊은 용사 이자이의 도움으로 전설상의 주인공인 '사막의 매'가 되어 우루지나를 멸망시키고 아도비스를 통합하여 결국은 다시 이집트를 재통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아스테리아의 나일 공주와 적국 우루지나의 스네필왕이 사랑에 빠지는 등 적절한 로맨스가 첨가되기도 한다.

이 이야기는 일정부분 역사적 사실에 근거를 둔 장대한 규모의 서사시이다. 마치 고구려의 건국신화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서술 구조 역시 상당히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은 고난과 역경에 처하지만 결국은 기연을 맞아 어려움을 딛고 재기에 성공하게 되고, 결국은 새로운 시대를 개창한다는 식이다. 이는 주몽신화에서 볼 수 있듯이 대부분의 건국신화나 서사시에서 취하는 구조인데 특이한 점이라면 거기에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가 적절히 첨가되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건국신화에 비해 장대한 서사시가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로서의 서사시가 더욱더 보는 이로 하여금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용은 그렇게 많지 않은 분량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참고문헌과 원사료를 토대로 그 시대의 삶을 생동감있게 복원한 크리스티앙 자크의 '람세스'에 비한다면 다소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스피디한 전개와 간단명료한 내용 서술이 돋보이기도 하다. 마치 삼국지연의가 정사인 삼국지에 몇몇 소설적 요소를 첨가하여 완성한 대작이듯이, 이 작품 역시 원래의 신화를 몇몇 소설적 요소를 첨가하여 만들어낸 작품이기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이집트의 문학작품을 접하는데 있어 거부감없이 부드럽게 만날 수 있도록 한 점도 돋보인다. 장편을 읽는 것이 지루한 독자들에게 이 정도의 단편이라면 더욱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집트에 대해서 처음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때 봤던 영화 '스타케이트'라는 영화 때문이었다. 그 이후부터 이집트라고 하는 세계 4대문명이라고까지 불리는 고대 문명에 대해서 공부하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그런 시간은 이후 '미이라'라고 하는 영화를 거쳐, 성경과 각종 이집트 관련 문헌, 그리고 소설 '람세스'를 읽으면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에 읽었던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이집트에 대한 또 다른 일면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으며 이집트인의 사상적인 측면이 크게 반영된 문학작품이었기 때문에 더욱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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