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역사 - 초·중등 국사 교과 과정에 맞춘 한국사 백과
김용만 지음, 오지은 외 그림 / 청솔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저자의 책을 읽은 것도 오랜만인 것 같다.

오늘은 주인장이 한국사 책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전체 한국사를 다루고 있는 백과사전식 서적이며, 부제처럼 초 · 중학생이 학교에서 배우는 국사 수업에 충분히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그럼 주인장이 왜 초 · 중등 국사 교과 과정에 맞는 한국사책을 봤을까? 일단은 저자의 이름을 보고 읽어본 것도 있지만 한번 훓어본 결과, 결코 내용이 쉽거나 간단하여 애들 책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자세하게 읽어보고 이렇게 서평을 남기게 되었다. 그럼 이 책에 대한 주인장의 생각을 하나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목차'와 '저자의 서문'을 읽어보면 저자는 기존과 다른 관점으로 이 책을 집필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흔하디 흔한 한국사 책과 달리 왕조사 중심으로 서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저자가 이전에 썼던『지도로 보는 한국사』를 보면 그 역시 왕조사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시각을 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들쑥날쑥 역사가 서술되어 있지는 않지만 같은 주제별로 묶어서 역사를 서술했기 때문에 그 점이 눈에 띈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같은 주제로 묶은 챕터 안에서는 왕조사 순대로 서술해서 혼동을 피했다. 또 하나는 무역과 해양 시대, 소외된 자들의 역사라든가, 양인과 천민 등등 기존에 잘 다루지 않았던 주제를 독립된 장으로 끄집어내서 다루고 있어 독특하다. 마지막으로 책 표지에도 써 있지만 1,200여 컷의 다양한 도판 자료를 수록하고 있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시각적으로 충분히 한국사를 이해하게 하는데 주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 동아시아의 신석기 시대(p.15) - Good

토기를 사용한 집단의 문화적 특징과 지역적 생활습관의 차이로 인해 토기의 형태가 달라진다는 표현은 고고학에서는 기본적인 사실일지는 모르지만 국사책이나 역사학 쪽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내용이다. 아주 단순한 내용이지만 이런 내용이 있다는 것은 분명 주목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단군조선이 세워지기 이전 신석기시대때 한반도를 포함한 중국 동북방 지역에 다양한 문화가 있었음을 소개하고 있는데(이는 저자가『지도로 보는 한국사』때부터 꾸준히 언급하고 있는 내용이다) '우리 겨레는 처음부터 한반도에서만 살지는 않았습니다. 우리 겨레는 신석기 시대를 거치면서 서서히 형성되어 왔기 때문에, 우리 문화 원류의 하나인 이 지역 문화도 우리가 앞으로 눈여겨보아야 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은 참신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사를 한반도의 역사와 동일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시각은 고쳐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2. 전쟁의 시대(p.22~23) - Good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정말 잘 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전쟁이 무엇인지, 전쟁이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개념적인 설명을 잘 해놓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요즘 아이들이 전쟁이 무엇인지 몸소 느낄 일은 별로 없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 중에도 총 한번 안 쏘고 전역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보다 어린 애들이야 말할 것도 없다. FPS 총게임을 아무리 해봐도 전쟁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전쟁에 대해 다룬 장이 있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전쟁이 자주 일어나면서 병법(군사학)이 생겨나고, 전문 군인이 생겨나고 무기의 발달도 있었다는 설명은 적절했다고 본다. 전쟁을 단순히 몇몇 영웅들의 독무대로 여기는 현상(그리스 영웅들의 전쟁이나 삼국지 무장들의 전투)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식의 설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3. 전사의 시대에서 군대의 시대로(p.28~29) - Good & Bad

먼저 전사와 군인의 차이를 분명히 언급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전사와 군사의 차이점을 크게 두지 않는다. 왜 선사시대에는 전사나 몇몇 영웅들의 활약상이 눈에 띄며, 시대가 후대로 오면서 대규모 군대가 전쟁에 동원되는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과 같다. 이 부분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이 없어 아쉬었다. 하지만 삼국시대 이후 전쟁이 줄어들면서 군인으로 성공하기가 어려워졌고, 그로 인해 귀족들은 오히려 제도를 바꿔 자식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았다는 설명은 전사와 군대의 차이에 대해 어느 정도는 해명이 됐다고 생각한다. 한편 '전쟁은 살인과 방화 등 평상시에는 범죄였던 모든 행동들을 가능하게 한다'는 삽화의 설명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전쟁의 본질을 잘 설명한 대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구려 무사의 모습 도판은 의문이다. 그냥 평범한 남성이 평상복을 입고 서 있는 모습인데 이것이 어째서 고구려 무사의 모습이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당시 고구려 무사는 귀족의 자제가 아니라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이 훈련을 받았다고 설명하기 위함인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무사라고 한다면 갑주를 걸치고 무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연상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이 부분은 좀 의문이다.

