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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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와의 관계에 대하여

    요즘 불효법이라고 해서, 부모의 유산을 받았는데도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자를 처벌하는 법이 상정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식들을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매를 때리는 것이 금지되는 법도 역시 조만간 실시될 예정이다. 전자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너무 멀어서 그런 것이고, 후자는 너무 가까워서 생겨난 법이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예전만큼 명확하지 않고, 서로를 어떤 존재로 대해야 하는지 혼란이 오기 때문에 이런 문제와 법들이 생겨나고 있다.
 
     부모라는 존재는 무겁다. 항상 내 자신에 대해 생각을 먼저해야 하지만 부모님에 대한 생각이 언제나 연관된다. 유교문화를 심각하게 배우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가 유교적 사회이다 보니 ‘효’라는 것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가지고 살아왔고, 성공을 하겠다는 목표의 한 축은 항상 부모님을 위한 보은의 의미였다. 그러다보니 나의 미래를 위한 목표자체도 부모님의 시선을 스스로 상정하여 좋고 안전한 길을 어느정도 추구해왔었다.
 
    그런 나의 생각이 이 책을 통해 어느 정도 깨졌다. 부모님도 각각의 존재로 독립적으로 구성되는 것이지 나와 끊을 수 없는 줄로 연결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된 것이다. 인간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기에 다른 존재 역시 완전 독립적으로 생각해야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남을 의식하게 되고 남에게 미움받을 용기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 아들러 심리학의 주장이다. 우리가 미움받을 용기가 없는 이유는 미움을 주는 사람이 우리와 깊게 연결되어 있다고 ‘착각’을 하기 때문인 것이다. 물론 부모와의 관계를 다른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관계보다는 더 깊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나도 깊게 생각하는, 의무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것을 책을 통해 얻었다. 이 책을 통해서 다른 어떤 사람도 아닌 나의 부모로부터 미움받을 용기를 얻었다.

 



-  공동체적 감각, 헌신에 대하여

 
    나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불만이다. 공부에 치여, 회사일에 치여, 사람에 치여, 나를 위한 시간이 부족해지고, 그런 결과로 혼자서 하는 취미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어릴 적 유치원에서 다같이 모여 열심히 했었던 색칠놀이는 퇴근한 직장인들의 셀프 힐링 요법이 되었고, 나노 블록은 혼자만의 시간으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가진 취미활동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람간의 관계가 최고의 무기라고 칭송 받는 시대에 너무나도 많은 관계, 소속 때문에 사람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혼자 있고 싶어하고, 남들과 같이 하던 활동들도 혼자서 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나 역시 여럿이서 하는 활동보다 혼자서 하는 것을 선호한다. 소속이 없으면 자유를 얻는 것 같고, 책임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과연 어딘가에 소속이 안되어 있던 적이 있을까? 태어나면서부터 가족, 그 뒤로 학교, 학원, 동아리, 회사, 동네 모임 등등 우리는 일생 동안 소속되어 있지 않은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동체, 우리, 헌신. 이 책은 미움받을 용기를 말하며 얼핏 보면 나만을 위한, 나 혼자만을 위한 철학을 이야기하는 듯 하지만 사실은 개개인이 소속되어 있는 공동체, 더 크게 보아 우주까지 포섭하는 우리를 향하는 철학이 큰 주제였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나를 바로 세우는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결국에는 그것이 공동체를 위한 것이라는 말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가 왜 혼자놀기에 빠져드는지, 왜 인간관계에 피곤함을 느끼고 있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공동체 감각이나 공동체에 대한 헌신을 위해서는 나를 우선적으로 바로 세워야 하지만 지금 우리들은 스스로도 바로 세우지 못한 채, 공동체에 희생을 당하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우리 모두 공동체라는, 나 자신을 희생해야 돌아가는 조직에 대해 실증을 느끼게 된 것이다. 사실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이 우리에게는 없었다. 초등학교에서부터의 학원 교육,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만 급급했고 그것을 생각으로 만들지는 못하여, 고등학교 수학, 국어 점수는 전세계 최상위 권이지만 대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깊이가 없어지는 교육들. 성인 1인당 독서량이 세계 최하위권. 우리는 항상 더 좋은 곳에 소속되기 위한 투쟁의 삶을 살아왔다. 일류 대학이라는, 일류 회사라는 공동체의 소속이 된다면 그것으로 내가 정의되는 사회를 살아왔다. 그 공동체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적이요, 장애물이었다. 이렇게 우리는 스스로를 생각할 시간을 얻지 못하며 살아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우리나라 베스트셀러가 된 점은 고무적이다. 점점 감정적으로 메말라가는 사회, 집단 이기주의를 넘어서는 자신만을 위한 이기주의 때문에 가족에게도 등을 돌리는 시대에 공동체적 감각이 우리가 사는 이유고, 헌신이 행복의 이유라고 말하는 이 책이 인기를 끈다는 것은 모두가 그렇게 이기적이지만은 않다는 것, 어쩌면 그 방법을 몰랐을 뿐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책 안 읽는 나라 한국에서 베스트셀러에 들었다고 단번에 우리 사회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조그만 변화들이 자꾸 모여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고 왜 공동체를 위해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의 답을 낼 수 있다면 메마른 우리 사회가 촉촉한 사회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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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8 0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윙헤드 2015-09-14 22:40   좋아요 0 | URL
호오...제 독후감은 워낙 개발새발로 써서 저도 창피해서 다시 읽지 못하는데, 공감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친구분과 상당히 진지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나누시는 것을 보니 저보다 훨씬 생각이 깊으신 분 같아요! 저도 종종 방문할게욥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세계 편 (반양장) -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채사장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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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을 쉽게 풀어내는 것에 대하여

