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감독이 드디어 일을 냈다.
그가 이렇게 대단한 일을 해낼 줄은 정말 몰랐는데 말이다.
1999년 그가 용가리를 만들었을때도 주인장은 재밌다, 없다를 떠나서 대단하다! 라는 감탄사를 내질렀다.
우리나라 기술력이 드디어 한국 SF 영화 수준을 여기까지 끌어올렸구나! 그리고 그걸 심형래가 드디어 해냈구나, 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꼬박 8년이 지난 오늘날, 드디어 심형래가 일을 냈다. 용들의 전쟁, 속칭 D(Dragon)-war라고 하는 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영구아트무비'라는 로고가 극장 화면에 나오는 순간, 극장안 사람들은 웃음을 내놓았지만 주인장이 느끼기에는 비웃음이 아니라 반가움의 웃음이었다.

항상 '영구'라는 바보 캐릭터로 우리를 웃겨주었던 그 반가운 사람이 극장에 나온다는 그런 웃음 말이다. 그리고 이내 극장 안의 사람들은 영화에 흡입되어감을 주인장은 느낄 수 있었다. 요 근래 '디 워'를 짓밟으려는 언론에서 왜 그렇게 심형래 감독과 '디 워'를 싫어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조금은 알겠지만) 주인장이 느끼기에 그들은 색안경을 끼고 영화를 본 것임에 틀림없다. 아니, 영화를 안 본건지도 모르지. 암튼 그런 쓸떼없는 비판 따위 걷어치우고 영화를 보고 난 주인장의 객관적인(다소 주관적일 수도 있지만) 영화평을 여기에 간략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일단 주인장은 용가리에서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배우들이 나왔지만 디 워에서는 어느정도 이름이 알려진 배우들이 나왔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느 나라 영화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출연하는 배우에 따라 그 영화의 레벨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물론 디 워에 출연하는 영화배우들이 슈퍼스타급은 아니다. 하지만 출연한 배우들의 인터뷰를 보니 그들은 화려한 CG와 참신한 스토리에 매료되어 출연을 결정했으며 심형래 감독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에 압도당했다고 했다. 그만큼 심형래 감독은 한국인 감독으로서는 최초라 할만큼 헐리웃에 화려하게 등장한 것이다. 매번 중국권 감독들이나 배우들이 헐리웃에 진출하거나 그들의 영화가 헐리웃에서 호평을 받을때마다 부러웠던 주인장이다. 왜 우리나라도 같은 동양권인데 그 동양권의 이미지를 영화화하지 못하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심형래 감독이 SF라는 장르에서 드디어 동양권의 문화를 영화화하는데 성공하고 말았다. 이무기와 용이라는 우리에게는 친숙하지만 서양인에게는 거리감있는 소재로 말이다.

그리고 용가리와 비교했을때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화려해진 CG 수준에 기립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였다. 어느 누가 디 워와 심형래 감독을 욕한단 말인가. 현재 한국 SF 영화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나 그런 소리를 한단 말인가. 그간 소위 엘리트 코스 밟았다는 충무로 영화감독들이 제대로 된 SF 영화 하나 만들었던 적이 있었단 말인가? 애들이 보는 영화라고?? 트랜스포머나 해리포토, 반지의 제왕을 보고 열광하는 관객들을 끌어잡을 수 없으니 둘러대는 변명이 아닌가? 개그맨으로서의 불리함(?)과 멸시를 이겨내고 꿋꿋히 SF 외길인생을 걸어 이제 막 미국 1500개 상영관에 디 워를 상영한 심형래 감독에게 경의에 찬 박수와 응원을 보낼 뿐이다. 이 정도 말하면 디 워의 화려한 CG 수준을 표현한 것은 부족함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 다음에는 부족한 스토리로 넘어가자. 그래 좋다. 스토리가 좀 빈약하긴 하다. 주인장은 영화를 보면서 솔직히 FBI에서 새라를 쫓아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장면에서 왜 그래야 하지? 라는 의문이 살짝 들었다. 그 중간 과정이 조금 빠르게 넘어간 면이 없지 않아서였다. 이 영화는 요즘 나온 영화치고는 상당히 짧아서 1시간 30분 가량에 불과하다. 2시간은 기본이요, 3시간짜리 영화도 막 나오는 시점에서 1시간 30분은 다소 관객을 김새게 할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인과성이 결여된 채 넘어가는 장면들이 다소 등장했다. 특히 새라를 쫓아야만 하는 이유를 FBI 수사관이 국방부장관(맞나?)에게 말하자 그녀를 조용히 없애라는 밀명을 내리고 그녀를 죽이려는 FBI 수사관과 그녀를 도와주려는 수사관의 등장...등등 중간에 보다 긴장감있는 요소들이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도 일촉즉발의 위기감있는 내용들이 너무 빠르게 전개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리고 악의 이무기에게 제물로 바쳐지는 새라가 자리한 이(異)공간에 대한 표현과 묘사, 인과과정이 빠진 것도 아쉬웠다. 이승과 다른 또 다른 세상에 대한 이동 과정이라든가, 현세에 미치는 영향이라든가. 뭐 이런 것들이 빠져서 아쉬웠다.