4. 광개토태왕과 장수왕(p.32~33) - Good

고구려의 성공은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한 변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대목이야말로 광개토태왕~장수태왕 시절을 설명하기 딱 좋은 표현일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그 부분을 콕 집어서 설명하고 있었다. 또한 태학을 설립해서 문서 행정에 능한 관리를 키웠다는 설명도 적절했다. 또한 이 시기 고구려가 지역 강국에서 대제국으로 변신했다는 표현도 적절했다. 고구려가 처음부터 강대국이 아니었던만큼 이런 성장 과정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국사책이나 한국사 책에서는 이런 언급을 잘 안 하는 편이다. 물론 관련 전문 연구성과에서는 표현하지만 말이다.

5. 백제와 신라의 동맹과 반격(p.34~35) - Good

삼국 가운데 가자 약했던 신라가 고구려의 속국에서 어떻게 벗어나 성장해 삼국통일을 했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저자는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신라의 삼국 통일은 우연이 아니라 신라의 저력에서 비롯됐다'고 말이다. 학자들 중에는 진흥왕을 두고 대단히 결단력있는 배짱있는 인물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한다. 고구려와 같은 강대국의 간섭을 뿌리치고, 백제마저도 적으로 만든 사내이기 때문이다. 가끔 학계에서는 신라의 통일을 두고 극에서 극으로 치닫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아무리 외세를 빌렸다고 하더라도 신라가 그만한 역량이 없었다면 결코 삼국통일을 이루지는 못 했을 것이다.

6. 고구려와 수, 당나라의 대전(p.37) - Good

고구려의 승리 원인을 두고 저자는 '전쟁에 임하는 태도가 달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전쟁터에 억지로 끌려온 적군에 비해 나라를 지키기 위한 열정이 강했기 때문에 고구려가 고-수, 고-당 전쟁에서 계속 이겼던 것이라고 말이다. 일반적으로 성이나 무기, 외교전으로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말은 많이 하지만 이런 정신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안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미『새로 쓰는 연개소문傳』에서 문헌에 기록된 당나라 측의 전쟁명분과 달리 고구려 측의 전쟁명분이 무엇이었는지 추정한 적이 있었다. 전쟁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지 않았다면 쓸 수 없는 부분인만큼 이 책에 적힌 내용도 그러한 면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7. 삼국통일전쟁(p.39) - Good

앞의 내용과 연결되는 부분이지만 저자는 '승리에 대한 절박함이 앞섰던 신라 사람들의 강한 의지가 마침내 나태해진 백제, 내분에 빠진 고구려, 전쟁 의지가 약해졌던 당나라를 물리칠 수 있었다.'고 삼국통일에 대해 평하고 있다. 상당히 균형잡힌 시각임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국사책에 나온 내용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8. 철, 인삼, 도자기 교역(p.47) - Good

저자는 인삼 교역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고구려와 백제를 언급하고 있다. 광개토태왕이 백제 인삼의 수출권을 빼앗았다는 대목이나 은과 담비가죽이 고구려의 대표 수출 상품이었다는 내용은 아마 국사책뿐만 아니라 왠만한 역사서적에는 없는 내용이다. 또한 고구려와 백제때부터 인삼이 중요한 약재로서 널리 교역됐다는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들 또한 별로 없을 것이다. 이 부분은 이 책을 읽을 학생들에게 충분히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이 책을 읽고 학교 선생님께 찾아가 여쭤보는 학생들도 많을 것 같다. 그럼 선생님들이 어떻게 답할지 궁금하다.

