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간 정갈한 글씨만 보여줘서 그렇지, 강연을 들을때 내 글씨는 흘림체의 끝이다.

김훈-김연수 작가님 북토크때 두 분을 번갈아 봄과 동시에 진행하는 문태준 작가님도 보느라

눈은 무대에 고정하고 날려 쓴, 나조차도 이게 뭔 소리인가 싶은 메모다.

날려쓰기 좋은 트라디오 펜이겠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아니게 썼다. 하하.

2. 지난 주 비밀독서단 작가특집 은희경 작가님 편을 재밌게 보고,

예고를 보는데... 알고는 있었지만 예고 영상 속 김연수 작가님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그 기세 그대로 '소설가의 일'을 다시 읽고 있다. 책에 직접 메모했던지라

 책을 읽을 때마다 본의 아니게 메모를 다시 읽는다.

음성녹음도 하고, 사진도 찍는 와중에 쓴 메모라 단편적이지만, 휘갈긴 글씨 덕분에 현장감이 느껴져서 재밌다.

3. 정갈한 글씨를 보여줄 때마다, 멋진 글씨가 아니어서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메모를 공개하자니 정갈한 글씨는 적어도 비비크림을 바른 얼굴을 보여준 셈이었구나 싶다.

이건 정말 민낯이 아닌가...!


4. 하루 하루 새책을 읽어도 모자랄 판에, 이 책을 지난 주 내내 붙들고 다녔다.

앞머리를 자르겠다고 들어온 미용실에서 30분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도 이 책은 내 곁에 있다.

오늘은 이 구절이 마음에 든다.


5. 공책과 연필만 있다면, 소설가는 어디에서든 글을 쓸 수 있다.

작업실 책상에 앉아서 쓸 수도 있고 동네 카페의 창가 자리나 방바닥에 엎드려서 쓸 수도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일산에서 서울로 나가는 지하철에 앉아서 이런저런 글들을 자주 쓴다.

거기서는 어쩐지 좋은 생각들이 잘 떠오른다.

하지만 도스토옙스키라면 도박장 옆에서 글을 쓰는 게 제일 좋다고 말하겠고,

포크너라면 사창가가 최고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요는 소설이란 어디서나 쓸 수 있다는 것. (p 241)


6. 어쨌든 요는 좋은 책은 읽어도 읽어도 좋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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