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분야>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장강명의 장편소설 <댓글부대>. 2015년 제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으로, 2012년 대통령선거 이후 진보적인 인터넷 사이트에 잠입해 악의적인 댓글을 달면서 여론을 조작하고 해당 사이트를 무력화하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 표백>, <열광금지 에바로드>, <한국이 싫어서> 등 전작들에서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심리 기저의 문제들을 날카롭게 묘파했던 작가는 이번 여섯 번째 장편소설 <댓글부대>에서 특유의 치밀한 취재력과 현장감, 경쾌하고 날렵한 문체, 서사를 밀고나가는 힘을 한껏 증폭시켜 이전 작품들에서보다 훨씬 더 강력한 목소리로 부박한 현실에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소설은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사건이 모티프가 되었다. 합리적으로 안전하게 설계됐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 인터넷 공간이 사실은 기둥 몇 개만 부러뜨리면 금방 무너질 수 있는 허약한 구조물에 불과하다는 것, 다음에 또다시 힘을 가진 개인이나 조직이 불순한 의도로 '작전'을 편다면 누구라도 당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그로 하여금 <댓글부대>를 쓰도록 했다.
작가는 <댓글부대>를 집필하는 동안 여느 때보다 더 힘들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원고지 800매 남짓의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자행되었고 한편에서 현재진행형일지 모를 '댓글부대'에 대한 충격과 분노를 소설의 문장으로 온전히 담아내는 일이 결코 녹록치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쓴 소설 중 "가장 빠르고 가장 독하다"는 고백에는 그런 사연이 있다.
스릴러 문학의 전통을 세우고 글로써 아프리카인의 고통을 세계에 알리며 분투한 스웨덴 문학의 거장 헤닝 만켈. <불안한 낙원>은 만켈이 평생 동안 많은 시간을 보내며 살았던 아프리카 모잠비크를 배경으로, 한 여인의 삶을 통해 백년 전 그곳에서 벌어진 문명의 야만과 위선의 역사를 추적한 소설이다.
1904년, 스웨덴의 가난한 처녀 한나가 먼바다를 건너 아프리카로 흘러든다. 처녀가 당도한 세계는 흑인과 백인 모두 서로에 대한 두려움을 지닌 채 인간의 얼굴을 잃어가는 사회. 인종과 문화적 편견, 탐욕은 증오와 폭력으로 이어지고 두려움이 서로를 지배한다. 흑과 백으로 나뉘어 침묵과 증오로 가득한 기만적인 낙원의 질서, 이에 저항하는 한나는 백인과 남성이 지배하는 폭력적 세계의 부조리에 눈을 뜬다. 그녀는 진정한 자아와 사랑을 찾아 두려움 없는 낙원에서 자유로운 존재로 성장해갈 것인가.
<에세이 분야>
이 시대의 낭만가객, 평론가 황현산의 시화집. 한국일보에서 2014년 초부터 연재했던 27편의 이야기들을 한데 모았다. 가히 '시 마을에서 세상 보기'라 할 만하다. 우물에서 올려다보는 하늘이 필경 좁고 편협하다면 그가 시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넓고 여유로우며 다양하되 처연하다. 시가 꿈꾸는, 응당 꿈꾸어야 하는 세상에 대한 저자의 간절함이 편마다 읽는 이의 가슴을 건드린다.
이육사를 필두로 한용운, 윤극영, 서정주, 백석, 유치환, 김종삼, 김수영, 보들레르, 진이정, 최승자 등의 시편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시뿐만이 아니다. [베티블루]와 [동사서독] 같은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과 '클레멘타인'과 '엄마 엄마' 같은 노래들, 구전민요들, 이중섭의 그림 '길 떠나는 가족' 등이 가리지 않고 초대되어 시화의 한 풍경을 자연스럽게 이루어낸다.
일생에 꼭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 신이 숨겨둔 마지막 여행지, 열대 우림과 사막, 바다와 고산 등 세상의 거의 모든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있는 특별한 장소, 페루.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는 손미나 작가가 3년 만에 선보이는 여행 에세이로, 지리적으로는 여전히 멀지만 방송을 통해 심적으로는 보다 가까워진 페루의 이곳저곳으로 독자들의 손과 발을 잡아 이끈다.
스페인에게 정복당한 역사, 아마존과 안데스의 광활한 자연, 마추픽추와 잉카인들의 산책로, 티티카카 호수에서 문명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 나스카 라인을 비롯한 프리 잉카 시대의 유적들…. 여느 책에서나 나올 법한 천편일률적인 소개가 아닌, 유창한 스페인 어로 페루 현지와 호흡한 손미나 작가만의 시선과 감성이 녹아 있어 더욱 흥미롭다.
<유아/어린이/가정/실용 분야>
문화센터 요리 수업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백화점 문화센터 20년 차 인기 강사 김선영이 펴낸 책이다. 김선영의 문화센터 요리 수업만의 특별한 인기 비결은 한 번의 수업에서 배우는 3가지 메뉴는 맛과 영양의 균형이 잘 맞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부들의 "오늘 뭐 해먹지?"고민을 해결해 준다. 3가지 메뉴를 한 끼에 차려 밥과 국만 곁들이면 일상식뿐만 아니라 손님 초대 요리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이 특징을 살려 집에서 조금 더 쉽게 수업을 따라 할 수 있도록 3가지 메뉴를 한꺼번에 장 보고 한꺼번에 차리는 방법을 소개했다.
