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의무를 묻는다 - 살아가면서 읽는 사회 교과서
이한 지음 / 뜨인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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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에서도 발견되는 것처럼 의무에 대한 이야기이다.

 

의무라고 하면 무겁고 하기 싫고 어려운 것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저자는 이러한 이미지가 의무라고 하면 자기 내면에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고민에서 길어 올려진 것이기 보다는 오로지 헌법과 그 하위법, 여러 관습들에서 규정된 범주로서의 의무를 연상하기 때문이란다.

 

저자는 의무를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절대적 가치를 갖는 선한 의지를 움직이는 준칙을 찾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그것은 서로 다른 요구와 갈등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에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평등한 배려와 존중을 강조한다. 이와 같은 태도에 기반 하지 않는다면 의무는 그것을 지킬 때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다르지 않게 된다.

 

내가 이렇게 하는 이유[의무를 다하는 이유]는 어겼을 시 받은 벌과 사회적 지탄 혹은 사회 질서의 문란을 일으키기 때문인데 들키지 않고 해결할 수 있다면 이러한 의무는 어길 수 있게 된다. 배경과 조건에 따라 어길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은 의무가 될 수 없다.

 

법과 의무의 관계에서도 법을 지켜야할 의무가 있는 것은 단순히 그것을 어기면 불이익을 받아서가 아니라 이러한 공공의 규칙에서 혜택을 얻은 사람은 공정한 부담을 질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문득 이것이 첫 장에서 저자가 언급했던 바처럼 의무가 이익이 아니라는 것과 뭐가 다르지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는 사적으로 취득을 위한 이익이라기보다는 보편적인 이익에 따른 것이라 생각하니 납득이 되었다.

 

이전부터 읽어봐야지 했었는데, 책을 집어 들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근래에 있었던 한 이용자의 민원 내용 때문이었다.

 

빌린 도서를 늦게 반납하면 연체된 만큼 책을 못 빌리게 되어 있지만 빌린 도서를 지연하여 반납한 이용자가 애들이 많아 정신 없다보니 늦을 수도 있는 건데 왜 책을 못 빌리게 하냐며 책을 빌려 주는 게 너희 사서들의 의무가 아니냐고 적은 것을 보았다.

 

그래서 문득 사서의 의무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서라는 직업이 가지는 의무라면 체계적인 장서계획으로 질 높은 장서를 구축하여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 자기계발(공부)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거나, 그 권역 이용자들의 수요를 고려하면서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제공하는 것을 크게 생각해볼 수 있겠다. 그 이용자가 말했던 사서의 의무라고 하면... 뭐 무조건 책을 이용자에게 쥐어 주는 것이 제일 의무라는  것일까?

 

장서관리의 일환으로 사서로서 도서관의 장서가 원활하게 회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의무가 된다. 그 이용자가 빌려간 도서를 반납지연 시킴으로 인하여 다른 이용자의 기회를 지연 시키는 경우가 발생했다면 무리가 되지 않은 정도의 선에서 페널티를 부가하여 그 다음에는 반납예정일에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사서의 의무다. 쾌적하고 질 좋은 장서를 만나고 도서를 빌려가는 것은 이용자의 권리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의 이용에 지장을 준다면 정당화가 되기 어렵다. 뭐 거창한가? 뭐 어찌하든 그런 내용을 올린 이용자가 다른 사람들과 특정한 배려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지위에 대하여 정당하지 않은 페널티를 부가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다른 쪽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는 것일까?

 

직업적으로나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삶에서 부딪치는 의무와 권리, 공정, 정의 등의 문제에 대한 고민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아무래도 청소년 대상이라 그런지 중간의 공백이 많은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바보라 몇 가지 문구만 기억나지 이마저도 온전히 납득을 한건지. 요 근래에는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와서 예전에 많이 읽었더라면 좋았을까 싶었지만 지금도 바보인데 예전이면 더 바보였겠지 싶은 생각이 든다.

 

앞으로 삶의 원칙과 의미에 대한 고민은 지속해야 하기에 책의 마지막에 소개된 책들도 열심히 읽어나가 고민해보고자 한다.(깜냥의 한계 내에서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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