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 문학동네 시인선 186
양안다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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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다 시인의 숲의 소실점을 향해라는 시집을 좋아한다. 그 시집을 통해 시인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양안다라는 이름만으로도 그 시집을 산다.

시라는 것이 내게는 늘 어렵고 모르겠지만 읽어도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시는 나를 울리기도 하고 어떤 시는 마음을 어루만지기도, 어떤 시는 절망 속으로 빠지게 하기도 한다.

이 시집 역시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 같은 기분과 축축 처지는 기분을 어쩌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문장은 살아서 내 마음에 들어와 불을 지핀다. 그 한 문장만으로도 시집은 그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시인의 말을 읽고 시집을 고르기도 한다. 그래서 시인의 말을 좋아하는데 이 시집에서 특히 더 좋았다.

나는 너를 이해하고 싶었고 그래서 내가 썼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게 쉽지 않다. 평생가도 모를 일일수도 있다. 그러나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나는 가끔 당신이 되는 꿈을 꿔요. 이해하고 싶어(꿈속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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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8세부터 88세까지 읽는 동화
루이스 세뿔베다 지음 / 바다출판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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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하리의서재 #하리그라피

우리들은 네게 많은 애정을 쏟으며 돌봐왔지. 그렇지만 너를 고양이처럼 만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단다.

우리들은 그냥 너를 사랑하는거야.

네가 우리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아. 우리들은 네 친구이자, 가족이야. 우리들은 너 때문에 많은 자부심을 가지게 됐고,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좋겠구나.

우린 우리와는 다른 존재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아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지. 우리와 같은 존재를 받아들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야.ㅠ하지만 다은 존재를 사랑하고 인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 그런데 너는 그것을 깨닫게 했어.

너는 갈매기야. 그러니 갈매기들의 운명을 따라야지. 너는 하늘을 날아야 해. 아포르뚜나다, 네가 날 수 있을 때, 너는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거야. 그리고 네가 우리에게 가지는 감정과 우리가 네게 가지큰 애정이 더욱 깊고 아름다워질 거란다. 그것이 서로 다른 존재들끼리의 진정한 애정이지.

#갈매기에게나는법을가르쳐준고양이
#루이스세풀베다
#바다출판사
#8세부터88세까지읽는동화

소르바스 너무 사랑스럽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동물들이 말귀를 알아듣고 말도 할 줄 아는 거 아니야? 그런 생각 종종 한다고 하는데 시인과 대화하는 소르바스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소르바스가 아포르뚜나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선 왠지 뭉클해졌고 시인의 도움으로 성당 종루에서 날게 된 아포르뚜나다와 그걸 보는 소르바스의 모습은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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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침대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52
존 버닝햄 지음, 이상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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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동화책 #하리그라피 #하리의서재

˝이 침대를 가져온 부인 얘기론 마법침대랍니다. 가만히 누워서 여행도 할 수 있대요.˝

#마법침대
#존버닝햄
#시공주니어
#네버랜드세계의걸작그림책

동화책은 너무 재미있다. 존 버닝햄 동화책 특히 재미있는데 상상력이 정말 풍부하다.존 버닝햄의 대부분 동화 속에는 아이들의 말을 안들어주는 어른들이 있다.

진짜 마법침대가 아니라도 우리가 누워서 여행을 떠날 수도 있겠지.

마법침대 타고 어디 갈래?
눈 내리는 오타루로 떠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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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없는 소리
김지연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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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그라피 #하리의서재 #오늘의책

_ 함양에 있는 새로생긴 #오후공책 이라는 동네책방에 갔다가 이 책을 샀다. 장바구니에만 담아두고 고민하던 책이었는데 책방에서 보니 바로 사게 되었다. 오래 읽었고 많은 부분을 필사했고 여전히 리뷰쓰는 건 어렵지만 마음에 드는 소설을 읽었다.