 

    참 쉽게 잘 썼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사실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제목에서 그냥저냥의 사회인문서나 자기계발서겠구나 했고, 저자가 그런 얕은 지식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이를 통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을 보고 그냥 요즘의 트렌드에 맞게 쓴 책이구나 하면서 읽었다. 베스트셀러라기에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알고 싶은 마음에 읽은 것도 있었다. 그런데 재미가 있었다. 경제부터 시작해서 정치, 사회, 윤리, 철학 등등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각각의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있었다. 사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흔히 아는 이야기다. 고등학교 때에 경제를 공부했다면 자본주의를 자세한 설명 없이 알아 들을 수 있을 것이고, 신문을 조금이라도 읽는다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은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지식을 얻는 것보다 풀어내는 것이 더 어렵다. 지식을 얻는 것은 가만히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만 풀어낸다는 것은 내 것으로 소화한 지식을 내보인다는 것이기에 ‘지식의 습득’이 전제되어야 한다. 우리 일반인들도 지식을 얻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잘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지식을 풀어내는 것은 잘 못한다. 온전히 들어온 지식이 아니기에 맞는지 확신할 수가 없고, 결국 틀리는 것이 두려워 풀어내지 못하는 상황, 그래서 서로가 지적대화를 이어나갈 수가 없다.

 

    앞으로는 어떻게 지식을, 이야기를 풀어내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 같다.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힘든 일도 아니다.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이상 세상의 모든 지식을 들고 다닌다 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수많은 지식을 어떻게 묶고 풀어내느냐에 따라 가치가 수천 배, 수만 배 차이가 난다.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빅데이터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수없이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의미 있는 결과를 풀어내는 것이 그 기본 골격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능력이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내용을 보면 저자가 보통 내공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각각의 분야에 대해 깊게 공부하여 어느 분야의 전문가와 이야기를 해도 가치 있는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각각의 지식들을 서로 연결하여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간다는 것에 사람들이 열광하여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다. 앞으로는 지식을 얻는 것에 무게를 두기 보다는 그 지식이 내가 이미 가진 지식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어떻게 풀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무게를 두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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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일주일을 - 히드로 다이어리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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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에 대하여

 

    공항에 이유 없이 간 적이 있다. 이유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할 일이 없었던 휴학 초기 시절이라고 볼 수 있지만 공항의 그 느낌을 얻고 싶어 갔다. 그 즈음에 아마 이 책의 저자인 알랭 드 보통의 다른 책을 읽었다가 거기서 저자가 공항의 매력을 극찬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어슬렁어슬렁 책 한 권 들고 가서 인천공항에서 반나절을 보낸 소감은…. 일단은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참으로 부럽다는 점이었다. 선글라스 끼고 캐리어 끌고 하하호호 웃으면서 기다리는 모습에 우리는 아마 여행을 가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또 가만히 지켜보니 공항은 예의 그 어떤 관광지, 어떤 장소보다도 다양한 감정이 드러나는 곳 같았다.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의 기대감으로 들뜬 사람들, 출장일로 공항에서조차 노트북에 파묻힌 사람들, 비행기 연착에 잡지나 티비를 보며 따분해 하는 사람들, 공항 내 패스트푸드점에서 국내로 다시 돌아와 먹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마치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먹는 것처럼 심각하게 햄버거를 먹는 사람들, 공항 내 공연을 의미 없이 바라보는 사람들, 도착구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다리는 사람들, 어른들, 아이들.

