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란 게 도대체 뭘까요. 인간의 복수複數일까요. 그 세상이란 것의 실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무조건 강하고 준엄하고 무서운 것이라고만 생각하면서 여태껏 살아왔습니다만, 호리키가 그렇게 말하자 불현듯 "세상이라는게 사실은 자네 아니야?" 라는 말이 혀끝까지 나왔지만 호리키를 화나게 하는 게 싫어서 도로 삼켰습니다.-93쪽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 제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가지 진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지나갈 뿐입니다. 저는 올해로 스물일곱이 되었습니다. 백발이 눈에 띄게 늘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흔 살 이상으로 봅니다.-133쪽
마담이 무심하게 말했다. "우리가 알던 요조는 아주 순수하고 눈치 빠르고...... 술만 마시지 않는다면, 아니 마셔도...... 하느님 같이 착한 아이였어요."-13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