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읽기 - 김현의 일기 1986~1989
김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엔 책을 많이 안 읽었다. 강의 중에 셰익스피어를 다시 읽고 논문을 쓰느라 관련 도서를 뒤적거린 것 말고는. 새로 출간되는 책들이 흥미를 끌지 못하면 과거에 읽었던 책이라도 다시 꺼내보곤 했었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게으른 독서에 그친 한해였다. 대개 이쯤 되면 읽고 싶어지는 종류의 책이 있는데 아무개의 독서 일기다. 부지런히 읽고, 메모하고, 사색한 이들의 노트를 훔쳐보면서 반성과 동시에 워밍업에 들어간다.

  작가들의 흔적 중에 어떤 책을 읽고 무엇을 느꼈는가, 는 상당히 내 관심을 끄는 부분이기도 하다. 단순한 호기심 충족을 넘어 그들의 정신적 역사를 엿볼 수 있고 취향에 맞을 법한 책을 소개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소설가 김형경이 유르스나르를 좋아한다고 해서 『알렉시』와 『세 사람』을 책을 구해서 읽은 적이 있는데 매력은 있지만 어려웠다. 분명 몰입되리라는 감이 왔는데 당시 내 마음이 좀 허황되어 있어서 그러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김현의『행복한 책읽기』는 문학을 공부했거나 관심이 있는 독자들 사이에선 유명한 책인데 꼼꼼히 정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학부 초년생 때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몇 페이지 못 나가고는 도로 갖다 주었던 경험만 있다. 이번에 서점에서 페이지를 훑다가는 평론가 김윤식에 대해 쓴 부분을 보고 빌리지 말고 사서 읽어야겠단 결심을 했다. 그의 가장 빛나는 대목은 자기 직관에 그가 유보 없이 매달릴 때이며, 그가 가장 어설픈 대목은 원론에 집착할 때이다(29). 이럴 수가. 참 적확하다 싶었다.

  막상 본격적인 독서에 들어가자 어느새 미간에 주름이 잡히면서 역시 만만한 책이 아니었구나, 긴장이 되었다. 아무리 ‘김현의 일기’라는 소제목이 달려 있어도 애초에 ‘김현’이라는 이름 두 글자만으로도 할랑한 독서를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런데도, 참으로 오랜만에 가슴이 뛰었다. 조금씩 곱씹어가며 읽고 싶었고 적어도 세 번은 읽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남진우를 비평하는 대목의 말미에, 모든 작가들이 분석의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뛰어난 작가들과의 싸움을 통해서만 비평가도 자란다. 자라지 않는 비평가를 보는 것은 나이든 난쟁이를 보는 것처럼 괴롭다(266). 과연 그렇구나. 비단 비평가뿐만이 아니다.

  이처럼 김현은 촌철살인의 아포리즘들로 80년대의 한국문학의 풍경을 아우르고 있었다. 한 줄 한 줄마다 한국문학에 대한 비판과 애정이 가득 담겨 있기에 어느 한 대목만 인용하기엔 나머지 글들이 아쉬워진다. 지금 활동 중인 생존 작가들도 많이 언급되고 있었지만 이름만 들어본 작가나 작품들도 있었고 어떤 촌평은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의 글은 가치 있고 합당하게 느껴졌다. 처음엔 김현이라는 권위에 이끌리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끝까지 다 읽고 나니 참으로 명민하고, 사려 깊고, 예지 넘치는 비평가를 너무 일찍 잃었다는 생각에 진심으로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기형도의 죽음은 맬랑꼴리의 작품세계를 더욱 신화화시킨 경향이 없지 않지만, 김현의 죽음은 직관과 통찰을 두루 갖춘, 동시대의 비평을 접할 수 있는 작가와 독자의 혜택을 앗아간 셈이다.

  김현은 책에서 ‘읽을 만하다’라는 표현을 종종 쓰고 있는데 그의 모든 글이 말 그대로 읽을 만한데 내 취향 탓인지는 몰라도, 요즘 말로 절친이었던 김치수를 언급하는 대목이 참 좋았다. 김현에게 김치수는 그냥 친구가 아니라 정말 친구였다. 이 글 속의 김현은 그저 친구가 가져온 과일을 날름날름 받아먹는 술병 환자일 뿐이고, 김치수는 친구가 또 아플까봐 휴일을 기꺼이 내어주는 다정한 몽고추장이다.