 

    그런데 사실 생각해보면 여행을 가더라도 공항에 제대로 머무르는 시간은 별로 없다. 비행기시간 몇 시간 전에 도착하여 발권을 빠르게 하고, 면세점을 둘러보다가 행여 늦을까 1시간~30분 이전부터 입구 근처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느라 공항 그 자체를 둘러보는 시간은 얼마 없었다. 앞서 말한 저런 다양한 사람들도 내가 여행을 나갈 적에는 나의 앞 길을 막는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그랬던 그들을 찬찬히 살펴보니 다양한 모습이 드러나는 것이다. 저자는 반나절 머무른 나와는 비교도 안되게 히드로 공항에 일주일 동안 머물며 공항의 진짜 모습을 파헤친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딱딱하고 세련된 공항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비로소 드러나게 해준다.

 

    그렇게 저자의 책을 읽고, 몇 안 되는 나의 공항 경험을 돌이켜보니, 공항은 참으로 신비로운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지만 우리나라 같지 않은 곳. 단번에 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데려다 줄 수도 있고, 그런 곳에서 단 번에 내 나라로 보내줄 수 있는 곳이 공항이다. 올라갈 때 볼 수 없고 내려올 때 볼 수 있었던 그 꽃처럼 공항 역시 너무 스쳐 지나가는 공간으로만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조금만 깊게, 조금만 느긋하게 바라보면 공항 속의 사람들, 사람들의 감정들을 마주 할 수 있다. 가끔씩 감정의 메마름을 느낄 때, 나를 포함하여 주위 사람들이 모두 날카롭게 느껴질 때, 아무 생각 없이 공항엘 책 한 권을 들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 공항의 마케팅 방법에 대하여


    경영학도로서 마케팅에 대한 과목을 몇 개 들었다. 우리 사회가 광고의 사회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을 만큼 수만가지의 광고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시각은 물론이고 후각, 청각, 미각까지 오감 중 하나라도 끌기 위해 더욱 화려하게 더욱 강렬하게 그렇게 우리의 감각을 마비시킬 정도로 애를 쓴다. 공항 역시 마찬가지이다. 공항은 대게 깔끔한 편의 시설, 빠른 처리, 다양한 면세점이 있는 점으로 광고에 승부를 본다. 인천공항만 하더라도 세계 1위를 했다는 광고만 수없이 봤고, 뭔 세계 최고의 면세점, 가장 편안한 서비스를 강조했었다. 그래서 항상 깨끗하고 사무적이고, 쾌적한 분위기가 났었다. 그렇게 공항의 좋은 이미지가 강해질수록, 사람 냄새는 점점 나지 않았다. 수만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항이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고 공항 그 자체만 부각이 되었다. 마치 사람이 이용하지 말고 그 자체로 보존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평소에도 공항을 좋아하는 저자에게, 물론 저자가 공항을 좋아하는지는 모른 채, 한 공항을 소유한 회사가 제의를 해서 공항에 일주일간 머무르며 그 느낌을 글로 써달라고 요청하여 탄생한 책이다. 저자의 글쓰기 능력은 당연 의심할 여지가 없었기에 공항의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었는데, 놀라운 점은 그 제의를 한 공항이었다. 앞서서 말한 인천공항처럼 그런 방법이 아닌 공항의 이미지를 작가의 눈을 통해 보게 하다니. 이 제의를 한 공항의 책임자는 예술을 마케팅에 어떻게 이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덕분에 공항의 시설들이 아닌 공항의 직원들을, 여행객들을, 보이지 않던 숨겨진 공간들에 대하여 느낄 수 있었다. 어느 공항이 작가를 위해 공항의 한 켠에 책상과 의자를 마련하고 숙소까지 제공하여 마음대로 글을 쓰게 할 수가 있을까. 문학이라는 예술과 마케팅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신선하고 효과적인 것 같다.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는 일반 광고에 비해서는 책이라는 점 때문에 적은 사람들에게만 읽히게 되지만, 한 번 읽으니 그 분위기, 그 느낌이 오히려 더 깊고 오래도록 전달되어 훌륭하다.


    우리나라는 문화강국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류는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고 하고, 다른 나라의 문화도 우리의 것으로 소화해내는 능력이 좋다. 하지만 이런 영국의 항공사에 했던 문화의 새로운 발상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의 문학이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최근 신경숙 사태를 보면 왜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식으로 문학의 힘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한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한류가 잘된다고 관련 상품만 많이 만들어서 팔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실생활에 더욱 끌어들여 문화강국의 면모를 이어나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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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감아 싱클레어 2015-09-08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공항을 매우 좋아해서 여행갈때마다 공항 그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고자 탑승시간보다 네다섯시간 먼저와 공항을 감상하곤 합니다. 어찌나 다채로운 풍경인지 아마 모든 건물들 중 가장 다양한 감정들 사람들 냄새들을 느낄 수 있는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글쓴이님의 풍부한 생각과 지식에 감탄을 하고 갑니다...!

