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간 정갈한 글씨만 보여줘서 그렇지, 강연을 들을때 내 글씨는 흘림체의 끝이다.

김훈-김연수 작가님 북토크때 두 분을 번갈아 봄과 동시에 진행하는 문태준 작가님도 보느라

눈은 무대에 고정하고 날려 쓴, 나조차도 이게 뭔 소리인가 싶은 메모다.

날려쓰기 좋은 트라디오 펜이겠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아니게 썼다. 하하.

2. 지난 주 비밀독서단 작가특집 은희경 작가님 편을 재밌게 보고,

예고를 보는데... 알고는 있었지만 예고 영상 속 김연수 작가님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그 기세 그대로 '소설가의 일'을 다시 읽고 있다. 책에 직접 메모했던지라

 책을 읽을 때마다 본의 아니게 메모를 다시 읽는다.

음성녹음도 하고, 사진도 찍는 와중에 쓴 메모라 단편적이지만, 휘갈긴 글씨 덕분에 현장감이 느껴져서 재밌다.

3. 정갈한 글씨를 보여줄 때마다, 멋진 글씨가 아니어서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메모를 공개하자니 정갈한 글씨는 적어도 비비크림을 바른 얼굴을 보여준 셈이었구나 싶다.

이건 정말 민낯이 아닌가...!


4. 하루 하루 새책을 읽어도 모자랄 판에, 이 책을 지난 주 내내 붙들고 다녔다.

앞머리를 자르겠다고 들어온 미용실에서 30분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도 이 책은 내 곁에 있다.

오늘은 이 구절이 마음에 든다.


5. 공책과 연필만 있다면, 소설가는 어디에서든 글을 쓸 수 있다.

작업실 책상에 앉아서 쓸 수도 있고 동네 카페의 창가 자리나 방바닥에 엎드려서 쓸 수도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일산에서 서울로 나가는 지하철에 앉아서 이런저런 글들을 자주 쓴다.

거기서는 어쩐지 좋은 생각들이 잘 떠오른다.

하지만 도스토옙스키라면 도박장 옆에서 글을 쓰는 게 제일 좋다고 말하겠고,

포크너라면 사창가가 최고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요는 소설이란 어디서나 쓸 수 있다는 것. (p 241)


6. 어쨌든 요는 좋은 책은 읽어도 읽어도 좋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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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한 한, 저는 쇼핑 중독자입니다. 책을 향한 기이한 허기와 갈증으로 허겁지겁 이제껏 1만 권이 넘는 책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지만 여전히 그 버릇을 고치지 못합니다. 다른 물건들을 살 때는 우유부단해서 답답하기 이를 데 없어도, 유독 책만큼은 덥석덥석 챙긴 뒤 과감하게 카드를 긁지요 (어제만 해도 하루에 열아홉 권의 책을 샀습니다). 물론 결제일인 매달 27일이 되면 긴 한숨을 쉬며 후회합니다. 하지만 그건 그날 하루뿐. 저는 도무지 교훈을 얻지 못합니다.

 

책에 관한 한, 저는 허영투성이입니다. 이미 구입한 책들을 미처 다 읽지 못했는데도 계속 사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어나가는 속도보다 사들이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할까요(심지어 어떤 책은 결국 읽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삽니다). 서재를 둘러본 어떤 사람들은 놀라면서 묻습니다. “이 책들을 다 읽으신 거예요?” 그럴 때마다 저는 (이젠 제법 뻔뻔하게) 대답합니다. “그럴 리가 있겠어요. 반도 못 읽었죠.” 저는 도저히 만족할 줄 모릅니다.

 

책에 관한 한, 저는 고집불통입니다. 좀더 체계적이고 능률적인 독서법이 있을 텐데도, 나만의 책읽기 방식을 고수합니다. 산만한 독자인 저는 한꺼번에 10여 권의 책을 동시에 읽어나갑니다.(게다가 그 책들은 대부분 분야가 다릅니다). 완독에 대한 의지도 없어서 흥미를 잃으면 서슴없이 중간에 그만두지요. 책을 구입할 때도 남들의 추천 리스트나 베스트셀러 순위 같은 것에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1만 권이 넘는 책을 사면서 오랜 시행착오를 겪는 동안, ‘물건을 고르는 나만의 감식안이 생겼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서재에 꽂아둘 때도 나만의 방법을 고수합니다(그러다 내 서재에서 특정 책을 못 찾아 쩔쩔매면서 좌절하기도 합니다). 저는 도대체 요령부득입니다.