아마도 심형래 감독이 이무기와 부라퀴 군단 등에 주목해서 내용을 이끌어가다보니 인간 캐릭터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 전개에 다소 소홀한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 아직 그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괴수(怪獸)? 신물(神物)? 암튼 거대 생명체가 등장하는 SF 영화에서 스토리 라인을 2개 이상 잡고 적절한 조합을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라든가, 예전에 헐리웃에서 나왔던 고질라와 같은 영화에서도 공룡 혹은 고질라의 행동과 인간 캐릭터들의 행동을 적절히 조합시키지 못하면 단순히 볼거리 이상으로 인식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쥬라기 시리즈 중에서도 1편과 2편은 재밌었지만 3편은 별로였었고 고질라는 그저 괴수가 나와 떠들어대는 일본에서 만든 영화 이상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듯 하다. 아~물론 이건 지극히 주인장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다. 그렇게 봤을때 어떤 신화적인 스토리 라인을 갖춘 디 워는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을만하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드래곤하트(Dragonheart)라는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나는데 그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 심형래 감독이 디 워2를 만들거나 또 다른 소재를 갖고 영화를 만든다면 분명 기술적인 부분과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꺼라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서 특히 주인장은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용을 보고 감탄했다.



지금까지 어느 영화에서 용을 이렇게 표현한 영화가 있었던가. 흐음. 주인장이 살았던 27년의 인생 중, 그 중에서도 영화를 보면서 살았던 20여년의 인생(우뢰매 시절부터)동안 봤던 그 어떤 영화에서도 드래곤은 항상 거대한 박쥐 날개가 등에 떡 붙은 서양식 용이었지, 뱀과 같은 긴 몸체에 짧은 4개의 다리와 사슴 뿔이 달린 용이 아니었다. 이 얼마나 영화사(史)에서 획기적이고도 변혁적인 장면이란 말인가. 주인장 개인적인 바램이라면 수염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고 좀 더 일찍 등장해서 뭔가 활약상을 많이 보여주길 바랬다. 사실 부라퀴 군단이 허무하게 안 죽고 용한테 죽었으면 더 멋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 제작비라든가, 스토리 구성이라든가 일정한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용이 등장해서 이무기와 결투를 벌이고 마지막에 멋지게 승리하는 모습은 아마 그 어떤 영화도 앞으로 표현하지 못 할 것이라 생각한다. 솔직히 주인장은 이 마지막 씬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쓰다보니까 주관적인 평가가 많이 들어간 듯 하다. 뭐 각자 보는 사람들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하나같이 놀라울 정도의 기술력 발전을 사람들이 언급하는 것은 분명 향후 한국 영화계에 긍정적인 평가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주인장이 디 워를 극장에서 꼭 보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니(가족들에게 억지로 권해서 같이 극장에서 같이 봤으니...) 여자친구가 '애국심 때문에 여가의 자유를 방해하지 말아라!'라는 핀잔도 들었지만...한국 사람이 한국 영화 보라고 선전하는게 잘못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 글을 읽고 꼭 영화를 보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영화를 보고 나서 좋다, 나쁘다 평가를 할 자격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은 든다. 지금까지 개봉하고 8일이 지났고 영화를 본 사람들은 400만에 육박했다고 한다. 최소한 영화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있는 사람은 이 400만 안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래 주소는 영화 300을 패러디해서 어느 팬이 만든 동영상이다. 재미있으니 한번 보길 바란다.

http://www.mgoon.com/mulpi/Mov/CommonView.aspx?VID=891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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