  내 친구 중의 하나는 신촌에 있는 여자대학교의 선생(김치수: 문학평론가)인데, 얼굴이 시커멓고 몽고추장이라는 괴상한 별명을 갖고 있다. 내가 술병으로 한 일년을 고생하는 것을 옆에서 아무 말도 안 하고 지켜보던 그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전화를 걸더니 관악산에 등산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 . . 일요일마다 산행을 하면서 그와 나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내가 숨이 가빠서 그런 것이지만, 숨이 별로 가쁘지 않은 요즘에도 그러하다. 우리는 아침 7시에 만나 별말 없이 산길을 걷는다. 그가 쉬자고 하면, 어느 틈엔지 숨이 목까지 차 있다. 그는 참외나 사과, 배를 꺼내 깎아 반쪽을 나에게 준다. 그는 어린애 달래듯, 이젠 잘 걷는데라고 말한다. 거의 매번 되풀이되는 칭찬이다. 어린애 달래듯, 혹시 내가 이젠 못하겠다 하고 나자빠질까봐 하는 소리다. (54-55)

  이렇듯 김현은 친구 김치수를 이야기하며 친구를 바다에 빗댄다. 바다가 놀라운 것은 거기에 놀라운 것이 하나도 없는 것. 좋은 친구도 그러하단 이야기다. 이렇듯 근사한 우정론이 있는가 하면 ‘타자의 철학’이라는 부제 아래 쓴 짤막한 글도 눈길을 끈다. 타자의 철학: 공포는 동일자가 갑자기 타자가 되는 데서 생겨난다. 타자가 동일자가 될 때 사랑이 싹튼다. 타자의 변모는 경이이며 공포다. 타자가 언제나 타자일 때, 그것은 돌이나 풀과 같다(165). 그렇고말고. 때론 돌이나 풀보다도 못할 수도 있다.

  김현은 갔지만 책은 남았고 모처럼 유익하고 즐거운 독서를 했다. 그 동안 너무 안 읽어서 이토록 신이 난 걸까. 이제부터는 책을 보는 법을 읽지만 말고 책을 좀 읽어야겠다.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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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8-12-29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책읽기 시간이 되셨군요? ^^ 리뷰도 참 좋네요. 요즘 저도 책 읽는 시간이 참 즐거운데, 리뷰를 쓰려면 왜 눈앞이 깜깜해 지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이 리뷰보고 이런 생각을 했어요. '책만 읽지말고 리뷰좀 써야겠다. 시작하자.' ㅋㅋ

깐따삐야 2008-12-29 14:14   좋아요 0 | URL
저는 메뚜기도 아니면서 겨울 한 철 많이 읽고 다른 시기엔 독서 기록이 듬성듬성이랍니다. 꾸준해야 하는 거고 그러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안 되네요.

김현의 글이 지성의 패치워크라면 장미님의 글은 사랑의 패치워크랄까.^^ 풍성한 페이퍼와 리뷰로 따땃한 겨울 보내자구요.

웽스북스 2008-12-29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깐따삐야님. 올 한해 읽기에 참 게을렀다는 생각에. 달달하게 감도는 것들만 좋아하고, 나머지 부분에는 많이 게을렀다는 생각에, 부끄럽구 그래요. 으.

함께 시작해요. 깐따삐야님의 리뷰를 보는 일은 언제나 즐거워요 ^_^

깐따삐야 2008-12-31 00:48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은 많이 읽지 않았나요? 페이퍼를 리뷰로 봤나. 그나저나 우리 연말에만 반성하지 말고 이젠 정말 열심히 읽기로 해요! ^^

순오기 2008-12-29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하느라 여유있게 책읽을 시간이 없었던거죠~ 결혼도 한 몫 했을거고요.^^
난 알라딘서 노느라 책을 못 읽으니 만날 어린이그림책 리뷰나 쓰는 거고...ㅋㅋ
초등학교도서실에 학부모 도서 구입할 때 사놓고는 제대로 안 봤어요.ㅜㅜ

깐따삐야 2008-12-31 00:5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역시 순오기님은 옳은 말씀만 하신다니깐요!! 근데 다 핑계구요. 사실은 게을렀던 거죠 뭐.
아마 순오기님이 올리시는 그림책 리뷰를 보면서 알라딘의 어머니들이 도움 많이 받으실 걸요. 순오기님처럼 잘 쓰시는 분도 드물구요.^^

개츠비 2009-01-05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의 우수리뷰 축하드립니다. 새해 선물이로군요..^^ 올해두 좋은 책 많이 읽으세요.