 

하지만 저는 변명합니다. 이게 제가 책을 사랑하는 방식입니다. 스피노자는 모든 한정은 부정이다라고 했지요. 사랑하기 위한 조건을 줄줄이 내걸고 나서야 사랑할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생활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책을 정말 사랑한다면 문자의 형태로 책에 박혀 있는 지식이나 서사뿐만이 아니라, 책에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저는 믿습니다. 책에 담긴 이야기, 책에 서린 정신, 책에서 나는 냄새, 책을 어루만질 때의 감촉, 책을 파는 공간, 책을 읽는 시간 등이 모두 모이고 모여 책에 대한 사랑을 온전히 이루어낸다는 것이지요.

 

저는 목적지향적인 독서를 하지 않습니다. 바꿔 말하자면, 특정한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 어떤 책을 선택해서 파고들지는 않습니다. 더 정확히 말한다면, 제게 책읽기는 그저 습관입니다. 과거에 그래왔고 현재에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미래에도 저는 관성적으로 책을 읽겠지요. 그렇게 사랑에 습관이 더해질 때, 마침내 책은 제게 말을 걸어옵니다. 책읽기는 제게 오락이고 영감이면서 시간을 배우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제게 좋은 책이란 너무나 흥미로워 한번 손에 들면 단숨에 끝까지 독파해버릴 수 있는 책이 아닙니다. 글자들을 읽어 내려가는 일보다 문단과 문단, 문장과 문장,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여백을 발견하는 일이 어쩌면 더 중요한 일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독서라는 행위는 읽고 있는 순간들의 총합인 셈입니다. 독서는 바깥세상의 흐름에서 벗어나 책 속에 구현된 세계 속으로 뛰어들 때 시작되지만, 책 속의 세계에서 언뜻 일렁이는 어떤 그림자의 의미를 다시금 이 세상에 되비쳐 볼 때 비로소 완성되기도 합니다. 책읽기란 결국 철조망이 촘촘하게 쳐진 뻘밭 같은 세월 속을 헤쳐 나가는 우리의 서툰 포복술 같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 이동진, 밤은 책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


종종 꺼내 읽는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글은 사실 프롤로그다. 글이 어쩜 이리 아기자기한지,

내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것도 있지만 책에 대한 동진님의 욕심과 허영과 고집이 그대로 묻어나서 참 좋다. 

 

 

책에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믿는 그는, 오락이고 영감이면서 시간을 배우는 방법 앞에서 내일도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럴 리가 있겠어요. 반도 못 읽었죠."


p.s. 새벽에, 이 글을 필사하다가 비가 내리는 소리에 잠이 들었다. 속상할 땐 필사가 제격이며, 필사하는 여름밤에는 밤비가 제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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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매

내 속에 들어 있는 말을
즉시 발효시켜
술술 나오게 하는
촉매와도 같은
사람이 있다.
누룩곰팡이와도 같이
인류의 전(全) 시간을 발효시키고
그 숨 쉬는 공기를 발효시키며
그리하여
말을 춤추게 하는 영혼 ̄
다만 그런 영혼은 아주 드문데
그건 우리의 사회생활에서
기쁨이 아주 드물다는 것과 일치한다.

- 정현종 시집 '그림자에 불타다' 중 '촉매' 전문.

 

*​


말을 춤추게 하는 영혼이라는 말이 참 좋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있어, 촉매와도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다만 그런 영혼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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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년 전 쓰여진 고전을 전 세계 현대인의 삶에 맞추어 새롭게 설명한 책.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는 더 나은 삶, 잘되는 나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답지를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에 담아냈다.

스탠포드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러셀 로버츠는 이 역작을 다시 끄집어내어 쉽게 풀어썼다. 원작의 중심 내용을 친절한 해설, 재미있는 사례와 함께 읽을 수 있다. 부, 행복, 이기심, 이타심, 정의, 관계 등 개인과 사회를 만드는 여러 요소들의 본질을 알려주고, 그것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애덤 스미스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내 뜻대로 안 되는 내 마음을 위한 심리학. 내 마음은 나도 모르고, 내 뜻대로 움직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 의지를 강요하는 사회, 정상에 대한 획일화된 기준은 잘못된 생각을 만들고 쓸데없는 노력을 하게 만든다. 잘못된 노력은 사람을 더 힘들게 만든다.

