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업무 와중에, 주문했던 책 택배를 받는 일은 마른 땅에 단비가 내리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싶게 만든다.

이미 정독을 마친 책이고, 소장하기 위해 구매한 책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사유리의 <눈물을 닦고>와 <잠자기 전 읽기만 해도 나쁜 기분이 사라지는 마음의 법칙 26>은

이미 소개한 바 있으니 생략하고 남은 두 권을 소개한다.

존 패트릭 루이스의 동화책 <마지막 휴양지>는 5년전,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 처음 접했다.

정음과 함께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을 관람하게 된 세경은 한 작품 앞에 오랫동안 서서 그림을 바라본다.

그 그림에는 이런 제목이 붙어있었다. '마지막 휴양지'.

그리고, 정음을 찾으러 왔다가 세경과 마주친 지훈.

 

"이 그림이 마음에 드나봐?
아까부터 되게 오랫동안 보고 있던 거 같은데."
"아뇨, 그냥... 제목이 마지막 휴양지라서."
"그러네. 왜 마지막 휴양지지? 휴식을 주는 휴양지가 마지막이라니까 왠지 슬프네."

 

 


이상이 '마지막 휴양지에 대한 둘의 대화다.

마지막 휴양지 에피는 훗날 결말의 복선으로 얽혀 해석되지만,

역시 휴식을 주는 휴양지가 '마지막'이라는 제목이 주는 여운 때문에, 이 책에 관심이 갔다.

지금은 절판된 책이라 중고로 구매했다. 기쁜 마음에 받자마자 읽었는데, 재밌게 잘 읽었다😁

한 번 더 읽고 글을 써야지.

 

<2015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출간됐을 때가 아니면 사지 않을 것 같아서 함께 샀다.

대상으로 선정된 정지돈 작가의 <건축이냐 혁명이냐>부터 읽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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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메모는 많이 하지만, 만년필을 너무 오랜 시간 놓고 살았다.

아... 퇴화라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이왕 만년필 잡고 너무 반듯하게 쓰긴 아쉬워서 둥글둥글하게 썼다.

기껏 블루블랙 잉크 사서 써놓고 티도 안나게 필터처리잼😅.

 

여하튼 퇴화된 손글씨로도 글을 쓰고 싶게 만들고,

내 책 한 권이랑 5월말에 생일인 친구 책 한 권 합해 두 권이나 구매하게 만든

 

사유리의 에세이 '눈물을 닦고'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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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이름은 정했어?"


배 속에 아기가 있는 사람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건 실례인 듯해서
아기 중심의 질문만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조금 피곤해하는 내가 있다.
마이코, 미안.
관심 있는 척해서.


"수짱, 그럼 또 만나. 일 열심히 하고."
"응, 몸 조심해. 벌써 다음달이네."
"아기 낳으면 집에도 놀러와~"
"응."


이 느낌
이 쓸쓸한 느낌
몇 번이고 경험했다.


"이건 뭐지?"


지금, 나를 쓸쓸하게 만드는 건.


*


마스다 미리의 책을 읽고 있으면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관심있는 척은 아니지만, "조금 피곤해하는 내가 있다"는 말이 정말 와닿았다.

비단 임신부와의 대화만 그런 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변하고, 그게 당연한 일이지만 '당연'하다 여기는 게 아쉽다.

나 역시 수짱처럼 그 사람 앞에서는 이야기하지 못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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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리, 좋은 학교에 다니는 남자를 찾지 말고 네가 좋은 학교를 다녀. 좋은 차를 가진 남자를 찾지 말고 네가 좋은 차를 가져. 돈 많은 남자를 찾지 말고 스스로 돈을 벌어. 넌 가진 게 없으면서 상대에게 바라지 마. 그리고 네가 상대방보다 하나 더 가지고 있더라도 상대를 절대 무시하지 마." 엄마의 말은 나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 상대가 가진 것에 전혀 의지하지 않는 용기를. 여자라는 핑계로 스스로를 작아지게 만들지 않는 자존심을. (p.20)

 

내 글이 공감이 되는 사람도, 공감되지 않는 사람도 모두 반갑다. 나는 내 글을 읽는 사람의 생각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가슴속에 가지고 있는 정답이 다르다. 그 정답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나의 정답과 당신의 정답을 함께 나누고 싶다. (p.5 프롤로그 중에서)

*

 

후지타 사유리. 트위터에 올리는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참 멋있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런 그녀가 쓴 이 책은 프롤로그만 읽고도 반해버렸다. 사서 두고 두고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에 반납한 시집 세 권을 장바구니에 넣어뒀는데, 이 책을 더해서 모두 여섯 권이 되었다. 다른 두 권은 동화책. 머나먼 여행과 마지막 휴양지. 이제 정말 여름이고, 사고 싶은 책은 여전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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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종일 '책 속의 한 줄' 앱에서 알람이 울리기에 대체 뭔 일인가 하고 들어가봤다.

어제 남긴 한 줄 때문인가 싶었는데 어제, 그러니까 2015년 5월 2일에 '아침 한 줄' 코너에

내가 2013년 3월 22일에 올린 한 줄이 아침 한 줄로 올라가 있었다.

'덕분에 오늘 좋은 한 줄 받아봤다'는 댓글을 비롯해 많은 댓글이 남겨져 있었다.

2년 전 이 한 줄을 남긴 내게 남겨주신 것인지,

이 글을 아침 한 줄을 올려준 앱에 남겨주신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기분이 좋았다.

2년 전에는 내가 이 책을 읽고, 이 구절에 밑줄을 쳤고 앱에 올려서

2년 뒤인 지금 이렇게 다시 읽게 되는구나 싶은 생각에 얼떨떨하기도 했다.

그래도 뜻깊고, 소중한 경험이라는 생각이든다.

2년 전에 남겼고, 2년 후에 다시 만나게 된 책 속 구절은

'라디오천국' 작가로 유명한 김성원 작가님의 에세이 <그녀가 말했다 :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속 구절이었다.


최근에 당신이 꽃을 보고 미소를 지은 적이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것입니다.

최근에 노을을 보고 감탄했다면 당신은 행복한 겁니다. 만일 행복하지 않다고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모든 인생이 항상 행복할 수는 없고 또 행복하지 않다고 해서 멋진 인생이 아닌 건 아니니까요. (p.39)


다시 읽어도 참 멋진 구절이다. 다시, 열심히, 부지런히 인상 깊었던 구절을 남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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