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과 너는

며칠 간격으로 떠났다

마비였다.

심장이라는 계절의 마비

때 아닌 눈발이 쏟아졌고

눈발을 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길가에서 더러워졌다

널어놓은 양말은 비틀어졌으며

생활은 모든 비밀번호를 잃어버렸다

불 옆에 있어도 어두워졌다

재를 주워 먹어서 헛헛하였다

얻어온 지난 철의 과일은 할 일이 없어도

궁극적으로 익어갈 것인데

두 사람의 심장이 멈추었다는데

눈보라가 친다

잘 살고 있으므로 나는 충분히 실패한 것이다

사무치는 것은 봄으로 온다

너는 그렇게만 알아라

음력 삼월의 눈, 이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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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6-01-31 1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리님, 캘리그래피 멋집니다.

하리 2016-01-31 12:57   좋아요 0 | URL
어머나! 감사합니다:-)
 
커피 입문자들이 자주 묻는 100가지
전광수커피 아카데미 지음 / 벨라루나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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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좋아하지만 커피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한다.

뛰어난 미각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맛을 구분하지는 못하지만 하루에 커피 한 두잔은 마신다. 핸드드립을 배우던 동료가 내려주던 예가체프를 마시고 커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그 때 배우지 않았고(못했고?) 그 후로 드립커피만 마시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내게 이것이 커피다! 라고 알려주는 책이었다.

책을 읽다가 카누라도 한 잔 타서 마시며 읽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맛있는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좋은 생두를 만들어내기 위한 산지에서의 재배와 가공에 관련된 노하우가,

좋은 원두를 만들어내기 위한 로스터들의 완벽한 로스팅 프로파일이,

좋은 커피를 만들어내기 위한 바리스타들의 조화로운 추출 레시피가 필요하며,

마지막으로 더할 나위 없는 서비스로 손님들을 찾아가게 됩니다. p.14

우리가 마시는 한 잔의 커피에는 이렇게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

 

커피를 좋아한다고 해놓고 카페라떼와 카푸치노의 차이도 몰랐다.

카푸치노는 거의 먹지 않았는데 차이를 알고보니 나는 카푸치노가 더 좋을 것 같다.

다음엔 카푸치노를 먹어봐야지.

 

 

 

물이라고 다 같은 물이 아니었다.

정수기도 필터에 따라 다르고 팬매용 생수도 철분함량이 높은 물도 있다고 한다.

수돗물로 추출할 경우 칼칼한 느낌을 준다고 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둔한 내 혀를 원망해야 하나...

 

 

 

커피를 내리는 온도가 80~95도라니 의외의 사실.

아메리카노나 드립커피를 마실 때 엄청 뜨거운 느낌이었는데.

커피가 커자도 모르는 사람이었구나 싶다.

 

 

 

 

 

 

 

 

커피를 배우며 혼자서 연습하는 과정에서 궁금한 것들을 매번 선생님께 물어볼 수도 없을 때

이 책이 바로 교과서가 될 것이다. 기초부터 로스팅과정까지 자세하게 친철하게 알려준다.

대한민국 대표 커피장인이라는 전광수 대표의 전광수커피 아카데미에서 알려주는 입문자 강의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제목에서 알려주듯 100가지 질문과 대답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만 펼쳐서 읽어봐도 된다. 처음부터 쭉 읽기보다 문득 궁금해질 때 궁금증을 해결해줄 질문을 찾아서 읽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좀 더 심화과정이 궁금하다면

'전광수의 로스팅 교과서'를 읽어보면 될 듯.

(이 책이 먼저나왔지만 입문자 먼저 읽고 좀 더 궁금해진다면 이 책으로..

근데 교과서는 따로 있었네. 초급용, 고급용이라고 해야하나?ㅎㅎ)

커피를 좋아한다면, 커피가 배우고 싶다면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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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6-01-29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커피를 드립해서 마시고 있어요. 주전자에 물이 끓으면 분쇄해놓은 원두에 물을 부어 추출해서 마시는데요. 그렇게 추출할 때면 거름용지에 원두들이 깔대기 모양으로 되어있더라고요. 후에 알고봤더니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했는데 추출 후에도 원두가 평평하게 남아있어야 된다더라고요. 그런데 신기한게 그 두가지 방법으로 커피를 마셔봤는데요. 깔대기 모양으로 추출된건 시큼한 맛이 더나고 평평한건 진한 맛이 더 나더라고요 ㅎ 그래서 정말 바리스타들이 추출해주면 어떤 맛이나는걸까 궁금해지더라고요. 이 책 살펴보면서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ㅋ

하리 2016-01-29 13:34   좋아요 0 | URL
사람마다 추출방법마다 기분에 따라(기분까지!!) 다른 맛의 커피라고 들었어요. 커피는 알수록 신기해요^^ 직접 드립해서 드시니까 더 잘 느끼시겠어요. 드립커피 한 잔 생각나는 날씨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술 마시고 우리가 하는 말, 한유석

 

 

 

 

 

 

 

 

 

 

 

 

하루의 끝, 한번에 와인 한 병을 비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통 세 번에 나누어 마시는데

좋아지든 나빠지든 마실 때마다 맛의 변화가 좋다.

보관의 문제도 있겠지만

같은 와인이 공기와 만나 다른 표정을 짓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같은 사람이지만 이십대, 삼십대, 사십대 각각 다른 표정을 짓는다.

