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영화는 조금 독특한 영화다. 뭐 내용도 그렇고, 이걸 보게 된 느낌도 그렇고.

일단, 필자는 처음에 이게 애니메이션인지 모르고 봤다. 잉? 뭔 소리야? 라고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처음에 TV 광고나 예고편을 봤을때 너무나 사실적인 표현때문에 실사 영화인 줄 알았던 것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한번 봐라~ 저 포스터하며, 영화 중간 캡쳐 사진까지! 아마 다른 분들도 공감하시겠지만, 예고편에 나왔던 장면들을 한번 보면 실사인지 CG인지 쉽게 구분이 가질 않을 것이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선배 2명과 함께 극장을 찾았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그 당시에 이미 3D 상영이 되는 영화여서 뭘로 볼 것인지 물어보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는 별 생각없이 그냥 2D로 보겠다고 했고, 그렇게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엇! 그런데 첫 장면이 딱 봐도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화면! 그래서 우리는 서로 속닥거리면서 '이거 만화였어? 잘못 들어온 거 아니야?' 하면서 당황했었다. 암튼, 그렇게 영화를 계속 감상했고, 나중에는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특히 놀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화면을 보면서 입을 다물지 못 했던 기억이 난다. 암튼 필자의 이런 생각은 다른 블로거들의 생각과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캰슐츠님'의 '완성도 20.03%' 블로그 포스팅  →  이 분도 처음에 실사인 줄 알고 보셨단다. ^^;  

'슬픈단잠님'의 '여럿~ 공략의 장' 블로그 포스팅  →  3D 아이맥스가 아니면 재미없다라...후회된다. 다시는 못 볼테니...-.-;; 

'SALON_de_April shower' 블로그 포스팅  →  이 감독이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거듭 든다.

일단 줄거리를 간단하게 적어보자면...

때는 바이킹이 활약하던 8~9세기 쯤이지만, 신과 인간, 괴물과 영웅이 공존하는 독특한 환경으로 설정해놨다(늘 느끼는 거지만, 우리는 그리스 신화에 너무 익숙하다 보니 그런 문화가 다른 곳에는 없었던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너무 그리스 신화를 기준으로 다른 나라의 신화를 바라보려 한다고나 할까?). 호르트가르 왕의 왕국에서는 매일밤 그렌델이라는 괴물이 나타나 사람들을 살해하고, 잡아간다. 그때 바다 건너 대단한 영웅으로 소문나 있던 베오울프가 호르트가르 성에 나타나 왕을 도와주기로 약속한다. 그리고 그날밤 그렌델과 싸운 베오울프는 그의 팔 한쪽을 자르게 되고, 괴물은 죽는다. 이윽고 그렌델의 어머니인 마녀까지 죽이기 위해 베오울프는 출동하는데, 여기에서 놀랄만한 반전이 있다. 호르트가르 왕이 마녀의 꼬드김에 넘어갔고, 그 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 바로 그렌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시 주인공인 베오울프를 꼬드기는 마녀...(안젤리나 졸리가 분한 마녀는 정말 놀랍도록 아름답고 매력적이어서 남자들로 하여금 그 치명적인 마력에서 빠져나가지 못 하게 하고 있다)

예전에 베오울프를 너무 재밌게 봐서 영화를 보고 난 다음 까페에 베오울프 관련된 글을 하나 올린 적이 있다. 베오울프가 뭔지 전혀 몰랐었기에 그 내용이나 생겨나게 된 배경 등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일단 원본의 내용과 영화는 약간 다르다. 원본에는 그렌델과 화룡이 적으로 등장하는 내용이 1, 2부로 각각 다른데, 영화상에서는 이 둘을 하나로 묶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떻게 보면 좀 더 부드럽게 살을 붙여서 내용을 만들었다고나 할까? 또한, 이것이 기독교가 스며드는 그 과도기적인 단계에 등장한 영문 서사시라고 하니 그 오묘한 분위기 또한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어쨌든, 스토리 면에서도 어느 정도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할 수 있으며, 일단 어떻게 보면 신화적 내용을 현실감있게 잘 표현한 것이 일단 마음에 들었다.

또 하나, 실사와 CG의 경계가 헤깔릴 정도로 잘 만들어진 화면은 정말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물론 모든 장면에서 그런 것은 아니고, 일단 딱 보면 CG로 만들었구나~정도는 알 수가 있었다(이 감독이 <폴라 익스프레스>라는 작품을 먼저 만들었다고 하는데, 확실히 그것도 대단한 작품이지만 그거에 비하면 이건 뭐 비할 바 없이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흐르는 땀방울이라든가,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이라든가, 눈썹이나 미간이 살짝 찌그러지는 등의 미세한 표정연기까지 놀라울 정도로 잘 표현해내고 있어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화룡과 싸우는 장면은 여느 판타지 영화 못지 않은 수준이었다. 

거기다가 바이킹의 생활을 영화 속에 잘 고증한 것 같아서 그 점도 보기 좋았다. 호르트가르 왕의 궁궐과 바이킹 전사들의 무기, 그들의 무장과 戰船, 그들의 사고방식, 연회 장면 등등 이것저것 세세한 부분까지 많이 신경을 쓴 것 같았다. 앞에 이미 소개한 2편의 영화들에 비해 전혀 고증 부분에서 후달린 부분은 없어 보였다. 또한 스토리 면에서도 서사시를 바탕으로 약간 윤색만 가했기 때문에, 개연성이 부족하다거나 앞뒤 연결이 부자연스러운 면이 오히려 적어 보였다. 물론 원본 서사시의 내용이 많이 함축되어 있었고, 기독교적인 색채, 즉 당시 서사시가 생겨나게 된 시대적 상황 등이 잘 반영이 되어 있지 않았지만 뭐 정통 사극을 지향한 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상이다. 나중에라도 3D 영화를 볼 기회가 있다면 다시금 꼭 보고 싶은 이 영화,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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