깐따삐야 2009-01-07 11:5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선물도 받았는데 올해는 정말 열심히 읽어야겠어요.^^

글샘 2009-01-05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현보다 김치수가 훨~~ 좋아요~
축하합니다~

깐따삐야 2009-01-07 11:55   좋아요 0 | URL
한국문학에서는 워낙에 김현과 김윤식의 평론이 독보적이다보니 김치수의 평론을 많이 읽어보진 못했어요. 이 책을 읽고나서는 그 모든 걸 떠나서 인간적으로 참 괜찮은 분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축하 감사합니다.^^

이매지 2009-01-05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집에 있는데 계속 미루고 있네요 ^^;
저도 얼른 읽어봐야겠어요~ ㅎㅎ
그나저나 깐따삐야님 이주의 마이리뷰 축하드려요^^

깐따삐야 2009-01-07 11:58   좋아요 0 | URL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지만 야금야금 곱씹다보면 참 맛있고, 멋있는 책이에요. 감사하구요. 이매지님도 올 한해 즐거운 독서 많이 하시길요.^^

네꼬 2009-01-06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리뷰 너무 맘에 들어서 별찜했어요.
함께 시작해요. 깐따삐야님의 리뷰를 보는 일은 언제나 즐거워요 ^_^ 2
그리고 축하드려요.
:)

깐따삐야 2009-01-07 12:00   좋아요 0 | URL
별찜까지! 감사합니다아. 확실히 좋은 책을 읽으면 리뷰 쓸 때도 즐겁고 잘 써지는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09-01-06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의 마이리뷰, 축하합니다~~
원론에 집착않기^^

깐따삐야 2009-01-07 12:02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에요. 혜경님. 감사합니다. 김윤식에 대한 그 평을 보고 바로 책을 질러버렸다니깐요.^^
 

  한번 쯤 이십대를 돌아보며 글을 쓰고 싶었다. 꼭 글로 남기지 않아도 이맘때면 한 해를 돌아보고 정리하곤 했었는데 올해는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 뭉텅이로 빠져나가면서 또 다른 무언가가 뭉텅이로 다가오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경계에 놓여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일 뿐. 곧 서른이 되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서른 살이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싱겁고 담담하다. 많은 시인들이 서른을 이야기했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는 청춘의 송가로 유명해졌지만 내 코앞의 서른은 대단히 아쉽거나 비장하거나 하지 않고 그저 나이 한 살 더 먹는구나, 하는 느낌. 오히려 스물대여섯 즈음에 상상했던 서른이 훨씬 더 의미심장했다. 연애를 할 줄도 알고, 직장에서도 노하우가 쌓여가고, 믿을만한 친구 서너 명에, 가족들 사이에서도 더 이상 철딱서니 막내가 아닌, 적당히 무르익었으되 노티나지 않는.

  그런데 현실의 나는? 연애를 할 줄 몰라 그냥 결혼해 버렸고, 내년에 돌아갈 직장이 낯설지나 않을까 염려되고, 믿을만한 친구 서넛과는 연락 한 지가 오바마 당선 전이고, 가족들 사이에서는 소꿉놀이 중인 막내로 취급받는 등 적당히 노티는 나되 결코 무르익지는 않았다. 서른이 되면 한 가지 정도는 자신 있을 줄 알았는데 나이 삼십에 그것도 못해? 라는 말은, 텔레비전에서도 나오고 책에도 쓰여 있고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들려오는 그 말은, 함부로 으쓱거리는 삼십대의 어깨를 짓누르지 않던가. 이렇듯 환상을 빼니 부담만 남는 인색한 현실이라니.

  한편 나의 이십대는 전반적으로 고독했었다. 밖에서 비춰지는 모습과는 별개로 내면을 지배했던 대개의 정서가 그랬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그 고독을 즐기고 사랑했던 것 같다. 삼한사온이라는 겨울날씨 마냥 사흘 동안 사람들과 어울렸다면 나흘 정도는 방콕해서 스스로를 감금시켜줘야 하는. 언젠가 내리 며칠을 밖으로 돈 기억이 있는데 한 사나흘 쯤 지나자 가슴이 휑한 것이 빈털터리가 된 기분이었다. 그때는 오래 굶주린 사람처럼 집밥을 먹어주고, 가족들에게 은근히 잔소리를 청하고, 좋아하는 책들을 부둥켜안고 방을 뒹굴며, 수첩이나 모니터에 대고 하소연을 해야 한다.

