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소년 담덕, 유목민 소년 테무친을 만나다 - 역사 팩션 동화! 열린 세계의 어린이 1
김용만 지음, 김정한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오늘은 재밌는 책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그야말로 재밌는 책이다. 왜냐하면 어린이를 위한 책이니 말이다. 안 그래도 요새 김용만 선생님의 어린이책을 이것까지 3권째 소개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어린이 책이라 해도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표방하고 있듯이 최초의 역사 팩션 동화이다. 즉,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역사소설의 쥬니어판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역사소설이라 하면 기존 역사적 사실에 적당한 스토리 라인을 갖춘 이야기를 말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삼국지연의』가 있다 하겠다. 이런 역사소설은 자칫 딱딱한 역사라는 대상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이런 역사소설은 아무래도 어느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것이어서 어린이들이 읽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야말로 어린이들을 위한 역사소설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하겠다. 지금까지 어린이들이 역사소설을 읽는다는 생각을 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주인장이 처음으로 읽은 역사소설은 초등학교 1학년때 읽은『어린이 삼국지』였다. 그것뿐이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어린이를 위한 책은 거의 나오질 않았었다.

이 책은 내용이 꽤 많다. 1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인데 그만큼 상당히 많은 이야기들을 안에 담고 있다. 주인장은 이 책을 보면서 내내 단편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면 상당히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만큼 소재나 내용은 괜찮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유목민의 생활양식이 대해 설명해놓은 부분이 눈에 띄었는데 의식주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 상당한 공부가 될 수 있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저자는 유목민과 정착민인 고구려인의 삶을 비교해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말한다. 당시 고구려 안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었고, 그들이 한데 어우러져 어떻게 고구려를 강대한 국가로 만들었는지를 말이다. 마치 우리가 고구려에게 이런 것들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처럼.

내용은 단순하면서 비록 팩션이지만...충분히 당시 있었을 법한 것이다.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내는 고구려와 몽올족(몽올실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낸 가상의 부족) 친구들. 그리고 몽올족과 친하게 지내지 못하는 고구려 친구. 고-수 전쟁을 맞이해 고구려-몽올족 연합군이 출격하고 포로로 잡힌 아군을 구출하기 위해 어렸을때부터 친구였던 세 친구가 나서서 공을 세운다는 내용이다. 그 와중에 저자는 고구려 안에 융합되어 있던 다양한 부족들의 생활양식과 사상에 대해 끊임없이 묘사해주고 있다. 서로 다른 삶을 살기에 거부감이 들고 미워했던 친구들이 하나로 합해지는 과정을 그려가면서 저자는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싶었을까? 저자는 분명히 말하고 있다. 당시 고구려인과 주변의 유목민들은 분명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고.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밖에 살 수 없었지만 고구려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뭉쳤다고 말이다. 어린이들이 어렵게 생각하며 이 내용을 이해하지는 않겠지만 분명한 것은 서로 힘을 한데 뭉쳐 싸웠기에 고구려가 수나라같은 강대국의 침략도 막아낼 수 있었으리라는 것을 어린이들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우리와 다른 민족, 우리가 지금까지 서로 상관이 없다고 이해하던 민족이었다는 사실에 어린이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 싶었다. 아마 몰랐던 사실을 알았다는 사실에 신나서 방방 뛸지도 모를 일이다. 

진짜 재밌는 책이다. 특히 책 뒷면에 "100년 동안 100배로 커진 고구려의 비밀"이라는 문구가 주인장의 눈에 쏙 들어왔다. 그렇다. 우리가 고구려에서 배워야 할 것은 단순히 강하고 전성기때의 고구려가 아니라, 오랜 시간 국력을 신장시켜 그런 최고의 지위까지 올라간 저력과 과정인 셈이다. 그리고 저자는 그 이유로 다인종을 하나로 융합하고 포괄할 수 있는 고구려의 포용력으로 꼽았다. 이건 상당히 어려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어린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팩션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말이다. 그 점이 주목할만한 사실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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