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606 '싱 스트리트' 덕분에, 완벽한 월요일.
'이 열정으로 공부를 했으면'이란 말을 달고 살지만, 예나 지금이나 아
침에 약한 나를 움직이게 하는 건 공부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안 사정으로 전학을 가게 된 코너는 그 곳에서 라피나를 만난다. 처음 만난 여자.
그녀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코너는 덜컥 밴드를 하고있다는 거짓말을 한다.
한 술 더떠, 라피나에게 뮤직비디오에 출연해줄 것을 제안하고 자리를 뜬다.
코너와 라피나는 그렇게 처음 만났다.
거짓말은 진짜가 된다. 어설픈 친구들과 '싱 스트리트'라는 밴드를 꾸리고, 녹음한 테이프를 라피나에게 가져다주고,
뮤직비디오를 찍기로 한 날 옷을 차려입은 라피나가 나타난다. 노래가 좋아서 왔다고.
리더이자 보컬인 코너, 프로듀서와 촬영을 겸직하는 대런, 토끼 좋아하는 작곡 겸 기타 에이먼, 베이스 개리, 드럼 래리,
코너의 첫사랑이자 싱 스트리트의 뮤즈 라피나까지. 싱 스트리트의 노래는 그렇게 시작된다.
코너는 라피나를 만나고, 노래를 만들면서 성장한다. 약한 자에게 강한 배리에게
"넌 부술 줄만 알지, 난 만들 줄 안다"는 멋진 말을 돌려주는 것도 모자라 제 식구 삼을만큼 성장했고,
모욕을 준 선생님에게는 '갈색 구두'라는 제대로 만든 노래를 들려주며 한 방 먹일 줄 안다.
이 모든 것을 있게 한 '행복한 슬픔' 라피나를 향한 발라드도 잊지 않는다. 밴드 공연에 위험한 모험이 될 것을 알면서도.
라피나가 한 차례 경험한 것처럼 둘은 좌절하고 다시 더블린으로 돌아올지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너는 라피나의 손을 잡고 런던으로 떠난다.
데모 테이프와 포트폴리오를 들고서. 지금 가지 않으면 절대 못 가니까. 적당히 해서는 안 되니까.
그렇게 런던으로 향하는 작은 배 위에, 쏟아지는 빗줄기 사이로 희망이 기분 좋게 넘실거린다.
두 사람이 떠나고 더블린에 남은 코너의 형, 브렌든을 보면서 '보이후드'의 엄마가 떠올라 먹먹했다.
브렌든에게도 코너 못지않게 꿈이 있었고, 미래가 있었을텐데.
코너와 라피나의 키스보다 코너와 브렌든의 포옹이 마음 따뜻했던 건 그 때문이다.
형의 희생을 누구보다 잘 아는 건 코너였고, 브렌든 역시 자신이 희생했다고 해서 동생의 꿈을 가로막는 형이 아니니까.
코너와 라피나를 배웅하고 차에 돌아온 브렌든의, 반짝반짝 빛나는 그 눈빛이 잊히지 않는다.
브렌든은 그 길로 다시, 가슴 뛰는 꿈에 발을 들였을까.
코너의 상상 속 모습대로 긴 머리를 다듬고, 옷을 차려입고 새롭게 시작하지 않을까.
형 다웠던 형 브렌든, 고생 끝 행복 시작. 부디 꽃길만 걷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