젊은 작가상 수상작가라고 하는데 책은 사두고 읽질 않아서 이 책을 통해 작가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단편 속 주인공들은 전부 여성이다.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고 홀로 남겨진 여성의 이야기기도 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여성의 역할이 부여되어 있고 그런 보통의 삶에서 벗어난 여성은 안정감이나 평범과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진다.

<우리가 해변에서 주운 쓸모없는 것들>에서 비밀첩보원처럼 성정체성을 숨기고 살아가는 레즈비언 ‘나‘가 있다. <굴드라이브>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고 변변치 못한 일을 하며 사는 ‘동희‘에게 고액 일자리를 소개한다며 고향으로 불렀으나 남자를 소개받는 자리였다는 걸 알게 되는 상황이 있다. <마음에 없는 소리>에서는 취업에 실패하다 고향에서 식당을 차리기 위해 청년지원사업을 신청하지만 나이제한에 걸린 35세의 여성이 있다. <결로>에서는 방에서 나오지 않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동생을 위해 중고인형을 구매하려는 언니가 있다. <작정기>에서는 친구를 넘어서 사랑했지만 결국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던 친구가 죽어버린 ‘나‘가 있다.

우리 주변에는 있지만 없는 여성들이 많다. 모욕을 견디면서 사는 게 삶이라면 이제야 겨우 살아가는 흉내를 내는 건지도 모른다던 선미(마음에 없는 소리)처럼 보통이 아닌 삶을 살아가는 여성이 있다.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농담처럼 진심을 숨긴 채, 상처받은 마음도 숨긴 채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엄마는 외계인 못 먹으니 죽지 않고 살거라고, 그런 사소한 이유로도 살고 싶기도 하고 자기같은 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침에 일어나 허기를 느끼고 무언가를 먹는게 사람 아니냐는(내가 울기 시작했을 때) 말처럼 혐오와 폭력, 이별 앞에서도 삶은 계속되는 것이다.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동희(굴 드라이브)도, 미래가 기대되지 않는 선미(마음에 없는 소리)도, 사랑하는데도 애매모호한 사람이 되어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말할 수 없었던 ‘나‘(작정기)도, 영지와의 관계를 축복받고 싶었던 은호(사랑하는 일)도, 소설이 아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도, 모두가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저 삶을 살아가고 사랑을 축복받으면서. 농담이나 마음에 없는 소리로 진심을 숨기지 않으면서. 누구도 혼자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던 작가의 말을 마음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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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모모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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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그라피 #하리의서재

누나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누나와 보낸 시간에는 다정함과 따스한이 공기나 물처럼 당연하게 있었다. 그런 기억과 감촉이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조금이라도 이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히노를 좋아하게 된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이 마음이 결실을 맺지 못해도 상관없다.

˝잊지 않을 거야, 난 이날을.˝

˝사람은 원래 잊어버리기 마련이야. 하지만 괜찮아. 어떤 기억도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난 그렇게 믿어.˝

˝괜찮아, 난 앞으로도 네 바로 옆에 있을테니까.˝

˝진짜로 무리는 하지 않고 할 수도 없어. 하지만 약간 무리해서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약간 무리해서라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

_ 그저 유명한 하이틴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뻔한 스토리에 신파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끝까지 읽고나서 울고 있는 내가 있다. 누군가에게 이런 사랑을 줄 수 있을까? 이렇게 한결같이 따뜻하고 다정할 수 있을까? 도루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나는 늘 눈치도 없고 타이밍도 어긋난다. 언제나 그랬다. 후회하고 싶지 않은데도 그렇게 되버리는 것 같아서 자꾸만 속이 쓰리다. 엔딩이 새드는 아닌 삶을 살고 싶다. 나이에 관계없이 어렵고 힘든 게 관계인데 잘 헤쳐나가고 싶다.

어쩌다보니 손이 엉망이 되었다. 손이 나으면 마음도 괜찮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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