9. 제주도에 천년왕국이 있었다(p.66~67) - Good

제주도의 독자적인 역사가 사라진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독자적인 건국신화가 살아있는만큼 제주도의 역사는 한반도의 역사와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실제 고고학적인 증거를 살펴봐도 양자의 역사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 부분에 대해 저자는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이를 '소외된 자들의 역사'라는 카테고리 안에 집어넣은 것은 의미심장하다. 왜냐하면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이 있지도 않을 뿐더러 이런 지역사는 국사책에서 다루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 부분에 대해 짚어준 것은 굉장히 주목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10. 이 땅에 온 이방인들(p.70~71) - Good

저자는 우리가 단일민족국가라는 사실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문화 · 사회적으로는 단일민족일지 몰라도 혈통까지 순수한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275개 성씨 중 절반에 가까운 136개의 성씨가 외국에서 귀화한 성씨임을 알려주고 있다. 이는 주인장도 잘 몰랐던 부분인데 재밌었다. 특히 아라비아 덕수 장씨라는 성씨는 처음 보는 것이라서 더욱 그러했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안씨는 대부분 胡人들의 성씨라는 연구결과가 있는데(안록산 등) 그렇게 봤을때 서역 출신 성씨가 있다는 점은 당시 우리나라의 국제성을 알려주는 좋은 증거라고 생각한다.

11. 천신과 조상신, 신선(p.82~83) - Good

불교 전래 이전의 우리 종교에 대해 저자는 여러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믿은 최고의 대상은 하늘신인 천신이라는 점, 해와 달은 천신의 대행자이자, 각 나라의 시조 또한 시조신으로 받들어졌다는 점, 사람이 죽은 후에는 신선이 되고 싶어했다는 점 등을 말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선약(신선이 되는 약)을 만드는 연금술이 발달했었다는 얘기들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충분히 흥미있어 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12. 불교와 삼국 시대 예술(p.86~87) - Bad & Good

저자는 일본의 국보 1호인 미륵반가사유상을 두고 삼국 사람이 만들어 준 것이라고 적고 있다. 하지만 삼국 사람이라는 것은 굉장히 애매모호한 표현이다. 현재 미륵반가사유상의 제작자를 두고 백제인, 신라인, 고구려인으로 의견이 분분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막연히 삼국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냥 제작자에 대한 국적 논란이 있다~라는 사실을 명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석굴암의 가치가 크기가 아닌 재질에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은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크고 멋있는 규모에 도취되기 쉬운 아이들에게 석굴암이 어째서 세계사적으로 가치가 있는지 알려주는 좋은 대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3. 화랑도와 국학 교육(p.94) - Good

삼국 시대가 전쟁이 치열했던 시대이므로, 당시 사람들이 필요했던 것이 武였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글은 부대의 표시나 명령문 정도만 알아도 큰 문제가 없었다고 말이다. 즉, 경당에서도 그 정도의 기초적인 글자만 알려줬을 가능성이 높다. 경당을 지금의 학교와 동일하게 생각하기 쉬운 아이들에게 이런 지적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4. 북방 민족과의 전쟁(p.107) - Good

저자는 고려의 사대를 조선의 사대와 다른 것임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실제 고려는 송나라의 연호를 쓰다가 거란의 연호를 쓰기도 하고, 양자의 연호를 같이 쓰기도 하고 아예 연호를 안 쓰기도 하며 독자적인 연호를 쓰기도 한다. 그리고 외교적으로 타국의 연호를 쓰는 것은 그 상대를 인정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상대방 역시 자국의 연호를 써주길 원한다. 이런 부분을 분명히 명시해야만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사대주의, 사대외교에 대해서 그 실체를 자세히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강감찬의 귀주대첩'(p.110~111)이라는 부분에서도 고려, 송, 거란이 대등하게 정립했으며 고려는 태조 이후 북진정책을 포기하고 평화를 얻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15. 몽골의 침략(p.115) - Good

저자는 고려 최강의 부대인 삼별초가 몽골과 싸우지 않고, 무신정권이나 지켰다고 평가한다. 즉, 삼별초는 고려 정부가 몽골에게 항복하면 당장 몽골군에게 죽거나 해체될 위기에 있었기 때문에 몽골과 싸운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즉,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몽골과 싸웠지만 점차 고려 지배에 대항하는 자주정신의 상징으로 인해 백성들의 지지를 받게 된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삼별초에 대한 실제적인 해석이라고 생각하며, 아이들에게 균형잡힌 시각을 안겨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6. 도자기와 조선 통신사(p.146) - Bad

