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름은 정했어?"


배 속에 아기가 있는 사람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건 실례인 듯해서
아기 중심의 질문만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조금 피곤해하는 내가 있다.
마이코, 미안.
관심 있는 척해서.


"수짱, 그럼 또 만나. 일 열심히 하고."
"응, 몸 조심해. 벌써 다음달이네."
"아기 낳으면 집에도 놀러와~"
"응."


이 느낌
이 쓸쓸한 느낌
몇 번이고 경험했다.


"이건 뭐지?"


지금, 나를 쓸쓸하게 만드는 건.


*


마스다 미리의 책을 읽고 있으면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관심있는 척은 아니지만, "조금 피곤해하는 내가 있다"는 말이 정말 와닿았다.

비단 임신부와의 대화만 그런 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변하고, 그게 당연한 일이지만 '당연'하다 여기는 게 아쉽다.

나 역시 수짱처럼 그 사람 앞에서는 이야기하지 못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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