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도착한 <별빛속에> 애장판을 그 자리에 앉아 다 읽었다..
이 책을 처음 봤던게 대학 1학년 때였다.
나는 휴일이면, 학교 앞 여성전용 만화가게였던 <황제만화>에 하루 2000원의 돈을 내고,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종일 죽치고 앉아 만화보기를 즐겼다. 점심은 거기서 끓여주는 라면으로 때우고..^^;;
그 만화가게 주인이 권해주었던 만화가 바로 프린스 출판사에서 나온 대본소용 얇은 <별빛속에>였다. 21권 완결이던 이 책이 당시 15권 정도까지 나왔었으니.. 그 전부터 한참을 연재했었음에 틀림없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나는 이 책에 폭 빠져버렸고, 급기야는 동대문 만화 도매상을 돌며 만화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 때에 사모은 책 중에 <아르미안의 네 딸들>도 끼어 있었다.
나의 만화 역사 중에 이 두가지를 빼놓을 수 없음은, 이들이 만화를 사모으게 된 계기가 된 책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창 연재중일때 기다리며 보던 <별빛속에>와 완결이 되고난 후 한꺼번에 보는 <별빛속에>는 느낌이 참 많이 다르다. 그러나, 느낌이 전혀 달라지지 않는 한 부분이 있다.
레디온이 죽을 때....
이 장면은 볼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 대학때와 지금의 나는 천지차이건만, 난 오늘도 여전히 레디온이 죽는걸 보며 눈물을 흘렸다. 아마도 영원히 달라지지 않을 듯..
그 옛날에 모으던 21권짜리 대본소용 <별빛속에>는 오래전에 처분했다. 그 이후에 서울문화사에서 나온 10권짜리 <별빛속에>도 샀었으나 한참을 보고난 뒤 처분했었다.. 처분하고 바로 후회했지만..^^;;;
애장판이 나왔을때 많이 망설였다. 이미 수십번도 더 본 책이고, 대사 장면들을 외우다시피 하는데.. 과연 살 필요가 있을것이냐를 두고....
근데, 역시 이 책은 살 수밖에 없는것 같다.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자꾸만 생겨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