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건국신화 - 세상의 탄생
김용만 지음, 송진희 그림 / 청솔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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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늘은 재밌으면서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1권을 소개할까 한다. 김용만 선생님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 신화책인데, 아마 부여 건국신화를 싣고 있는 거의 유일한 책이 아닐까 싶다. 주인장이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아마 2년 전이었을 것이다. 부여 건국신화에 대한 리포트를 써야 하는 관계로 이런저런 책들을 찾았는데 부여 건국신화에 대해 서술한 책은 시중에 거의 없었고, 그 와중에 눈에 띄어 읽게 되었다. 물론 부여 건국신화를 분석한다거나 부여사를 정리한 개설서는 아직까지 시중에 나오지 않고 있다.

가끔 어린이책이라 하면 쉽고 재밌는 것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어른들은 읽지 않고 지나쳐 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어린이들이 읽는 책이야말로 백지 위에 그림을 그려내듯이 아이들이 지식을 흡수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어린이들 책은 어른들 책보다 더 쓰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특히나 원래 어린이책을 쓰던 사람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런 이유때문에 꽤 오랫동안 어린이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역사책은 별로 없었다. 끽해야 만화책 정도? 하지만 한때 서점가를 강타했던 그리스 · 로마 신화 이야기가 어린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어린이책이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줬다. 그렇게 봤을때 이 책은 어린이들이 우리나라 건국신화를 이해하는데 있어 아주 적절한 책이 아닐까 싶다. 

일단 주목할 점은 상당히 많은 신화가 수록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단군조선, 고구려, 백제, 신라의 건국신화 뿐만 아니라 부여, 가야, 탐라 심지어 고려의 건국신화까지 싣고 있다. 시중에 나와있는 어린이용 우리나라 건국신화 책을 펼쳐 목차를 한번 살펴보자. 과연 이 정도로 다양한 건국신화를 싣고 있는 책이 있는지 말이다. 아마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건국신화를 이해하고자 하는데 이 책만한 것이 없다고 주인장은 단언하는 바이다.

그럼 단순히 많은 내용을 싣고 있어서 좋은 책? 아니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이 책의 저자인 김용만 선생님은 이미 고구려 연구자로서 다양한 책들을 써 왔었다. 주인장도 이미 여러번 서평을 쓴 바 있었지만 그 책들을 통해 저자가 얼마나 다양한 시각에서 고구려를 바라보려 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그 말은 즉, 이 책의 저자가 갖고 있는 역사적 지식이 그대로 반영된 책인만큼 내용과 구성에 있어서 전문성을 겸비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심지어 서점가의 책을 보면 대조영의 발해 건국을 두고 '건국신화'라고 표현한 어린이용 책까지 있다. '신화(神話)'라는 단어의 의미를 모르는 것일까. 작가의 실수가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어떠할지 신경쓰지 않는 것인가.

어린이 책일수록 정확해야 하며 또한 간결해야 한다. 주인장도 종종 조사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보고서는 간결하면서도 단정한 문장이 생명이다. 분명 일반 리포트나 논문과는 다른 방식에서 작성해야만 한다. 스타일이 전혀 다른 글을 거침없이 써낸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 결과물로 인해 이 나라의 기둥이 될 어린이들에게 좋은 지식을 심어준다면 그보다 가치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물며 우리나라 역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건국신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어린이들이 한번쯤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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