윙헤드 2015-09-14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구구절절 길게 썼는데 짧게 더 깊게 써 주셨네요;;; 공항에 대한 느낌이 비슷한 거 같아서 참 좋네요!
 
다시 쓰는 간신열전
최용범.함규진 지음 / 페이퍼로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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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신에 대하여


    간신. 간신의 간이란 글자에 기역자 때문에 뭔가 약삭빠르고 날카로운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그리고 똑똑한 느낌을 준다. 책을 통해 만난 역사 속의 간신들 역시 대체로 똑똑했다. 중간중간 나온 간신에 대한 저자의 정의나 설명을 보면, 왕이나 다른 이에게 아첨만 하는 간신은 간신 중에서도 하급에 속한다고 한다. 금방 들통이 나고, 별로 오래가지도 못한다. 제대로 된 간신은 그것이 충언인지 아첨인지 모르게 말을 하며, 역사의 기록마저도 상반된 의견을 남길 정도로 충신과의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로 상대방을 위해 말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모두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데 간신은 거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선 것일 뿐이다. 충신들이 충언을 하는 것도 그들의 이미지를 위해서, 그들의 당을 위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정말로 올곧게 말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수도 있지 않을까.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간신을 파악하는 능력이 더더욱 중요한 것 같다.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칭찬하는 말은 많아지고, 자신을 위하는 것처럼 잘해주는 사람이 많아진다. 때문에 높은 자리에 오르고자 한다면 칭찬을 좋아하면 안 된다. 칭찬에 취해서는 안 된다. 올라가기까지 많은 이의 도움을 받았을텐데, 마치 혼자서 이룬 것처럼 칭찬해주는 사람들은 그 칭찬을 통해 자신도 그 자리에 일조한 것처럼 보이고 싶어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칭찬에 대해서 항상 겸손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간신이 많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간신의 표상인 친일파를 숙청하지 못하여 주요 보직들에서 그 명예를 세습해온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정치권에서는 간신이 되지 않는 자는 축출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에 간신이 많은 결정적인 이유는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 사건에 대한 대통령의 판단 때문이다. 세월호 당시 유가족들을 한없이 위로할 줄 알았던 대통령은 청와대까지 찾아간 유가족들은 끝내 만나주지 않았고, 청해진해운은 회장의 꺼림칙한 죽음으로 일단락 되었다. 메르스 사건은 장관만 바꾼 채, 약속했던 질병관리본부는 일찌감치 취소되었다. 흔히 간신은 말만 화려하다고 하는데, 한국에서의 간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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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3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1세기 자본 (양장)
토마 피케티 지음, 장경덕 외 옮김, 이강국 감수 / 글항아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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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의 진실에 대하여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다. 돈이 돈을 부르는 사회이고, 돈 많은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버는 사회가 지금의 사회라고. 일개미처럼 열심히 일해서는 큰 돈을 모을 수 없다고 신문이나 강연에서 목이 터져라 외치며 주식이나 사업을 부추긴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얼마나 자본소득가들의 자본 증식속도가 일반 사람들의 그것보다 빠른지 역사적으로 알 수 있었다. 국가적으로 국민들의 자산을 조사한 시기부터의 자료를 가지고 통계자료를 낸 이 책에서는 자본의 증가 속도인 r이 경제의 성장 속도인 g보다 항상 높아왔다는 r>g를 설명하기 위하여 700에 쪽에 이르는 설명을 이어나간다. 저자의 본국인 프랑스의 통계적 자료에서부터, 영국, 미국, 일본 등, 타국에 비해서 국가 체계가 일찍 잡히어 국민의 자산소득 자료를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들의 통계에 근거하여 하나하나 이 r>g를 고증해 나간다. 이것은 저자인 토마 피케티의 주장이라기 보다는 통계를 가지고 보고하는 보고서에 가까웠다. 진실에 이르는 보고서.  자본주의는 항상 우리에게 속삭여 왔다. 능력에 의해 자본을 받을 수 있는 사회, 내가 가진 것이 없어도 열심히 하면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을 우리에게 끊임없이 주입해왔고, 이런 희망과 꿈을 토대로 자본주의 허점을 감추어 왔었다. 하지만 역사의 흐름에 그 불공평한 분배를 감출 수는 없었다.  모든 것이 상류 자본가를 위해 이루어진 구조였다. 상류 자본가들의 엄청난 소득은 단순히 하위 소득자들의 몫까지 뺏어갔기에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 중산층 마저 그들의 분배치를 뺏기었고, 이는 상류 자본가의 자본 증식 속도를 위해 흘러 들어간 것이다.