1995년 문단에 데뷔한 후 올해로 등단 20주년을 맞이한 황선미 작가가 다시 쓰고, 볼로냐 라가치 상을 두 차례 수상한 폴란드 화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가 그린 유럽의 옛이야기 모음집이다.
황선미 작가는 폴란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에 살을 더하기도 하고 욕심과 꿈에 갈등하는 인물들의 마음을 재해석해 새롭게 풀어내며, 삶에 필요한 메시지들을 잔잔하고 깊이 있게 전한다. 오래전부터 중요하게 내려온 지혜와 용기에 대한 조언이 딱딱한 교훈보다는 마음을 파고드는 공감 어린 문장으로 흥미롭고 매력적인 이야기에 자연스레 녹아 있다.
<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의 저자 사사키 아타루의 대표작. 한 인간이 태어나고 살아가는 가운데 어떻게 사회 안에서 주체가 되어가는지를 미셸 푸코, 자크 라캉, 피에르 르장드르를 가로지르며 분석해나간다. 저자는 통일된 시점이나 필연성, 전체성을 보장하는 것은 절대로 존재하지 않음을 '야전과 영원'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야기하며, 오늘날 독자들에게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텍스트와 거리를 둔 해석의 실천과 현실과의 상호작용임을 제안한다.
총 3개의 부와 2009년 6월 추가된 보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의 개념적 윤곽을 간략하게 복습하고, 제2부에서는 도그마 인류학을 내세우며 언어와 사회에 대한 흥미로운 이론을 제시한 피에르 르장드르를 통해 라캉의 세 가지 주요 개념을 비판하는 동시에 재정립한다. 제3부에서는 라캉 및 라캉학파의 관점, 정신분석과 사회학, 인류학의 축이 되는 관점을 근본 개념부터 비판하며 주체화의 구조를 밝히려한 푸코의 궤적을 재구성한다.
긴장감 넘치고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이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대한 통렬한 분석과 성찰의 결과이며, 텍스트에 쓰인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텍스트 원리주의에 대한 경고로서 향후 다양한 토론과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음으로써 고도의 지적 경험으로 나아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에 절실히 요구되는 '삶에 대한 성찰'로 명확한 의식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지그문트 바우만과 레오니다스 돈스키스의 인간다운 삶의 조건을 회복하기 위한 전방위적 성찰과 모색. 오늘날 악은 우리가 타인의 고통에 대해 일상적으로 무감각할 때, 타인을 이해하지 못할 때, 타인에 대한 이해를 거부할 때, 우리의 윤리적 시선을 무심코 거둘 때와 같이 일상적으로 나타난다. 한편 악은 국가와 이데올로기마저 민영화된 형태로 나타나고, 인간관계도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태도를 닮아가면서, 그 속도는 더 급박해지고 정체는 더 교묘해지고 있다.
바우만과 돈스키스는 우리 사회에 독특한 종류의 도덕적 불감증을 분석하기 위해 '아디아포라'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아디아포라는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즉 일종의 도덕적 마비 상태를 함축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활동, 언어, 생각 없이 그저 안전하게 모방하면서 말하거나 행한 모든 것이며, 모두 우리가 성찰하지 않은, 그러나 잠자코 동의한 악들이라며, 윤리적 거울의 원리를 담아 우리의 현실을 가차 없이 비추고 있다.
<경제/경영/자기계발 분야>
2015년 9월 방송 10주년을 맞이한 EBS <지식채널ⓔ>의 특별 기획 시리즈인 ‘경제 시리즈’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이 책은 경제 이슈에 대한 5분 분량의 방송 스크립트를 바탕으로 해당 주제에 대한 해설을 추가로 더해 내용의 밀도를 더했으며, 국가의 경제정책에 대한 자문 및 연구를 수행하는 KDI 경제정보센터의 감수 과정을 거쳐 내용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더하였다.
개인의 자산을 증식시키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복잡한 숫자와 수식에 기대 경제를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경제적인 삶을 영위해가는 주체인 ‘사람’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통계와 수치 뒤에 가려진 노동하는 인간, 소비하는 인간에 대한 조명을 통해 독자들에게 먹고 일하고 소비하며 살아가는 ‘경제’의 가치와, 올바른 성장과 공정한 분배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전망한 2016년 대한민국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MONKEY BARS로 요약된다. ‘멍키바’는 어린이 놀이터나 군대 유격장에서 볼 수 있는 구름다리를 말한다. 2016년 대한민국을 둘러싼 정치.사회.경제적 위기의 깊은 골을 원숭이가 구름다리를 넘듯 신속하고 현명하게 무사히 건너, 안정된 2017년에 도달하고자 하는 소망을 담았다. 한국 경제가 원숭이의 재치와 날렵함으로 “나무에서 떨어지는 일 없이” 경기침체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소망도 동시에 담았다.
트렌드 코리아가 전망하는 2016 대한민국 소비트렌드를 포괄적으로 품고 있는 키워드는 바로 ‘플랜 Z’ 소비다. 풍요와 빈곤이 극적으로 교차하는 시대, 개미와 베짱이의 정신을 동시에 탑재한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기업의 고심도 더 깊어질 전망이다. 더 이상 브랜드에 현혹되지 않는 소비자들. 뛰어난 가성비가 답의 전부일까? 1인 미디어와 있어빌리티, 해시태그로 뭉친 취향공동체, 그리고 원초적 본능을 찾는 소비자들에게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