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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휘의 비 1
최은경 지음 / 해우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흡사 <나일의 소녀>나 <하늘은 붉은강가>와 같은 순정만화를 읽은 듯 했다.
작가는 첫 장에서 말한다. 어린시절 읽은 <나일의 소녀>를 떠올리며, 우리나라의 과거로 떠나는 여주인공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그렇다! 이 책의 여주인공은 고구려로 시간여행을 떠나 왕과 사랑에 빠진다. 그림만 빠졌다 뿐이지 순정만화의 소설화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무휘는 소설의 남주인공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젊은 고구려 왕이다. 은영은 현대에 사는 평범한 여고생이다.. 아니, 그다지 평범하지는 않다. 빼어난 미모에다가 예지능력이 있고, 호신술 또한 수준급이라 웬만한 치한퇴치는 가능하다. 그런 그녀가 신비한 힘에 의해 고구려로 가게 되면서 소설이 시작된다. 결국, 로맨스 소설답게 너무나 쉽게 다른 여자가 있는 무휘의 비가 되고, 서서히 무휘와 사랑에 빠진다.
흠을 잡으려면 한도 끝도 없다. 설정도 흔하고, 내용도 유치하고, 여주인공은 너무 만능이다. 문장이 유려하냐 하면.. 별로 그렇지도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유치한 책을 넘 재밌게 읽었다. 무휘가 은영을 사랑하게 되면서 동동 애달아 하는 모습을 즐기고, 은영의 호위무사 견랑이 은영을 마음에 둘 때 가슴이 콩닥거리기도 했다. 은영이 무휘의 배신아닌 배신에 마음아파할 때 나 또한 아팠다.
한번 잡으면 끝까지 술술 읽히는 책이다. 유치함을 즐기고자 마음먹는다면, 어느 책보다 빨리 머릿속을 비우게 된다. 출판사의 상술로 인해 두 권으로 나왔지만, 실 내용은 한 권짜리라.. 읽는데 시간도 별로 안걸린다. 복잡한 마음을 단순하게 하는데 최고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