  그 와중에도 한 가지 특이할만한 것은, 거의 강박적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는 성실성의 문제다. 내 청춘의 장점이자 단점은 쉬지 않는다는 것.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 난 다음날에도 과제물 기한을 맞추기 위해 자료를 찾고 키보드를 두드린다. 눈물이 앞을 가릴지언정 내 앞길을 가리게 놔둘 수는 없다는, 사뭇 비장해 보이지만 소심함에서 비롯되는 성실성. 이분법을 즐기는 몇몇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감성적으로 보이는데 현실적이라는 둥, 현실적인 줄 알았는데 감성적이라는 둥, 하나마나한 말을 늘어놓으며 내 정체를 파악하려 했으나 삽질도 그런 삽질이 없다. 저렴한 비유이긴 하지만 삼겹살에 상추를 싸먹든, 상추에 삼겹살을 싸먹든 맛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그렇듯 고기와 채소의 위치를 부지런히 바꿔가며 열심히 살아온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게 없는 건 모험이 부족했기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한번쯤 불판을 뒤집을 수 있는 용기, 같은 것 말이다. 물론 엉뚱한 언행으로 가끔 사람들을 놀라게 한 적도 있지만 그저 소소한 해프닝에 불과했을 뿐. 고루한 공무원 사회에 속한 나는 불판을 뒤집기는커녕 불판 갈아주세요, 라는 호소마저 짬밥 미달로 복화술에 그쳤다. 그래서 더더욱 쌈 싸먹는 테크닉만 향상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연애에 관해서는 할 말이 없기도 하고. 하고 싶은 말이 많기도 하고. 나이를 먹고 결혼까지 했는데도 역시나 사랑 앞에 쿨해지기란 그른 모양이다. 다만 아무개의 연애사란 아무개의 혁명사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 사람을 가장 많이 키우고 변화시키는 건 사랑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와 자아, 나와 타인, 타인과 타인의 자아가 끊임없이 접촉하고 길항하는 과정 속에서 나는 나로서 사랑하고 사랑 받으면서도, 이전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 된다. 그 기이하고도 값진 체험을 무엇에 비견하랴. 아마 나는 누군가 지나간 시간을 되돌려준다고 해도 똑같이 어리석고 미숙한 연애를 반복할 것이다. 사랑 앞에서 만큼은 그다지 똑똑해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나이 먹으면 먹을수록 각종 인습과 규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데 사랑이라는 불가해한 영역에서마저 정신을 바짝 차리라고 한다면 차라리 사막, 이다.

  다가올 삼십대는 거창한 건 됐고 그저 또 열심히 쌈을 쌀 계획이다. 그게 나의 한계이자 설계인 셈. 다만 이십대는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사로잡혀 있었다면 삽질의 폭을 ‘나’에서 ‘삶’으로 보다 깊이, 보다 넓게 확장시켜야겠단 생각이 든다. 한편 아무리 결혼했어도 고독은 내 몫이고 내 쉼터라는 점은 변함없다. 하지만 고독을 즐길지언정 방치해선 안 될 동지가 하나 생겼기에 그를 자극시키고 부추기는 일에도 힘써야겠다는 다짐. ‘생산적으로 빈둥거리는 법’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시켜줄까. 곧 서른임에도 비록 어른은 못 되었지만 삶에 관해 덜 칭얼거리게 된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다. 서른아홉의 끄트머리에도 한번 쯤 삼십대를... 이라고 쓰게 될는지. 좀 더 나이를 먹어서도 평범한 삶에 그 정도의 예우를 해줄 수 있는 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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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12-26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심대에는 상추위에 삼겹살만 올리지 마시고 항정살도 올리고 차돌박이도 올리고 우삼겹도 올리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용..아 오리로스도 올리면 맛있다는..맞다 맞다 하얀 장갑 끼고 뜯어 먹는 등갈비도 제법 맛있어요.(등갈비는 최근에 먹어 본 고기~~ 기똥차요~)

깐따삐야 2008-12-26 16:01   좋아요 0 | URL
홀로 기똥차다 하지 마시고 좀 사주세요. 철없던 깐따삐야 서른 된 기념으루다가. 저 갈매기살도 좋아하는데? ^^

레와 2008-12-26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배고파라~. ㅡ.ㅜ

깐따삐야 2008-12-29 13:41   좋아요 0 | URL
점심 드셨죠? 레와님.^^

까랑 2008-12-2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깐따삐야님 글을 읽다 보니, 갑자기 '있어야 할 자리'에 대한 일화가 떠오르네요.

