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벨 아옌데가 미국의 한 대학에서 소설을 가르칠 때였다.

학생들이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소설 쓰기를 힘들어한다고하자 딸이 말한다.

"나쁜 책을 쓰라고 해요. 그건 쉽거든요. 글 쓰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지 할 수 있어요."

 이 말이 가져온 효과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썼다.

 

학생들 각자는 위대한 아메리카 소설을 쓰겠다는 헛된 허영심을 잊어버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쓰겠다며 겁 없이 뛰어들었다. ……

그때부터 나는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나쁜 책을 쓰겠다고 다짐했으며

그러면 그 두려움도 이내 사라져버렸다.

 

- 《파울라》

 

나쁜 책을 쓰겠다고 다짐했건만 이사벨 아옌데는 좋은 소설을 꾸준히 발표했다.

나쁘게 돼도 상관없다는 가벼운 마음이 오히려 어깨의 힘을 빼고

편하게 쓰도록 해줬을 것이다. 무심하면 두려움도 없는 법이다.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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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연필을 좋아하게 된 건, 3년전에 함께 일했던 두 사람 덕분이다. 다이어리에 늘 연필로 메모했던 언니와 연필로 그림을 그리던 언니. 두 사람의 손에는 늘 연필이 들려 있었다. 그 연필이 어떤 연필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게 어떤 연필이든 늘 연필이었으므로 내 눈길을 끌었다. 언니들은 연필을 곁에 두어서 든든해보였고, 쓰이는 연필은 굉장히 쓸모있게 보였다. 그런 언니들 곁에서 일하면서 나도 연필을 쓰기 시작했다. 먼저 집에 있던 연필을 가져와 썼고, 문구점에 가면 어김없이 연필 코너를 찾았다. 찐한 2B와 진한 B와 연한 HB 세 가지 연필밖에 모르는 나였지만, 그때부터 연필을 곁에 두었다. 3년이 지난 지금, 연필을 좋아하게 만든 두 사람은 내 곁에 없고 각자의 삶을 살고 있겠지만 여전히 연필을 쓰며 살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애석하게도 나는 연필만 좋아하는 건 아니어서, 연필과 만년필과 컴퓨터 자판 앞에서 무엇으로 글을 쓸 것인지 계속해서 고민하며 살겠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연필로 글을 쓰고 싶다.

 

*

 

저는 연필이 겸손해서 좋습니다. 연필은 강력하게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는 필기구가 아닙니다. 잘못 쓰면 언제든지 지울 수 있죠. 언제든 부재할 수 있기에 쓰는 부담이 적습니다. 그뿐인가요. 종이와 연필심이 만들어내는 '사각사각' 소리는 영혼의 귀를 든든하게 채워줍니다. 많은 이들이 이 소리에 끌려 연필애호가가 되곤 하지요. 연필의 생에는 철학적입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니까요. 아무리 정든 연필이라도 열심히 쓰다 보면 언젠가는 헤어져야 합니다. 열렬히 사랑할수록 더 빨리 헤어지게 되는 열정어린 사랑과 닮았다고 할까요. - 정희재, 다시 소중한 것들이 말을 건다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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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사실 제가 피 말라 죽겠습니다.

 

어떤 책을 살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단계에 이르렀네요.

오늘이 지나고 나면, 3일이 남았군요.

 

cony_special-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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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말에 한 줄(위)이었던 책들이 11월인 지금은 두 줄(아래)이 되었다.

탑으로 쌓아두면 아래에 쌓인 책을 빼는 게 힘들어서

옆으로 세워놨더니 기세 좋게 늘어난 느낌이다.

나에게는 아직 12칸의 책장이 남지 않았는데ㅜㅜ

여기도 꽉 차버리면 이제 어디에 책을 둘까.

아무리 도서정가제 때문에 책을 사재기한다고는 하지만

사재기는 사재기일뿐 책을 하루이틀 사는 게 아니므로...결론은 책장 정리가 시급함🙋

그래도 좋다고 사진 찍고 그 옆에서 책 읽고 앉아있는 나는 어쩔 수 없는 책덕후인가보다😳

 

야구도 끝났겠다, 어디 본격적으로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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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의 공항 신에 이런 내레이션이 흘러나옵니다. 

"911 테러 희생자들이 죽어가는 순간에 남긴 건 모두 사랑의 메시지였다."
생각해보면 사랑이란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를 웃고 울게 하고 기쁘고 안타깝게 하는 것.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모두가 절실히 그것을 찾게 되죠.

결국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 사랑입니다.

 


- 정영선, 파란달의 시네마 레시피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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