우리 마음이 괴로운 것은 심리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심리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진실인 양 믿고 있기 때문이다. 심리에 관해 진실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 사실은 진실이 아닐 수 있다. 심리에 관한 고정관념이 우리를 더 괴롭게 만들기도 한다. 심리에 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뒤집어, 심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1950~1960년대 유럽 나라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전쟁 폐허에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했다. 같은 시간을 지나온 지금, 덴마크는 세계 1위 복지국가, 행복국가가 되었고, 우리는 사회 전체에 불안감과 불행감이 만연한 가운데 알맹이 없는 ‘증세-복지’ 논쟁만 이어가고 있다.

무엇이 두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가른 것일까? 말레네 뤼달은 덴마크가 행복국가가 된 비결을 덴마크 사람들의 ‘겸손’에서 찾고 있다. 덴마크 사람들의 겸손한 태도는 항상 남보다 나으려고 노력하는 우리의 모습과 대조적이다. 세계 1위 행복국가를 가능케 한 덴마크 사람들의 긍정적이고 여유로운 삶의 자세가 우리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것 같다. 그들의 행복을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행복의 열 가지 원리를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다.

 

 

 

 

재료과학자인 저자는 일상에서 흔히 지나치고 마는 평범한 재료들 10가지를 골랐다. 철, 종이, 초콜릿, 유리, 플라스틱, 흑연, 자기, 콘크리트 등의 재료는 모두 작가의 일상을 찍은 특별할 것 없는 사진 한 장에서 선택된 것이다. 10가지 재료에 대해 각각 10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사진에 나오는 낯익은 사물의 재료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그 ‘속’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들은 모두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해 흥미롭게 풀어 간다.

각각의 장에서 단순히 각기 다른 재료를 소개하거나 과학적 지식을 늘어놓는 데 그치지 않는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재료를 바라보는 관점이기 때문에, 재료의 특성에 따라 어떤 것은 역사적인 관점을 취하고, 어떤 것은 좀 더 과학적인 관점을 취한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재료의 문화적 측면을 강조하고, 어떤 경우에는 놀라운 기술적 능력을 강조한다. 물론 한 재료가 이러한 접근법을 한꺼번에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

저자는 ‘재료에는 과학 이상의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재료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겠지만, 모든 재료는 결국 무언가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나타난다. 따라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 예를 들어 디자이너, 예술가, 요리사, 엔지니어, 가구 제작자, 보석 가공사, 외과의사 등은 모두 실제적이고 감정적이며 감각적인 측면에서 그들이 다루는 재료를 각기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점들을 예리하게 감지하고 있으며, 재료에 대한 지식의 이러한 다양함을 포착하고 있다.

 

 

 

정치인에서 자유인으로 돌아와 내놓은 유시민의 첫 번째 책. 정치인 유시민에 가려져 있었던 자연인 유시민의 사람과 자연, 사회와 역사에 대한 생각을 온전하게 보여준다. 이 책을 쓰는 작업은 그에게 자신의 미래를 새롭게 고민하고 설계하는 과정이었으며, 그는 책의 결론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렸다. 바로 자기다운 삶,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기로 한 것이다.

유시민은 이 책에서 자신이 살아온 지난 시기의 개인적 사회적 정치적 경험과 그에 대한 생각을 단편적으로 드러냈다. 고등학교 졸업반 시절의 일부터 대학 시절 야학 교사 활동을 거쳐 소위 ‘통합진보당 사태’와 18대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어떤 감정과 생각이 자신의 삶을 지배했는지 이야기한다.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그만두기로 한 이유,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고민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유인이 되어 어떤 삶을 살려고 하는지 솔직하고 소박하게 토로한다.

 

 

 

화에 대한 인류 최초의 고전.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사람들이 화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쉽게 통제할 수 없는 이 화를 어떻게 현명하게 다스려야 할까? 이 책은 후기 스토아철학을 대표하는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화를 잘 내는 자신의 동생 노바투스에게 전하는 서간문 형태의 책을 편역한 것이다.

