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촉촉히 젖은 땅에 기분이 가라앉았다. 하늘은 어둡고, 무거웠다.
난 화창한 날을 좋아한다. 비오고 음습한 날은 아무데도 나가지 않고 방에 웅크리고 앉아 (가만 생각하니 이건 평소의 생활태도군..-.-;;) 책을 읽는다. 하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볼 일을 보러 나가야 했다.
비가 올것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잠시 우산을 들고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했다. 일기예보를 찾아보면 되겠지만, 그게 더 귀찮다. 그냥 3단 우산 하나를 골랐다.
대출연장을 위해 은행에 가야했기에, 평소엔 하지않던 화장까지 하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가선 웬지 초라해보이면 안될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우산은 괜히 들고 나왔던듯.. 햇빛이 내리쬐이기 시작했다.
벼르고 나간 은행이었건만, 의외로 너무 간단했다. 서류 3장에 싸인만 했다. 걸린시간 딱 5분... 괜히 화장까지 했나보다...ㅡ.ㅡ;
그냥 들어오기 뭣하여, 근처 던킨도너츠에 가서 아이들 좋아하는 바바리안 먼치킨과 초코크림 묻은 도너츠를 골랐다. 언니네가 가까이라 요즘은 뭘 사도 항상 두 봉지다. 물론 얻어 먹는것도 많다..^^*
집에는 밥이 없고, 나 혼자 먹을려고 절대로 밥을 하지 않는다는 주의인지라, 점심에 먹을 토스트도 샀다. 이삭 토스트라고, 체인점인 이 가게의 토스트는 제법 맛나다. 고른 메뉴는 가장 비싼 베이컨베스트.. 토스트 식빵위에 소스를 바르고, 계란과 베이컨을 얹고, 오이피클, 야채들을 덮은다음 식빵을 다시 얹은 토스트다.
집에 들어와서 서재를 살짝 기웃거렸다. 그 와중에 온 편지 하나... 리뷰에 코멘트가 달렸단다...-.-;; 그 분은 쓰셨다가 금방 지웠지만, 메일로 내용이 전송되는터라 이미 읽었다. 소심한 나.... 기분이 좀 그래서 리뷰를 비공개로 옮겼다. 너무 과민반응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성격 나도 어쩌지를 못하겠다. 삭제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러기엔 아깝고... 그냥 나 혼자 보지 뭐...=.= 여하튼 기분이 다시 가라앉았다.
아아~ 꾸리꾸리한 날이다..!
좀전에 새벽별님 사사조 이벤트에 참가해서, 그나마 기분을 재충전시키고 왔다. 당첨이 되긴 했는데, 혹시 잘못 셌을지도 모른단다.. 하지만, 새벽별님이 댓글을 잘못센거라고 당첨 취소시켜도 끝까지 물고늘어지기로 이미 결심했다. 설마하니, 꾸리꾸리하다고까지 했는데 모른척 하지는 않겠지..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