저자는 9세기 신라에서도 청자를 만들었고, 고려 시대에는 상감청자 같은 명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상감청자는 순청자보다 급이 떨어진다. 서긍『고려도경』을 보면 순청자, 상형청자 등의 우수성은 언급하고 있지만 상감청자는 묘사되어 있지 않다. 즉, 상감청자는 12세기 중엽에 생겨난 것으로 순수하게 아름다운 청색의 자기를 만들어낼 기술력이 점차 떨어졌기 때문에 그 대신 상감과 금입사라는 멋을 부려 그 점을 보완했던 것이다. 하지만 멋을 부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상감청자는 더 화려하게 변화했으며 단기간에 발전하였고, 그와 더불어 만들기 어려운 상형청자와 멋이 없는 순청자는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순청자는 문신귀족적인 멋이 있다고 하고, 화려하게 치장된 상감청자는 무신귀족적인 멋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고려의 순청자는 자기 제작의 원조격인 중국보다도 뛰어나 당시 천하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받기도 했으며, 상감청자는 고려만의 독특한 제품이기도 하지만 원의 침입을 받으면서 그 기술마저 쇠퇴하게 되기 때문에 상감청자보다는 순청자를 명품이라고 지칭해야 옳을 것이다.

17. 성리학의 시대(p.154~155) - Good

저자는 성리학에 대해 독립적인 장을 나누어 언급하고 있다. 주인장 또한 이 부분은 국사책에서 공부할때 굉장히 어려워하고 난해해한 부분이었는데 저자는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성리학의 장점과 단점을 분명하게 기술한 것이 좋았던 부분이다.

18. 분단과 민주국가의 진통(p.242~243) - Good

국사책에는 현대사에 대한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교과 과정상 배우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한국사를 전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대사 아니면 중세사 위주에 치중하고 근 · 현대사 연구자는 많이 없다. 이는 시중에 나온 각 시대별 연구서적의 숫자만 비교해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현대사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고 다루고 있다. 특히 저자는 최근까지 군부독재정권이 유지됐던 것을 두고 수천년간 왕권국가에서 살았던 경험에 의거한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주인장 역시 현대사가 취약한데 그 부분에 대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뭐 간단하게 18가지 정도를 꼽아봤다. 어느 정도 주인장이 아쉬웠던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굉장히 짜임새있게 쓰여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밖에 각 챕터마다 시계와 시계추 형태로 디자인한 연표(연표는 어차피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거니깐)가 보이는데 그 점도 참신했으며, 뒤에 붙은 연대표를 단순히 시기별로 나누지 않고 왕과 정치, 전쟁, 문화, 종교와 사상, 경제와 생활 등 챕터별로 나눠서 정리한 점이 돋보였다. 특히 B.C 10,000년 이전 전쟁을 두고 '인간과 짐승 간의 먹고 먹히는 투쟁이 있었음'이라고 쓴 부분은 좀 쇼킹했다. 이런 내용은 국사시간에 전혀 배우지 않는데다가 아이들이 미처 생각치 못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맞다. 구석기시대 인류는 여러 영장류 중의 하나였고, 보다 강한 맹수에게 잡아먹히기도 했었을테니 말이다. 전쟁은 곧 살기 위한 투쟁이었을 것이다. 또한 특별 부록으로 만든 한국사 지도도 보기 좋았는데, 역시 선으로 국경선을 그리지 않는 저자 특유의 지도가 눈에 띄었다.

마지막으로 단점을 굳이 꼬집어 보자면, 책에 실린 삽화들 중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 몇개 있다. 고인돌을 만드는 사람들이 고조선 사람과 시기적으로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자는 '우가우가' 원시인들처럼 표현하고(흙도 거적떼기에 나르고 있다. 산간 오지에 사는 원주민도 이렇게 살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구석기시대부터 도구를 사용한 인류인데 이건 뭐) 집 짓는 고조선 사람들은 옷을 제대로 갖춰입은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삽화야 책을 쓴 저자가 그린 것이 아니니깐 이렇게 잘못 그려진 것을 보니 아마 출판사측에서 따로 작업한 것을 집어넣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그 점이 전체적으로 책의 가치를 떨어뜨릴까 안타깝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암튼 전체적으로 국사책의 단점을 충분히 보완하면서도 내용면에서 결코 초 · 중학생이 만만히 볼 수 있지 않은, 전문적인 내용도 싣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런 책은 단순히 아이들만 읽지 말고 부모님도 같이 읽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면서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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