 

 

 

 

 

 

 

 

사는 일은 깊이가 필요하지만

맥주 한잔 마실 때 만큼이라도 마음고생은 날려버리라고.

부엉이와 함께 진지함과 가벼움이 함께 날아오르고,

즐거운 비행이었다고 미소로 착륙한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발을 딛는 순간,

좋아하는 마음이 도움닫기 발판이 되어 더 멀리,

더 깊이 가게 된다.

스스로 부풀어올라 하늘을 날아 무지개를 보기도 하고,

천길 나락으로 추락하기도 한다.

 

 

 

 

 

 

술자리의 내다버리고 싶은 기억도 많지만,

땅거미가 지는 밤,

그래도 술그늘을 찾는 것은 음식그늘,

사람그늘이 함께 빚어내는 아름다운 순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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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29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 쓰신 건가요. 글씨를 잘 쓰시네요.^^
하리님, 좋은밤되세요.^^

하리 2016-01-31 01:26   좋아요 1 | URL
좋은 구절 쓰는 걸 좋아해서 읽고나면 써보고 있어요. 칭찬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좋은 밤 되시길:-)
 

 

 

종이를 잘 다루는 사람이고 싶다가
나무를 잘 다루는 사람이고 싶다가
한때는 돌을 잘 다루는 이 되고 싶었는데
이젠 다 집어치우고

아주 넓은 등 하나를 가져
달도 착란도 내려놓고 기대봤으면

아주 넓고 얼얼한 등이 있어
가끔은 사원처럼 뒤돌아봐도 되겠다 싶은데

오래 울 양으로 강물 다 흘려보내고
손도 바람에 씻어 말리고

내 넓은 등짝에 얼굴을 묻고
한 삼백년 등이 다 닳도록 얼굴을 묻고

종이를 잊고
나무도 돌도 잊고
아주 넓은 등에 기대
한 시절 사람으로 태어나
한 사람에게 스민 전부를 잊을 수 있으면

 

 

아주 넓은 등이 있어, 이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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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8 22: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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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8 23: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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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청소부 풀빛 그림 아이 33
모니카 페트 지음,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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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표지판을 닦는 청소부 아저씨는 행복했어. 자기 일을 사랑했고 깨끗하게 표지판을 닦으며 칭찬도 받았지.

아저씨는 자기가 닦는 표지판과 그 거리를 사랑했으니까 인생에서 바꾸고 싶은 것이 있냐고 물어도 '없다'라고 대답한다고 했어.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야.

지나가던 아이와 엄마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닦고 있는 표지판에 보게 된거지.

바흐 거리, 베토벤 거리, 하이든 거리. 자신이 닦는 표지판이 있는 거리의 음악가, 작가들. 아이가 몰랐던 것처럼 아저씨도 그들을 몰랐어.

그 때 깨달았지. 아, 이 유명한 사람들의 이름을 바로 코 앞에 두고도 그 사람들에게 대해 아는 것이 없구나, 라고.

그 후부터 아저씨는 음악을 찾아 듣게 되었어. 음악회에 가고, 오페라에 갔지.

그리고 일하면서 곡을 외워서 휘파람을 부르곤 했단다.

그리고 작가들이 궁금해졌고 도서관에 드나들기 시작했어.

처음엔 잘 이해가 안 되고 모르는 것도 있었지만 매일 매일 책을 읽고 음악을 들었어.

그러더니 표지판을 닦으며 음악에 대해, 책에 대해 중얼거리며 스스로에게 강연을 하기 시작한거야.

한 명, 두 명 아저씨의 강연을 듣느라 사다리 아래 멈춰져 있는 사람이 들어났어.

아저씨는 점차 유명해졌고 대학에서까지 연락이 왔어. 그러나 아저씨는 거절했지.

자신은 청소부일뿐이라며,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강연을 하는 것이니 교수가 되고 싶지 않다고 했어.

아저씨는 여전히 표지판을 닦는 청소부로 남아있단다.

간략하게 정리했기도 하지만 글이 많지 않은 그림동화책이다. 나는 그림동화를 좋아한다.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생각을 모으는 사람 등.

행복한 청소부는 직업에 대한 가치와 편견, 행복의 기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초등학생들이 읽어야 할 동화지만 동시에 어른들에게 필요한 동화이기도 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늘 고민하며 살아오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청소부 아저씨가 참 사랑스럽다.

현실 속에 자신의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경제적인 여건과 사회적 지위, 명예가 섞인 복잡한 의미의 직업 안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한 개념은 빼버리지 않을까 싶다.

동화에서 '청소부가 시와 음악을 안다고?' 라며 놀라는 장면이 있다.

그게 우리 사회의 모습인 것 같아 조금 씁쓸하기도 하다.

그러나 직업으로 인한 시선과 판단을 나도 하고 있기에 부끄럽기도 하다.

동화를 읽고난 아이가 청소부가 된다고 하면 부모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동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청소부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겠지.

철부지같은 소리를 한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나는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돈도 많이 벌고 명예도 얻고 다른 이들이 부러워하는 일을 한다는 것도 물론 좋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자기의 마음이나 의지가 배제된 일이라면 그건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부 아저씨처럼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살아가고 싶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이 삶이 좋다.

하리

말은 글로 쓰인 음악이구나. 아니면 음악이 그냥 말로 표현되지 않은 소리의 울림이거나.

나는 하루종일 표지판을 닦는 청소부입니다. 강연을 하는 건 오로지 내 즐거움을 위해서랍니다. 나는 교수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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