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최초의 기억은 아마도 부모님의 결혼식이었다.
아마도라고 하는 것은 그게 몇살때인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물론 어머니에게 물어보아도 되겠지만....;;;) 외할머니의 무릎에 앉아서 합동결혼식을 올리는 엄마와 아빠를 보았던 기억.
어린 나는 어린 내가 부모님의 결혼식을 보는게 당연한 줄 알았고 다들 그런줄 알았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합동결혼식을 올린 4쌍중에 우리부모님과 내 친구 부모님이 있었기때문에 친구와 나는 부모님의 결혼식을 지켜본 아이들인 것이다. 그러니 그렇게 생각할밖에...
조금더 커서는 물었다.

나 : 왜 사진에 내가 없어요? 나 결혼식 기억나는데...

엄마 : 얘는, 누가 결혼식 사진에 자식을 집어넣니?

그러니까 나는 그때서야 나같은 사람이 드물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부모님의 결혼식을 지켜본 사람)
그래서인지 나는 결혼식때 눈물흘리는 사람들이 잘 이해가 안간다. 나야 어린 시절의 그 기억때문인지 결혼식이 즐겁다. ^^

흐흐흐, 여기서 밝히자면 그러니까 나는 속도위반자녀인것이다!!!

덕분에 어린 시절에는 엄마에게 그런 말도 많이 들었다. '너만 아니었어도 이런 집으로 시집안왔다.'라는 말. 어린 나는 너무큰 상처를 받았고. 지금도 엄마에게 서운한  점이다. 엄마는 그저 한탄하듯이 말했을 따름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결혼식이라는게 내 첫 기억이라는게, 그것도 엄마와 아버지의 결혼식이라는게 조금 웃기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참 즐거운 추억중에 하나이다. 비록 기억나는 장면은 어렴풋 한데다 한 장면 뿐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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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7-02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전 엄마 뱃속에 있었답니다... 5월에 결혼하고 10월에 아이를 낳다니... 노친네들도 참...

작은위로 2004-07-02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 저희집은 혼인신고만 했었대요..
나중에서야 식을 올린게 같은 형편인 사람들 네쌍이 모여서 올린 합동결혼식이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