한 수녀가 수도원에서 주어진 일과로 잔디밭의 잡초 뽑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잡초'라고 부르기엔 너무 아까운 식물을 마주한 거에요. 빨간 열매가 달린 딸기... 초록과 빨강의 보색이 뿜어내는 아름다움에 반해서 뽑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하고 있다가, 원장수녀님께 여쭤봤다지요. '예쁘니까 그냥 둘까요?' 하고...

그 딸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원장수녀님의 말씀은, '그것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않습니다.' 였다는군요.

딸기밭이 아닌, 하다못해 관상용 화분도 아닌, 잔디밭에 있음으로 인해서 뽑혀야만 했던 그 딸기를 보고 그 후로 늘 자신의 '있어야 할 자리'를 묵상했다는...

하나 덜 채워진 아홉에서 다 채워진 열로 넘어가면서 한번쯤 자신의 '있어야 할 자리'를 묵상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그쵸? ㅎㅎ...

(있어야 할 자리는 사실 제 삶의 화두나 마찬가지랍니다. 짤린 수녀 까랑 드림. ㅋㅋ)

깐따삐야 2008-12-29 13:45   좋아요 0 | URL
있어야 할 자리, 그렇죠. '상생'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그나저나 까랑님! 저는 늘 있어야 할 자리, 에만 있었던 것 같단 말여요, 라고 써놓고 보니 정신은 늘 딴 데 가 있었던 것 같기도...-_-

까랑님의 삶의 화두라니. 짤린 수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 들려주세요.^^

순오기 2008-12-26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물아홉이라~~ 더하기 스물이구나~~ 털석!

깐따삐야 2008-12-29 13:46   좋아요 0 | URL
으쌰으쌰. 일단 일으켜 드리고... 순오기님처럼 알차게 세월을 보내면야 뭐가 아쉬울까요.

무스탕 2008-12-26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물아홉이라~~ 띠동갑 이구나~~ 털석!

깐따삐야 2008-12-29 13:48   좋아요 0 | URL
아니 무스탕님마저. 일으켜 드리고... 그냥 동갑이라고 해드릴게요. 앞으론 말도 놓구요. ㅋㅋ 많이 컸죠. 깐따삐야. -_-

2008-12-27 0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9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원도에는 폭설이 내렸다는데 올 겨울 청주에는 눈 소식이 별로 없다. 어제 아침, 조금 일찍 깬 남편이 눈이 잔뜩 내렸다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내다보니 잔뜩은 아니고 폭폭 밟힐 만큼은 내린 것 같았다. 가로등이 드문드문 켜져 있어 평범한 아파트 숲이 꽤나 몽환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카메라를 들이대는 찰나, 가로등은 꺼져버렸을 뿐이고.

 예전엔 눈은 눈이었는데 어지간히 쌓인 눈을 보니 걱정부터 되었다. 출퇴근길이 미끄럽겠구나. 서점에 가고 싶었는데 오늘은 어디 돌아다니지 말아야겠구나. 그러다 문득,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 노트북을 사러 하이마트에 갔던 생각이 났다. 아무도 선물을 안 줘서 거금을 들여 내가 나한테 선물을 했던 씩씩한 기억. 그 노트북은 지금껏 한 번도 고장을 안 일으켰고 논문 쓰는데도 일조를 했다.  

 사실 특별한 날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래본 적도 별로 없다. 선물로 가장 좋은 건 여전히 용돈이고. 그래도 없을 때야 몰라도 이젠 있으니깐 장난삼아 떠보기로 했다. “크리스마슨데 뭐 없어요?” 반응이 어째 뜨뜻미지근해서 장동민 할매 마냥 퍽퍽, 몇 대 가격해 보기도 했다. 그러자 남편은 출근하다말고 집에 다시 돌아와 동그란 눈뭉치를 내민다. “이게 선물이에요?” 조금 후에 남편한테서 전화가 온다. “잘 도착했어요. 길도 미끄러웠는데.” “설마 그게 선물은 아니죠? 잘 도착한 거.” “맞는데요.” 웃고 말아야지 어쩌겠는가. 이번엔 문자가 온다. 크리스마스 이모티콘이다. “이걸로 때우려고?” 그리고는 잊었는데 그는 기어이 퇴근길에 일을 저질렀다.  