세네카는 이 책을 통해 인간에게 화가 왜 불필요한지, 화라는 감정의 실체는 무엇인지, 화의 지배에서 벗어나 화를 통제하고 다스리는 법은 무엇인지를 다양한 예화를 곁들이며 이야기한다. 네로 황제의 폭정으로 얼룩졌던 로마시대를 온몸으로 살아온 세네카는 그 스스로 공포 속에 살면서도 인간의 심리와 영혼, 분노와 좌절, 구원과 온정에 대해 깊은 이해를 담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노트북, 쇼핑 카트, 현금자동지급기, 횡단보도, 미끄럼틀, 종이컵, 신용카드, 운동화, 껌, 비누, 토스터와 통조림……. 우리는 매일 이런 제품과 마주하고 당연하게 사용한다. 하지만 도대체 이런 것을 누가 발명했을까? 일상에서 마주치는 물건들의 배후를 들여다보면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마주칠 때가 많다.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무실과 공적인 삶, 놀이와 여가, 살림과 주거, 기술과 도구, 옷과 액세서리, 음식과 음료, 건강과 신체 관리, 이벤트와 기이한 물건 등이다. 각 장은 가나다순으로 배열해 한눈에 찾아볼 수 있고, 항목에 따라서는 ‘그 밖에……’와 ‘이미 알고 있는지?’가 덧붙어 있어 보충 자료의 구실을 톡톡히 하며, 끝에 인명 색인을 첨부해 어떤 발명품과 어떤 인물이 관련되어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중국 CCTV의 기획 다큐멘터리 〈세계유명대학〉 하버드 편의 내용을 바탕으로 펴낸 책. 청년 취업난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저자는 어려운 시기를 통과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청년들을 돕기 위해 고민하다가 세계 최고의 명문인 하버드에서 그 답을 찾아냈다.

하버드는 내로라하는 영재들만 다니는 명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의 학생들이 타고난 능력을 가진 선택된 사람이라는 오해를 하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본 하버드의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아닌, 세계에서 가장 노력하고 가장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모두가 잠을 자고 있는 시각인 새벽 4시 반, 하버드의 도서관은 빈자리 하나 없이 가득 차 있다. 도서관뿐만 아니라 학생식당, 복도, 교실, 심지어 보건실에서도 하버드의 학생들은 저마다의 공부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들의 성과를 과연 ‘타고난 천재성’ 덕분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바로 이런 노력과 열정이 인생의 성공을 가져온다는 정직한 주제를 담았다. 그리고 이는, 꿈을 꾸기에도 벅찬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청년들에게도 ‘내가 과연 성공하고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물음에 대한 모범답안이기도 하다.

 

우리 시대의 지식인 최재천 교수. 그가 <과학자의 서재>에서 못다 한 ‘책’ 이야기를 모아서 <통섭의 식탁>에 푸짐하게 차려냈다. 그는 이 책에서 멋진 지식의 만찬을 마련해 독자들에게 자연과학, 인문, 사회 분야를 아우르는 56권의 다양한 책 요리를 선사한다.

최재천 교수는 21세기는 다양한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통섭형 인재의 시대라고 말하며 여러 영역의 지식을 쌓으려면 취미로 하는 독서 대신 ‘기획 독서’가 필요하다 한다. 정년이 사라진 시대, 일생 동안 몇 번의 직업을 가져야 하는 세대, 100세 연령에 탄력 있게 적응하려면 경계 없는 책 읽기와 통섭적 마인드를 갖추고 너른 독서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최재천 교수가 선별한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를 코스 요리에 빗대어 소개한다. 애피타이저에서 디저트, 퓨전 요리까지, 가벼운 책에서 다소 묵직한 책까지 독자들이 체하지 않고 잘 읽고 소화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어렵고 딱딱해 보이는 자연과학이나 인문학 분야의 책들도 최재천 교수의 특제 이야기 소스와 버무려지면 맛깔나는 책 요리로 변신했다.

또한 요리마다 함께 맛보면 좋은 책들도 소개하고 있어서 지식의 통섭과 확장을 가능하게 했다. 독자들은 책을 통한 최 교수의 통섭적 사고와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도 엿볼 수 있으며,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재료로 삼아 자신만의 지적 요리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인디라이터 (독립저술가) 명로진의 책. 이 책은 EBS 라디오 프로그램이자 현재 팟캐스트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고전읽기'에서 방송한 수많은 고전 중 우리가 반드시 읽어야 할 12편을 골라 소개한다. 방송에서와 마찬가지로 동서양 고전 속 재미있고 중요한 ‘명장면’들 위주로, 짧지만 굵게 고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우리에게 선사해준다.

