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이름은 정했어?"


배 속에 아기가 있는 사람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건 실례인 듯해서
아기 중심의 질문만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조금 피곤해하는 내가 있다.
마이코, 미안.
관심 있는 척해서.


"수짱, 그럼 또 만나. 일 열심히 하고."
"응, 몸 조심해. 벌써 다음달이네."
"아기 낳으면 집에도 놀러와~"
"응."


이 느낌
이 쓸쓸한 느낌
몇 번이고 경험했다.


"이건 뭐지?"


지금, 나를 쓸쓸하게 만드는 건.


*


마스다 미리의 책을 읽고 있으면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관심있는 척은 아니지만, "조금 피곤해하는 내가 있다"는 말이 정말 와닿았다.

비단 임신부와의 대화만 그런 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변하고, 그게 당연한 일이지만 '당연'하다 여기는 게 아쉽다.

나 역시 수짱처럼 그 사람 앞에서는 이야기하지 못하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유리, 좋은 학교에 다니는 남자를 찾지 말고 네가 좋은 학교를 다녀. 좋은 차를 가진 남자를 찾지 말고 네가 좋은 차를 가져. 돈 많은 남자를 찾지 말고 스스로 돈을 벌어. 넌 가진 게 없으면서 상대에게 바라지 마. 그리고 네가 상대방보다 하나 더 가지고 있더라도 상대를 절대 무시하지 마." 엄마의 말은 나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 상대가 가진 것에 전혀 의지하지 않는 용기를. 여자라는 핑계로 스스로를 작아지게 만들지 않는 자존심을. (p.20)

 

내 글이 공감이 되는 사람도, 공감되지 않는 사람도 모두 반갑다. 나는 내 글을 읽는 사람의 생각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가슴속에 가지고 있는 정답이 다르다. 그 정답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나의 정답과 당신의 정답을 함께 나누고 싶다. (p.5 프롤로그 중에서)

*

 

후지타 사유리. 트위터에 올리는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참 멋있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런 그녀가 쓴 이 책은 프롤로그만 읽고도 반해버렸다. 사서 두고 두고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에 반납한 시집 세 권을 장바구니에 넣어뒀는데, 이 책을 더해서 모두 여섯 권이 되었다. 다른 두 권은 동화책. 머나먼 여행과 마지막 휴양지. 이제 정말 여름이고, 사고 싶은 책은 여전히 많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제부터 종일 '책 속의 한 줄' 앱에서 알람이 울리기에 대체 뭔 일인가 하고 들어가봤다.

어제 남긴 한 줄 때문인가 싶었는데 어제, 그러니까 2015년 5월 2일에 '아침 한 줄' 코너에

내가 2013년 3월 22일에 올린 한 줄이 아침 한 줄로 올라가 있었다.

'덕분에 오늘 좋은 한 줄 받아봤다'는 댓글을 비롯해 많은 댓글이 남겨져 있었다.

2년 전 이 한 줄을 남긴 내게 남겨주신 것인지,

이 글을 아침 한 줄을 올려준 앱에 남겨주신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기분이 좋았다.

2년 전에는 내가 이 책을 읽고, 이 구절에 밑줄을 쳤고 앱에 올려서

2년 뒤인 지금 이렇게 다시 읽게 되는구나 싶은 생각에 얼떨떨하기도 했다.

그래도 뜻깊고, 소중한 경험이라는 생각이든다.

2년 전에 남겼고, 2년 후에 다시 만나게 된 책 속 구절은

'라디오천국' 작가로 유명한 김성원 작가님의 에세이 <그녀가 말했다 :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속 구절이었다.


최근에 당신이 꽃을 보고 미소를 지은 적이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것입니다.

최근에 노을을 보고 감탄했다면 당신은 행복한 겁니다. 만일 행복하지 않다고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모든 인생이 항상 행복할 수는 없고 또 행복하지 않다고 해서 멋진 인생이 아닌 건 아니니까요. (p.39)


다시 읽어도 참 멋진 구절이다. 다시, 열심히, 부지런히 인상 깊었던 구절을 남겨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 서울국제도서전 사전등록 한 김에 확인증까지 미리 출력.

한달도 더 남았는데... 마음은 벌써 코엑스 A홀을 누비고 있습니다ㅋㅋㅋ


제게 있어 도서전 관람의 주된 목적은 저자와의 대화인데, 넘 이른가... 아직 준비중이네요.

프로그램이 어떻게 구성되냐에 따라 토,일요일 이틀을 갈지 결정할 수 있을듯합니다.


인문학 프로그램에 '지대넓얕'이 포함될까 궁금하고, 문학은... 감이 안 잡히네요.
사둔 책이나... 아니 빌려온 책들부터 읽어야 되는데 벌써부터 설렘 한 가득입니다/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들이 단체로 어울려 다니며 신나게 놀 때 나는 주로 1 대 1의 인간관계가 주는 조용한 친밀감에 편안함을 느끼며 성장해왔다. 원래 달변도 아니었지만 같이 있는 사람들이 3명을 넘어가면 말수가 그냥 줄어들었다. 그렇다 보니 나 역시도 살면서 이래저래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쓸데없이 예민하다 보니 누가 나와 맞고 맞지 않고 누가 나를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고를 너무 빨리 직관으로 알아채는 나 자신이 싫었다.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것은 또 견디지 못해서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던 나의 모습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지난날의 슬픈 초상이다. (p.96)

 

*

책을 읽다보면, 이건 정말 내가 쓴 것 같다 싶은 구절을 만나곤 하는데 오늘 읽은 이 구절이 그렇다.

특히 '3명을 넘어가면 말수가 그냥 줄어들었다'는 부분에서는 소름이 돋았더랬다.

 

이젠 더 이상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다.

파울로 코엘료가 그의 SNS에 올렸고, 나는 <마법의 순간>에서 읽었던 그 글처럼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다 좋아한다고 하면 당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 것이다.

당신은 모두를 기쁘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은 뒤부터는.

 

 

 

'혼자서 잘 서 있을 수 있어야 타인과 함께 있을 때도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마음이 통하지도 않는 누군가로 공허함을 가짜로 채우기보단 차라리 그 비어 있는 시간들을 있는 그대로 직면하는 것이 낫다. 그래야만 내가 앞으로 어떤 사람들과 있어야 진정으로 나답고 편안할 수 있을지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p.94)

 

'갈 사람은 가고 돌아올 사람은 분명히 다시 돌아온다. 관계의 상실을 인정할 용기가 있다면 어느덧 관계는 재생되어 있기도 하다. 이러한 관계의 자연스러운 생로병사를 나는 긍정한다.' (p.102)

 

 


조금 읽다가 일어서려고 했는데, 이 구절들 덕분에 계속 머물고 있다.

집 뒤에 카페가 생겼다는 게, 조금 더 반가운 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