 나는 밥을 차리다 말고 한 이십년 같이 산 마누라마냥 “얼마 줬어요?” 부터 물었다. “얼마 안 해요. 그런 거 묻지 말고 즐기면 좋잖아. 예쁘잖아요.” “내가 말을 말아야지. 그냥 장난한 건데. 당분간 긴축정책이야.” “그런데요, 사와도 뭐라고 하고 안사와도 뭐라고 할 것 같았어요.” 생각해보니 맞는 말. 깜찍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나고 좋긴 한데 요즘 하도 주변에서 불황이다, IMF보다 더한 위기다, 내년엔 더 어려워질 것이다, 등등 긴장을 시키다보니 이런 소비가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그래, 이때 아니면 언제 이래 보겠어. 내년부턴 어림없어. 혼자 중얼거려보기도 하고. 하여간 나라는 여자는 갈수록 각박해진다. 받는 거에 익숙해져야 대접 받는 건데 아주 무덤을 파고 앉았다는.

 나만 이런 게 아니라 올해 크리스마스나 연말은 여기저기서 다소 삼가고 자중하는 분위기다. 힘들 때만 그러지 말고 매년 이랬으면 좋겠단 생각도 든다. 오늘은 트리에 불 켜놓고 집에서 맛있는 거나 해먹어야지. 어둠의 경로로 뭘 좀 다운받아 볼까. 이십대의 마지막 크리스마슨데 이렇게 덤덤할 수가 없다. 눈사람과 트리는 잘 보관했다가 내년에 재활용해야겠단 생각. 이 어쩌지 못할 주부 마인드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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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4 1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4 1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8-12-24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삐야님도 메리크리스마스..
눈도 왔겠다 신혼이겠다 눈 던지면서 나자바바라~~ 포퍼먼스 연출하진 않을 것 같고..왠지 깐따부부는 눈에다 나뭇가지로 문제지에 나온 답 해석을 서로 상의하면서 풀어나갈 것 같은 분위기가 든다는...ㅋㅋ

깐따삐야 2008-12-26 15:41   좋아요 0 | URL
ㅋㅋ 크리스마스 기념으루 문제집 안 풀고 영화 봤어요. 그나저나 지구가 멈추는 날, 봤는데 그냥 문제집 푸는 게 더 재밌더라는.
내가 키아누 리브스랑 제니퍼 코넬리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정말 너무하더군요.

물만두 2008-12-24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리크리스마스!!!!
눈 속을 잘 살피시지요. 혹 웬 다이아~라도^^ㅋㅋㅋ
서울은 비와요 ㅜ.ㅜ

깐따삐야 2008-12-26 15:42   좋아요 0 | URL
어머, 서울은 비 왔나요? 여기는 찬바람 부는 쨍, 하니 맑은 날씨였어요.
웬 다이아~ 찾을 틈도 없이 눈이 녹아버렸답니다.

웽스북스 2008-12-24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저런 예쁜 선물은 당연히 재활용이죠. 내년에는 두개 위치를 바꿔서. ㅋㅋ
아니면 하나씩 추가해 나가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깐따님도, 메리크리스마스!

깐따삐야 2008-12-26 15:44   좋아요 0 | URL
저는 별이나 종보담도 쬬꼬렛이나 과자 달린 트리가 더 좋아요. ㅎㅎ
다음해 크리스마스엔 그런 걸 달아볼래요.

웬디양님도 크리스마스 잘 보냈죠? ^^

무스탕 2008-12-24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삐야님도 남편님도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

글구요, 남편님께서 뭐 사들고 들어오시면 무조건 좋다고 하세요. 아니면 마른논에 물 들어가듯 쥐도새도 모르게 그런게 사라지는 날이 올지도 몰라요. ㅎㅎ

깐따삐야 2008-12-26 15:46   좋아요 0 | URL
음... 주변에서 그런 조언들 많이 하시던데 저는 그게 잘 안 되요. 아무래도 대우 못 받고 살 팔자인가 봐요. 흑!

BRINY 2008-12-24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미있는 크리스마스 보내시겠어요~ 즐거운 날 보내세요~

깐따삐야 2008-12-26 15:46   좋아요 0 | URL
BRINY님도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셨나요?
올해는 주위가 조용하고 썰렁하더라구요.

