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교, 당시엔 국민학교에 다닐 때였다. 내 기억으로 아마 4학년, 혹은 5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나는 책읽는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얌전한 아이였는데.
전국국민학교글짓기 대회였던것 같다. 거기에 내보낼 아이들을 찾기위해서 학교자체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글짓기대회를 했었다. 논설문, 수필 뭐 그런 것들을 받았던 것 같은데. 나는 그때 기억으로 환경에 대한 글짓기를 했었다. 내가 알고있는 것에 대한. 물론, 담임선생님께서 조금 틀린 부분이나 문법정도는 고쳐줬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나는 우수상을 받게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상장을 받는 날이었는데(그때 당시 전교생을 모아놓고 조회시간에 상장을 주곤했었다.) 분명히 우수상 전모모해야 하는데 이상하다. 우리반의 다른 아이 이름이 나왔다. 선생님은 나보고 나가라고 하셨다. 이상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담임선생님은 나에게 실수로 그렇게 된것이니 이름을 바꿔주겠다 하셨다. 어리고 순진했던 나는 그냥 네. 대답하고는 무심히 넘겼었다.
집으로 가서는 엄마에게 이야길 하는데 엄마가 이 멍청아, 하면서 소리소리 지르시는 거다. 생활기록부에는 분명히 그 상을 받은게 그 아이가 될거라는 식으로 그러면서 그 선생이 나쁜 놈이네 하면서 멍청하다고 나를 구박하는 것이다. 그렇게 혼나면서도 나는 선생님이 그럴리가 없다라고 믿으면서 아닐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더이상 완벽하다거나 깨끗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란 것을 아게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나는 글을 쓰지 않게 되었다. 학교에서도 여러번 글짓기대회라든지 독후감내기 등이 있어도 나는 참가하지도 않았고, 차라리 못그리는 그림이나 대충 그려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린 내가 무척이나 바보같기도 하고 글쓰기를 멈춘것이 후회되기도 한다.(그 이후로 나는 일기조차도 쓰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말도 안돼고 뒤죽박죽 섞이기도 한 글들을 줄기차게 일기쓰듯이 써내려 가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얼굴도 이름도(나는 사람 기억하는 재주가 없다) 기억나지 않는 선생님과 그때 그 상을 대신 받은 아이. 순전히 어른들의 이기심이라고만 생각하고 그때당시 같은반이었던 그아이는 몰랐을 것이라 믿고. 당시 나의 담임이셨던 그분에게 묻고 싶을 따름이다. 왜 그러셨는냐고. 진실이, 사실이 영원히 묻히는 일은 거의 없는 법을 선생님은 모르셨는냐고. 그 이후에 어린 내가 받았을 상처와 불신을 당신께서 어떻게 하실 생각이셨냐고. 정말 정말 그런것이셨냐고. 아직도 선생님의 실수로만 믿고 싶지만 비슷한 이름도 연결된 번호도 아니었던 그아이와 나를 정말로 착각할 수도 있는 것이냐고.
스승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나에게 기억나는 담임선생님이란 중1때의 담임과 중3때의 담임과 고등학교때의 선생님들뿐이다. 그래도 존경의 마음까지 생겨나지 않는 것은 나의 탓일까, 아니면 선생님들의 탓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