    사실, 이 정도의 격차가 있을 줄은 몰랐다. 우리나라는 더구나 최근 디플레이션을 운운할 정도로 경제 성장률이 좋지 못한데, 저자는 경제 성장률이 높지 않은 나라들에서 이런 격차가 더 벌어진다고 말하였다. 가진 자가 더 가지는 사회는 자본주의가 정착 된지 얼마 안된 우리나라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는 말이다. 좋은 회사 들어가서 월급 많이 받고, 차근차근 돈을 모으는 중산층의 삶을 꿈꾸어도 중산층이 벌어들이는 적절한 비율의 보상을 받지 못하는 구조. 자신의 원래 양보다 더 적게 받는 것을 그렇게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왜 이런 자본주의의 진실은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우리들의 돈도 적지만은 어떻게든 쌓여가니까? 아니면 정부가 해결해줄 것이라 믿고 있으니까?


    저자가 내세우는 해결책은 글로벌 누진세의 부과이다. 전세계가 모두 은행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매년 자산에 대하여 누진적인 세금을 매겨 분배를 조금이나마 실현하고자 하는 방안이다. 이상적인 방법이기는 하나, 실현되기만 하면 좋을 것이다. 지금 유럽연합에서부터 점진적으로 실현해 나가는 방법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유럽은 다른 대륙에 비해 일찌감치 연합을 이루었고, 문화권도 나름 비슷하다. 거기서 실험적으로 은행의 정보 공개를 실행하고 그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누진세에 관한 국제 기구를 만든다면 어떻게든 작동은 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성공을 위해서는 정말 전세계적인 통합이 필요하다. 스위스 같은 조세피난국가 존재하는 한 투명성은 가능할 수 없다. 그러한 전세계적인 통합으로 향해가기 전에 우리나라에서부터 분배를 위한 정부의 강한 정책이 필요한 것 같다. 언제까지 담뱃값 인상이나, 재정 적자를 통해 돈을 모을려고만 하는가? 전세계 최고급 차들의 최대 소비지가 우리나라라는 사실은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은가? 기업을 위한 낮은 법인세가 고급차들의 리스를 불러왔고 이는 기업을 위한 정부의 정책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몇 년 전 전력난의 와중에도 기업들의 전기 사용료는 요지 부동이었고, 국내 최대 기업의 존망을 이유로 후계자 승계에 일조하기 위해 이 나라 국민들의 국민연금을 사용하는 정부.  기업 회장의 비자금 스캔들이 터져도 광복절만 되면 귀신같이 출소할 수 있는 나라. 창조 경제랍시고 이제는 각 기업에게 우리나라의 경제영토들을 분배해준다. 그에 대한 응답으로 기업들은 인턴, 협력업체 일자리 교육과 같은 화답(?)을 해주고 있다. 정말 잘 돌아가는 나라다.



- 사업에 대하여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든 생각은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원래 대학생 때 사업을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은 가지고 있었으나, 이 책을 통해 사업만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더 확고히 할 수 있었다.  지금처럼 단순히 열심히 살아서는 결코 나의 몫을 제대로 챙길 수가 없다. 나의 몫이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가는 것이라면 당연히 감수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작은 정부보다는 큰 정부를 선호하는 나에게 있어 분배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헌데, 지금은 결코 상류층 아래의 사람들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 미국은 실리콘밸리의 창업정신이라도 살아있기에 끊임없이 새로운, 창의적인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우리는 세습식 재벌주의가 확고하고, 자수성가형으로 성공한 이는 정말 드물다. 정부가 창조경제랍시고 오히려 창조적인 활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정부의 역할이 참으로 안타깝다. 과거 시민단체에 대한 등록, 지원 제도와 마찬가지의 과정이다. 시민단체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것인데, 정부가 이를 관리, 지원함으로써 정부의 지원금으로 활동하는 단체들이 다수, 이는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 없게 하는 조치이다. 시민단체의 본래 역할을 막는 정부는 이번에도 창조 경제를 들먹이며 창조적 역량을 오히려 막고 있다. 결국 정부의 힘으로 모두가 잘 살게 하는 것을 바라는 건 무리다. 스스로가 잘 챙겨야 하고 사업을 해야 한다. 취업해서 잘 살겠다는 환상을 버리고 현실을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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