순오기 2008-12-25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활용은 당근, 대한민국 경제 살리는 주부마인드에 강추!
남편이 뭐 사올 때 무조건 '잘했다~ 뽀뽀도 해주고 엉덩이도 두드려 주고...'
이런 거 잘 못해서 국물도 없이 산다우~~ㅜㅜ

깐따삐야 2008-12-26 15:49   좋아요 0 | URL
근데 저러다가도 갑자기 뭔가 확 꽂혀서는! 안 사도 되는 걸 잘 사요. 가끔.
어우~ 사온 것도 스트레슨데 그렇게는 못해요. 저 역시 국물도 없겠죠? ㅜㅜ

순오기 2008-12-26 17:20   좋아요 0 | URL
ㅎㅎㅎ 국물도 없이 살았는데 울남편 50줄 넘으니까 알아서 잘 사오대요.
20년 버티면 괜찮아진다우~~~ㅋㅋㅋ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오랜만에 보는 연극이었다. 삼십만 송이의 안개꽃과 일곱 번째 난장이의 마임이 무척 아름다웠던. 말할 수 없기에 더욱 간절해질 수밖에 없는 몸짓. 아이들이 보기엔 좋을 것 같아요. 나는 이제 너무 삭막해졌나봐.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말하지 않은 말, 눈빛과 가슴에는 삼십만 송이의 꽃송이가 촉촉한 안개가 되어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말하지 않았기에, 표현하지 못했기에 멈춰버렸지만 그 순간 깊이 각인되어버린, 화석 같은 기억이 있다. 시작도 잘 모르겠으나 끝도 없었던. 끝났다고 말하기에는 그립고, 함부로 그리움을 표현하기엔 시작이란 걸 한 적도 없었던. 시작과 끝이 분명했던 연애는 더 이상 그립지 않다. 충분히 설레었고 힘들었던 그때, 그것으로 족하다. 온몸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난장이를 보면서 나는 왜 내가 이토록 아픈 걸까.

 우리는 대개 놓쳐버린 사랑에 대해 그리워하죠? 열렬히 연애하다 헤어진 사람보다 오히려 더 많이 생각나기도 하잖아요. 아니. 생각난다거나 그렇지는 않고. 조금 뭐 아쉽다, 그 정도지요. 그는 대수롭잖게 대꾸했는데 왠지 난, 예의가 아닐까봐 더 말을 잇지는 않았다.

 표현해서가 아니라 그저 드러난다. 뜨겁고 질긴 마음이란 것은. 아득했던 마음에 폭죽이 터지고 우주가 전부 환해지지만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시간은 각자를 서로 다른 곳으로 데려가고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땐 이미 멀리 와 있다. 그리고 난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거나, 과거의 나일 수가 없고. 상대 역시 그럴 것이다.

 엄마는 동지를 잊지 않고 팥죽을 끓이셨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새알심은 빼고. 마른 오징어를 물에 불려 튀김도 만들어주셨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기억하시는 엄마와 매일 나와 같이 밥을 먹는 이 남자. 그리고 이맘때가 되니 그리워지는, 팥죽 같은, 기억. 간결해진 것은 일상일 뿐. 허영심 많은 나는 아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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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2 0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2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력 위의 동그라미들을 기억하고 그 날을 보내고. 그렇게 한해가 흘러갔다. 올해 연말은 불황 탓인지 비교적 조용한 것 같다. 어느 곳엔 폭설이 내렸다 하고 거리엔 자선냄비도 등장한 모양인데 과제하고 밥 먹고 남편한테 장난치고. 겨울이 깊어가는 줄도 몰랐다.

 마지막 학기, 마지막 수업. 무엇이 아쉬운지 수업이 끝나고도 다들 일어날 줄을 몰랐는데 돌아보면 부담과 희열이 공존하는 서평 시간 같았다. 고전은 다양한 이슈를 담고 있지만 그만큼 새로운 읽기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 그 부담이 시너지로 작용하여 퍽퍽한 감성을 일깨우기까지 단 한 줄도 못 쓸 때가 있다. 그분이 오신 듯 술술 써내려가지는 희열은 아주 가끔만 찾아오는 것이어서 괴로울 때도 있었지만 꾸준히 쓰고, 진지한 토론이 오가면서 서가에 꽂혀 있던 과거들이 새로 움트는 느낌이었다. 현장으로 돌아가면 분명 그리워질 시간이다.

 혼자만 공부하는 게 억울해서 남편한테도 문제집을 사서 안겼는데 저녁 시간마다 꽤 열심히 푼다. 무슨 문제인가를 풀다가 공식이 생각 안 난다는 실언을 하는 바람에 나로부터 무지막지한 바가지를 긁힌 후에는 자존심이 발동했는지, 아니면 대거리가 귀찮았는지,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공부시켜놓고 나만 놀기엔 살짝 미안해서 책을 읽는데 ‘인생은 신산했고 사랑은 아득했으며 대학은 생각보다 세속적이었다.’(이장욱, 「고백의 제왕」 中)는 문장에 확 꽂힌다. 정말 그랬었는데,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패러디. ‘계절은 신산했고 논문은 아득했으며 결혼은 생각보다 세속적이었다.’ 세월이 좀 더 흐르면 무엇 무엇이 신산해지고 아득해지고 세속적일까. 내 눈빛이 깊어질 때 쯤 남편은 I'm gonna be a bad boy~ 그것도 춤이라고. 몹쓸 흐느적거림으로 나를 웃긴다. 싸우고 풀리고 하면서 우리는 단순해졌고 우리의 관계 또한 그렇다. 둘 다 배는 자꾸 나와 생각은 얕아지고 배꼽만 깊어지는 게 아닌가 싶어 나~안 안타까울 뿐이고!