저자는 12편의 동서양 절대고전 속에서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한편, 수천 년 전 인류의 조상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을 현대적 관점에서 날카롭게 파고든다. 때론 진지하게 때론 위트 있게 비틀어낸 그만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깨침이 오고, 때론 묵직한 울림이 가슴을 짓누를 것이다. 책을 덮을 때쯤이면 고전이 결코 구태의연한 옛날 이야기가 아닌 21세기를 사는 우리와 더불어 살아 숨 쉬고 있으며, 세상의 진리와 삶을 사는 자세 등 중요한 화두를 던지며 우리 안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19세기 미국의 위대한 저술가이자 사상가인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대표작 <월든>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를 더해가고 전 세계 독자들을 끊임없이 새로이 각성시키는 불멸의 고전이다. 그동안 국내에 수많은 번역본이 출간되었지만, 강승영 번역의 <월든> 2011년 개정판이 새롭게 출간되었다.

1993년 초판을 출간한 이래 지금까지 국내에서 약 30만 부가 판매된 <월든>. 번역자 강승영은 6년 전쯤부터 '생의 마지막 작업'으로 그 '결정판'이라 할 만한 것을 만들기 위해 미국의 소로우 학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기존 개정2판에서도 시정되지 못한 약 400여 곳의 단어 및 문장을 수정하여 이번 완결판을 내기에 이르렀다.

소로우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으나 안정된 직업을 갖지 않고 측량 일이나 목수 일 같은 정직한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 책은 1845년 월든 호숫가의 숲 속에 들어가 통나무집을 짓고 밭을 일구면서 소박하고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2년간에 걸쳐 시도한 산물이다. 대자연의 예찬인 동시에 문명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며, 그 어떤 것에 의해서도 구속받지 않으려는 한 자주적 인간의 독립 선언문이기도 하다.

1852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 <월든>은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오늘날 19세기에 쓰인 가장 중요한 책들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전 세계의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사랑받고 있다.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법정 스님, 한비야 등 많은 이들을 감동시키는 동시에 책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해왔다.

 

 

 

극문학이었던 <햄릿>의 특징을 최대한 살린 최종철 교수의 번역판. '죽느냐 사느냐'로 번역되어온 'To Be or Not To Be'를 '있음이냐 없음이냐'로 옮겼는데, 이는 '<햄릿>은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복수라는 행위가 인간의 존재에 미치는 영향과 그 행위의 본질을 추구한 극이다'라는 해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한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6~107권. 톨스토이의 <부활>은 단순히 소설이라 부를 수 없는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다. 이 작품은 귀족과 창녀의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을 담은 완성도 높은 이야기이자, 제정 러시아의 사회생활과 사회악을 담아낸 정치적 보고이자, '종교란 무엇인가'란 고민과 답을 담은 철학서이다.

비천한 신분이지만 아름답고 진실한 여주인공 카츄샤와 매력적이고 귀한 신분이지만 속되고 천박한 네흘류도프의 아이러니한 만남과 사랑처럼, 이 소설은 하나의 거대한 사건이자 아이러니다. <안나 카레니나> 이후 대작을 쓰지 못하던 톨스토이는 황제의 학정으로부터 두호보르교도들을 구원하기 위해 <부활>을 썼고, 이 작업을 통해 자신의 예술성이 되살아나는 경험을 했다.

이야기는 살인 누명을 쓴 창녀 카츄샤의 재판에서 시작된다. 귀족 자매의 양녀이자 하녀였던 카츄샤는 주인의 조카인 네흘류도프와 밀애하다 임신을 하는 바람에 쫓겨난 과거가 있다. 그녀는 상류사회로부터 거부당해 타락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우연히도 그녀의 재판에 네흘류도프가 배심원으로 참석하게 되고, 그는 그녀의 운명에 강한 죄책감을 느낀다.

속된 출세욕과 허영심에 찌든 그는 그녀를 보며 순수했던 과거를 회상하고, 이 만남이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녀를 위기로부터 구해내기로 결심하고 노력하던 그는 처음으로 사회에 깊이 뿌리박힌 부조리를 마주한다. 불합리하게 진행되는 재판 과정에 분노하고, 그가 속했던 귀족사회에 환멸을 느낀 그는 그녀를 위해 관료제도에 맞서 싸운다.