 조만간 마지막 과제물을 제출하고 논문 심사가 끝나면 공식적인 한 학기 일정이 모두 끝나고 방학에 들어간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가 청주에 온대서 보러 가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 ‘루나틱’ 이후로 같이 공연을 보러 가는 건 처음이구나. 크리스마스 즈음해서는 엄마와 만두를 잔뜩 빚을 것이고 중국 갔던 멤버들과 울릉도에 갈 계획도 세우고 있다. 가까이들 사는데도 친구들 얼굴 본 지가 백만 년은 된 것 같다. 남편이 붙잡고 안 놔주는 것도 아닌데 어째 그 남자 핑계를 대고 싶고, 달력 위의 형광색 동그라미들은 아직도 몇 개가 더 남아 있는데 내년은 더욱 바빠질 거란 예감에 자발적 게으름을 고수하고픈, 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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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8-12-08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논문 끝내시는군요. 부러워요...전 1년 놀고...이제 시작하려구요.

깐따삐야 2008-12-09 11:35   좋아요 0 | URL
그 덕에 애꿎은 커피만 잔뜩 마셨네요. BRINY님도 화이팅.^^

순오기 2008-12-08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신혼에 공부하랴 논문 쓰랴~~ 단순하지 않으면 다 수행할 수 없는 일이지요.
하하하~ "둘 다 배는 자꾸 나와 생각은 얕아지고 배꼽만 깊어지는'
그래도 즐겁고 행복한 시절은 그때가 최고일 듯...ㅋㅋㅋ

깐따삐야 2008-12-09 11:44   좋아요 0 | URL
남편은 자기가 많이 먹는 건 생각 안 하고 누가 내 몸매 이렇게 만들었냐고 떼쓰고 그런다죠.
주변 어른들도 순오기님처럼 말씀하세요. 나중엔 그래도 그때가 좋았지~ 생각할 거라구요. 기운 없으면 싸우지도 않는다구. ㅋㅋ

2008-12-08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9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8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9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8-12-09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삐야님, 울릉도는 정말 정말 좋대요. 우와, 부러워요. 잘 다녀와요.
남편에게 장난치고, 라는 말에 확 꽂히지 뭐에요 ~ 아, 얼마나 조곤조곤 사랑스럽게 장난칠까 우리 깐따삐야님은~

깐따삐야 2008-12-09 12:04   좋아요 0 | URL
저는 어느 모임이고 묻어가는 걸 좋아해서 울릉도 좋냐길래 좋아요! 한 마디 했는데 그렇게 됐네요. 오징어가 맛있겠죠?
어느 날은 남편이 저한테 "나를 이렇게 가지고 놀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하더군요. 마치 사기결혼이라도 당한 것처럼. 다 좋으면서 그러는 거죠. 흐흐.

웬디양님은 키가 커서 어떤 겨울 코트든 멋지게 소화할 것 같아요. 검정 롱코트에 체크 머플러, 그냥 그런 모습이 문득 떠올랐어요. 보고 싶네요.^^


까랑 2008-12-11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깐따삐야님 글 보면 행복할 뿐이고~!! ㅋㅋㅋ...
울릉도 잘 다녀오세요. 전 가본지 20년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섬 일주를 하면서 봤던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생생하답니다.
얕아지는 생각과 깊어지는 배꼽의 상관관계에 고개가 갸웃거려지긴 하지만, 어쨌든 행복하신 것 같아 기쁘네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깐따삐야 2008-12-12 16:53   좋아요 0 | URL
그러게, 가고 싶었는데 말이죠. 울릉도의 겨울 날씨가 장난 아니라고 총무가 제주도를 가면 어떻겠냐고. 그나저나 왜 이렇게들 섬에 집착하는지. -_-a
행복할까요? 엊그제도 치열하게 싸웠다는. ㅋㅋ
까랑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서재도 만드시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