 

 

<장 발장>으로도 잘 알려진, 19세기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이자 역사, 사회, 철학, 종교, 인간사의 모든 것을 축적한 세기의 걸작. 자기희생과 속죄를 통해 성인(聖人)으로 거듭나는 한 인간의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이다. 프랑스 교육 문화 훈장인 팔므 자카데미크의 오피시에와 최고 훈장 코망되르 수여자이자 원로 불문학자인 정기수가 번역을 맡았다.

무식하고 가난한 시골 일꾼 장 발장은 누이의 어린아이들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하자 빵 한 덩어리를 훔치다 붙잡히고, 무려 십구 년에 걸친 감옥살이 끝에 석방된다. 출소 후 그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나 매번 좌절하고, 결국 인간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또다시 절도와 살인의 유혹에 빠진다.

하지만 장 발장은 촛대를 훔치려던 자신을 용서해 준 미리엘 주교의 신뢰와 사랑에 깊이 감명받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한 도시에 공장을 세운 후 사업에 성공한 장 발장은 팡틴이라는 가엾은 여인과 그녀의 딸 코제트를 비롯해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도움을 베풀며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결국 시장의 자리에까지 오른다.

그리고 집요한 형사 자베르가 그의 정체에 대한 의심을 놓지 않고 끈질기게 장 발장을 쫓는다. 코제트를 통해 부성애의 기쁨과 행복을 느끼며 마들렌이라는 가명으로 살아가던 장 발장은, 어느 무고한 사람의 누명을 벗겨 주기 위해 스스로 험난한 길로 뛰어들고, 평탄해 보이던 그의 삶은 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그리고 장 발장은 진정한 자기희생과 속죄를 실현한다.

 

 

 

1945년에 간행된 조지 오웰의 대표작. 어떤 농장의 동물들이 늙은 돼지 메이저의 부추김에 빠져 농장주의 압제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켜 인간의 착취가 없는 `모든 동물이 평등한 이상사회`를 건설한다. 그러나 돼지들이 지도자가 되고 그 중에서도 힘이 세었던 스노볼을 돼지의 지도자 나폴레옹이 내쫓은 뒤로부터는 동물들이 옛날보다 더 혹독한 여건하에서 혹사를 당하게 된다.

이윽고 인간과의 거래가 부활하고 그 사회를 위하여 눈물겨운 투쟁을 했던 말 복서도 일할 수 없게 되자 도살용으로 인간에게 팔려서, 결국 돼지사회도 인간사회와 별 차이가 없는 것이 되고 만다고 하는, 권력과 스탈린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풍자소설이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1권. 1946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헤르만 헤세 영혼의 자서전. 1917년 집필되어 2년 뒤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출간되었다. 토마스 만이 말한 바 있듯이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젊은 세대에게 "감전되는 듯한 충격을 주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정교함으로 시대의 신경을 건드린" 이 작품은 그 영향력 면에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비교될 만하다.

치밀하게 직조된 놀라운 이중구조의 작품이다. 아프고 괴로운 성장 과정이 쉽고도 보편적인 이미지로 바뀌어 단단한 보석처럼 빛을 낸다. 이 소설이 발표된 이후로 오늘날까지 다함없는 사랑을 받는 이유이다. 그리고 표면적인 성장 이야기 아래에 상당히 난해한 심층구조가 깔려 있다.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이런 구조 덕분에 한 젊은이의 자기고백으로 읽히는 이 소설은 청소년 소설을 넘어 심오한 깊이를 지닌 고전작품으로 승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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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눈독 들이다가 결국 지른 모나미153id 미드나이트 도착.

2. 도서전 다녀온 이후로 다시 시에 빠져있어서, 백석의 시를 써보려고 했으나

쓰려고 들면 그의 시는 너무나도 긴 것이다.


그리하여 다시 <이런 시> 소환. 딱딱한 글씨보다는 저렇게 써야 맛이 날 것 같아서

색다르게 써봤는데 ㄴ에서 흥 조절 실패로 뭔가... 묘해졌다.

3. 시를 외우기 가장 좋은 방법은 필사를 하는 것. (소리내어 읽으면서 필사하면 두 배😣💕)
실수를 했거나 글씨가 마음에 안 들 경우 다시 쓰고 또 다시 쓰다보면 절로 외워진다. 이 시도 그렇게 외웠던 것 같다.

4. 전엔 '내내 어여쁘소서'가 좋았는데,

어느 날은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가 좋았는데,

오늘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가 눈에 밟힌다.



그러한 정도로, 그렇게까지 사랑하던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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